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운(運)



홍무수 맛

안부

별똥별

선생님

목련꽃


가장자리에서

나침반

신발

주인


귀가

손목시계


 

제2부

책이 무거운 이유


단단한 무늬

벽화 앞에서

까치집


새순 지팡이

첫눈의 노래

다음에

까마귀 소리

사십대

아름다운 얼굴

산길

배수진을 친 집


 

제3부

약수

염소

도둑고양이

착지점, 이자

손안에 없는 별을 위하여

이자의 감기에 걸린 어린이날

사십을 생각하다

이자가 적을 만든다

말일

사남매

시집 읽기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다

라면을 한 개 더 삶다


 

제4부

소읍은 살고 있었다

겨울 저녁을 닮은 단추

사십세

뉴스가 사이렌을 울린다

안전 주간

치기를 위하여

안주를 뱉다

 

수선공의 손

배수진과 원탁

 

아더왕은 원탁이 있어 배수진을 칠 수 있었을까

배수진을 쳤기에 원탁을 살릴 수 있었을까

 

영화 <킹 아더>를 보다가 생각했던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공개채용에 또 한번 속고 나서

배수진을 치지 않는 한 원탁이 없음을 깨달은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사람의 환경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살인범의 죄까지

나와 상관있다고 애써 인정해왔는데

이제는 다르게 생각한다

환경은 지배계급의 원탁이기에

나의 죄를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원탁에 둘러앉는 것보다

배수진을 치고 들어가는 행동이 필요한 것이다

 

 

나는 아더왕의 지배계급성을 싫어하지만

언 강물 위에 배수진을 치고 칼을 뽑았던 결정을 수용한다

 

 

모든 길은 원탁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배수진에세 만들어지는 것이다


1980년대에 대하여

평전 다시 읽기

아름다운 푯대



- 해설 / 이경수

- 시인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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