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전체에 흩뿌려진 모든 것은 내 안에서 언젠가 만난다!

《지대넓얕》, 《시민의 교양》을 통해 세계를 하나의 구조로 꿰어 쉽게 설명하는 실전 인문학을 선보이고 《열한 계단》에서 자아를 이루는 지식의 단계를 풀어낸 성장 인문학을 선보였던 채사장이 이번에는 세계와 나의 관계에 대해 말한다.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에서 저자는 생의 유한함 속에 흩뿌려진 관계들이 어떻게 우리 안에서 만나 빛나는 별을 이루는지 안내한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그 즉시 타인과, 세계와의 관계를 맺는다. 본질적으로는 나와의 관계라는 숙제를 떠안고 삶이 시작된다. 하지만 죽는 순간까지 어려운 것이 바로 관계이다. 저자는 낯설고 두려운 생을 붙잡고 살기 위해서는,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관계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면서 문학과 철학, 종교, 역사, 예술을 넘나들며 관계의 인문학을 세심하게 펼쳐 보인다.

책은 나와 타인의 관계를 다루는 ‘타인’, 나와 세계의 관계를 다루는 ‘세계’, 관계를 가능하게 해주는 도구들을 다루는 ‘도구’, 죽음을 다루는 ‘의미’, 이렇게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이러한 주제에 맞는 연애, 이별, 인생, 시간, 통증, 언어, 꿈, 죽음, 의식 등 40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각각의 이야기는 독립되어 보이지만 모두 읽고 난 후에는 이들이 보이지 않는 수면 밑으로 서로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모두 다양한 방식으로 연결되어 관계라는 거대한 주제로 수렴해가며 관계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뒤흔들고 우리가 언젠가 만난다는 신비로운 결론에 이르게 한다.



저자의 말: 모든 관계는 내 안에서 별을 이룬다

타인--------------------------------------------------

별에 대하여
모든 지식은 언젠가 만난다

관계에 대하여
우리는 타인에게 닿을 수 있는가

이별에 대하여
사랑은 떠나고 세계는 남는다

연애에 대하여
화장실 세면대를 붙잡고 울어본 적 있는가

흔적에 대하여
그에게는 오카리나가 남았다

소년병 이야기 1
- 맑은 겨울 아침, 그는 떠난다고 말했다

소년병 이야기 2
- 떠난 후에야 알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소년병 이야기 3
- 다른 시간을 걸어가는 사람들은 만날 수 없다

소년병 이야기 4
- 매듭을 이어 고리를 만들다

소년병 이야기 5
- 그들은 언젠가 만나게 될 것이다

세계--------------------------------------------------

인생에 대하여
여행할 시간 30년이 주어진다면

노력에 대하여
열심히 살아도 괜찮은가

개에 대하여
세상은 왜 새롭고 아름다운가

던져진 세계에 대하여
왜 나는 나에게 집착하는가

시간에 대하여
부재를 사는 사람 존재를 사는 사람

나의 이야기 1
- 현실에서 부유하는 사람들

나의 이야기 2
- 현실의 순례자들

나의 이야기 3
- 삶을 움켜쥐고 싶을 때 만다라를 생각한다

나의 이야기 4
- 끝의 끝에는 시작이 있다

나의 이야기 5
- 우리는 떠날 때에야 비로소 정착한다

도구--------------------------------------------------

통증에 대하여
모든 관계는 통증이다

이야기에 대하여
세계와 나를 맺어주는 도구

믿음에 대하여
낡은 벤치를 지키는 두 명의 군인 이야기

진리에 대하여
진리는 어떻게 폭력이 되는가

현실에 대하여
자본주의가 빼앗아가는 것들

언어에 대하여 1
- 언어의 두 가지 방향

언어에 대하여 2
- 시를 쓴다는 것

언어에 대하여 3
- 책을 읽는다는 것


(우리는 책에서 무언가를 배운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다. 우리가 앞서 체험한 경험이 책을 통해 정리되고 이해될 뿐이다.)



         이해는 반드시 선후의 관계를 따른다. 이해의 앞에는 언제나 체험이 있다. 그 반대일 수는 없다. 우리가 고전에 대해 부담감을 갖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용기를 내 빼어든 고전이 생각보다 읽히지 않고 어렵게 느껴진다 하더라도 당황할 필요는 없다. 그것은 그 책이 대단한 무엇이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그 책이 당신의 체험보다 앞서 도착했기 때문이다.


안 읽히는 책은 쉽게 지나쳐 보내고 , 힘들이지 않고도 읽히는 책을 힘들이지 않고 읽어보자. 그 짧은 시간동안 마음의 불안은 점점 가라앉고 머리속 안개는 조금씩 걷히게 될 것이다. 이유는 분명하다. 당신의 내면을 가득 채우고 있던 처험들의 엉킨 실타래가 풀리며 언어로 정리되기 때문에





언어에 대하여 4
- 타인의 말

언어에 대하여 5
? 내면의 말

의미--------------------------------------------------

꿈에 대하여
꿈이 삶을 가르친다

죽음에 대하여
상실과 소멸이 우리를 일으켜준다

노화에 대하여
죽음이 무르익어가는 과정을 지켜본다는 것

환생에 대하여
팔라우의 해파리로 산다는 것

영원에 대하여
끝나지 않을 노래를 부른다는 것

결론을 항하여 1
- 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

결론을 항하여 2
- 나는 누구인가

결론을 항하여 3
- 세계란 무엇인가

결론을 항하여 4
-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

결론을 항하여 5
- 자기 안에 우주를 담고 있는 수많은 존재에 대하여





“관계의 아득함. 소통의 노력이 온갖 오해로 점철될 수밖에 없다는 확고한 이해. 이것이 외로움의 본질이다. 당신에게 불현듯 휘몰아치는 깊은 고독과 쓸쓸함의 기원이 여기에 있다. 우리는 선택해야 하는 것인지 모른다. 타인에게 닿을 수 없다는 진실을 인정하고 외로워지거나, 타인에게 닿을 수 있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속이며 매번 좌절하거나.



그래서 타인과의 관계는 나에게 가장 어려운 분야다. 이 책은 가장 어려운 분야에 대한 탐구 결과이고, 고독한 무인도에서 허황된 기대와 함께 띄워 보내는 유리병 속의 편지다. 이것이 당신에게 가 닿기를.”



우리는 나면서부터 관계를 맺는다. 아니, 정확히는, 원하지 않아도 탄생의 순간 그 즉시 타인과, 세계와의 관계가 생긴다. 더 본질적으로는 ‘나와의 관계’라는 숙제를 떠안고 삶이 시작된다. 하지만 죽는 순간까지 일생을 치러도 어려운 것이 관계다. 작가 채사장은 관계에 대해 이해해야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나라는 존재에 대해, 나아가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야만 이 낯설고 두려운 생을 붙잡고 살 수 있다고.



[책속으로 추가]



“우리가 연인의 손을 잡을 때, 세계의 구조는 재편되고 나와 그 사람은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선다. 연애는 단순히 사람과 사람이 만난다는 표면적인 사실을 넘어선다. 연애는 세계의 문제다.



새로운 세계와의 조우. 이것이 사랑하는 이를 만난다는 행위의 진정한 의미다. 이제 그의 지평은 나의 지평으로 침투해 들어와서 결국 나의 세계와 겹쳐진다. 나는 그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고 기존의 세계에는 없던 신비하고 새로운 것들을 하나씩 마주하게 된다. 그의 향기, 그의 옷가지, 그의 가구들, 그의 취향, 그의 언어, 그의 세계관, 그의 습관들. 나는 그가 먹는 것을 먹고, 그가 하는 말을 따라 하며, 그의 세계를 받아들인다.



