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소개

저자 : 조정진

38년간 공기업 정규직으로 일하다 2016년 퇴직 후 4년째 시급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버스 회사 배차 계장, 아파트 경비원, 빌딩 주차관리원 겸 경비원을 거쳐 버스터미널에서 보안요원으로 일하다 쓰러져 해고되었다. 7개월간의 투병 생활 이후 지금은 주상복합건물에서 경비원 겸 청소원으로 일하고 있다. jajw0408@naver.com

목차

들어가며 7
첫 번째 일터. 버스 회사 임계장이 되다 10
두 번째 일터. 아파트 경비원이 되다 48
세 번째 일터. 빌딩과 아파트를 오가며 132
네 번째 일터. 터미널 보안요원의 일 208
나가며 247
감사의 글 258

책 속으로

8쪽: 고용주들은 최저임금이 조금 오르면 업무량은 그대로인데도 인원을 대폭 줄였다. 또 무급 휴게 시간을 계속 늘려 최저임금이 올라도 시급 노동자는 더 받는 것이 없었다. 이것이 시급 노동의 현장이며, 은퇴 후 일터에 뛰어든 단기 비정규직 고령자들의 세상이다. 수십 만에 달하는 노인들이 믿기지 않는 비참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지만, 노령 노동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은 전혀 없다.

39쪽: 나이 들면 온화한 눈빛으로 살아가고 싶었는데 백발이 되어서도 핏발 선 눈으로 거친 생계를 이어 가게 될 줄은 몰랐다. 문득 터미널을 둘러봤다. 구석구석을 쓸고 있는 등이 굽은 할아버지들과 늦은 오후 영화관으로 출근하는 할머니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 터미널만 봐도 인력의 80퍼센트가 비정규직이고 그중 많은 수가 임계장들이었다. 이 고단한 이름은 수많은 은퇴자들이 앞으로 불리게 될 이름이기도 할 것이다. 임계장은 나 혼자가 아니었다.

 

45쪽: “당신이 아직 세상 물정 모르니까 해주는 말인데, 버스 회사에서 업무상 재해라는 건 교통사고 하나뿐이야. 당신이 회사 버스에 치였어? 아니지? 당신이 한눈팔고 일하다 다친 거지? 그래 놓고 회사에 책임을 떠밀어? 내일부터 출근하지 마.”

86-87쪽: 똥을 무서워해서는 청소원 노릇을 못 하듯이 음식물 찌꺼기의 악취를 두려워해서는 경비원 노릇을 못 한다. ...... 잡균과 오물이 묻은 손으로는 밥을 먹을 수 없고, 주민의 심부름도 할 수 없으며, 택배를 다룰 수도 없으니, 하루 평균 손을 씻는 횟수가 서른 번, 어떨 때는 쉰 번이 넘을 때도 있었다. 하루에 몇십 번씩 손을 씻는 이가 경비원 말고 누가 있을까? 우리의 손은 하루 종일 더러운 쓰레기를 만지는 손이지만 그런 이유로 세상에서 제일 깨끗한 손이라고, 감히 자부한다.

109쪽: 실제로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2017년 들어 최저임금이 6030원에서 6470원으로 상승했는데, 그 상승분 440원을 주기 싫어서 무급 휴게 시간을 한 시간 더 늘린 상황이었다. 경비원들이 모이면 웅성웅성 울분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122쪽: “자네는 경비원도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그 생각이 잘못된 것이라네. 사람이라면 어떻게 이런 폐기물 더미에서 숨을 쉴 수 있겠는가? 사람이라면 어떻게 이런 초소에서 잘 수 있겠어? 사람이라면 어떻게 석면 가루가 날리는 지하실에서 밥을 먹을 수 있겠는가? 자네가 사람으로 대접받을 생각으로 이 아파트에 왔다면 내일이라도 떠나게. 아파트 경비원이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경비원은 할 수가 없어.”


126쪽: “여러분은 고령자가 일하는 모범 사례이십니다. 집에서 따분하게 노는 것보다 일을 하시니 건강에도 좋고 용돈도 벌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기대에 부풀었던 가슴이 서늘해졌다. 의원은 경비원이 ‘집에서 노는 것이 따분해서’ 일을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130쪽: “아이고, 선생님,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어떤 간 큰 구청장이나 시의원이 그런 조례를 만들려고 하겠어요? 당장 유권자의 절반이 넘는 아파트 주민들이 반발할 것이고 그리되면 다음 선거는 포기해야죠.”

152쪽: 졸음을 이기기 위해 봉지 커피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생으로 씹어 먹는 버릇이 생겼다.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느라 뜨거운 물에 커피를 타먹을 시간도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180쪽: 하지만 경비에게는 꽃잎도 치워야 할 쓰레기다. 종일 꽃잎을 쓸고 있는 내게 고참이 한 수 가르쳐 준다면서 말했다. “이 사람 경비원 되려면 아직 멀었군. 그렇게 꽃잎만 쓸다가 다른 일은 언제 하나. 꽃은 말이야, 봉오리로 있을 때 미리 털어 내야 되는 거야. 꽃이 아예 피지를 못 하게 하는 거지. 그래야 떨어지는 꽃잎이 줄어들거든. 주민들이 보게 되면 민원을 넣게 되니까 새벽 일찍 털어야 해.”

196쪽: “잘 들으세요. 예전에 118동 경비원이 지하실에서 죽었다고 합디다. 혼자서 뒈지는 바람에 한참 뒤에야 알게 되어 난리가 났대요. 난 경비원이 또다시 죽어 나가는 꼴은 보고 싶지 않소. 그러니 지하실에 들어가서 쉴 생각은 애당초 안 하는 게 좋을 거요.”


199쪽: 명절이면 경비원의 하루는 뜀박질로 바뀐다. ...... 경비원에게 명절의 ‘3대 공포’는 선물 상자 택배와 명절 쓰레기, 방문 차량이다.

217쪽: 똑같이 터미널에서 일한다 해도 터미널고속의 직원이냐, 파견 근로자냐에 따라 마시는 공기도 달랐다. 차량이 내뿜는 매연과 분진은 비정규직인 파견 노동자들이 마시고, 터미널고속 직원들은 신선한 공기를 마신다. 정규직은 공기 순환 장치가 달린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용역인 경비원들은 매연으로 가득한 지하 주차장과 노상에서 일하기 때문이다.

219쪽: 맨 마지막 10호를 보면, “터미널고속의 직원이 지정하는 기타의 제반 업무”라는 포괄적 규정이 하나 더 있다. 이 규정에 따른다면 터미널고속의 직원은 경비에게 무슨 일을 시켜도 규정 위반이 아니었다. 이런 규정이 갑질을 부르고 경비원을 구속하는 족쇄와 굴레가 됐다. 전에 일했던 아파트와 고층 빌딩은 근거도 없이 갑질을 했지만 대기업은 갑질을 정당화하는 규정까지 만들어 놓고 있었다. 감독자들은 이 규정을 내세워 정규직의 고유 업무에 속하는 일들도 경비원에게 떠넘겼다. 대체로 고객과 실랑이가 벌어질 만한 일이나 운전기사들과 부딪혀야 하는 껄끄러운 일들이었다.

236쪽: 입사 첫날, 나는 별 생각 없이 미세 먼지 마스크를 지급해 달라고 요청했다. 직원이 멀뚱히 나를 쳐다보더니 돌아섰다. 등 뒤로 혼잣말이 들렸다. “염병…… 다 늙은 경비가 얼마나 오래 살고 싶어서…….”

238쪽: 이 터미널에서는 하루 열 시간 이상을 삭풍 한가운데 서서 일해야 한다. 견디다 못해 용역 회사에 방한 장비를 요청하니 터미널고속에 말하라고 하고 터미널고속에 말하니 용역 회사에 말하라고 했다. 추위를 견디다 못한 경비원들이 파카를 지급해 달라고 좀 더 높은 사람에게 건의해 봤다. 그는 이렇게 되물었다. “노인도 추위를 탑니까?”

244쪽: “병이 났다고요? 그럼 빨리 사직서를 제출하세요. 그러면 실업 급여는 받을 수 있도록 권고사직으로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사직서를 내지 않으면 무단결근으로 해고하게 되며 이 경우 실업 급여를 못 받게 됩니다.” ...... “우리 회사는 규정에 질병 휴가란 것이 없습니다. 근로계약서 9조의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는 우선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라는 조항에 의한 적법한 조치입니다.” 닫기

출판사 서평

공기업에서 30년 넘게 일하다 퇴직한
63세 ‘젊지 않은 노동자’가
퇴직 후 경비로 일하면서 쓴
시급 노동 일지

50대 이상 시급 노동자 5년 새 7배 증가,
노인 경제활동인구 421만 명 시대,
노인 빈곤율 세계 1위 국가의
경비, 청소, 간병 등을 책임지고 있는
노인 노동자의 초상


* 줄거리


첫 번째 일터. 버스 회사 임계장이 되다

 

작은 버스 회사의 배차 계장으로 시급 일터에 처음 발을 들인 저자의 좌충우돌 적응기가 펼쳐진다. 25년간 자리를 지켰던 전임자가 바로 해고되는 바람에 인수인계도 받지 못한 채 일을 시작하게 된 저자는 공기업에서의 버스 배차 경험과 경쟁사 베테랑 ‘사부’의 조언에 힘입어 1인 3역을 해내는 데 성공하지만, 결국 3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탁송 작업을 하다 허리를 다쳐 사흘의 질병휴가를 신청하자 해고되고 만다.

 

두 번째 일터. 아파트 경비원이 되다

 

아픈 허리를 끌고 일주일 만에 다시 아파트에 취직한 임계장의 경비원 생활이 펼쳐진다. 30년 넘은 오래된 아파트의 두 개 동 350세대를 담당하는 경비원으로서 각종 쓰레기 분리수거, 주차 관리, 소음 분쟁, 주민들의 갑질, 각종 잡역과 심부름들을 감당하면서도 성실한 노동을 멈추지 않는 저자의 모습이 눈물겹다.

 

세 번째 일터. 빌딩과 아파트를 오가며

 

격일제 근무 조건을 이용해 아파트에 이어 고층빌딩까지 투잡을 뛰게 된 저자의 월화수목금금금 24시간 극한 노동기가 펼쳐진다. 고층빌딩에 함께 몸담은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아파트 옆 편의점의 청년 알바생들, 그리고 중등 검정고시에 도전하는 청소부 할머니와의 우정도 감동적이다. 하지만 빌딩에서는 VIP의 갑질로 해고되고, 아파트에서는 자치회장의 심기를 거스른 죄로 결국 재계약에 실패해 또다시 실업자가 되고 만다.

 

네 번째 일터. 터미널 보안요원의 일

 

배차 계장으로 있을 때 사귀었던 ‘사부’의 소개로 터미널고속의 보안요원으로 취직한다. 터미널고속이 대기업이었기에 이전보다는 나은 노동환경을 제공해 주리라 큰 기대를 품고 입사하지만, 이런 기대는 처참히 무너져 간다. 공중화장실을 마주보고 있는 지하 숙소에서 공용 침구를 덮고 자야 하는 경비원 16명의 공동생활, 마시는 공기조차 차이가 날 만큼 심각한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 포괄적 업무 규정에 입각한 더 많은 잡일이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 저자는 결국 2018년 혹독한 무더위 속에서의 극한 노동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지고 만다.

