제1장 유쾌한 수다

동양의 히피, 글 쓰는 광인 이 외 수

신이 내린 명랑 소녀 조 수 미

영원히 행복한 방랑자 한 대 수

자유주의자 괴짜 화가 김 점 선

생활 자체가 예술 작품 앙드레 김

어눌한 말투의 천재 감독 임 권 택

맑은 웃음의 연습 벌레 장 한 나


 

제2장 화끈한 수다

미인의 기준이 되어버린 황 신 혜

시대를 앞선 미술 혁명가 백 남 준

촌철살인의 간 큰 여자 이 경 실

가수에서 문화 경영자로 김 민 기

웃음 배달부, 행복 바이러스 최 윤 희

유유자적하는 아웃사이더 송 창 식

카리스마와 의리의 작은 고추 이 성 미


 

제3장 깊이 있는 수다

준비된 리더의 길 걷는 정 운 찬

어디에서나 당당한 프로 패 티 김

정 많고 뜨거운 가슴의 대문호 조 정 래

전 국민을 울리는 목소리 이 미 자

은둔하는 지성, 신비한 작가 이 윤 기

한없이 맑은 닥터 지바고 마 종 기

학처럼 고고한 문학 소녀 장 영 희

영원한 우상, 전설의 마라토너 손 기 정

연예계의 선한 사마리아인 엄 용 수


 

제4장 따뜻한 수다

사람을 끄는 매력의 돈키호테 전 유 성

강한 카리스마와 재빠른 행동력 이 장 희

청바지 문화로 대중을 사로잡다 최 인 호

향기 나는 삶, 성공회 대주교 김 성 수

성가 가수의 길 열어준 목사 김 장 환

낮은 마음 가진 높은 어르신 김 수 환

조건 없는 사랑의 두번째 어머니 주 복 순

격이 없어 편한 친구 기자 유 인 경

 

 

 

 

 

 

 

 

인간이라는 존재는 여인숙과 같다.

 

매일 아침 새로운 손님이 도착한다.

 

 

 

기쁨, 절망, 슬픔

그리고 약간의 순간적인 깨달음 등이

예기치 않은 방문객처럼 찾아온다.

 

 

 

그 모두를 환영하고 맞아들이라.

설령 그들이 슬픔의 군중이어서

그대의 집을 난폭하게 쓸어가 버리고

가구들을 몽땅 내가더라도.

 

 

 

그렇다 해도 각각의 손님을 존중하라.

그들은 어떤 새로운 기쁨을 주기 위해

그대를 청소하는 것인지도 모르니까.

 

 

 

어두운 생각, 부끄러움, 후회

그들을 문에서 웃으며 맞으라.

그리고 그들을 집 안으로 초대하라.

누가 들어오든 감사하게 여기라.

 

 

 

모든 손님은 저 멀리에서 보낸

안내자들이니까.

 

 

- 잘랄루딘 루미, ‘여인숙’

 

 

 

시인의 말

제1부

바이칼

눈부신 소리

바이칼 소년

할머니와 허스키

바이칼 키스 1

바이칼 키스 2

바이칼 키스 3

푸른 무덤

 

시베리아 횡단열차 1

시베리아 횡단열차 2

타마리스크 나무 아래

황야에서 1

황야에서 2

황야에서 3

황야에서 4

황야에서 5

빗방울 화석

흘러온 물 푸르게 흘러가는 초원에선 빛이 향기를 낸다

고산 유목민

흐르는 초원

아기 순록

초원길

초원의 빛

몽골 일기 1

몽골 일기 2
몽골 일기 3

몽골 일기 4

몽골 일기 5

몽골 일기 6


 

 

제2부

모퉁이길 잔상

분꽃씨

합대나뭇골

흰 진달래꽃

첫 목도리

천마의 시

벌하고 꽃한테만 일 시키지 말고

국경

천지에서 부르는 노래

압록강

애기괭이눈에게

두만강 첫 다리를 스치며

두만강

흑풍속으로

자작나무

백두산 천지 1

 

백두산 천지 2

향로봉에서 그대에게 2

새, 바람, 무슨 생각

벼랑 능선

곰배령 넘어

알스트로메리아

박새 가족과 봄노래를

군락(群落)