그래서 헤어진다는 것은 그렇게 슬픈 일이 아니다. 그가 사라진다고 해도 그의 세계는 그대로 남을 것이기 때문에. 나는 한동안 그가 그대로 놓고 간 세계를 이리저리 배회하게 될 것이다. 그의 물건들을 들춰보고, 그의 생각의 파편들을 더듬을 것이다. 하지만 슬퍼할 필요는 없다. 사라진 것이 아니니까. 그의 세계는 나의 세계 위에 온전히 남는다. 나의 세계는 넓어지고 두터워지며, 그렇게 나는 성숙해간다.



물론 우리는 다시 고독해질 것이다. 적막 속에 던져질 것이며, 혼자의 힘으로 현실의 횡포를 견뎌내야 할 것이다. 아무래도 세상은 녹록지 않고, 내 마음 같은 걸 신경 써주는 사람은 없으니까. 그렇게 사회는 우리를 다그칠 것이다. 대중으로 남아 있으라. 세상의 다른 주인공들에게 고개 숙여라.



하지만 우리는 또 다시 화장실 세면대를 붙잡고 거울 속에서 울고 있는 자신을 대면하지는 않을 것이다. 가끔 다시 힘들겠지만, 그의 손을 잡고 세계의 중심이 되었던 기억이 우리를 보호할 테니까. 우리는 거울 속의 젊은이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나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 (38p)



“만약 타임머신이 발명된다면, 그래서 이 타임머신을 타고 고대 이집트로 가게 된다면 나는 그곳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를. 그곳에서 30년의 시간을 보내고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야 하는 일정이라면 말이다. 당신은 어떠한가? 만약 그래야 한다면 당신은 30년의 시간 동안 거기서 무엇을 할 것인가? 열심히 노동하고, 재산을 모으고, 이를 기록하고, 만족하고, 아쉬워할 것인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당신은 아마도 여행을 떠날 것이다. 광활한 사막과 푸르른 하늘과 생명 같은 강줄기와 그것에 기대어 자리한 오래된 마을과 그 속에서 삶을 꾸려나가고 있는 수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경험을 쌓고, 추억을 만들고, 다시 돌아가게 되는 날 가져갈 자신만의 이야기를 준비하면서 말이다.



마찬가지 아닐까? 이곳에서의 여행도. 가끔 인생이 몇 년이나 남았을까를 가늠해본다. 30년, 혹은 40년 정도겠지. 그러면 생각해보게 된다. 남은 시간 동안 나는 무엇을 해야 하고, 돌아가는 날에는 어떤 이야기를 가져가야 할지를. 그래서 갔다 오라고 했다. 어느덧 어른스러워진 동생에게. 더 어른스러워지고, 더 현명해지고, 더 많은 노동의 결과물을 모으기 전에 여행을 시작하라고 말해준 것이다.



당신은 어떤가? 당신은 이곳에서 어떤 여행을 하고 있는가?” (79p)



“한 가지 전략으로 대응하는 적처럼 우스워 보이는 것은 없다. 세상은 이들을 쉽게 쓰러뜨린다. 진짜 문제는 이들이 자신이 쓰러진 이유를 오해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재도전을 다짐하며 또 다시 이렇게 말한다. 예전의 나는 모든 것을 걸지 않았다.” (81p)



“세상에는 끊임없이 새로운 존재가 태어나고 어쩔 수 없이 자기만의 시간을 고스란히 지내야만 한다. 그것은 가르쳐준다고, 알려준다고 어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 세상을 살아가며 얻게 된 소중한 경험과 이해는 오래 산 존재들과 함께 침묵 속으로 사라지고, 세상은 이 세상이 처음인 싱싱한 존재들이 장악한다.” (90p)



“우리가 세계에 던져졌다고 할 때, 그 세계는 지구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다. 우리는 나 자신에게 던져졌다. 당신은 당신에게, 나는 나에게. 그래서 그것은 신비한 일이다. 왜 나는 당신이 아니라 나에게 던져졌고, 당신은 내가 아니라 당신에게 던져졌는가? 거기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뜻과 이유가 있는 것일까?



그것은 의문으로 시작해서 의문으로 남을 것이고, 질문으로 시작해서 체념으로 끝날 것이다. 종교를 믿는 사람 안에 던져진 이는 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삶 이면에 있는 거대한 서사구조를 상상할 것이다. 과학을 신뢰하는 사람 안에 던져진 이는 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설명하지 못해 다만 우연이라 말하고 깊게 침묵할 것이다. 이런 이야기는 답도 나오지 않는 부질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사람 안에 던져진 이는 그것 그대로 생각할 것이고, 불가지론자에 던져진 이도, 그것 그대로 생각할 것이며, 회의주의자에 던져진 이도, 합리주의자에 던져진 이도, 실용주의자에 던져진 이도 그 안에서 꼭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93p)



“죽음은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우선 수동적으로 닥쳐오는 하나의 사건으로 이해할 수 있다. 죽음이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하나의 사고이고 돌발이며 일탈인 것이다. 그러니 그것을 회피하고 거부하는 태도를 취할 수 있다.



다음으로 능동적인 선택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언제 어떻게 닥쳐올지 알 수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죽음을 전체 과정의 마무리로, 수작업의 마감질로, 여행의 마지막 날로, 긴 문장의 마침표로 이해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해를 가진 이에게 죽음은 삶과 단절된 사건이 아니다. 그것은 길고 긴 인생을 마치고 결실을 수확하는 시간이 된다.



후자의 태도를 가진 이의 시야 안으로 끝이 들어서면, 그는 놀라거나 당황하지 않을 것이고 무기력하게 기다리지도 않을 것이다. 대신 마지막 힘을 다할 것이다. 왜냐하면 드디어 정성스럽게 매듭지음으로써 인생 전체의 의미를 확정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왔으므로.” (124p)



“이야기는 나와 세계를 관계 맺게 하는 도구다. 우리는 날 것 그대로의 세계를 볼 수 없다. 어떤 안경이 되었든 반드시 집어 들어야 하고, 그 안경의 색깔이 만들어내는 명도와 채도 안에서만 세계를 받아들일 수 있다. (중략)



우리가 우리에게 주어진 ‘이야기’를 점검해보아야 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사회와 종교와 경제뿐 아니라, 누군가 우리 손에 쥐어준 모든 이야기는 친절하게 세계의 모습을 드러내주는 동시에 그 이야기에 포함되지 않는 세계를 은폐한다. 우리가 의심하지 않고 들춰보지 않을 때 세상은 조용하고 평온해 보일지 모르지만, 그러는 동안 우리는 자신에게 내재한 가능성을 끝내 보지 못하고, 자기 세계의 주인이 될 권리를 박탈당한다.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이야기는 유익한 도구인 동시에 까다로운 도구이며, 만들어내는 동시에 숨기고 가리는 도구임을.” (142p)



“보통 때 우리가 내면의 말을 듣지 못하는 까닭은 세상이 언제나 떠들썩하고 너무나도 많은 말이 넘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면의 목소리는 처음부터 내 안에 있었다. 다만 그것은 세계의 끝, 죽음으로부터 울려오는 까닭에 젊은이에게는 너무 멀어 닿지 않고, 나이든 이들에게는 너무나 가까워 그들을 초조하게 한다. 그것은 슬픈 일이다. 출발하는 이에게는 필요한 지도가 주어지지 않고, 결국 엉뚱한 곳에 도착한 이에게는 처벌처럼 주어진다는 비극.” (190p)



“나는 언제나 이렇게 생각해왔다. 밤이 되는 건 괜찮으나 날이 저무는 것이 아쉬울 뿐이라고. 죽음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늙어가는 시간이 쓸쓸할까 걱정될 뿐이라고. 그런데 문득, 부쩍 늘어난 흰머리를 이리저리 들춰보다 말고 생각했다. 어쩌면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 날이 저무는 것을 지켜보는 것도 생각보다 괜찮을지 모른다. 노을이 지는 것도, 움켜쥐었던 강물이 손가락 사이를 힘없이 빠져나가는 것도, 정성과 집착으로 쌓아올린 모래성이 바람에 야위어가는 것도, 약속이라도 되어 있는 것처럼 모든 것을 하나둘 잃어가는 것도 생각보다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과정일지 모른다.” (211p)



“질문은 숙제가 아니라 열쇠다. 적합하고 정확한 질문은 진리의 빗장을 풀고 우리를 세계의 비밀 안으로 들어서게 한다. 반대로 아무리 많은 비용과 오랜 시간을 들여 문제를 해결하고자 해도 질문 자체에 문제가 있다면 그 노력은 끝내 결실을 맺지 못한다.