나가며

 

7개월간의 투병 생활을 거쳐 다시 주상복합 건물의 경비 겸 청소원으로 복귀한 저자가 4년째 임계장으로 지내면서 비로소 알게 된 것들을 전수한다. 최근 경비업법의 실행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서도 당사자의 시선에서 따끔한 비판을 가한다. 지금도 그는 소독통을 둘러메고 온몸에 소독약을 뒤집어쓴 채 건물을 지키고 있다. 퇴근길에 마주친 터미널고속의 친구는 코로나19가 유행 중인 지금도 경비 16명이 변함없이 공동 숙소를 쓰며 침구를 같이 쓰고 있는 현실을 전한다. 하지만 둘은 200명이 닭장 같은 사무실을 같이 쓰며 일해야 하는 콜센터 노동자들을 이야기하며 서로를 위로한다









이 중 주먹구구의 의미


















이 책은 뉴턴과 아인슈타인을 뛰어넘어 우주만물의 운동변화하는 물리를 단 하나의 원리로 통일하여 설명하고 있는 "Theory of Everything(모든 것의 이론)"에 따라, 우주 구성요소의 4.6%에 해당하는 보통물질만을 다루어온 지금까지의 '현상물리학'을 극복하고,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를 포함하여 모든 우주 구성요소를 가지고 우주만물의 운동변화하는 원리를 설명하는 온전한 물리학으로서 '실체물리학'의 진면목을 강의식으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는바, 2020년대 이후의 새로운 물리학이 될 실체물리학은, 기존의 과학적 패러다임에서는 결코 알 수 없게 되어 있는 것들, 예컨대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의 실체 규명을 비롯하여, 특이점이 생기는 이유, 빅뱅의 원인, 물질·반물질의 작용원리, 우주의 시공간 구조, 중력의 발생 원리와 그 실체, 우주가속팽창의 원인, 우주의 미래, 시간지연·공간수축의 발생원인, 블랙홀의 형성원리와 그 실체, 빛과 시간의 탄생원리, 시간과 공간의 실체, 쌍생성·쌍소멸의 원리와 그 실체, 그리고 기존의 양자역학이론을 뛰어넘어 불확정성 원리가 나타나는 실체 원인을 밝혀 보다 근본적인 양자물리이론을 제시하면서, 양자요동과 카시미르 힘의 물리적 실체, 국소적 실재성과 비국소적 실재성, 양자 얽힘의 실체적 원인 등을 단 하나의 원리를 가지고 논리일관하게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저자 : 최태군
저자 최태군은 1963년 전라북도 김제에서 태어났다. 그는 원래 법학자로서 한림법학원, 대학특강 등에서 행정법 강의를 하였으며, 저서로는 「행정법정론(행정법정론)」, 「행정쟁송의 구조와 기능」 등이 있다. 법리(法理) 연구에 몰두하고 있던 그는 우연히 말로만 듣던 19세기 중엽 조선의 대학자이자 인류역사상 가장 위대한 천재물리학자 혜강(惠岡) 최한기(崔漢綺)의 저술들을 직접 접하게 되었고, 모든 것을 ‘유형(有形)의 물리적 실체’를 들어 설명하는 최한기의 학문에서 그가 찾아 헤매던 진리탐구의 올바른 방향을 발견하게 된다. 특히 인간을 포함하여 우주만물의 운동변화의 원리를 ‘있는 그대로의 세계’의 유형(有形)·유방(有方)의 물리적 실체를 가지고 설명하는 최한기의 기학적 인식론과 물리학은 모든 학문의 근본임을 깨달은 그는, 2010년부터 운명처럼 모든 일을 중단하고 따로 거처를 마련하여 현대물리학관련 서적과 논문들 및 최한기의 저술들을 탐독하면서 앎의 기쁨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실체물리학에 흠뻑 빠졌다. 그렇게 하루 24시간 꿈속에서도 앎의 기쁨의 고리를 끊지 않고 계속 이어오던 중, 어느 날 눈을 들어 세상을 보니 어느새 7여년의 세월이 흘러있었다. 그런 그가 그동안 연구에 몰두하며 혼자 만끽했던 앎의 기쁨을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자 저술한 것이 「Theory of Everything: 모든 것의 이론」(2016)이었다면, 이번에 낸 「물리의 물리」(2018)는 2020년대 이후의 새로운 물리학이 될 실체물리학의 진면목을 강의식으로 상세하게 서술한 책이다.



들어가며 (3)
차례 (23)

[01] 현대물리학에서의 시간과 공간의 개념 (27)


[02] 시간은 환상인가 실재인가 (29)


[03] 모든 것의 이론의 성립 요건 (34)


[04] 시간의 실체적 의미 : 실재와 이론의 괴리 (36)


[05] 빅뱅 이전과 시공간 (41)


[06] 우주 초기조건에 대한 가설들과 전체로서의 우주 (43)


[07] 시간의 화살과 엔트로피 : 물리학의 대상과 범위 (48)


[08] 플라톤의 이상적 수학세계와 4차원 시공간 연속체 (53)


[09] 실체물리학적 우주의 구조 : 3+(4+4)의 11차원 시공간 (58)


[10] 우주배경복사: WMAP의 관측결과해석 vs 플랑크위성의 관측결과해석 (65)


[11] 4차원 이상의 공간은 실재인가 허상인가 (69)


[12] 진정한 물리적 세계상 : 있는 그대로의 세계 vs 구성된 현상 세계 (77)


[13] 우주의 근본요소와 실체물리학 (80)


[14] 우주만물의 운동·변화 원리 : 모든 것의 이론의 기본원리 명제 (84)


[15] 실체물리학적 시공간 : 질량·에너지 등가원리=입자·파동 이중성원리=4차원 시공간 개념원리 (87)


[16] 빛과 시간의 탄생: 시간의 불연속성, 보통물질 중 가장 빠른 광속 (92)


[17] 현상물리학(수리물리학) vs 실체물리학(기수물리학) (98)


[18] 양자요동의 물리적 실체 : 카시미르 힘과 중력자 및 암흑물질 (106)


[19] 우주만물과 기본 힘들의 통일원리 : 기륜원리(Giryun principle) (112)


[20] 강한 핵력과 중입자의 탄생, 그리고 끈(string)이론의 기원 (115)


[21] 암흑물질의 점대칭회전운동과 보통물질의 축대칭회전운동 (118)


[22] 전자기력선이 이루는 격자모양의 패브릭(fabric)과 지구자기장의 생성원인 (127)


[23] 시간의 변천과 열역학 제2법칙의 탄생 (134)


[24] 열역학 제2법칙과 경입자 및 전자기력의 탄생 (137)


[25] E = mc²와 질량-에너지 등가원리의 진정한 의미 (139)


[26] 빛은 질량이 없다? (143)


[27] 중력장의 형성과 열역학 제1법칙 및 휘어진 시공간의 실체적 구조 (155)


[28] 관성력과 일반상대성이론의 기본원리 (160)


[29] 관성력과 중력은 무슨 관계가 있을까? (166)


[30] 관성력의 물리적 실체와 암흑물질의 정체 및 그 증험 (169)


[31] 지구는 왜 자전하는가? : 기존의 현상물리학으로는 설명 불가 (177)


[32] 갈릴레오의 낙하법칙과 중력의 물리적 실체 (181)


[33] 역학적 에너지 보존 법칙과 각운동량 보존 법칙의 탄생 및 그 실체적 원인 (190)


[34] 시간지연, 공간수축의 실체적 원인 : 시계(clock)와 시간(time) (199)


[35] 갈릴레오의 상대성원리와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 (211)


[36] 뉴턴의 중력이론과 아인슈타인의 중력이론 (223)


[37] 은하회전속도가 가르쳐주는 실체물리학적 진실 (229)


[38] 뉴턴 중력이론의 문제점들 (233)


[39] 기존 물리학이 알지 못하는 제5의 기본 힘 : 보통물질인 천체의 회전하는 기륜력 (245)


[40] 조석(潮汐)현상의 실체적 원인 (252)


[41] 수성의 근일점이동이 생기는 실체적 원인 (259)


[42] 팽창하는 우주 vs 우리은하와 안드로메다은하의 접근 : 기존 물리학으로 설명불가 (265)


[43] 케플러와 뉴턴의 역제곱 법칙과 아인슈타인 방정식에서의 곡률 (267)


[44] 현대우주론의 “무(無)로부터의 우주”의 탄생비화 (271)


[45] 태양 근처를 지나는 광선의 구부러짐과 중력렌즈현상의 실체적 원인 (278)


[46] 우주 가속 팽창의 발견의 의미와 우주상수 (285)


[47] 우주 가속 팽창의 원인과 그 물리적 실체 : 열역학 제2, 제1법칙과 암흑물질 (292)


[48] 중력파의 원인과 그 물리적 실체: 중력장을 형성한 암흑물질 (300)


[49] 현대우주론의 근본적인 문제점: 현대우주론이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 (311)


[50] 특이점은 왜 생기고 그 실체는 무엇이며 빅뱅은 왜 일어나는가? : 실체물리학의 우주론 (320)


[51] 블랙홀의 형성원리와 그 실체 : 블랙홀의 특이점은 실재하는가? (329)


[52] 블랙홀 정보역설: 기존의 현상물리학으로는 풀 수 없는 영원한 수수께끼 (341)


[53] 양자물리학의 성립과 불확정성 원리의 의의 (353)


[54] 슈뢰딩거 고양이 역설 (364)


[55] 보어의 상보성 논리와 하이젠베르크의 현미경 (367)


[56] 불확정성 원리가 생기는 실체적 원인과 양자혁명의 진정한 의의 (376)


[57] 이중슬릿실험의 이중성 수수께끼의 실체적 해명 (383)


[58] 양자 얽힘 현상과 앎과 정보 (393)


[59] 양자역학적 정보(앎)는 어떻게 얻어지며 어디에 기록되는가? (406)


[60] 앎(정보)과 열역학 제2법칙 (418)


[61] 양자 얽힘 현상의 실체적 원인과 실체물리학적 세계상의 이해 (424)


찾아보기(색인) (441)





수식을 쓰지 않고 설명할 수 없는 물리법칙은 사이비 과학에 불과하고,
수식을 쓰지 않고 설명할 수 없다면 물리법칙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 새로운 물리학이론이 필요하다!!

오늘날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보통물질은 우주 구성요소의 4%남짓에 불과하고, 나머지 95%이상은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로 구성되어 있다는 계산서를 뽑아 놓고 있다. 하지만 현대물리학은 우주 구성요소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의 정체에 대해서는 아직 전혀 알지 못한다. 이 말은 곧 뉴턴 이래 지금까지의 물리학은 우주 구성요소의 4% 남짓한 관측 가능한 보통물질만을 탐구해왔다는 뜻이다. 오늘날 과학자들은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가 21세기 과학계의 최대 난제라는 데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 예일대학의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 센터의 책임자인 멕 어리(Meg Urry)는 “이 물질은 어떤 물리학이론에서도 예견된 것이 아니며, 천체물리학 팀들이 측정하기까지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우주에는 그밖에 어떤 것보다 암흑에너지가 더 많다. (……) 그것이 무엇이든 그것은 우리에게 물질과 시간과 공간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관해 완전히 새로운 어떤 것을 알려주고 있다. 근본적으로 새로운 물리학이론이 필요하다.”라고 말한다. 그렇다. 지금까지의 물리학이 다루어온 우주 구성요소의 4% 남짓한 보통물질만이 아니라, 나머지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를 포함하는 ‘있는 그대로의 우주’로서의 전체 우주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새로운 물리학이론이 필요하다. 새로운 물리학이론에 따라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의 정체 및 그 작용을 밝힌다면, 빅뱅이전의 특이점(Singularity)은 왜 생기고, 우주대폭발(Big Bang)은 왜 일어나는지, 블랙홀의 형성원인과 그 운명 및 물리적 실체는 무엇인지, 아원자입자인 소립자나, 원자, 별, 은하 등의 천체의 형성과정, 우주가 팽창하는 이유와 우주의 미래 등 우주론의 베일을 한꺼번에 벗겨낼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를 이해한다면 우주와 시공간의 본질에 대한 기존 패러다임에 엄청난 전환을 불러올 것이며, 표준모형을 넘어선 물질의 본질에 대한 이해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지금까지의 현상물리학적 패러다임을 전복하고, 2020년대 이후의 새로운 물리학으로서의 실체물리학을 제시하다!!