가을이 오면

세 잎 양지꽃

지리산 1

지리산 2

산늪을 품고

사이 1

사이 2


 

해설 / 은빛 푸른 영혼 * 황광수

 

 

 

 

제1부

운(運)



홍무수 맛

안부

별똥별

선생님

목련꽃


가장자리에서

나침반

신발

주인


귀가

손목시계


 

제2부

책이 무거운 이유


단단한 무늬

벽화 앞에서

까치집


새순 지팡이

첫눈의 노래

다음에

까마귀 소리

사십대

아름다운 얼굴

산길

배수진을 친 집


 

제3부

약수

염소

도둑고양이

착지점, 이자

손안에 없는 별을 위하여

이자의 감기에 걸린 어린이날

사십을 생각하다

이자가 적을 만든다

말일

사남매

시집 읽기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다

라면을 한 개 더 삶다


 

제4부

소읍은 살고 있었다

겨울 저녁을 닮은 단추

사십세

뉴스가 사이렌을 울린다

안전 주간

치기를 위하여

안주를 뱉다

 

수선공의 손

배수진과 원탁

 

아더왕은 원탁이 있어 배수진을 칠 수 있었을까

배수진을 쳤기에 원탁을 살릴 수 있었을까

 

영화 <킹 아더>를 보다가 생각했던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공개채용에 또 한번 속고 나서

배수진을 치지 않는 한 원탁이 없음을 깨달은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사람의 환경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살인범의 죄까지

나와 상관있다고 애써 인정해왔는데

이제는 다르게 생각한다

환경은 지배계급의 원탁이기에

나의 죄를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원탁에 둘러앉는 것보다

배수진을 치고 들어가는 행동이 필요한 것이다

 

 

나는 아더왕의 지배계급성을 싫어하지만

언 강물 위에 배수진을 치고 칼을 뽑았던 결정을 수용한다

 

 

모든 길은 원탁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배수진에세 만들어지는 것이다


1980년대에 대하여

평전 다시 읽기

아름다운 푯대



- 해설 / 이경수

- 시인의 말

 

 

 

 

장석원, 『아나키스트』, 문학과 지성사, 2005.

 

 

 


젊고, 어리석고, 가난했던


1


토요일 밤 9시 '리빠똥'에서
우리는 소진되었고. 문은 오로지
패배한 자를 위해 열려 있어.
10년이 지났을 뿐인데

 

 


크레모아 들고 적진에 뛰어드는 용기.
우리의 만남. 부자연스런 체위. 시와 혁명.
술과 사상, 노동자와 시인.
우리와 그들의 사랑은 소도미야.
소돔 성이 소도미 때문에 망하지는 않았어.
사랑의 힘 때문이야. 서풍이 분다.

 

 


혁명이 뭐겠어. 우리 결혼할래.
헬로와 헬로와 꽃들이, 헬로와 헬로와 우리들에게,
청첩을 돌린다면. 너와 나의 결합.
오래된 진리와 형체 없는 유행의 결합.

 

 


내 삶은 recycled life. 폐기해줘. 철폐해줘.
모든 법칙들을, 모든 용기를, 사랑의 만용을.
질풍노도의 시대. 그 시대의 아들이.
헤이 걸. 큰 젖을 가진 아가씨. 날 위해 울어줘.
이봐. 웨이트리스. 천 하나 더.

 

 


지하철공사 노동자들. 술을 마시고 있어.
파업 철도. 강철의 힘이란 옛날의 추억이라구.
옛날의 금잔디. 동산에. 아름다운 여인 메텔.
기차가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 역에 멈춰서면
차량 기지엔 햇빛이 가득했네.
투쟁하는 노동자의 눈동자.
그런 시대. 그런 아득한 날들 앞에
항복하고 싶다.

 

 


사랑은 어째서 고독하고,
나는 어쩌라고 약한가.
유일한 동력. 유일한 실존.
달콤한 알콜과 마리화나. 플라워 무브먼트.
살아 있는 무뇌아. 정주를 거부한 nomade에게
치욕의 힘, 생존 본능의 아름다움이 무늬 진

 

 


창 너머 도시의 어둠에
꺼지지 않는 불빛의 술렁임 첫 파정의 현기증처럼
퍼져 오르고 늦은 사랑의 강이 흐르고
강 건너에는 잊었던 어둠이 흐르고
그 어둠 속엔 긴 겨울 끝
새 봄 기다리는 마른 희망들
忍冬하고 있고 숨어 죽는 나뭇가지
끝에는 순백의 희망이...