더글라스 애덤스의 소설이자 영화로 제작된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서는 이에 대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외계 존재가 힘을 합쳐서 궁극의 슈퍼컴퓨터 ‘깊은 생각’을 만들어낸다. 깊은 생각이 만들어진 날, 그들은 궁극의 질문을 던지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다. 그리고 깊은 생각에게 질문한다.



[삶과 우주, 세상 모든 것에 대한 해답은 무엇인가?]



깊은 생각은 계산해보겠다고 말하고, 750만 년 후에 답을 주겠다고 약속한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750만 년 후. 더 많은 우주의 존재자가 답변을 듣기 위해 그 자리에 다시 모인다. 마침내 깊은 생각이 입을 연다. [삶과 우주, 세상 모든 것에 대한 해답은…] 모든 존재가 집중하고 있을 때, 답이 내려진다. [42] 그 자리에 모인 존재들은 당황하고 화를 낸다. 도대체 42가 뭐냐고. 그러자 깊은 생각이 귀찮은 듯 대답한다.



[질문을 알아야만 답의 의미를 알 수 있다.]



우리도 마찬가지 아닐까? 우리는 질문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질문하거나, 질문의 한계를 인식하지 못한 채 질문한다. 나는 특히 인류가 오랜 시간 고민해왔던 중요한 질문일수록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그렇지 않은가? 의심이 오래될수록 의심이 실제처럼 느껴지듯, 질문이 오래될수록 질문은 그럴듯하게 느껴지는 법이다.” (229p)



“인간은 인간이라는 종이 세계의 전부라 생각하고 특히 자기 눈에 보이는 세계가 실제 세계의 보편적 기준일 것이라고 믿지만, 세계는 그렇게 보편과 특수로 나눌 수 있는 무엇이 아니다. 모든 보는 존재는 충분하고 완벽한 세계를 자기 내면으로 갖고 있고, 그 내면의 빛은 그 존재를 부족함 없이 사로잡는다.” (241p)



“여행자. 그래서 이것이 모든 나라는 존재의 숙명인 것이다. 여기에 이유나 목적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확실한 것은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이 지루하고도 긴 무한이라는 시간 동안 이 우주에서 저 우주로 눈뜨고 휘둘리며 여행할 것이라는 점이다.” (250p)


책속으로


당신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문제일수록 사회는 그것을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다. 당신의 자유, 당신의 내적 성장, 당신의 영혼, 당신의 깨우침, 당신의 깊은 이해. 그 어떤 것도 사회는 이야기해주지 않는다. 세계와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놀랍도록 독특하고 유일한 자아라는 존재가 세계와 맺고 있는 관계의 신비로움에 대해서는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다. 대신 경제는 소비자와 시장의 관계를 말하고, 정치는 시민과 정부의 관계를 말하며, 사회는 대중과 지역사회의 관계를, 과학은 인류와 자연의 관계를 말할 뿐이다.



만약 종교의 본질이 믿음이라면, 나는 타인에 대한 종교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나는 당신이 존재하길 바란다. 내 눈앞에 드러나는 육체라는 껍질을 넘어 저 외부에 당신의 의식이, 세계의 또 다른 관찰자가 실재하기를 바란다.



우리의 소통이라는 것이 슬프게도 수화를 모르는 사람들 간에 이루어지는 수화 같고 작은 바늘구멍을 통해 오고가는 외침 같을지 모르지만, 나의 언어가 정제되고 다듬어져서 당신에게 전해진다면 내가 느끼는 감정의 미묘함을 당신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믿는 것이다.



관계의 아득함. 소통의 노력이 온갖 오해로 점철될 수밖에 없다는 확고한 이해. 이것이 외로움의 본질이다. 당신에게 불현듯 휘몰아치는 깊은 고독과 쓸쓸함의 기원이 여기에 있다. 우리는 선택해야 하는 것인지 모른다. 타인에게 닿을 수 없다는 진실을 인정하고 외로워지거나, 타인에게 닿을 수 있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속이며 매번 좌절하거나.


그래서 타인과의 관계는 나에게 가장 어려운 분야다. 그리고 이 책은 가장 어려운 분야에 대한 탐구 결과이고, 고독한 무인도에서 허황된 기대와 함께 띄워 보내는 유리병 속의 편지다. 이것이 당신에게 가 닿기를.



만남이란 놀라운 사건이다. 너와 나의 만남은 단순히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넘어선다. 그것은 차라리 세계와 세계의 충돌에 가깝다. 너를 안는다는 것은 나의 둥근 원 안으로 너의 원이 침투해 들어오는 것을 감내하는 것이며, 너의 세계의 파도가 내 세계의 해안을 잠식하는 것을 견뎌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일 거다. 폭풍 같은 시간을 함께하고 결국은 다시 혼자가 된 사람의 눈동자가 더 깊어진 까닭은. 이제 그의 세계는 휩쓸고 지나간 다른 세계의 흔적들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더 풍요로워지며, 그렇기에 더욱 아름다워진다.



헤어짐이 반드시 안타까운 것은 아니다. 그것은 실패도 낭비도 아니다. 시간이 흘러 마음의 파도가 가라앉았을 때, 내 세계의 해안을 따라 한번 걸어보라. 그곳에는 그의 세계가 남겨놓은 시간과 이야기와 성숙과 이해가 조개껍질이 되어 모래사장을 보석처럼 빛나게 하고 있을 테니.



화장실 세면대를 붙잡고 거울 속에서 울고 있는 자신을 대면한 적이 있는가? 그 불쌍한 사람은 고독하고 적막한 공간에 던져져 혼자의 힘으로 버티고 있는 중이다. 아무래도 세상은 녹록지 않다. 내 마음 같은 걸 신경 써주는 사람은 없다. 나라는 존재는 그저 아무것도 아니다. 회사와 학교와 사회와 국가라는 거대한 집단 속 하나의 구성원일 뿐. 나는 언제나 그 주변부에서 대중의 무리를 따라 발맞춰 걸어가야 한다. 그렇게 사회는 우리를 다그친다. 대중으로 남아 있으라. TV 속의 주인공들에게 열광하고, 직장 내 높으신 분들에게 예의를 갖추고, 시장의 고객들에게 고개를 숙여라.



그래서다. 연애를 한다는 것이 놀라운 까닭은. 가슴이 무너진 날, 그 사람에게로 가자. 그의 얼굴과 맑은 눈동자와 나를 반기는 미소를 보자. 그리고 그의 손을 잡고 이 밤을 보내는 거다. 바로 그 순간 나는 세상의 주인공이 된다. 세계는 나를 중심으로 회전하고 일상의 하찮음은 주변부로 사라진다. 사랑하는 이를 품에 안는다는 것은 그래서 그렇게도 놀라운 일이다.



우리가 연인의 손을 잡을 때, 세계의 구조는 재편되고 나와 그 사람은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선다. 연애는 단순히 사람과 사람이 만난다는 표면적인 사실을 넘어선다. 연애는 세계의 문제다.