이 책의 제목은 ‘물리의 물리’이다. 여기서 앞의 물리는 지금까지의 현상물리학을 말하는 것이고, 뒤의 물리는 2020년대 이후의 새로운 물리학으로서 실체물리학을 의미한다. 기존의 현상물리학이 이성의 틀에 의해 ‘구성된 현상세계’로서의 물리적 세계상을 구현하려고 했다면, 새로운 실체물리학은 우주에 실재하는 유형의 물리적 실체의 운동·변화하고 있는 ‘있는 그대로의 세계’로서의 물리적 세계상을 구현하려고 한다. 실체물리학은 기존의 현상물리학에서처럼 누군가의 머릿속에서 궁리하는 무형(無形)의 이상적이고 추상적인 상상이나 사고실험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면 누구나 이해하고 인식할 수 있는 전후, 좌우, 상하의 3차원 공간의 형체를 가진 우주에 실재하는 유형(有形)의 물리적 실체를 가지고 우주만물의 운동변화를 이야기한다. 예컨대 4차원 시공간 개념이 물리이론으로서 타당하고 우주에 실재하는 유형의 물리적 실체에 부합하는 이유는 부피가 없는 1차원 시간은 그 자체로는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고, 유형(有形)의 3차원 공간 속에서만 그 실재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실체물리학에서의 4차원 시공간 개념 원리).



물리학은 물체의 속성으로부터 출발해서 물질의 보편체계를 만들어내려는 학문이므로, 실체물리학은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유형의 물리적 실체 그 자체의 내재적 속성과 그 물리적 성질을 가지고 우주만물의 운동변화를 설명한다. 모름지기 진정한 앎이나 보편지식은 누군가의 머릿속 상상으로부터 나오는 증명 불가능한 가설인 “공리(公理)”가 아니라, 사람이면 누구나 언제든지 직접 경험적으로 인식하고 증험할 수 있는 것이어야만 하므로, “방금운화(方今運化)”, 즉 여기 지금(here-now) 살아 움직여 두루 돌(리)며 변화하고 있는 우주의 모습을 앎의 터전이자 그 표준으로 삼아야 한다. 그렇다면 여기 지금 살아 움직여 두루 작용하며 운동·변화하고 있는 우주의 모습은 어떠한가? 


 
관측 가능한 보통물질만이 아니라 빛을 내지 않아서 눈에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를 포함하여 우주에 실재하고 있는 모든 유형의 물리적 실체를 가지고 우주만물의 운동변화를 설명하는 실체물리학의 관점에서 보면, 우주의 근본요소는 에너지와 질량이고, 여기 지금 우리들 눈앞에 펼쳐진 우주는, 에너지(공간)로만 이루어져서 시간과는 무관하고 모이지도 흩어지지도 않는 ‘물체(物體, object, body)’로서 비국소적(non local)인 3차원 절대공간 안에, 에너지(공간)와 질량(시간)으로 이루어져서 4차원 시공간을 가진 국소적(local)인 ‘물질(物質, matter:보통물질과 암흑물질)’들이 시간의 변천에 따라 모이고 흩어지면서 살아 움직여 두루 돌(리)며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본문에서 자세히 논하겠지만, 실체물리학에서는 우주의 구조를 ‘3+(4+4)의 11차원 시공간’으로 본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3+(4+4)의 11차원 시공간 구조는 인간이 인식할 수 없는 4차원 이상의 고차원 공간을 상정하는 초끈이론의 M이론이 말하는 11차원 시공간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이다. 4차원 ‘시공간’은 우주에 실재하지만, 4차원 ‘공간’, 다시 말해 4차원 이상의 고차원 공간은 우주에 실재하지도 않고 실재할 수도 없다. 설령 실재한다고 가정하더라도 4차원 이상의 공간은 인간이 인식할 수 없어서 그 자체로 이미 무의미하다. 왜냐하면 인간의 앎이란 인식과정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인데, 인간이 인식할 수조차 없는 것을 안다고 말하는 것은 그 자체로 이미 헛소리이기 때문이다.



실체물리학이 말하는 우주의 구조인 3+(4+4)의 11차원 시공간에서, 3은 (암흑)에너지(공간)로만 이루어져서 시간과 무관하고 모이지도 흩어지지도 않는 비국소적인 3차원 절대공간을 이루고 있는 물체(物體, object, body)이고, (4+4)는 에너지(공간)와 질량(시간)으로 이루어져서 시간의 변천에 따라 모이고 흩어지는 국소적인 4차원 시공간(형체가 없는 1차원 시간은 3차원 공간 속에서 실재할 수 있다)을 이루고 있는 물질(物質, matter; 물질이란 질량이 있는 물체를 말한다)들로서 열역학 제1법칙인 질량-에너지 보존법칙이 적용되는 고립계(孤立系, isolated system)를 의미하는데, 앞의 4차원 시공간은 가시적인 ‘보통물질’을, 뒤의 4차원 시공간은 시간의 변천에 의한 열역학 제2법칙인 엔트로피 증가법칙에 따라 그 보통물질에서 흩어져 나온 “우주의 기본단위 물질”로서 비가시적인 자전하는 ‘암흑물질’들이 열역학 제1법칙인 질량-에너지 보존법칙에 따라 3차원 절대공간인 우주공간으로 흩어지지 않고 그 보통물질을 겹겹이 둘러싸고 공전하면서 형성한 기륜공간인 중력장으로서의 특수한 4차원 시공간을 말한다. 이처럼 우주를 3+(4+4)의 11차원 시공간 구조로 보는 실체물리학에는 지금까지의 물리학이 다루어온 우주 구성요소의 4% 남짓한 보통물질뿐만 아니라 그 나머지 95% 이상을 차지하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뉴턴 이래 지금까지의 현상물리학은 플라톤의 이상적 사유와 인식 체계에서 세계를 바라보기 때문에 플라톤의 이상적 수학세계에 기속되어 우주의 구조를 ‘4차원 시공간 연속체’로 본다. 뉴턴의 중력이론을 포함한 고전역학은 에너지로만 이루어져서 시간과 무관하고 모이지도 흩어지지도 않는 3차원 절대공간을 배경으로 하여, 에너지(공간)와 질량(시간)으로 이루어져서 시간의 변천에 따라 모이고 흩어지며 운동·변화하는 4차원 시공간을 가진 물질들이 형성하고 있는 (4+4)의 시공간에서 앞의 4차원 시공간인 가시적인 보통물질의 운동변화만을 생각했다. 게다가 뉴턴은 플라톤의 이상적 수학세계에 따라 이 4차원 시공간을 가진 보통물질을 부피가 없는 이상적인 ‘점 입자(point particle)’로 간주해버렸기 때문에, 그 보통물질을 이루는 3차원 공간은 없어지고 부피가 없는 질점들이 형성할 수 있는 1차원 시간만 남아서, 전체적으로 우주를 ‘3차원 절대공간과 1차원 시간’을 가진 4차원 시공간 연속체라고 보았던 것이다. 이에 반해,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론을 구상하면서 우선 에너지로만 이루어져서 시간과 무관하고 모이지도 흩어지지도 않는 3차원 절대공간을 우주에서 제거해버렸다. 다시 말해 뉴턴의 절대공간을 부정하면서 특수상대성이론을 만들었다.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3차원 절대공간을 부정한 후에, 남은 (4+4)의 시공간, 즉 관측 가능한 보통물질을 이루고 있는 4차원 시공간과 시간의 변천에 의한 열역학 제2법칙인 엔트로피 증가법칙에 따라 그 보통물질에서 흩어져 나온 우주의 기본단위 물질인 자전하는 암흑물질들이 그 보통물질을 겹겹이 둘러싸고 공전하면서 형성한 기륜공간인 중력장의 특수한 4차원 시공간(아인슈타인은 이를 ‘휘어진 시공간’이라고 보았다)을 한 데 뭉뚱그려서 하나의 4차원 시공간 연속체로 보고 중력이론인 일반상대성이론을 만들었다. 



현대물리학은 미시세계에 적용되는 양자역학과 거시세계에 적용되는 일반상대성이론이 두 축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오늘날 천문학과 우주론자들은 ―뉴턴의 4차원 시공간 연속체 개념이 아니라― 아인슈타인의 4차원 시공간 연속체 개념에 따른 상대론적 우주론을 바탕으로 전체 우주를 바라본다. 그런데 상대론적 우주론에 따르면, ―(시간과 무관한 3차원 절대공간에서가 아니라)― ‘아무것도 없는 무(無)에서’ 우주대폭발로 시간과 공간이 창조되어야 하므로, 현대물리학은 빅뱅으로부터 생겨나는 시간과 공간과 물질들은 모두 ‘아무것도 없는 무(無)에서’ 창조된 것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오늘날 우주론자들이 일치하여 말하고 있는 ‘무(無)로부터의 우주’는 바로 이렇게 탄생된 것이다. 그러나 아무것도 없는 무(無)에서 무언가 유(有)가 생겨난다는 것은 이미 그 말 자체로 모순이고 역설이므로, 현대우주론은 딜레마에 빠지고 지적 한계상황에 봉착할 수밖에 없게 되고 말았다. 그런데 아인슈타인으로부터 시작된 현대우주론이 오늘처럼 끝없는 추측과 딜레마에 빠지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아인슈타인 그 자신은 이미 인식하고 있었다. 그가 일반상대성이론과 그 중력장 방정식까지 세상에 공표하고 난 후인 1917년에, 우주론적 관점에서 우주의 공간 전체의 구조를 생각하면서 그의 장방정식에 우주론적 항을 도입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는 그때 “공간의 크기는 시간과 무관하다.”는 가설을 토대로 공간 전체의 구조에 관한 우주론적 문제를 고찰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그가 도입했다가 나중에 거둬들인 우주론적 항(Λ)에 대해서 “이 항은 상대성의 일반이론에 자체에 의해 요구되는 것도 아니었고, 이론의 관점에서 볼 때 자연스럽다고 생각되는 것도 아니었다. 그때 내가 보기에 그 가설이 불가피한 것 같았다. 왜냐하면 그 가설에서 벗어나면 끝없는 추측에 빠져들게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1917년 아인슈타인은 도대체 왜 우주론적 관점에서 볼 때 “공간의 크기는 시간과 무관하다”는 가설을 세우고 자신의 중력이론인 일반상대성이론의 장방정식에 우주론적 항(Λ)을 추가하려 했을까? 물론 우주론적 관점에서 공간이 시간과 무관하다는 가설을 세운 점에 비추어, 오늘날 물리학자들이 말하고 있는 것처럼 그가 우주를 ‘정적(靜的, static)’으로 보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이 우주론적 항을 넣다 뺐다 하게 된 더 근본적인 원인은 플라톤의 이상적 사유와 인식 체계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우주의 시공간 구조를 4차원 시공간 연속체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프리드만((Alaxander Friedmann)에 의해서 애초의 장방정식이 우주론적 항을 도입하지 않고서도 시간에 의존하게 되는 해(解)인 팽창하는 공간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고, 허블(Edwin Powell Hubble)에 의해서 우주가 팽창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자, 그 우주론적 항을 철회했던 것이다. 이때 아인슈타인은 우주론적 항을 추가했던 것을 “자신의 일생일대의 최대 실수였다”고 말했다. 왜 그랬을까? 생각해 보라. 상대성의 특수이론(1905)뿐만 아니라 일반이론(1915)과 그에 관한 장방정식까지 이미 세상에 발표하고 난 마당에, 이제 와서(1917) 자신이 처음 상대성이론을 만들었을 때 부정해버렸던 뉴턴의 절대공간인 ‘시간과 무관한 공간’을 다시 운운하는 것은 자기가 만든 상대성이론에 대한 ‘자기부정’이고 ‘일생일대의 최대의 실수’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러나 우주에 실재하는 자연 그대로의 유형의 물리적 실체를 가지고 우주만물의 운동변화를 설명하는 실체물리학적 관점에서 고찰하면, 아인슈타인의 ‘진정한 일생일대의 최대의 실수’는 나중에라도 스스로의 잘못을 깨달은 1917년의 우주상수의 도입이 아니라, 그의 생각의 틀이 플라톤의 이상적 수학세계에 매몰되어 ‘4차원 시공간 연속체’ 개념에 구속되어 있었기 때문에 상대성이론을 처음 만들 때 뉴턴이 생각했던 ‘시간과 무관한 3차원 절대공간’의 존재를 부정하고, 이것을 우주에서 완전히 제거해버린 데에 있는 것이다.