 

 

 


2


창밖의 뚜렷한 현실. 거대한 뿌리의
숨막힘 멀리 떨어져 있는. 언제나. 어둠.
은유의 시대는 끝났다. 여기
명확한 언어라는 모조품.
친구여. 혁명이 아름답던 은유의 날들을
내게 돌려줘. 청춘을. 부서진 내 청춘을. 꽃다운
우리 청춘 술잔 위에 떨어지는 불빛, 불빛.
불멸하는 이름. 사랑의 짝짜꿍으로.
낫과 해머. 핀란드역의 블라지미르.
역사의 기관차. 계급의 두뇌.
무너진 사랑탑에


눈이 내린다


너와 나 사이 폐허에
우리를 지켜보는 투명한 눈이


-끝-


★인상깊은 구절


나의 목표는 혼돈의 힘을 이용하여 응축된 의지를 해체하고 숨어 있는 아나키를 조직하여 평정을 획득하는 것이다. (p.38)

 

 

 

 

 

프롤로그 | 그의 말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고 삶이었다

 

 

나는 무엇이 되는 것(what to be)에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무엇을 해야 하느냐(what to do)를 늘 생각했죠

 

 

세계은행The World Bank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전환기를 맞이한 21세기의 인재상 김용, 그는 누구인가?

 

 

현장 스케치 | 2012년 4월 17일, 미국 현지 인터뷰

p33

 

내가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으 말은 '무엇인가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 세상에서 뭔가 큰일을 하기 위해 자신의 준비를 갖추라느 ㄴ말입니다. 내가 다트머스에 간 것은 뭔가가 되기 위해 간 것이 결코 아닙니다. 5,000~6,000명의 학생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기회를 원했기 때문에 간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첫날부터 제가 학생들에게 한 말이 뭐냐면,

 

'세계의 문제가 바로 당신의 문제다'라는 것이었어요. 이건 진정성을 담은 말이고, 또 제가 매일 강조한 말이며, 저의 진심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기회가 왔고, 그 일을 하기에 매우 중요하고 어려운 시기입니다. 결코 세계은행 총재가 되고 싶어서 이 일을 하는 게 아닙니다. 그런 생각은 해본적도 없어요.

 

...........

 

 

뭔가 진정으로 하고 싶다면 마음으로 느껴야 하고, 실제로 뭔가를 해내기 위해서는 자신이 갖추어야 할 모든 일 앞에서 철저하게 겸허해져야 합니다. 지금 제가 느끼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

 

 

 

1부 ‘뭔가 되려고’ 살아온 게 아니다

 

1장 가치관을 행동으로 옮기다

한 손에는 메스, 한 손에는 고전 |

 

 

이민 1.5세대의 선택

 

김용의 아버지는 안정된 일자리와 사회에서 존경받을 수 있는 자격을 먼저 갖추고 나서 그다음에 무엇이든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아들에게 충고한 것이다. "넌 동양인이다. 네가 철학을 공부해서 네 생각을 말한다 해도 아무도 듣지 않는다. 누구도 함부로 하지 못할 네 기술, 네 실력을 쌓은 뒤에 그다음 철학이든 정치학이든 해라"

 

지극히 실용적인 접근이었다. 일단 실력을 기른 다음에 네가 진정 세상을 바꾸기를 원하는지 자문해보고, 정말 그렇다면 그때 가서 하고 싶은 일을 해도 늦이 않다는 뜻일 것이다.

 

김용은 아버지의 말씀을 알아들었고 받아들였다. 달리 말하면, 미국의 백인 주류사회에서 무시당하지 않고 살기 위해 '하버드대학 출신 의사'라는 가장 보장된 실용적인 가치를 아버지의 훈육 아래 실현하면서 커리어를 쌓기 시작한 것이다.

 

 

 

| WHO에서 일하다 | 닥치고, 정품의 5퍼센트 가격!

닥치고, 복제약! |

 

 

 

저소득층이 담배 끊기를 원한다면 그들에게 삶의 희망을 주라!