새로운 세계와의 조우. 이것이 사랑하는 이를 만난다는 행위의 진정한 의미다. 이제 그의 지평은 나의 지평으로 침투해 들어와서 결국 나의 세계와 겹쳐진다. 나는 그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고 기존의 세계에는 없던 신비하고 새로운 것들을 하나씩 마주하게 된다. 그의 향기, 그의 옷가지, 그의 가구들, 그의 취향, 그의 언어, 그의 세계관, 그의 습관들. 나는 그가 먹는 것을 먹고, 그가 하는 말을 따라 하며, 그의 세계를 받아들인다.



그래서 헤어진다는 것은 그렇게 슬픈 일이 아니다. 그가 사라진다고 해도 그의 세계는 그대로 남을 것이기 때문에. 나는 한동안 그가 그대로 놓고 간 세계를 이리저리 배회하게 될 것이다. 그의 물건들을 들춰보고, 그의 생각의 파편들을 더듬을 것이다. 하지만 슬퍼할 필요는 없다.





 


인간을 열광케하는 놀이의 영역을 경쟁, 운, 모의, 현기증이란 범주로 분류하고 이를 바탕으로 문화의 발달을 고찰한 프랑스 사상가의 책. 놀이의 정의와 분류, 사회적 역할 등 놀이의 비합리적 활동을 합리적으로 설명했다.


001. 놀이의 정의
002. 놀이의 분류
003. 놀이의 사회성
004. 놀이의 타락
005. 놀이를 출발점으로 하는 사회학을 위하여
006. 놀이의 확대이론
007. 모의와 현기증
008. 경쟁과 우연
009. 현대 세계에서의 재용출
010. 보충하는 글



이 책의 이론은 ‘호이징하’의 『호모 루덴스』를 비판적으로 계승하고 있다. 이후 칙센트 미하이를 거쳐 말끔하게 다듬어져 있다. 







정신의학자인 칼 구스타프 융(C. G. Jung •1875∼1961)은 이처럼 인과관계가 성립하지 않는 우연의 일치에 ‘공시성(共時性•Syndhronicity)’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저는 이 짜릿한 우연을 위해 ‘공시성’이라는 딱딱한 이름 대신 ‘작은 기적’이라는 애칭을 마련해두었습니다. 그런데요. 이러한 우연의 일치 속에는 정말 아무런 인과관계도 없는 것일까요? 더 멀리 가볼 생각입니다. 저를 기다리고 있을 ‘작은 기적’에 대한 기대로 다시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새로운 부자의 탄생
 
후천적 부자







도서명 | 후천적 부자: 새로운 부자의 탄생


지은이 | 이재범


가 격 | 15,000원


쪽 수 | 272쪽


판 형 | 신국판(153*225)


발행일 | 2016년 8월 1일


ISBN | 979-11-87383-00-0 03320





★★★★★

투자의 기본과 개념을 완벽하게 정리해 주는
투자할 때 성경처럼 곁에 두고 읽을 책


★★★★★
부자는 끈기로 무장한 사람들이다.
-워런 버핏-


■ 책 소개


<후천적 부자> 개정증보판


누구나 한번쯤은 부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꾼다. 빠듯한 생활비에 허덕이지 않고 인생을 마음껏 즐기며 여유롭게 살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 그러나 자신이 진짜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드물다. 무서운 속도로 오르는 물가, 매년 ‘소폭 상승’하는 월급, 티끌만큼 불어나는 이자, 그보다 더 빨리 늘어나는 빚을 떠올리는 순간 ‘부자’라는 꿈은 허공으로 흩어질 뿐이다. 어떻게든 돈을 불리기 위해 각종 금융상품에 가입하지만, 생활비를 아껴가며 간신히 만기를 채워 목돈을 만든다 해도 물가상승률과 각종 수수료를 감안하면 수익률은 형편없다. 10년간 재무설계사로 일하며 금융상품의 한계를 체감했던 저자는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것만으로는 결코 부자가 될 수 없다고 말한다.


『후천적 부자』는 이와 같은 고물가, 저임금, 저금리 시대에 적은 돈을 큰돈으로 불릴 수 있는 투자 방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금융상품에 올인하지 말고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직접 투자를 하라고 강조한다. 조금씩 꾸준히 투자하면서 투자 실력과 자산을 키워나가라는 것이다. 적은 돈으로 하는 투자이기에 단번에 일확천금을 얻을 수는 없지만, 리스크가 적어서 실수하더라도 큰 타격을 받지 않고 ‘경험치’를 쌓으며 계속 투자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재무설계와 금융상품의 진실, 과도하게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사람들의 심리, 부자에 대한 환상과 착각, 투자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파헤치며 돈을 불리기 위해 직접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그리고  투자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수익 목표는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 투자 기회는 어디서 잡아야 하는지, 수익금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반드시 지켜야 원칙은 무엇인지 등 조금씩 꾸준히 투자하며 수익 구조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투자 마인드와 방법을 소개한다. 또한 2016증보판에서는 투자에서 인내란 무엇인지 알려주고 개정 전 미처 정리되지 않아 싣지 못한 중요한 정보들을 추가로 실었다. 가까운 미래에 ‘후천적 부’를 이루게 해줄 투자 전략이 담겨 있다.


■ 출판사 서평


10년 뒤 당신의 모습을 상상해본 적 있는가?


미래의 자신을 바꾸고 싶다면,


지금부터 조금씩, 꾸준히 투자하라!


직장을 다니며 꾸준히 오랫동안 성실하게 적금만 부어도 남부럽지 않게 살 수 있는 시기는 지났다. 성실하게 사는 것만으로 부자가 될 확률은 줄어들고 있다, 저성장의 시대에 들어서며 서민들의 삶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초저금리 시대로 들어섰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나아지기보다 대출을 통해 현재의 삶을 유지하는데 급급한 것이 현실이다. 시대가 바뀌고 경제의 패러다임도 바뀌었다. 자본주의는 더욱 강력해졌고 서민이 부자가 될 확률은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런 시대에도 부자는 탄생한다. 이 책에는 후천적 부를 이루어 낸 이들의 투자 방법과 투자의 기본과 개념을 정리해 주어 새로운 부자의 탄생을 준비하도록 도와준다.


저자는 시간과 끈기만 있으면 적은 돈으로도 큰돈을 만들 수 있다고 단언한다. ‘한 방’에 큰돈을 얻고자 하는 욕심을 버리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금씩 꾸준히 투자하면 실력이 쌓여 수익률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투자를 하다 보면 성공할 때도, 실패할 때도 있지만 그 모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실력을 쌓아가다 보면 5년, 10년 뒤에는 경제적 자유를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들은 자신만의 투자 방법으로 부자가 되었다. 그리고 어려운 경제상황에서도 부를 더욱 키웠다.


저자는 이러한 투자 마인드와 전략으로 큰 수익을 낸 투자자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소개하며 독자들에게 용기를 불어넣는다. 일본이 경제성장률 1%를 기록하던 시절 일본 최초로 독립계 투자신탁회사를 세워 14년 동안 54%의 수익률을 올린 사와카미 아쓰토, 1998년 IMF 사태 직후 5000만 원으로 투자를 시작해 현재 1000억 원대의 투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슈퍼개미 박영옥 등 널리 알려진 투자자들의 이야기부터, 저자가 부동산 투자 강의를 진행하면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생생한 사례를 들려준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길게 보고 꾸준히 투자해서 수익을 낸 이들의 이야기는 로또가 아니어도 경제적 자유를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안정적으로 돈이 들어오는 수익 구조로


평생 월급을 보장받아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금융상품을 중심으로 재테크를 한다. 예금, 적금, 보험, 펀드 등 각종 금융상품에 가입하여 돈을 차곡차곡 모으고자 하는 것이다.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기에 직접 투자하지 않으며, 수익률이 낮아도 꾸준히 돈을 저축해서 목돈으로 만드는 재테크 전략을 세운다.