본문에서 자세히 논하겠지만 이것은 정확하게 우주 구성요소의 절반(50%)을 제거해버린 행위였다(그렇다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계승한 현대물리학은 우주의 반쪽만을 논하고 있는 것이고, 그 지식은 기껏해야 반쪽짜리 지식이 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따라서 나중에라도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시간과 무관한 3차원 절대공간을 다시 무시해버리는 길을 택했다는 점에서, 훗날 물리학의 역사가들은 그의 이러한 선택을 일컬어 ‘아인슈타인 일생의 최대의 실수’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 기존의 현상물리학으로는 기껏해야 우주 구성요소의 4.6%에 해당하는 보통물질에 대해서만 알 수 있을 뿐,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를 포함하여 우주만물, 즉 우주 전체의 운동 변화를 체계적이고 통일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



우주의 초기와 끝에서는 지금까지의 현상물리학이 정립한 모든 수학적 물리법칙이 더 이상 통하지 않고 지금까지의 모든 물리이론은 무용지물이 되어버린다. 현대물리학의 두 축의 하나인 일반상대성이론은 4차원 시공간 연속체 개념에 기초하고 있어서 빅뱅이전에는 아무것도 없는 무(無)가 되어 버리고, 다른 축인 양자역학은 중력을 포용하지 못하여 우주와 같은 거시구조에 대해서는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러하므로, 오늘날 물리학에 있어서 우주의 초기와 끝에 대해서는 오로지 머릿속에서 제멋대로 궁리한 수많은 가설들만이 중구난방으로 난무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가 지금까지의 물리학이론들의 논리적 귀결을 따라가면 그것들을 더 보충해야 한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공간과 시간이 빅뱅에서 발생하고 블랙홀들에서 소멸한다면, 논리적으로 보더라도 공간과 시간 속에 있는 세계가 모든 것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곧 우리의 이론들이 경험을 완전하게 설명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우리가 우주에 존재하는 물리학적 대상의 모든 것이라고 생각하고 다루어왔던 보통물질들이 가지는 시간과 공간을 벗어난 너머의 개념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 것이다. 미시세계를 잘 설명한다는 양자물리학이 성립된 지 100년이 다 되었지만 그것을 계산하고 ‘사용’할 줄만 알지, 양자역학을 ‘이해’하는 물리학자는 아직 지구상에 단 한 사람도 없다. 본문에서 자세히 논하겠지만,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로 대변되는 입자의 모호성, 즉 양자역학의 이론이 알려주는 결과와 실험으로 관찰한 결과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인식론적인 괴리는 실험 물질 그 자체의 내재적 속성이나 그 물리적 성질을 고려하지 않고 그 드러난 현상만을 가지고 머릿속에서 해석해서 물리이론을 정립했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거시세계를 잘 설명하는 일반대성이론도 우주의 시공간 구조를 ‘4차원 시공간 연속체’로 보기 때문에 빅뱅이전은 ‘아무것도 없는 무(無)’라는 결론에 도달함으로써 현대물리학을 끊임없는 추측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 문제는 바로 이 4차원 시공간 연속체 개념은 그에 기속되어 잘못된 판단을 하고 말았던 아인슈타인에게 있어서 1917년 우주항의 도입사건 당시 못지않게, 우주 구성요소의 4% 남짓한 보통물질만을 다루어온 지금까지의 현상물리학에서 탈피하여 나머지 95% 이상을 차지하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까지를 포함하는 모든 우주만물의 운동변화를 체계적이고 통일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물리학으로 거듭나야 하는 오늘 우리들에게도, 치명적인 장애이자 족쇄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20세기 후반을 대표하는 성실한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1973년 정상우주론의 대가인 프레드 호일(Fred Hoyle)과의 대화 중 다음과 같은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졌다. “지금 우리가 물리학의 영역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는 것들 중, 결국 물리학에 속하게 될 것들이 어떤 것이 있을까요?” 그리고 위의 질문에 대해 그 자신은 ‘초기조건’을 언급하면서 중요한 말을 하는데, “지금의 물리학은 초기조건이 주어졌을 때 물리학의 법칙에 따라 이들이 어떻게 될지를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초기조건이 어떻게 주어졌는가 하는 것은 신경 쓰지 않습니다.”라고 했다. 오늘날 물리학자들이 경청해야할 이야기라고 나는 생각한다. 왜냐하면 지금까지처럼 ‘초기조건을 가정한 공리’로부터 출발하여 물리법칙을 수립하는 현상물리학적 앎의 지식은 ‘궁극적으로’ 애초의 가설인 “증명 불가능하지만 누구에게나 자명하다.”는 공리(axiom)로 회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로운 물리학인 실체물리학에서는 우주의 초기조건도 우주에 실재하는 ‘있는 그대로의 세계’로서의 유형의 물리적 실체의 운동·변화하는 원리에 따라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형성해나가게 되는 것이므로, 이 책을 통해 우주 초기조건이라고 말해지고 있는 빅뱅이전의 특이점(Singularity)이나 우주대폭발인 빅뱅(Big Bang)이 발생하는 우주에 실재하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로서의 자연의 모습을 사람이면 누구나 이해하고 수긍할 수 있도록 유형의 물리적 실체를 가지고 그 운동·변화하는 구체적인 모습과 형태들을 자세하게 그려 보여주고 있다. 



리처드 파넥(Richard Panek)은 《4퍼센트 우주: The 4 Percent Universe》라는 제목의 책자에서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에 대한 그동안 과학계의 탐구여정을 생생하게 복원하고 있는데, 그는 이 책에서 아직 발견해야 할 우주가 96퍼센트나 된다고 하면서 말하기를 “또 다른 뉴턴, 아인슈타인이 등장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의 자녀, 자녀의 자녀가 바라보는 우주는 또 다른 모습일 것이고, 그들은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통찰할 것이다.”라고 했다. 그렇다. 새로운 물리학으로서의 실체물리학이 세상에 알려지면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은 새로운 방식으로 세계를 통찰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의 현상물리학과 그에 따른 물리법칙들은 우주 구성요소의 4% 남짓한 시간을 가진 보통물질에 대하여 시간 안에서만 작동한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물리학적 패러다임에서는 우주의 시작이나 그 종말, 시간을 가지지 않은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의 정체 및 그 작용 원리 등에 대해서 이해하고 설명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지금까지와 같이 플라톤의 이상적 사유와 인식 체계에 매몰되어 우물 안 개구리처럼 세계를 바라보면서 우주의 구조를 4차원 시공간 연속체로 뭉뚱그려서 파악하려고 하는 한, 결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의 정체조차 알아낼 수가 없다는 말이다. 최소한 인간의 앎의 표준이자 근본 터전을, 누군가가 머릿속에서 사고실험으로 이성의 틀에 맞게 상상해낸 가설인 증명 불가능하지만 누구에게나 자명하다는 “공리(公理)”가 아니라, 사람이면 누구나 언제든지 직접 증험할 수 있는 “방금운화(方今運化)”, 즉 여기 지금(here-now) 살아 움직여 두루 돌(리)며 변화하고 있는 ‘있는 그대로의 세계’에서 찾아야 하고, 있는 그대로의 세계로서의 실재하는 우주는 3+(4+4)의 11차원 시공간 구조를 이루어 굴러가고 있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어야만 한다. 그래야 비로소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의 실체도 파악할 수 있고, 우주를 전체적으로 통찰할 수 있는 안목을 가질 수 있으며, 지금까지의 인류가 풀지 못하고 있는 우주에 대한 수많은 수수께끼들과 함께 현대물리학이 직면하고 있는 오랜 난제들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저자 오카 기요시

저서(총 8권)
일본의 대표적인 수학자. 다변수 함수론 분야의 최대 난제인 ‘3대 문제’를 해결하여 수학자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오사카에서 출생했고 교토대학 이학부를 졸업했다. 3년간 파리에서 연구 생활했으며 귀국 후에는 히로시마대학, 나라여자대학 등에서 후학을 양성했다. 다변수 해석함수론을 전공했으며, 그 분야에서 눈부신 업적을 남겼다. 오카 기요시가 발견한 ‘부정역 아이디얼’은 그때까지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내는 데 탁월한 실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그의 연구 업적은 프랑스 수학자 앙리 카르탕(Henri Paul Cartan)에 의해 계승되고 발전하여 ‘층 이론’을 구축하는 토대가 되었으며, 그로부터 수학의 새로운 분야가 만들어졌다. 이로써 대수기하학, 소립자론 등의 분야는 이 개념 없이는 설명조차 안 될 정도로 대단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오카의 아이디어는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생명력을 발휘한다. 청빈한 학자였던 오카 기요시는 수학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일본학사원상?문화훈장 등을 수상했으며, 『수학자의 공부』로 마이니치 출판문화상을 받았다. 『풍란』 『보랏빛 불꽃』 『봄바람 여름비』 『달그림자』 『나의 인생관』 『일본의 마음』 등 많은 저서를 남겼다.


추천의 말
저자의 말_ 수학이 인류에게 무슨 득이 되느냐고 묻는 사람에게
“제비꽃은 제비꽃으로 피어 있으면 그뿐!”