 

복지의 기본은 의료다. 건강권은 기본적인 인권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오늘날 신자유주의 논리에 휘둘리는 국가가 비용효율성을 내세울 때, 과연 국민의 건강권이 지켜질 수 있을까?

 

| 폴 파머와 함께, PIH와

함께 | 페루의 빈민가촌에서 |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다 | 약값 10만 달러어치를 떼먹은 비이성적인 로빈

후드 | 한 곡 뽑지요!


 

 

2장 누가 세계를 변화시킬 것인가?
인술제세仁術濟世 |

 

의학에는 사람이 깃들어 있다

 

인술제세는 인술로 세상을 다스린다. 그러니까 의학을 공부하되 훌륭한 의사가 된다는 개인적인 목표만 생각한다든지 자신의 명예를 위한 의술만 생각한다든지 하는 것이 아니고, 사람의 질병이나 고통에 대해 헤아려봄으로써 사람 자체에 대해 생각해보고 결국 가난하고 질병의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위해 기여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 셰익스피어에서 경영을 배우다

 

세계적인 사모펀드 운영자 리안은 세익스피어의 작품을 읽으며 인간의 본성과 배반, 증오, 사랑, 원망, 슬픔, 좌절 등을 샅샅이 들여다보고 연구했다. 그리고 사람들이 특정 경제상황이나 사회 상황에 어떻게 반응하고 돈을 운용할지에 대해 적용하고 연구했다.

| 아시아계 최초의 다트머스대학 총장 | 자신감 넘치는 초보 총장 | 인종,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니다: 아시아, 한국, 비백인 |

 

 

성공은 능력이 아니라 인내가 가져다준다 |

 

 

김용의 인재론: 누가 세계를 변화시킬 것인가? |

 

 

 이제 세상은 공부벌레를 원치 않는다! |

 

 

텍스트를 해석하는 법, 그것이 인문학이다 |

 

 

밖으로 나가다: 그 오랜 역사 |

 

 

전환기의 새 인재상, 링크의 경영학으로 무장한 제너럴리스트
p128 ~131 정도전에 대한 이야기

 

3장 아들아, 넌 누구냐?

실용이 실존이었던 아버지와 철학자 어머니 |

 

숙제는 금요일! : 아버지의 공부법 |

 

철학자 어머니의 가르침: 세계의 문제가 바로 네 문제다 |

 

오하이오 시골에서 부활한 퇴계 |

 

건축가 이황의 미크로코스모스: 축소-재현된 우주 |

 

아웃라이어! 역시 공부는 근육 |

 

 

‘무엇’을 ‘어떻게’ 할지 알아야 한다 |

 

 

반골 정신과 사회정의

 

 

2부 김용의 ‘마음 습관’

 

1장 글로벌시티즌이 되라

글로벌시티즌의 정의와 가치 | 세상의 고민은 바로 나의 고민이다 | 고통에서 온 ‘강인한 유산’을 기억하라 | 김용이 강조하는 ‘마음 습관’ |

 

 

끈질김, 대체 능력, 충동 관리 |

 

 

 마음 훈련도 학습이 가능하다

 

 

2장 추론적 유연성과 글쓰기

 

글쓰기만큼은 꼭 권하고 싶어요! |

 

 

융합과 통섭의 능력을 겸비하라

글을 잘 쓰려면요? 책을 많이 읽어야 합니다.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해야 합니다. 한국이 실용에만 집중하고 인문학을 소홀히 한다면 그건 잘못된 겁니다. 글과 말로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은 아주 막강한 힘을 가집니다. 글을 잘 쓰는 것은 읽는 법을 배우는 데서 출발합니다. 복잡한 텍스트를 정확히 해석할 수 있는 법을 배우는 것이죠. 그게 바로 인문학이거든요.

 

 


 

 

 

3장 젊은 세대의 냉소주의에 대하여

 

 

우리는 할 수 있어요! 바꿀 수 있어요! | 긍정은 이성이 아닌 도덕적 선택이었다! | 냉소는 겁쟁이들의 마지막 피난처다 |

 

 

누구를 위한 냉소인가?

 

안토니오 그람시의 말

 

나는 무관심을 싫어한다.