그러나 저자는 투자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안정적으로 목돈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저축은 본래 자신이 가진 자산을 유지하는 수단이 될 뿐이지만, 투자를 통해 지속적으로 돈이 들어오는 수익 구조를 만들면 수익률과 안정성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배당을 받는 주식 투자, 이자를 받는 채권 투자, 월세를 받는 부동산 투자 등 안정적으로 수익이 들어오는 투자 방법을 소개한다.


물론 한두 번의 단발적인 투자로 고정 수익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경험치를 쌓고 실력을 키워야 한다. 시간을 가지고 끈기 있게 도전해야 하는 것이다. 저자는 생생한 사례를 바탕으로 투자의 세계에서 끈기 있게 살아남으며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들을 차례로 소개한다.


저자가 가장 중요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공부하기’이다. “투자로 돈을 벌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이 투자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며 좋은 ‘건수’가 생기기만을 기다리지만, 다른 사람들의 말에 휘둘리지 않고 주체적으로 투자를 하려면 공부를 통해 자신만의 관점을 세우고 시장을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공부를 게을리 해서는 투자의 안목을 기를 수도 없을뿐더러 변화하는 투자 환경을 쫓아가지도 못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리고 투자 공부하는 법, 투자 분야를 선택하는 법, 수익 목표 세우는 법, 투자에서 멀어지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법, 자신만의 투자 스타일을 찾는 법, 투자 기회를 찾는 법, 가치 있는 투자처를 발굴하는 법 등 초보 투자자가 투자를 시작하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을 정리해서 알려준다.


6장에는 투자자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을 따로 묶었다. 비상금으로 투자하면 안 되는 이유, 목돈을 함부로 굴리면 안 되는 이유, 운을 바라면 안 되는 이유, 멘토에게 기대서는 안 되는 이유, 유행을 따르면 안 되는 이유 등 투자자들이 무심코 행하는 실수들을 바탕으로 투자의 원칙을 정리해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후천적 부자』에는 경제적 자유를 이뤄 후천적 부자가 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이야기들이 단계별로 담겨 있다. 책에 담긴 투자 마인드와 전략을 보며 올바른 투자 원칙을 터득하고 실천한다면 지금 당장 큰돈이 없어도 가까운 미래에 ‘후천적 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본문 중에서


‘당장 쓸 돈도 없는데 어떻게 투자를 해?’ ‘투자는 나와 상관이 없는 일이야’ ‘투자로 내가 수익을 낼 수 있겠어?’ ‘경제적 자유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일 뿐이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투자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필자는 이 책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적 자유를 누리며 살기 위해서는 투자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지금 당장 돈이 없어도 끈기를 가지고 투자를 하면 ‘후천적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려고 한다.


이제 우리나라는 저임금, 고물가, 저성장 시기에 접어들었다. 고작 2~3%의 경제성장률이 예측되는 이 시대에 알뜰살뜰 아끼고 저축한다고 해서 부자가 될 수는 없다. 자산을 모으고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_7쪽, 프롤로그 | 10년 후가 기대되는 투자법


통계청 자료에 나와 있는 2012년도 임금근로자 월평균 소득인 300만 원을 매월 투자 수익 목표로 세웠다고 하자. 그리고 실현 가능한 수익률을 생각해보자.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욕심을 내지 않는 것이다. 은행 이자는 3% 미만이며, 세계에서 가장 투자를 잘한다는 워런 버핏조차 40년 동안의 평균 수익률이 20%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연평균 5~10% 수익률도 굉장히 높은 목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종잣돈은 얼마를 모아야 할까? 10% 수익률로 월평균 300만 원을 벌려면 3억 6000만 원의 종잣돈이 필요하다. 물론 처음부터 300만 원의 수익을 얻을 수는 없고, 3억 6000만 원의 종잣돈을 모으기는 더더욱 힘들다. 일단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상황에 맞춰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돈을 불려나가는 방법을 몸에 익히는 것이다.


월 수익 목표 10만 원부터 시작해보자. 위와 같은 방식으로 계산했을 때 연 10%의 수익률로 월 10만 원을 버는 것은 종잣돈 1200만 원으로 가능하다. 이제 무엇인가 명확하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가? 현금 10억 원이라고 했을 때는 경제적 자유가 나와 전혀 상관없는 일 같았지만, 현금 1200만 원이라고 하면 실현 가능한 이야기로 들리는 것이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 동시에 당장 실천해보고 싶은 욕구도 생긴다.


_121쪽, Part 4 진짜 투자는 지금부터다


힘들게 일하고 어렵게 버텨서 종잣돈 1000만 원을 마련했다고 치자. 많은 경우 이제 이 돈을 종잣돈 삼아 투자하면 직장을 취미로 다닐 만큼 충분한 수익이 나서 경제적 자유를 얻게 될 것이라는 환상에 젖는다. 그리고 그동안 유심히 지켜봐왔던 몇몇 기업에 돈을 투자한다. 바로 수익이 나지 않고 마이너스로 돌아선다고 해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 매월 월급이 나오니 이 돈은 말 그대로 ‘여윳돈’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투자했던 기업들 중에는 손해가 난 것도 있지만, 이 정도 손해는 가볍게 웃어넘길 수 있는 경험이라며 무시한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생긴다. 월급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회사 측에 사정이 생겨 월급이 늦어진다고 한다. 일주일이 넘어가자 각종 공과금과 생활비로 쓸 돈이 없어서 난감해진다. 분명히 여윳돈이 있어 투자한 것인데 당장 먹고살 돈이 없는 상황에 놓인다. 어쩔 수 없이 투자한 돈을 회수한다. 투자한 기업들 중에는 이익이 난 것도 있고 손해가 난 것도 있지만 전액 매도하기로 결정한다.


이러한 문제는 여윳돈에 대한 착각에서 비롯된다. 여윳돈의 본질을 깨닫지 못한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 생겼을 때 써야 하는 돈은 여윳돈이 아니라 ‘비상금’이다. 여윳돈이라는 것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지킬 수 있는 돈이다. 사정이 어떻게 변하든 자신의 원칙에 따라 투자할 수 있는 돈인 것이다. 하지만 여윳돈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대체로 위 사례와 다르지 않다.
_193~194쪽, Part 6 투자, 이것만은 반드시 지켜라


■ 차례
 
프롤로그 | 10년 후가 기대되는 투자법


Part 1. 재테크의 새판을 짜라


부의 기준을 다시 세워라
돈을 다루는 기술
부자들의 특별한 성공 비법
재무설계의 숨겨진 진실
지킬 것인가, 불릴 것인가
불안에 돈을 소비하지 마라


Part 2. 투자는 생존을 위한 전략이다


누구도 당신의 미래를 책임지지 않는다
투자를 통해 배운 지식은 돈, 그 이상이다
공부와 실천을 병행하며 경험을 쌓아라
돈 잘 버는 사람이 투자도 잘한다
빚부터 갚고 시작하라
투자의 세계에서 무임승차는 파멸뿐이다
원칙을 깨면 투자도 깨진다
투기, 망하는 지름길이다
티핑포인트는 반드시 온다


Part 3. 후천적 부자가 되는 법


농사 짓듯이 시간에 투자하라
열정보다 꾸준함이 수익률을 높인다
끝까지 살아남아야 부자가 된다
20대, 경제지식에 투자하라
30대에 모은 돈은 평생 빛을 발한다
40대, 투자로 인생 후반기를 준비하라
투자 대상과 함께 성장하라


Part 4. 진짜 투자는 지금부터다


투자 공부,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주식 투자를 할까, 부동산 투자를 할까?
작고 분명한 목표가 주는 힘
투자에서 멀어질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라
자신만의 투자 스타일을 찾아라
경제 흐름 분석은 투자의 기본이다
사회 변화에서 투자 포인트를 찾아라
기회는 가까운 곳에 있다
장기적으로 봐야 투자 가치가 보인다