제1부_ 수학을 배우고 즐기는 삶

발견의 황홀한 기쁨


│ 정서가 깊을수록 경지가 넓어진다 │


 운명처럼 수학을 만나다 │


수학의 발견, 그 찬란한 순간 │


소리굽쇠가 공명하듯 교감하다 │



지력을 단련하는 방법 (수학의 본체는 조화의 정신이다. 푸앙카레의 말이다. 지력을 단련하는 방법으로 저자가 제시하는 것은 대뇌의 과열을 줄이고 틈을 많이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푸앙카레의 <과학과 가설>이라는 책을 추천한다. 이 책에서는 수학이 완성되어가는 과정에 가장 중요한 지력이 무엇인지 터득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세 가지 직관에 관하여 │



학문을 즐기는 경지 │



마음의 눈으로 보는 수학 │



수학은 어학이 아니다 │



계산도 이론도 없는 수학의 세계 │



수학의 본질은 조화에 있다 │


흉터는 나무의 일부가 된다 │


원형은 생명의 불꽃으로 이루어진다 │


어른이 되어 나비를 잡지 않는 이유 │


책 읽기는 생각의 씨앗 뿌리기



제2부_ 학문의 중심은 정서다

교육에서 ‘시간이 걸린다’라는 말의 의미 │ 학문의 중심은 정서다 │ ‘수학적 자연’을 창조하는 도구, 정서 │ 도덕의 근본은 타인의 슬픔에 공감하는 것 │ 자기 머리로 사고하는 사람으로 키워라 │ 표정 변화가 위기의 조짐인 이유 │ ‘암중모색’을 통해 스스로 깨치기 │ 대자연이 인간의 아이를 키우는 방법

제3부_ 내가 사랑하는 예술

수학자와 화가의 차이 │ 예술은 ‘음(音)’을 의심하지 않는다 │ 내가 사랑하는 예술가들 │ 여성의 정서를 깊이 이해한 문학가들 │ 금의 시대, 은의 시대, 동의 시대 │ 예술과 물리학의 경계 │ 입자형 인간 vs. 파동형 인간 │ 내 삶에 영향을 끼친 스승과 벗들

해제_ ‘정서’를 중시한 천재 수학자 오카 기요시의 학문과 인생







이듬해에 나는 중학생이 되었다. 중학교 입시에 한 번 실패한 뒤였다. 로그(대수)를 배운 것은 2학년 때였다. 학기말시험에서 두 문제를 겨우 맞혔다. 총 다섯 문제가 출제되었다. 나는 가장 어려워 보이는 문제를 먼저 푸는 버릇이 있었다. 그 바람에 1학기에 배웠던 풀잇법이 기억나지 않아 당황한 나머지 풀 수 있는 문제까지 틀리고 말았다.
학기말시험은 더 중요했다.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다. 로그 영역에서 68점을 받았다. 참담했다. 방학을 맞아 집에 돌아왔다. 오랫동안 끙끙 앓았다. 점수가 목에 걸린 생선 가시처럼 마음에 걸린 탓이었다.

― 본문 35쪽 중에서

계절에는 만물이 깨어나는 시기인 ‘봄’이 있고, 죽은 듯 서 있는 나무에도 파릇파릇한 새싹이 돋아나는 시점이 도래하는 법. 인간도 마찬가지다. 그늘에 따스한 햇볕이 비쳐들고 나무가 싹을 틔우듯 문리(文理)가 트이고 지식이 팽창하는 시기가 온다. 오카 기요시에게 지식의 대폭발기가 찾아온 것은 고등학교 3학년부터 대학교 1학년 무렵이었다. 오카는 동급생들과 마찬가지로 당시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 중 한 명이었던 아인슈타인의 영향으로 교토대학 이학부 물리학과에 입학한다. 그러나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물리학이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걸 깨닫는다.
오카는 고민 끝에 결국 물리학과에서 수학과로 전과를 결심한다. 야스다 료라는 강사의 수학 강의를 들은 직후였는데, 그 강좌의 기말시험에서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평소 습관대로 어려운 문제부터 풀기 시작했다. 한 문제당 2시간 정도 걸려서 답안을 작성했다. 문제를 제대로 풀었다는 확신에 나도 모르게 “해냈다!”라고 소리 질렀다. 감독관으로 들어와 있던 야스다 선생과 주위 학생들이 모두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겸연쩍게 웃었다. 연필을 집어 들고 강의실 밖으로 나갔다. 공원으로 달려가 해가 저물 때까지 벤치에 누워 있었다. 그 뒤의 시험을 몽땅 내팽개친 채였다. 날아갈 듯 기분이 좋았다. 내 인생에서 찬란한 수학의 발견, 증명법에 대한 최초의 발견 순간이었다.

― 본문 43~44쪽 중에서

공부에, 특히 수학에 자신이 없었던 오카 기요시는 그 후 조금만 더 노력하면 자기도 얼마든지 수학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그리고 내친김에 수학과로 전과를 결심하고 실행에 옮겼다. 이후 그의 고백대로 “수학과에서 보낸 2년여 동안 서서히 눈을 뜨는 날들이 쉼 없이 이어졌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천재보다는 평범한 아이에 더 가까웠던 오카 기요시가 다변수 함수론 분야의 오랜 난제를 풀고 세상을 놀라게 한 위대한 수학자가 된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한마디로 그것은 ‘몰입’의 힘이었다. 물리학에서 수학으로 학문 연구의 진로를 바꾼 뒤 오카는 차츰 수학의 세계에 몰입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여러 번 ‘발견의 황홀한 기쁨’을 맛보게 된다. 그 후에도 몰입과 환희의 순간이 오카의 삶에 자주 찾아왔으며, 오카는 점점 더 깊이 아름다운 수학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두 달 남짓 그 일에 매달리자, 세 가지 문제가 하나의 산맥처럼 명료하게 드러났다. 이듬해 3월부터 그 산맥을 오르기 시작했다. 미해결 문제인 만큼 녹록하지는 않았다. 처음엔 어찌해야 좋을지 알 수조차 없었다. 어디서부터 시작하여 어느 길을 타고 산맥을 올라가야 할지 감을 잡기 어려웠다. 아침마다 방법을 바꾸어 하루가 끝나는 밤까지 시도하고 또 시도했다. 올바른 방법인지조차 판단이 서지 않았다. 며칠을 걸려 문제를 풀어도 그것이 정답인지 오답인지도 알 수 없었다. 낙담하여 한숨짓는 날이 이어졌다. 그렇게 석 달여 시간이 하릴없이 지나갔다. 맥이 풀릴 대로 풀려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지극히 단순한 문제마저 풀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문제를 억지로 붙잡고 있으면, 10분 정도 긴장되었다가 그 뒤부터 집중력이 떨어졌다. 졸음이 쏟아지기까지 했다.
……(중략)
9월이 되어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을 때였다. 나카야 씨가 자기 집에서 아침 식사를 같이하자고 불렀다. 식사를 마친 뒤, 연구실에서 가만히 앉아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때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생각이 한 방향으로 가지런히 모이는 느낌이 들더니 점점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두 시간 반 정도 시간이 흐르자, 어디를 어떻게 손을 대야 좋을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두 시간 반이라고는 해도 생각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걸렸을 뿐 대상이 확연히 떠오르는 데는 놀라우리만치 적은 시간이 걸렸다. 아무튼, 말할 수 없이 기뻐서 내 생각이 맞는지 그른지 의심하지도 따져보지도 않았다. 집으로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도 휙휙 바뀌는 차창 밖 풍경만 무심히 바라보았다. 한껏 고무된 나머지 수학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도 품지 않은 채로 앉아 있었다.

― 본문 21~23쪽 중에서

이때 오카 기요시는 커다란 발견의 기쁨을 얻었다. 그 전후로 발견의 기쁨을 맛본 적이 여러 번 있었지만, 그렇게 커다란 기쁨을 느끼기는 그때가 처음이었다고 그는 고백한다. 이듬해부터 오카는 ‘다변수 해석함수론’이라는 표제를 사용하여 2년에 한 번꼴로 다섯 차례에 걸쳐 논문을 발표했다. 긴장과 이완이 반복되는 몰입 상태에서 발견한 것을 바탕으로 완성한 대작업이었다.

몰입은 그런 식으로 찾아오는 것 같다. 약간의 긴장감을 유지한 채 난생처음 가는 길을 걷듯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일을 계속 진행하기. 거기에 더해 졸음만 쏟아지는 일종의 방심 상태에 놓여 있기. 이 두 가지가 ‘발견’의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던 게 아닌가 싶다.

― 본문 23쪽 중에서

‘몰입 ― 발견’의 선순환 구조는 오카가 점점 더 심오한 학문 연구의 세계로 빠져들게 해주었고, 다변수 함수론 분야의 최대 난제인 ‘3대 문제’에 과감히 도전하도록 용기를 불어 넣어주었으며, 마침내 그 난제를 모두 풀고 새로운 수학 이론을 정립한 위대한 수학자로 우뚝 서게 하는 근원적인 힘이 되어주었다.

오카 기요시에 관한 재미있는 일화를 한두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오카가 지칠 줄 모르는 몰입과 열정적 연구를 통해 구축한 수학 이론 ‘부정역 아이디얼’이 프랑스에 소개되었을 때 그 이론을 맨 처음 접한 수학자들은 그 이론의 독창성과 천재성에 매우 놀랐다고 한다. 게다가 그때까지만 해도 그 이론을 정립한 수학자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가 전혀 없었던 터라 그 이론이 걸출한 수학자 한 사람이 아닌 천재 수학자 집단에 의해 탄생했을 것으로 추측했다고 한다. 오카 기요시가 얼마나 천재적이며 위대한 수학자인지를 다시 한번 실감하게 해주는 일화라 할 수 있다.
‘수학의 노벨상’인 필즈상 수상자이자 베스트?스테디셀러인 『학문의 즐거움』의 저자 히로나카 헤이스케와의 독특한 인연도 인상적이다. 아래의 내용은 『학문의 즐거움』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오랜만에 귀국하여 일본의 많은 쟁쟁한 수학자들 앞에서 나는 약간 흥분하고 있었다. ‘특이점 해소’의 이론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강연 전에 상당한 시간을 들여서 정리했다. 그런 면에서도 그때 나는 기세등등했다.
오카 선생님은 제일 앞줄에서 내 강연에 귀를 기울이고 계셨다. 많이 늙으셨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때의 강연 내용은 이야기가 길어지니까 생략하고, 강연이 끝난 후 청강자들을 향해서 질문이 있으면 해 달라고 말하니까 제일 먼저 오카 선생님이 일어나셨다. 오카 선생님은 “히로나카 씨, 그런 방법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습니다. 보다 더 어려운 문제로 만들어야 합니다. 당신같이 한다면 문제를 풀 수 없을 것입니다”라고 단언하셨다.
‘그런 방법’이란 이런 이야기다.
“제일 이상적인 문제는 이것이며, 이것은 이런 식으로 풀고 싶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과욕이니까 이런저런 조건을 붙여서 이런 식으로 풀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나 그것도 욕심을 부리는 것 같으니까, 보다 구체적인 설정을 하여 이런 단계까지 물러서서 이것을 풀면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 식으로 문제를 이상적인 형태에서 자꾸 하락하는 식으로 강연한 것이다.
그런데 오카 선생님은 이런 방법으로는 풀 수 없다고 단언한 것이다.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나는 속으로 울컥했다. 오카 선생님은 수많은 업적을 세운 위대한 수학자일지는 모르지만, 당시 ‘특이점 해소’ 문제에 있어서 나만큼 시간과 노력을 들인 학자는 없었다. 또 나에게는 이 문제에 관한 업적을 이미 몇 개 세웠다는 자부심도 있었다. 그러나 워낙 훌륭한 선생님이었으므로 그 자리를 적당히 넘기려고 나는 말없이 머리를 숙였다.
그랬더니 오카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문제라는 것은 당신이 하는 방법과 반대로 구체적인 문제에서부터 자꾸 추상화시켜서, 마지막으로 제일 이상적인 형태로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제가 이상적인 모양이 되면 자연히 풀릴 것입니다.”
똑같지는 않지만 대략 이러한 뜻의 말씀이었다.
나는 “충고의 말씀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했지만 화가 쉽게 풀리지 않았다. 솔직히 말해서 ‘쓸데없는 말만 하고 있네’라는 심정이었다. 그러나 오카 선생님의 그때 말씀은 적어도 이 문제를 푸는 데 있어서는 정확한 충고였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나는 미국으로 돌아간 후 이 문제에 대한 사고방식을 약간 바꾸어 보았다. 이상적인 형태로 해본 것이다. 그리고 수개월 노력한 결과 드디어 완전한 해결을 볼 수가 있었다. 선생님이 지적했듯이 문제에 여러 가지 조건을 붙이면 본질을 놓칠 수 있고, 반대로 이상적인 형태로 깨끗이 하니 본질이 뚜렷이 보이게 된 것이다.