 

산다는 것은 어느 한 쪽 편을 든다는 것이다

 

무관심은 역사를 짓누르는 무거운 짐이다

 

무관심은 새로운 사상의 소유자들에게는 무거운 납덩어리고

 

가장 아름다운 열정조차 물 속 깊이 가라앉힐 수 있는 모래주머니이고,

 

어떤 전사나 어떤 강력한 방벽보다 구질서를 훨씬 더 잘 방어할 수 있는 늪이다.

 

4장 ‘전인적’이란 무엇인가?

김용이 강조하는 통섭의 지혜 | 어떤 것을 하기 위해 vs. 누군가가 되기 위해

 

5장 3M이 아니라 3E다!

세계적인 경제문제는 윤리의 문제다 | “돈/시장/자신”에서 “탁월함/사회적 약속/윤리”로

 

6장 스펙 쌓기요? 김용이 말하길

그들은 13개 분야의 다른 학문을 경험한다 | 있던 직업은 사라지고, 없던 직업이 생겨난다 | 성공의 정의가 도대체 뭔가요?

 


| 백지연의 매력 발전소 |

 

더 나은 한국 만들 ‘소수’, 그들은 어디에

 

 

대통령 꿈꾼다면, 말하지 말고 보여주세요

 

 

 

 

 

 

 

소송을 찾아 떠나는 두 변호사의 반전 드라마!

법정 스릴러의 대가 존 그리샴이 그려낸 두 변호사의 반전 드라마 『소송사냥꾼』.

 

 

 

법조계 먹이사슬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변호사들의 모습을 신랄하면서도 익살스럽게 묘사했다. 대박을 꿈꾸는 궁핍한 변호사들인 ‘핀리앤드피그 법률사무소’의 오스카 핀리와 월리 피그. 어느 날, 젊은 변호사 데이비드 징크가 그들의 사무소에 들어오면서 변화가 일어난다. 새로운 동료를 얻은 핀리와 피그는 큰 사건을 맡을 준비를 하고, 마침 유명 제약 회사가 연루된 사건에 대해 알게 된다. 살을 빼주는 콜레스테롤 제거 약을 복용하고 심장 마비 증세를 겪었던 사람들을 찾아 집단 소송에 참여하도록 설득하여 부와 명예를 얻으려는 두 사람. 하지만 완벽했던 그들의 계획은 난관을 맞게 되는데….

 

 

1.

 

 

p337 ~ 338

 

 

흑산에 대한 무서움 속에는 흑산 바다 물고기의 생김새와 사는 꼴을 글로 써야 한다는 소망이 자리 잡고 있었다. 물고기의 사는 꼴을 글로 써서 흑산의 두려움을 떨쳐낼 수도 없고 위로할 수도 없을 테지만, 물고기를 글로 써서 두려움이나 기다림이나 그리움이 전혀 생겨나지 않은, 본래 스스로 그러한 세상을 티끌만치나마 인간 쪽으로 끌어당겨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물고기의 사는 꼴을 적은 글은, 사장 詞章이 아니라 다만 물고기이기를, 그리고 물고기들의 언어에 조금씩 다가가는 인간의 언어이기를 정약전은 바랐다.

 

 

정약전은 창대를 불러 앉히고 그 두려움을 말하려는데, 말은 잘 이어지지 않았다.

 

- 나는 흑산을 자산 玆山으로 바꾸어 살려 한다.

 

   정약전은 종이에 검을 자 玆를 써서 창대에게 보여주었다. 창대가 고개를 들었다.

 

- 같은 뜻일 터인데...........

 

 

- 같지 않다. 자는 흐리고 어둡고 깊다는 뜻이다. 흑은 너무 캄캄하다. 자는 또, 지금, 이제 , 여기라는 뜻도 있으니 좋지 않으냐. 너와 내가 지금 여기에서 사는 섬이 자산이다.

 

 

- 바꾸시는 뜻을 잘 모르겠습니다.

 

- 흑은 무섭다. 흑산은 여기가 유배지라는 걸 끊임없이 깨우친다. 자 玆 속에는 희미하지만 빛이 있다. 여기를 향해서 다가오는 빛이다. 그렇게 느껴진다. 이 바다의 물고기는 모두 자산의 물고기다. 나는 그렇게 여긴다.