Part 5. 평생 월급 보장 프로젝트


부자들은 어떻게 투자할까?
반드시 매월 흑자 경영하라
멀리 보면 적은 돈도 불릴 수 있다
싸게 사고 비싸게 파는 법
월급은 후천적 부자로 가는 주춧돌이다
수익금은 보너스가 아니다
기회는 반드시 돌아온다
안목을 키워야 결단력이 생긴다
다른 투자자와 경험을 나눠라
실패, 피할 수 없다면 줄여라


Part 6. 투자, 이것만은 반드시 지켜라


여윳돈과 비상금은 다르다
진짜 고수는 기회를 기다린다
소중한 자산, 운에 맡길 것인가
당신의 노력과 판단력을 믿어라
유행 따르다 큰코다친다
시세가 아닌 가치를 보라
장기투자와 묻어두기 투자는 다르다
좋은 대출, 나쁜 대출
블랙스완에 대비하라
매도 전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에필로그 | 후천적 부자가 될 당신에게


참고 문헌


■ 지은이 : 이재범


현재 ‘핑크팬더’라는 닉네임으로 다수의 투자 카페와 사이트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2002년부터 2000여 권 이상의 책을 읽으면서 투자 이론을 갈고닦아 주식 투자와 부동산 투자를 병행하며 경험을 쌓았다. 부화뇌동하며 단기간 시세차익에 기뻐하거나 손실에 비관하지 않는 투자가 중요한 것을 깨달았다. 이를 위해 긴 호흡으로 현금흐름을 중시하며 주식 시장에서 배당수익과 가치투자를, 부동산 시장에서 임대수익 투자로 천천히 꾸준히 투자를 실천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잃지 않는 투자방법을 알려주려 관심을 기울이며 연구를 거듭하고 있고 매일 수많은 사람들과 블로그를 통해 소통하고 있다. 대표작으로 <부동산의 보이지 않는 진실>이 있으며 <부자를 읽는 눈을 떠라> <소액 부동산 경매 따라잡기> <부동산 경매 시장의 마법사들><책으로 변한 내 인생> 등이 있다.

 







한국의 독자 여러분께
머리말

Ⅰ. 지금, 마르크스가 재미있다
1. 자신감이 필요해
2. 청년 마르크스의 펄떡이는 생명력
3. 사물을 어떻게 볼 건지가 중요해
4. 자본주의가 뭐길래
5. 더 나은 세상은 가능해
6. 공산주의 후덜덜
7. 도전! 마르크스 읽기
잠시 쉬어가기 | 나의 학창 시절 추억

Ⅱ. 마르크스 알기 ― 삶의 방식, 이론
1. 왕초보의 마르크스 입문
2. 마르크스, 이렇게 살았군요
3. 차곡차곡 쌓아 올린 과학
4. 성장은 부단한 노력으로부터
5. 마르크스가 벌떡 일어난다면
6. 읽어야 열린다
잠시 쉬어가기 | 학문의 즐거움

Ⅲ. 좀 더 들어가 볼까?

옮긴이의 말
부록1 | 이 책에 등장하는 도서의 한국어판 안내
부록2 | 마르크스주의를 탐험하는 왕초보를 위한 추천 도서




★★★★★ 읽는 맛이 있는 마르크스! 선입견 때문에 외면하면 너무 아까운 책!
★★★★★ 마르크스는 죽었다? 세상이 이상해질수록 마르크스의 목소리가 잘 들린다!
★★★★★ 저자의 학습 ‘팁’이 도움이 된다. 마르크스에 접근하는 첫걸음.
★★★★★ 공산주의를 잘못 알고 있었다. 학창시절에 이시카와 선생님을 만났더라면 좋았을 걸.
★★★★★ 배움의 의의를 먼저 말해 주는 ‘진짜’ 입문서. 철학이나 사회에 관심 있다면 읽어도 좋다.
- 일본 아마존 서평

21세기에 다시 불리는 ‘슈퍼스타’ 마르크스!
지금 우리에겐 마르크스가 필요하다!


“지난 천 년을 통틀어 가장 위대한 사상가는 누구인가?”
1999년 영국에서 실시한 이 설문조사에서 아인슈타인(2위), 뉴턴(3위), 다윈(4위)을 누르고 마르크스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마르크스 사상을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고, 반공 이데올로기가 지배적인 한국에선 이 결과가 의외일지 몰라도, 마르크스가 전 세계 인류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 위대한 사상가라는 점은 불변의 사실이다(2005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철학자’를 묻는 조사에서도 마르크스는 2위인 흄, 3위인 비트겐슈타인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그리고 고도로 발달한 자본주의가 지구 곳곳에서 발전에 비례하는 폐해를 일으키는 지금, 마르크스의 이름이 다시 불리고 있다. 영국 BBC의 2009년 설문조사 중엔 ‘자유시장의 자본주의가 잘 돌아가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이 있었다. 27개국 2만9천 명이 답한 이 조사에서 ‘자본주의가 잘 기능하고 있고,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본 사람은 전체의 11퍼센트밖에 되지 않았다. 과반수가 자본주의에 문제가 있고 개혁이 필요하다고 했으며, 심지어 ‘치명적 결함을 가진 자본주의 대신 새로운 시스템이 들어서야 한다’고 답한 비중이 23퍼센트나 됐다. 오늘날 마르크스 사상이 재소환되는 건 인류가 자본주의에 염증을 느끼는 이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

이제 우리 사회에서 공정한 경쟁을 통해 정당한 성과를 보상받는다는 자본주의의 원리는 의심받고, ‘노력하면 성공한다’는 이전의 명제가 허상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아예 다른 출발선에서 일찌감치 패배를 예감한 청춘들은 ‘흙수저’니 ‘헬조선’을 말하며 자조하지만, 부패한 기득권에 분노하면서 ‘내가 아니라 사회가 문제’라는 생각을 나눌 줄 알게 되었다. 이런 꿈틀거림은 점차 확산할 것이고, 이제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체계적으로 공부해야 할 시기가 왔다. 따라서 마르크스를 아는 것, 읽는 것, 나아가 실천하는 것이 일종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자본론』을 위시한 마르크스의 저작들은 곧장 이해하기 어렵고, 마르크스주의를 다룬 지금까지의 책들도 대다수는 초심자가 읽기에 까다로운 편이었다. 그런 점에서 ‘마르크스의 사상이 무엇인가’는커녕 ‘마르크스가 뭔데?’의 수준에서 시작하는 이 책이 신선한 의의를 가진다.