― 『학문의 즐거움』 131~133쪽 중에서

우리가 잘 아는 바대로, 히로나카 헤이스케는 그의 나이 40세 되던 해인 1970년에 복소다양체의 특이점에 관한 연구로 ‘수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받는 영예를 누렸다. 한데, 위의 인용문을 통해 그 과정에 오카 기요시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력과 혜안으로 빛나는 조언이 만만치 않은 조력자의 역할을 하였음을 알게 된다.
이 일화를 통해 우리는 두 가지 사실을 짚어낼 수 있다. 하나는, 오카 기요시가 얼마나 뛰어난 통찰력과 깊은 사고력을 지닌 학자인가 하는 점이다. 또 하나는, 자신이 평생을 쏟아부어 얻은 놀라운 지식과 통찰력을 독점하려 하지 않고 후학들과 기꺼이 나누고자 하는 넉넉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는 점이다.

『수학자의 공부』는 1963년 일본에서 처음 출간된 이후 반세기가 넘는 긴 세월 동안 세대에서 세대로 전해지며 대를 이어 읽히는 책이다. 이 책은 일본인들이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위대한 수학자 “오카 기요시의 삶, 문학, 예술에 대한 남다른 통찰”을 담고 있으며, 학문에 뜻을 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했을 ‘공부의 본질’에 대한 대가의 명쾌한 대답을 담고 있다.

‘정서’를 중시한 천재 수학자 오카 기요시의 학문과 인생

오카 기요시는 연구자로서 독창적이고 특이한 삶을 살았습니다. 프랑스 유학을 거쳐 여러 대학에서 교수로 지낸 후 30대 후반의 나이에 오카는 교편을 놓고 농사일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밭일을 하면서 사색에 몰입하여 연이어 위대한 수학적 발견을 이루어내지요. 오카가 구축한 다변수 복소함수론은 논리가 아닌 정서적 기능에 의해 태어났습니다.

위의 인용문은 제26대 교토대학 총장 야마기와 주이치가 2017년 교토대학 대학원 입학식에서 낭독했던 축사내용 중 일부다. 위의 문장을 읽거나 듣다 보면 ‘다변수 복소함수론이라는 공식 수학 이론이 ‘논리’가 아닌 ‘정서’적 기능에 의해 태어났다’라는 말에 의문이 들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통념상 수학은 ‘논리’나 ‘이성’에 가까울지언정 ‘정서’나 ‘감성’과는 거리가 먼 학문이라고 단정하기 쉽기 때문이다.
오카 기요시는 수학은 인간의 학문이며, “인간의 중심을 이루는 것은 ‘정서’다”라고 말한다. 또한 그는 “수학은 ‘정서’를 지성이라는 문자판에 표현해내는 학문적 예술의 일종이다. 이 예술을 오래전부터 서양인들은 ‘수학’이라는 이름으로 명명해왔다”라고도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수학사에 길이 남을 자신의 위대한 업적을 다음과 같이 겸손한 말로 표현한다.

인간의 정서를 표현하는 일, 여기에는 한 가지 방법이면 족하다. 자연에 순응하며 끊임없이 사색하고 몰입하기. 어떻게 보면, 나는 뭔가 대단한 일을 한 게 아닐지 모른다. 나의 동양적 정서를 프랑스어라는 도구를 사용하여 논문으로 표현한 것 외에 아무 일도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 본문 10쪽 중에서

‘정서’를 중시하는 오카 기요시의 사고와 신념 체계는 학문의 울타리 안에 머무르지 않고 인간과 사회, 그리고 자연?우주의 정체성과 본질, 존재 이유와 의미의 영역으로까지 확장된다. 이 책에 나오는 오카의 다음 말을 통해 그런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정서 중심의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사람의 마음은 쉽게 부패한다. 그리고 그것은 사회와 문화에도 천천히, 그러나 분
명하게 영향을 끼친다. 이렇게 보면, 사계절이 뚜렷한 일본에서 봄에 나비가 사라지고 여름에 반딧불이가 사라진 사실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 수 있다. 아마도 농약의 영향 탓일 것이다. 농약을 듬뿍 뿌려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할 만큼 거대한 호박을 생산한들 무슨 의미가 있는가. 호박을 기르고 생산하는 방법이 집 안의 자그마한 문이라고 한다면 제비꽃과 나비가 날아다니는 들판은 ‘대문’이다. 이처럼, 그 두 가지는 서로 바뀔 수도 없으며 간섭해서도 안 된다. 정서의 중심이 인간의 대문이라는 사실을 좀 더 많은 사람이 알게 되기를 바란다.

― 본문 84쪽 중에서

이 책에서 ‘정서’를 중시하는 오카 기요시의 생각이 가장 잘 반영된 내용은 다음의 문장이다.

사람들은 내게 묻는다. 무엇에 쓰려고 그렇게 열심히 수학을 연구하느냐고. 봄 들녘의 제비꽃은 제비꽃으로 피어 있으면 그뿐이지 않은가. 피어 있는 것의 소용은 제비꽃이 알 바 아니다. 피어 있느냐 피어 있지 않으냐, 중요한 문제는 그것뿐. 나도 마찬가지다. 나로 말하자면, 단지 수학을 배우는 기쁨을 먹고 마시며 살아갈 뿐이다. 수학을 배우는 기쁨을 먹고 마시며 사는 존재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수학을 배우는 기쁨이란 ‘발견의 기쁨’이다.

― 본문 19쪽 중에서

모든 역사적 위인들을 통틀어 학문(수학)을 배우고 연구하는 의미와 가치, 기쁨에 대해 이보다 근사하고 품격 있는 답을 내놓은 인물을 알지 못하겠다.

‘지적 에세이’를 넘어 ‘인문서’로, 인문서를 넘어
‘현대인의 필독서’이자 ‘빛나는 고전’으로!

고등과학원 수학난제연구센터 교수이자 2015년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자상’을 수상한 김성연 교수(그는 이 책의 저자 오카 기요시 교수가 정립한 ‘다변수 복소함수론’을 전공한 학자다)는 이 책의 ‘추천의 말’을 통해 “수학자뿐 아니라 학문을 하고자 하는 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했을 ‘공부의 본질’에 대한 대가의 대답을 들어보길 권한다”라고 이 책과의 조우를 권한다.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이자 베스트셀러 『몰입』 등으로 많은 독자의 삶에 심대한 영향을 끼친 황농문 교수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며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나는 성선설이나 성악설을 믿지 않는다. 대신 인간은 동물로 태어나서 올바른 교육과 삶에 의해서만 좀 더 완성된 인간으로 성장한다고 믿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미완성된 인간이 더욱 완성된 삶을 살 수 있을까? 저자 오카 기요시의 삶이 바로 그런 삶의 한 예를 보여주기에 이 책은 주목할 만하다.……(중략)
평생 수학자로 살아왔지만 그의 삶, 문학, 예술에 대한 통찰은 남다르다. 아마도 음미하고 감상하고 사색하는 삶을 살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삶을 많이 경험하기보다는 깊이 경험했다. 그의 삶의 방식으로부터 인생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귀중한 힌트를 얻을 수 있기에 일독을 권한다.

― 본문 5쪽 중에서

이 책 뒤에 실린 해제를 쓴 인류학자 나카자와 신이치는 “나는 이 책이 현대인의 필독서가 되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면서 그 근거로 “지금 이 순간에도 정서 구조의 파괴가 심각한 수준으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이야기한다.

인간 본성과 교육 문제에 관한 탁월한 통찰과 혜안으로 빛나는 책

인간은 동물이다. 단순히 동물이라고만 할 수 없는 존재이기도 하다. 비유하자면, 떫은 감나무에 단감나무를 접붙인 것 같다고 할까. 동물성이라는 나무에 인간성이라는 나무를 접붙여 생긴 나무가 인간인 셈이다. 오늘날 교육 현장에서는 그 나무가 바르게 자라는지는 신경 쓰지 않고 빨리 자라기만 하면 좋다는 사고방식이 퍼져 있다.
자라는 일에만 몰두하다 보면 떫은 감이 열리기에 십상이다. 떫은 감은 단감보다 생장이 빠르므로 그만큼 서둘러 열매를 맺는다는 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서두르기보다는 느긋한 편이 좋다. 이것이야말로 교육의 근본 원칙이라고 생각한다.

― 본문 134쪽 중에서

‘한 천재 수학자의 학문과 인생 이야기’로만 읽고 말기에는 『수학자의 공부』는 너무도 뛰어난 통찰력과 독창적 사고, 심오한 지혜를 담고 있다. 그 일단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이 바로 위에 인용한 문장과 같은 문장이다. 오카는 인간 본성과 교육 문제를 논하면서 인간에 대한 몰이해, 철학과 지식의 부재가 가장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분야는 놀랍게도 교육현장이라고 개탄한다.
오카의 지적대로, 인간은 동물이면서 동시에 동물이라고만 할 수도 없는 존재이며, ‘동물성’이라는 나무에 ‘인간성’이라는 나무를 접붙여 생긴 나무다. 한데, 그 나무를 빨리 자라게 하는 일에만 신경 쓰고 몰두하다 보면 새로 접붙인 ‘인간성’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고 본래의 나무인 ‘동물성’의 나무만 자라게 된다. 한데, 안타깝게도 오늘날의 교육이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동물성의 잎과 줄기만 무성한 나무. 이런 나무들을 기르는 일에만 혈안이 돼 있는 것이 오늘날의 교육이라고 그는 일갈하는 셈이다. 오늘날 커다란 사회문제가 되는 청소년 폭력 및 범죄 문제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다음의 인용문을 읽어보면 오카 기요시의 인간 본성과 교육 문제에 관한 성찰과 문제의식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의무교육 기간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그와 비례하여 여성의 초경도 빨라진다. 교육과 여성의 이른 초경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따져 묻고 싶을 수도 있겠다. 나는 인간성을 등한시하고 동물성을 키운 결과라고 본다. 소나 말 같은 짐승은 태어난 지 한 시간도 안 되어 걸어 다닌다. 인간은 스스로 걷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1년이 되어서야 겨우 자기 힘으로 걷기 시작한다. 그렇다고 인간이 소나 말보다 열등하지 않다. 걷기를 준비하는 그 1년이라는 시간 동안 평생을 살아가는 데 힘이 되는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을 준비하기 때문이다. 여성의 초경이 빨라진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만큼 육체적으로 빨리 성장한다는 걸 뜻한다. 이는 인간으로서 갖추어야 할 중요한 요소를 소홀히 여긴 결과가 아닐까?
타인에 대한 감정은 인간이 인간으로 존재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요소다. 유인원에서 출발하여 인간으로 진화했다는 것은 타인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일은 녹록하지 않다. 가장 헤아리기 어려운 것이 인간의 감정이다.

― 본문 135쪽 중에서

태어난 지 한 시간도 안 되어 걸어 다니는 소나 말 같은 짐승보다 생후 1년이 지나서야 겨우 걸음마를 배우기 시작하는 인간이 훨씬 우월한 이유는 그 1년의 ‘걷지 못하는 시간’ 동안 차분히 ‘인간성의 나무’를 키우고 평생을 살아가는 데 힘이 되는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을 준비하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오카는 ‘여성의 초경이 갈수록 빨라진다’는 사실에서 오늘날의 교육이 맞닥뜨리고 있는 심각한 위기의 조짐과 문제의 심각성을 날카롭게 짚어낸다.
이 밖에도 이 책은 인간 본성과 교육 문제에 관한 무릎을 치게 할 만큼 날카로운 통찰과 심오한 지혜, 사물과 현상을 꿰뚫어 보는 탁월한 안목과 식견으로 빼곡하다. 교사를 비롯한 교육에 종사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실제로 온갖 시행착오를 겪으며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와 예비부모에 이르기까지 교육 문제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누구나 꼭 이 책을 정독하기를 권한다.