 

 

 

 

 

2. 작가후기 중에서

 

 

나는 흑산에 유배되어서 물고기를 들여다보다가 죽은 유자 儒者의 삶과 꿈, 희망과 좌절을 생각했다. 그 바다의 넓이와 거리가 내 생각을 가로막았고 나는 그 격절의 벽에 내 말들을 쏘아댔다. 새로운 삶을 증언하면서 죽임을 당한 자들이나 돌아서서 현세의 자리로 돌아온 자들이나, 누구도 삶을 단념할 수는 없다.

 

 

..........

 

 

나는 말이나 글로써 정의를 다루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지 않다. 나는 다만 인간의 고통과 슬픔과 소망에 대하여 말하려 한다. 나는, 겨우, 조금밖에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말이나 글로써 설명할 수 없는 그 밀고도 확실한 세계를 향해 피흘리며 나아간 사람들을 두려워하고 또 괴로워한다. 나는 여기에서 산다

 

 

늘, 너무나 많은 말을 이미 해버린 것이 아닌지를 돌이켜 보면 수치감 때문에 등에서 식은땀이 난다. 이 책을 쓰면서도 그러하였다. 혼자서 견디는 날들과, 내 영세한 필경의 기진한 노동에 관하여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

긍정적인 밥 - 함민복

 

 

 

() 한 편에 삼만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데워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질문: 어르신은 정말로 인간이 단지 기계에 불과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1.

 

 

인간이 완전히 깨어나 마음에게

무언가를 제안하기도 전에 즉시 작용하기 시작하지.

인간은 아마 "내일 일어나자마자 이러저러한 것들에 대해 생각해야지"라고

말하면서 잠자리에 들겠지만 일어나면서부터 실패하고 말지.

인간의 마음이 인간보다 훨씬 재빠르다네.

인간이 거의 잠에서 깨어 반쯤 의식을 차릴 무렵이면 마음을

벌써 또 다른 주제에 대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지.

 

 

 

 

 

2.

 

 

만약 마음이 더 매혹적인 주제를 찾았다면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네.

둔한 사람이건 똑똑한 사람이건

마음이란 대체로 그 사람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네.

모든 설득을 거부하지.

둔한 사람은 지루한 생각을 하여 마음을 나태한 공상으로 날려 보내지.

반면에 똑똑한 사람은 마음이 뒤쫓아 갈 만한 고무적인 생각을 쏟아

내어 인간과 인간의 대화를 의식하지 못하게 만드네.

마음이 원한다면 자네는 자네의 마음이 방랑하는 것을

멈추게 할 수가 없다네. 주인은 자네가 아니라 마음일 거야.

 

 

 

 

3.

 

 

 

마음이란 내가 말한 그대로일세.

그것은 인간으로부터 독립된 것이지.

그래서 인간은 마음을 통제할 수가 없지.

마음은 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걸세.

그것은 인간과 무관하게 어떤 주제를 시작하고 인간과 상관없이

그것을 계속하네. 뿐만 아니라 인간과 무관하게 그 주제를 배제시켜

버리고도 하지. 전적으로 인간으로부터 독립된 것이네.

 

 

 

 

4.

 

 

자네가 체스를 배우기 시작할 때를 생각해 보게나.

 

자네의 마음이 체스를 시작한 첫날 밤에 밤새도록 그 게임을 하려고

 

 

하지 않았던가?

 

 

 

 

5.

 

 

꿈을 꿀 때나 깨어 있을 때나 마음은 결코 자네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거네.

그 마음은 순수하고 완전히 독립적이고 자동 기계와 같은 것이네.

 

 

 

 

6.

 

 

그러나 완전히 방법이 없는 것은 아냐.

인간이 마음이 도움을 얻을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 있다네.

자네의 마음이 이 주제에서 저 주제로 넘나들고

 

 

그리고 하나의 영감이 떠오를 때 자네의 입을 열어

그 문제에 대해 말을 하거나 펜을 들어 그것을

사용해보게.

 

 

그것이 자네의 마음을 흥미롭게 하고 집중시켜 만족감이

그 주제를 추구하게 할 것이네.

그리하여 마음은 완전히 충전되어 스스로 단어들을 준비할 걸세.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