대체 마르크스가 누구고, 뭐라고 말했는데?
마르크스의 생애와 사상의 핵심을 쉽고 재미있게 익히자


그런데 왜 하필 마르크스 공부가 필요할까? 저자는 비싼 학비, 부족한 일자리, 저임금 비정규직, 인간관계의 어려움 같은 젊은 세대의 고통은 그저 ‘힘내자’는 주문으로 해결되지 않는다고 한다. 아울러 사회에 짓눌려 살아갈 힘을 잃지 않기 위해선 중심을 단단히 세우는 나만의 ‘내용’이 있어야 하며, 그 무언가의 내용을 ‘이렇게 살겠다’는 자신감으로 규정한다. 그런데 바로 이 자신감을 마르크스로부터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내가 사는 사회 구조를 파악하고, 사회와 나의 관계를 생각하며, 마침내 자신의 성장과 세계의 변화에 관한 희망을 가지는 것. 이 세 가지를 대번에 가르쳐 주는 것이 마르크스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이때 저자가 가장 중시하는 것은 ‘마르크스의 재미’, 나아가 ‘배움의 재미’다. 따라서 이 책은 상품이나 화폐, 이윤 등 마르크스의 복잡한 학문을 주입하는 대신 ‘마르크스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생각을 했나’에 초점을 맞춰 대화하듯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이 책에 서술된 마르크스의 생애, 주로 젊은 시절의 삶을 통해 그의 사상이 어떤 환경과 과정을 거쳐 형성되었는지 엿볼 수 있다. 마르크스는 17세에 이미 ‘나 자신의 완성은 물론 인류의 행복을 염두에 두고 직업을 선택해야 한다’고 썼는데, 저자는 나의 행복을 모두의 행복에 합치시키는 인생관으로서 이를 중요한 삶의 방식으로 다룬다. 이어 <라인신문> 편집장, 파리에서의 연구, 엥겔스와의 만남, 프랑스 혁명으로부터의 교훈, 사상가로서의 업적, 역동적인 실천 등 마르크스의 생애 및 문제의식의 흐름을 1장과 2장 도입부에 서술했다. 마르크스의 철학과 세계관, 즉 관념적인 청년헤겔파에 대한 비판과 세계가 계속해서 변화 발전한다는 것, 사회의 토대가 경제에 있다는 점도 사물을 바라보는 기본 관점으로서 쉬운 언어로 차근히 소개하고 있다. 이는 자본주의가 경제를 발전시키긴 하지만, 돈벌이가 그 목적이다 보니 많은 사람을 힘겨운 삶으로 몰아넣게 된다는 비판적 인식으로 이어진다. 저자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노동자의 이익을 지키는 것이 올바른 변화의 길이라는 마르크스의 주장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2장에서는 마르크스의 사상을 보다 자세히 설명한다. 저자는 마르크스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혁명가’라고 하면서도 이 혁명을 위해 이론을 꼼꼼히 쌓은 철저한 ‘과학자’로도 칭한다. 과학에 근거하지 않은 혁명은 공상에 불과하다는 마르크스의 신념이 과학적 사회주의의 기초가 서술된 2장에 잘 드러난다. 저자는 이를 ①세계관 ②경제 이론 ③미래 사회론 ④혁명 운동론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도달하는 결론은 자본주의가 인류 역사의 한 과정일 뿐, 영원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사회를 더 진화한 다음 단계로 이행시키는 것은 다름 아닌 노동자 계급이다. 저자는 이를 설명하면서 오늘날의 현실과 빗대거나 젊은 세대를 위로하는 듯 정겹게 말을 걸어, 급진적인 마르크스 이론이 전혀 낯설지 않게 와 닿는 언어를 구사하고 있다. 아울러 위의 네 가지 요소는 유기적으로 결합돼 있어 통합적인 이해가 필요하지만, 영구불변한 것은 아니므로 후대 인류가 위기에 직면할 때마다 이를 보완하여 마르크스의 학설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 또한 저자의 당부다. 공황론 전문가답게 현대의 경제 위기와 환경 문제를 마르크스의 이론을 빌어 조목조목 설명한 대목도 돋보인다.

3장은 고베여학원대학 교수인 저자가 학생들과 대화하는 독특한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마르크스는 태어나서 처음 읽었다’는 세 명의 여대생이 『자본론』 제1권 제1장 제1절만을 읽은 후 떠는 수다는 마르크스를 접해 본 적이 없는 평범한 대학생의 순수한 궁금증을 엿볼 수 있어 친근감을 준다.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나한테는 무리!”라고 쩔쩔매던 학생들이 이시카와 선생님의 차분한 설명에 귀를 기울이며 가치와 사용 가치, 사상과 추상 등 어려운 자본론의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끈기 있게 읽어 나가는 모습이 미소를 유발한다. 저자는 학생들과의 이 대화를 통해 마르크스 읽기에 처음 도전하는 사람들이 동질감과 호기심을 느꼈으면 한다는 바람을 덧붙인다. 저자의 유쾌한 소개에 따르면 이 책의 1장을 읽으면 “마르크스? 들어봤고말고”라고, 2장까지 읽으면 “마르크스, 나 좀 아는데”라고, 3장까지 읽으면 “마르크스와 얘기해 보고 싶어!”라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고 한다.

마르크스주의자이자 스타 강사인 이시카와 선생의 조언,
나를 바꾸고 세계를 바꾸는 ‘공부론’


저자인 이시카와 야스히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발언력이 있는 양심적인 지식인이자 일본 내에서 많은 청중을 불러 모으는 인기 강연자다. 특유의 재치 있는 화술과 정권에 비판적인 ‘사이다’ 강연으로 화제를 몰고 다니는 인물이며, 다양한 주제로 저술과 강연 활동을 펼치지만 “내 전문 분야는 마르크스주의”라고 공언하는 자타공인 일본의 대표 마르크스주의자다. 친분이 있는 지식인이자 『청년이여, 마르크스를 읽자』를 함께 쓴 우치다 타츠루와 묶여 “철학의 우치다, 경제학의 이시카와”로 불리기도 한다. 그런 그가 마르크스를 접하게 된 것은 ‘학비가 싸다’는 이유로 별 생각 없이 입학한 리츠메이칸대학 재학 시절이다. 대학교 1학년 때 마르크스를 읽은 것을 시작으로 관련 책들을 닥치는 대로 읽었던 경험은 이 책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저자는 과거의 경험을 되살려 대학생, 청년의 ‘공부’에 관해 세세히 조언한다. ‘수업에서 배울 수 없는 공부를 스스로 하라’고 권하는 한편, 읽을 책의 양이나 목표, 읽는 방법에 관해서도 이야기한다. 동아리나 학습회 활동, 독서 모임이나 강연회 참가, 정치활동의 경험 등 스스로 공부의 주제를 찾다 보면 계속해서 연장선상의 주제가 나타나고 읽어야 할 책도 한없이 늘어나는데, 이런 흐름을 타는 즐거움을 꼭 느껴 보라는 것이다. 젊은 시절의 막막함,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혹은 불합리한 사회 현실에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젊은이들을 따뜻하게 위로하면서, 이와 관련한 삶의 모색이 곧 사회과학 공부라는 답을 내놓는다. 특히 마르크스 공부는 『자본론』만 해도 철학, 경제학, 역사학, 정치학, 농학, 인간론, 노동론, 환경론, 기계론, 가족론 등 자본주의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온갖 학문적 시각과 성과가 동원되어 있기 때문에 넓은 시야를 갖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보았다.

성장하고 도약하기 위한 배움으로 저자는 세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사회에서 어떻게 살 것인지 생각하기 위해 사회 자체를 알아야 한다. 나쁜 점은 무엇이고, 그 나쁜 점이 어떻게 구성되었는지까지 파악하는 것이다. 둘째, 사회와 나와의 관계를 공부하는 것이다. ‘좀 더 풍족하게 살고 싶다, 즐겁게 살고 싶다’는 바람은 곧 현실과 맞닥뜨리고 결국 사회를 바꿔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세 번째로는 스스로의 역량에 대한 명확한 자신과 전망을 갖기 위한 공부다. 이를 인식하는 것은 나와 세상을 변화시키는 밑거름이 된다. 결국, 젊은이들의 공부는 최적의 제재인 마르크스 사상이 필요한 이유이자 학습의 결과로서 의미를 갖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저자는 마르크스 공부를 위한 커리큘럼 만들기, 독서 토론의 필요성, 구체적인 학습 목표량 정하기, 모든 것을 의심하는 자세, 빈곤 문제나 국가 정책 등 현실의 관련 주제에도 관심을 기울일 것 등을 주문한다. 특히 저자는 이 책에서 마르크스주의 입문을 돕는 관련 도서를 여럿 소개하고 있는데, 국내에 번역 소개되지 않은 것이 대부분임을 고려해 한국어판에는 특별히 국내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추천한 마르크스주의 관련 도서 목록을 부록으로 실었다. 6명의 마르크스주의자(고정갑희, 김공회, 김성구, 김현우, 노중기, 장석준)가 입문, 심화, 확장 편으로 나누어 마르크스주의 공부에 유용한 책들을 소개하고 추천 코멘트를 덧붙였다. 저자의 당부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차 한 잔 하며’ 혹은 ‘소파 위를 뒹굴며’ 두세 시간 안에 읽을 수 있는 마르크스주의 입문서로서 부담 없이 접하고 또 주변에 권할 만하다.