[책속으로 추가]

내 경험을 한두 가지 이야기하겠다. 초등학교에 다닐 무렵, 아버지가 바나나 향이 나는 바나나 모양 과자를 사 오신 적이 있다. 다른 과자들보다 맛이 좋았으므로 아버지는 접대용으로 쓰자며 캔에 담아 따로 보관하셨다. 이후 손님이 오실 때만 우리는 그 과자를 조금 맛볼 수 있었다. 손님이 언제 오는가만 목이 빠지게 기다렸다. 손님이 오면 뛸 듯이 기뻤다.
당시에는 그 과자가 굉장히 맛있었다. 요즘에는 아니다. 이유가 뭘까? 대뇌 전두엽이 지속해서 과열되고, 언제든 원하는 과자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을 먹어도 맛있다고 느끼는 사람이 적어졌다. ‘맛난 과자가 있고, 그걸 먹으면 맛있다.’
모든 일이 이렇게 간단하면 편할지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 이런 식으로 가다 보면 처음보다는 두 번째, 두 번째보다는 세 번째에 더 강한 자극을 찾게 된다. 같은 과자를 먹어도 맛있다고 느낄 수 없게 된다. 꽃처럼 한 곳에 뿌리 내리지 않고 자극을 찾아 이곳저곳 떠돌아다니는 방식이다. 책을 직접 읽기보다는 읽고 싶다는 생각 자체가 더 중요하다.
모란꽃은 아무리 길어도 열흘이면 지고 만다. 지는 순간, 나무에 새롭게 자리 잡고 1년이라는 시간을 들여 꽃피울 준비를 한다. 피는 기간은 짧지만 나무에 머무는 시간은 길다. 이것이 자연이다. 인간도 자연처럼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수학에 의지와 열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꽃피우는 시간보다 나무에 붙어 있는 시간이 훨씬 중요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수학과 인류의 복지, 이익과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과거에는 수학에서 계산이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기계문명이 발달한 오늘날에는 기계적인 것은 기계에 맡긴다. 조만간 논리학도 인간의 손을 떠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수학은 기계가 하지 못하는 영역만 다루게 된다. 조화 정신을 가르치는 것이다.

― 본문 중에서 (58~59p.)

교육과 학문의 주체는 ‘인간’이다. 이 점에서는 동양과 서양에 차이가 없다. 사람들은 이 사실을 쉽사리 지나친다. 인간은 학문을 연구하고, 다른 인간을 교육하거나 교육받는다. 그런 만큼 인간을 이해하자면 생리학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
이는 인간을 학문의 중심으로 다루는 일이기도 하다. 유감스럽게도 그런 학문은 존재하지 않는다. 의학조차 인간을 생리학적으로 다루지 않는 듯하다.
인간에 대한 몰이해, 철학과 지식의 부재가 가장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분야는 어디일까? 놀랍게도 교육현장이다. 유아교육과 의무교육을 하는 이곳에서 인간에 대한 이해와 철학의 빈곤으로 인한 문제가 빈번히 나타나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인간은 동물이다. 단순히 동물이라고만 할 수 없는 존재이기도 하다. 비유하자면, 떫은 감나무에 단감나무를 접붙인 것 같다고 할까. 동물성이라는 나무에 인간성이라는 나무를 접붙여 생긴 나무가 인간인 셈이다. 오늘날 교육 현장에서는 그 나무가 바르게 자라는지는 신경 쓰지 않고 빨리 자라기만 하면 좋다는 사고방식이 퍼져 있다.
자라는 일에만 몰두하다 보면 떫은 감이 열리기에 십상이다. 떫은 감은 단감보다 생장이 빠르므로 그만큼 서둘러 열매를 맺는다는 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서두르기보다는 느긋한 편이 좋다. 이것이야말로 교육의 근본 원칙이라고 생각한다.
― 본문 중에서 (133~134p.)

끔찍한 사고가 참사 후에 일어났다. 참사 직후, 상행 열차가 오기까지 5분 정도 시간이 걸렸다. 한데, 그 짧은 시간을 참지 못하고 제멋대로 선로를 걷던 사람들이 열차에 치여 죽었다. 신호를 잘못 보아서 일어난 사고이기는 했다. 어쩌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로 그렇게까지 비난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렇지가 않다. 의무교육 과정에 아이들이 스스로 깊이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키우는 과정을 소홀히 하여 일어난 일이기 때문이다.
공자는 제자 안회를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깨우친다”고 칭찬했다. 이것이 교육이다. 하나를 가르쳐 주고, 나머지는 암중모색의 과정을 통해 스스로 깨우치게 해야 한다. 스스로 깨닫지 못하고 누군가에 의해 주입된 지식은 죽은 지식일 뿐 아니라 정작 어떤 일이 닥쳤을 때 그 지식을 활용하여 대처하지 못한다. 이런 사람이 기계를 다루다가 미카와시마 참사와 같은 참담한 사건을 일으킨 뒤 잠이 덜 깨서 그랬다는 식의 변명을 늘어놓아도 이상하지 않은 것이다.
기계를 다루는 사람이 사용법을 완벽하게 숙지하지 않으면 이런 참사는 앞으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여기에 ‘지력’이 소용되는 것이다. 하나를 가르친 뒤 스스로 생각할 시간도 주지 않고 모든 원칙을 주입하기만 하면 지력이 힘을 발휘할 여지가 배제된 ‘기계 머리’가 되고 만다.
― 본문 중에서 (163~165p.)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공대생들 괴롭힌 천재 수학자, 덕분에 스마트폰 잘 쓰네요

입력 : ㅣ 수정 : 2018-03-28 01:37

                  

佛학자 푸리에 탄생 250주년
고아 출신이지만 뛰어난 재능  
54세때 푸리에 급수·변환 완성  
디지털·AI 등 현재까지 큰 영향
장 밥티스트 조제프 푸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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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밥티스트 조제프 푸리에

많은 사람들이 봄이 되면 겨우내 묵은 때를 벗겨내기 위한 대청소를 합니다. 대청소까지는 아니지만 책들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는 서재방 정리에 나섰습니다.
          


그러다 대학시절 공부했던 ‘공업수학’(Advanced Engineering Mathematics)이라는 책을 발견했습니다. 1400쪽이 훌쩍 넘어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압도당하는 느낌의 책입니다. 상미분 방정식부터 라플라스 변환, 벡터미적분, 푸리에 급수, 복소해석, 수치해석까지…. 공업수학 담당 교수님께서 공학도라면 라플라스 변환과 푸리에 급수는 마치 간단한 덧셈 뺄셈 하듯이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강조하셨던 기억이 스쳐 지나더군요. 

옛 기억을 되살린 지 얼마 되지 않아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이번 주 호에서 푸리에라는 이름을 다시 한번 만나게 됐습니다. 프랑스 수학자이자 물리학자 장 밥티스트 조제프 푸리에(1768~1830) 백작 탄생 250년이 되는 지난 21일에 맞춰 특별 칼럼이 실렸던 것입니다. 사실 푸리에라는 이름이 일반인들에게는 익숙하지 않겠지만 과학자와 공학자들에게는 가족이나 연인의 이름보다 더 친숙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푸리에는 8살에 부모를 잃고 고아가 돼 수도원에 들어가 허드렛일을 하다가 군사학교에 입학했습니다. 당시에는 포병의 중요성이 강조되던 때라 군사학교에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과목이 바로 수학이었습니다. 수학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였지만 고아라는 신분적 제약 때문에 군인이 되지 못했다고 합니다. 1789년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나면서 신분이 자유롭게 돼 군사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게 됐고 1795년에는 에콜 폴리테크니크 교수까지 됐습니다. 출세지향적이던 그는 1798년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을 따라가 카이로에서 행정관으로 공을 세우기도 했다고 합니다. 34살이던 1807년 그는 편미분 방정식을 이용한 열의 흐름을 해석한 논문을 프랑스 과학아카데미에 제출했습니다. 이 논문은 계속 진화를 거듭해 푸리에가 54세가 되던 1822년에 ‘열 분석 이론’이라는 논문으로 완성됐습니다. 거기에서 푸리에 급수와 푸리에 변환의 완성된 모습이 등장합니다. 

‘그래서 어쨌다는 거야’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디지털 기술과 장치들은 푸리에 수학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스마트폰, 컴퓨터, 디지털카메라, 유튜브에 있는 각종 비디오 클립, 인공지능 기계학습 기술 등은 푸리에 변환과 푸리에 급수를 빼놓고는 상상할 수 없다는 말이지요.

푸리에 급수는 주기함수를 무한개의 삼각함수 합으로 나타낸 것이고 푸리에 변환은 푸리에 급수를 시간 영역에서 진동수 영역으로 변환시킨 것입니다. 각 성분이 가진 진동수들을 통해 패턴을 분석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질서를 만들어 낼 수도 있으며 무작위적인 소음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전자공학은 물론 천문학에서까지 쓰이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벨기에 출신 수학자 잉글리드 도브쉬 미국 듀크대 석좌교수는 푸리에 수학을 바탕으로 ‘웨이블릿 이론’을 만들어 냈습니다. 이 웨이블릿은 2015년 세계 최초로 중력파를 탐지해 내는 데 사용된 주요 분석도구 중 하나였습니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현대인의 삶에 미친 영향으로 따진다면 푸리에의 업적은 일반인들이 익히 알고 있는 그 어떤 과학자들의 업적을 모두 합친 것보다 크다”고 입을 모읍니다. 

학생들에게 1점이라도 더 따게 하려고 무작정 수학 문제를 풀고 공식을 외우라고 하는 것보다 수식이 나오게 된 배경과 활용법을 함께 가르친다면 지금처럼 ‘수포자’(수학 포기자)들을 속출하게 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edmondy@seoul.co.kr
2018-03-28 24면



[출처: 서울신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80328024002&wlog_tag3=daum#csidxec0c2cb86a5942b8a6f03d1834fbda3



오늘은 지오데식 돔에 대해 알아보자

 

 

 

지오데식 돔(geodesic dome)이란

 

측지선(geodesic line,測地線)을 따라 서로 장력이 작용하는 경량의 직선구조재를 연결시켜 만든 돔형 구조물.

}Geodesic line : 원의 한 점에서 다른 지점까지 가는 가장 짧은 거리 

 

      지오데식 돔의 원리는 간단히 말하면

      정 20면체에서 각각의 삼각형 내부에 또다른 삼각형으로 나누고

       발생하는 꼭지점들을 정 20면체 꼭지점들을 잇는 구에 사상하는 방식이다(아래 그림 참고)

 

 

       오늘 자세히 볼 것은 정 20면체에 한 삼각형을 4개로 나누는

       지오데식 돔 2V(2단계) 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지오데식 돔을 만드려면

      지오데식 구(sphere)를 만들고 반으로 자르는데

 

 

          - 정 20면체 분할.

 

좀 전에 말한대로 각각의 삼각형을 분할한다( 지오데식 돔 2V는 4개로 나눈다)

그리고 발생하는 꼭지점 C를 구에 사상하여 C'가 된다 (위 그림 참고)

 

** 지오데식 구 만드는 법

 1) 원점 O를 중심으로 한 변의 길이가 2인 경우 12개의 꼭지점의 좌표는

 

2)  20면체의 면을 분할한다

 

새로운교차점은 반지름 r 삼각형 분할에 의해 생성된새로운 접합부 C를 구에 사상하면 

 C’ 구할 수 있다.  2V2배수. 지오데식 돔 2단계를 뜻한다.