책속으로 추가

만약 마르크스가 지금의 시대에, 동급생으로 여러분 주변에 살았다면 어떤 삶의 방식을 택했을까요? 국민이 낡은 자민당 정치가 아닌 새로운 정치를 기대하고 있는 오늘날의 일본에 만약 마르크스가 살았다면 아마 강의실과 아르바이트, 그리고 하숙집을 오가는 생활만 하진 않았을 것 같죠? 현대 사회가 이런 상황인데, 일자리가 없어 생활에 곤란을 겪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데, 정치는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지? 하며 곧장 동료들과 기탄없는 논의를 벌였겠죠. 또, 요즘은 청년 마르크스가 투쟁했던 예전의 독일처럼 정부를 비판하면 검열이 가해지거나 국외로 망명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아니잖아요. 그러니 마르크스는 분명 학창 시절부터 마음껏 사회 개혁 운동을 벌였을 겁니다. 109p

마르크스의 학문에서 우선 중점을 둘 것은, 사회 변혁을 위해 무엇보다 그 사회 구조를 객관적으로 연구해 밝혀야 한다고 본 마르크스의 입장입니다. 마르크스는 ‘이런 사회여야 한다’는 식으로 자신의 이상을 사회에 강요한 사람이 아닙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사회는 오직 그 자신의 논리에 따라 변화할 뿐이다, 그러므로 사회를 과학적으로 구명하지 않는 혁명가는 혁명가일 수 없다는 것이 마르크스의 정신입니다. 마르크스의 체계는 마르크스의 사상만으로 이루어진 ‘닫힌’ 구조가 아닙니다. 이는 마르크스가 자신의 사상을 단련시킨 방법을 살펴보더라도 잘 나타납니다. 마르크스가 경제학 연구를 시작하면서 맨 처음 한 일이 마르크스 이전의 경제학자들에 대한 검토였거든요. 111-112p


책속으로

지금의 사회에는 우리 삶을 힘들게 하는 많은 문제들이 있습니다. 엄청나게 비싼 학비, 턱없이 부족한 일자리, 그나마 힘들게 구한 일은 비정규직에 저임금, 가족이나 친구 관계에서의 어려움 등. 제가 가르치고 있는 대학생들, 아니, 우리 집 아이들만 봐도 요즘 젊은 사람들은 정말 힘들겠구나 싶어요. 하지만 그런 어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사회에 짓눌려 살아갈 힘마저 잃어버린다면 너무 억울하겠죠. 물이 조금씩 탁해지고 싫은 물고기가 있더라도 씩씩하게 헤엄쳐 가야만 합니다. 31-32p

여기서 ‘지위’라는 것은 각자가 원하는 ‘직업’을 의미하는데, 이에 대해 소년 마르크스는 ‘인류의 행복’과 ‘우리 자신의 완성’을 기준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말한 겁니다. 아울러 ‘인간의 본성이란 오직 그가 동시대 사람들의 완성을 위해, 그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일할 때에만 달성될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나 하나만 괜찮다면’이라는 편협한 개인주의가 끼어들 틈이 없죠. ‘자기’란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일할 때에만 ‘완성’된다는 것은 결국 ‘나’의 행복을 ‘모두’의 행복에 합치시키는 삶의 방식이거든요. 저는 이 소년 마르크스의 인간관에 모든 사람이 자신 있는 ‘삶의 방식’을 찾는 데 무척 중요한 문제 제기가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삶의 방식을 그 자신이 좌우하게 된다는 의미니까요. 37-38p

‘경제학’이라고 하면, 돈을 벌기 위한 학문이나 현실과 동떨어진 ‘책상머리 설계도’ 같은 것을 떠올릴 사람도 있을지 모릅니다. 확실히 그런 경제학 책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마르크스 경제학은 실제 존재하는 인간 사회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밝혀 줍니다. 돈을 벌려면 어떻게 할까 하는 ‘하우투’ 경제학이 아닐뿐더러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이상적 경제상을 현실에 무리하게 적용시키려는 관념론적 경제학도 아니거든요. 위에서 살펴본 유물론적 관점의 경제학입니다. 50p

자본주의의 종말은 곧 인류가 멸망해 버리거나 사회가 일대 혼란에 빠지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미래의 인류가 자본주의보다 나은, 좀 더 살기 좋은 다음 단계의 사회로 나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마르크스 경제학에는 가치론이나 잉여가치론 같은 독창적 성과가 잔뜩 있죠. 특히 중요한 것은 마르크스 경제학이 이러한 성과들을 통해 밝혀진 자본주의의 ‘운동 법칙’을 다루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 적어도 《자본론》의 제1권을 끝까지 통독할 필요가 있습니다. 52p

여기서 특징적인 것은 ‘공동의 생산 수단’을 사용한다는 것인데요. 그러한 가운데 자신들의 노동력을 다 같이 모두의 생활을 위해, 누구로부터 강제당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자발성에 기초해 발휘하는 자유로운 인간들의 ‘연합체’, 그것이 공산주의 사회라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경제 활동의 목적을 ‘자본가의 돈벌이’에서 ‘모두의 생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생산 수단을 모두(사회)의 것으로 만들어야겠죠. 이러한 변혁을 마르크스는 ‘생산 수단의 사회화’라고 불렀습니다. 그런 사회가 정말 가능하냐고요? 지난 역사를 돌이켜 보면, 예컨대 일본의 에도 시대와 현대가 많이 다르잖아요. 인간 사회는 노예제에서 봉건제로, 봉건제에서 자본주의로 사회 발전의 단계가 달라질 때마다 그 모습 또한 크게 달라진답니다. 63p

확인해 두고 싶은 점은, 마르크스를 읽는 목적이 ‘우와, 마르크스 짱!’하며 마르크스에게 감동하는 데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럼 21세기인 오늘, 굳이 19세기의 마르크스를 읽는 것의 의의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저는 그것이 노동자들이 고통받고 투쟁했던 당시의 사회에서 변혁을 꿈꾼 마르크스의 진지한 삶의 방식을 피부로 느끼고, 그가 절실한 마음으로 탐구한 학문적 깊이를 제대로 배움으로써 21세기의 현실에서 변혁을 추구하는 기개를 이어받아, 그는 볼 수 없었던 오늘날의 세계를 우리 스스로 분석하기 위한 이론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67-68p

다른 한편으로, 배움이라는 건 꼭 책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적인 체험이 중요해요. 특히 중요한 것은 사회를 개혁하는 일에 직접 참여해 보는 일입니다. 밖에서만 봐서는 알 수 없는 사회의 구조나 움직임을 직접 목도할 수가 있거든요. 그 과정에서 마르크스가 이런 일들을 어떻게 분석했을지 생각해 본다면 책상 앞에서 한 공부와 상호 작용이 일어날 겁니다. 또한 아무쪼록 책은 ‘읽을 수 있는 것’뿐만 아니라 ‘읽고 싶은 것’을 늘 주변에 놓아두시기 바랍니다. 그런 마음을 키우는 것이야말로 성장에 크나큰 도움이 되거든요. 71p

만약 마르크스가 지금의 시대에, 동급생으로 여러분 주변에 살았다면 어떤 삶의 방식을 택했을까요? 국민이 낡은 자민당 정치가 아닌 새로운 정치를 기대하고 있는 오늘날의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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