 

 

 

 

그렇게 나온 지오데식 돔 2V와 지오데식 돔 2V는

 

}지오데식 구(geodesic sphere) 2V
}20면체의 각 외면을 각각 4개로 나누었기 때문에 80면체
}지오데식 돔(geodesic dome) 2V
}: 40/ : 26/ : 65

 

 

 

***참고

 

지오데식 돔을 만들게 되면 정 20면체와는 다르게 발생하는 삼각형들이

정삼각형이 아니다.

밑을 보면 파란색 선과 빨간색 선의 길이가 다르다(2V)

가온데가 2V 밑 그림이 3V이다

( http://www.desertdomes.com/formula.html 참고 )

 

 

밑의 그림은 OpenGL로 지오데식 구를 구현한 예제 이다.

 

 

 

 



출처: http://iskim3068.tistory.com/19 [LausdeoF]





[단독] 이 이론대로라면..노벨상감

원호섭 입력 2017.05.03. 17:30 댓글 2

물리학 표준모형 핵심 '케이온 입자' 측정 결과 실제값과 이론값 달라


"이 이론이 맞는다면, 노벨상 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9월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2016 케이온 학회에서 마지막 발표를 한 기노 이시도리 스위스 취리히대 교수는 발표 도중 5명의 이론 물리학자를 거론하며 노벨상 이야기를 꺼냈다.


5명의 교수에는 이원종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도 있었다. 모두 '엡실론 케이' 값의 이론값과 실험값이 다름을 밝혀낸 과학자들이었다. 이시도리 교수는 "표준모형이 완벽하지 않음을 이들 과학자가 증명해가고 있다"며 "새로운 이론이 필요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대체 표준모형에 어떤 일이 발생한 것일까.


지구에 있는 모든 물질을 쪼개고 쪼개면 원자만 남는다. 원자가 가장 작은 입자는 아니다. 이를 쪼개면 핵과 전자가 나오고, 핵은 다시 양성자와 중성자로 이루어져 있다. 중성자와 양성자는 '쿼크'라고 불리는 더 작은 입자로 쪼개진다. 표준모형은 이런 작은 입자와 함께 자연에 존재하는 네 가지 힘인 중력, 전자기력, 강력, 약력에 해당하는 입자들도 다루고 있다. 2012년에는 이 모든 입자에 '질량'을 부여한 '힉스입자'가 발견됐고 이듬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표준모형은 완성되는 듯했다.



가장 간단하면서도 잘 들어맞는다는 표준모형은 항상 위협을 받아왔다. 대표적인 것이 중성미자의 질량 문제였다. 표준모형의 하나인 중성미자는 질량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1998년 가지타 다카아키 일본 도쿄대 교수가 중성미자가 변하는 것을 발견했다.



물리학적으로 물질이 변한다면 질량이 존재한다. 가지타 교수는 2015년 질량이 있음을 밝혀낸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상을 수상했다. 이원종 교수는 "과거 표준모형은 중성미자의 질량이 없다는 전제하에 성립됐다"며 "중성미자에 질량이 존재함이 밝혀진 뒤 표준모형은 수정됐다"고 말했다. 이후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거대강입자가속기(LHC)에서 힉스입자가 발견됐다. 표준모형이 맞으려면 반드시 존재해야만 하는 힉스입자가 발견됨에 따라 표준모형은 굳건해지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과학자들은 다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변수'가 발생한 것이다. 주인공은 '케이온(Kaon)'이라는 흔한 입자다.




케이온은 양성자가 충돌할 때 발생하는 작은 입자로 우주에 흔하게 존재한다. 1947년 우주에서 날아오는 '우주선'에서 발견됐는데, 1964년 제임스 크로닌 미국 시카고대 교수와 밸 피치 프린스턴대 교수가 케이온이 또 다른 '케이온 반입자'로 변하는 것을 발견해 1980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이처럼 케이온이 변하는 값을 '엡실론 케이'라고 한다. 문제는 실험으로 구한 엡실론 케이의 값이 이론값과 다르다는 것이다. 이원종 교수는 "이론적으로 엡실론 케이 값을 구할 때 표준모형에 있는 18개의 변수를 사용하는데 아무리 대입해 값을 구해 봐도 실험값과 30% 정도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최근에야 이론적으로 엡실론 케이의 이론값을 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슈퍼컴퓨터의 발달 때문이다. 이원종 교수는 "수많은 적분을 해야 하는데 슈퍼컴퓨터 없이는 엡실론 케이의 값을 구할 수 없었다"며 "자체 개발한 슈퍼컴퓨터로 아무리 계산해도 실험값과 이론값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인간이 찾아낸 표준모형만으로는 이론값과 실험값의 차이를 설명할 수 없다. 인간이 모르는 또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연구 결과는 미국물리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인 '피지컬 리뷰 D'에 게재됐다. 표준모형이 계속해서 도전을 받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물질 중 표준모형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은 단지 4%에 불과하다.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 등 96%가 무엇인지 인간은 아직 알지 못한다.




■ <용어 설명>

▷ 표준모형(Standard Model) : 1960년대 이후 확립된 표준모형은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와 이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밝힌 현대 입자물리학 이론.


최태군 <모든것의 이론>을 읽어보라. (음양화평지인 첨언)


[신문과 놀자!/눈이 커지는 수학]비 올 확률 40%? 일기예보는 어떻게 계산할까

박지현 반포고 교사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봄과 가을은 점점 사라지고 아직 한여름이 되기도 전인데 연일 불볕더위에 대한 보도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서영이는 6월 초 연휴를 맞아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계획하며 날씨 예보를 더 자세히 들었습니다.  

“연휴 내내 때 이른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겠습니다. 내일은 더위가 주춤하겠는데요. 서울 낮 기온 26도, 대구 28도로 예년 이맘때 초여름 날씨가 예상됩니다. 다만 대기 불안정으로 강원 영서와 남부 내륙에서는 오후 한때 소나기가 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중략) 낮 기온은 예년 기온과 비슷하겠습니다. 전국 곳곳에 단비가 내리겠고요. ○○지역의 경우 비 올 확률은 40%입니다. 지금까지 날씨 정보였습니다.”

서영: 엄마, 일기예보는 어떻게 이렇게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지요?

엄마: 음, 그건 수증기와 온도, 대기의 상태, 바람 등의 정보를 정확하게 얻어 적절한 수학적 모델을 이용해 분석하는 거란다. 그렇지만 그 식이 간단하지는 않지. 또 기상과 관련한 정확하고 다양한 정보를 얻는 것도 중요하고, 분석하는 시간도 중요해서 슈퍼컴퓨터까지 동원된단다. 

서영: 그렇군요. 그런데 예보관이 이야기하는 ‘예년 날씨’라는 것은 어떤 의미예요? 작년 날씨인가요?  

 
엄마: 예년이라는 것은 과거 30년간의 통계치를 말하는 것이란다. 과거의 정보를 바탕으로 같은 조건에서 일어날 가능성으로 판단하는 거지. 그럼 날씨 예보 속 수학을 같이 알아볼까? 

날씨는 이렇게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소 간의 관계를 물리법칙으로 표현하여 이를 계산함으로써 예측합니다. 대기의 상태 등에 적용되는 방정식은 매우 복잡하여 과거에는 수학적인 계산이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그러나 현재에는 기상상태에 대한 운동역학과 컴퓨터가 발달하면서 수학적인 날씨 예측이 실제로 가능해졌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분야가 바로 수치예보입니다.  

[그림 1] 사진 국가기상슈퍼컴퓨터센터

 

 

날씨를 수학적으로 예측하려면 엄청난 양의 계산이 필요합니다. 또 매일 정해진 시간에 일기예보를 제공하려면 제한된 시간 내에 결과를 산출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날씨 예보에는 가장 빠른 최신의 슈퍼컴퓨터가 사용됩니다. 우리나라 기상청에서도 슈퍼컴퓨터를 이용하고 많은 사람을 동원해 장시간 할 계산을 짧은 시간 안에 해결하고 있습니다. 국가기상슈퍼컴퓨터센터에서 제공하는 날씨 예보에 수치예보모델을 적용하는 과정은 [그림 1]과 같습니다.  

[그림 2] 사진 국가기상슈퍼컴퓨터센터

 

 

예를 들어, 저녁 뉴스 이후 제공되는 일기예보를 준비하는 과정을 살펴봅시다. 저녁 뉴스에 오늘 내일의 날씨와 한 주간의 주간 날씨를 제대로 제공하려면 오전 9시에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관측한 자료가 필요합니다. 통신망을 타고 이 자료들이 수집되는 데 2시간 반이 걸려, 오전 11시 반이 되어야 비로소 컴퓨터가 계산 작업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합니다. 예보담당자가 자료를 해석하고 결정하는 데 다시 몇 시간이 소요되므로, 실제 컴퓨터가 계산에 할애하는 시간은 90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나온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는 내일의 날씨를 알게 되는 것이지요. [그림 2] 기상청은 슈퍼컴퓨터를 사용하여 짧은 기간이나 주간예보를 위해 여러 종류의 수치예보모델을 하루 약 100회 이상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수치예보모델은 당장 내일의 날씨를 예측하는 것뿐 아니라,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온난화 시나리오와 같이 장기적인 전망도 계산해 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각국의 기상청은 좋은 성능의 슈퍼컴퓨터의 확보 등 하드웨어와 함께 다양한 수치예보모델 개선 및 개발에 힘쓰고 있습니다.  

 


수학적 모델로 정보를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일, 어렵지만 매력 있는 직업분야가 아닐까 싶습니다. 

비 올 확률 40%의 진짜 의미는 

기상예보관이 텔레비전에 나와 내일 비올 확률이 40%라고 할 때의 그 말의 진짜 의미는 무엇일까요?  

날씨를 예보할 때는 수학의 기본 중 하나인 확률을 사용합니다. 확률이란 어떤 사건이 일어나는 가능성의 정도를 나타낸 것입니다. 일기예보 중 강수량을 예보할 때는 강수 확률로 나타냅니다. 비 올 확률 40%라는 의미는 비(또는 눈. 우박, 진눈깨비 등)가 전체 시간 중 40%를 내린다거나, 일기예보 해당 지역의 40%에 비가 내린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이 말은 내일의 조건과 대략 비슷한 조건을 갖는 열흘 중 나흘 정도 강수가 있을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뒤집어 말하면 그런 날 중 엿새는 강수가 없었다는 뜻입니다.

 
즉, 강수확률 예보는 예보기간에 지정된 장소에서 일정량의 강수가 발생하는 것을 확률로 나타낸 것입니다. 이러한 예보는 과거의 통계자료를 기초로 산출하는 것으로 강수확률 40%는 현재와 같은 기상 상태가 수없이 반복될 때 약 40%의 경우에는 비가 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강수확률이 높다고 하여 강수량이 많은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느 예보지역의 강수확률 40%는 비나 소나기 등 강수가 올 확률을 의미하는 것이며, 강수량은 실제로 그 지역에 내리는 양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실제 ‘비 조금’이나 ‘소나기’는 예상 강수량을 발표하지 않습니다. 비 조금은 강수량 5mm 미만을 말하며, 소나기는 국지적인 현상으로 지역적인 편차가 크기 때문에 예상 강수량을 발표하지 않습니다. 

 


오늘은 날씨가 어떤가요? 기상예보에 귀 기울여 보세요. 외출 시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생각하며 수학이 미래를 예측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한번 실감해보시기 바랍니다.
  
박지현 반포고 교사



원문보기:
http://news.donga.com/List/Series_030123/3/030123/20160608/78543171/1#csidx8715e0668adf203bf0d7427be8e6498

괜찮은 남자 찾으세요? 수학의 정석을 펴세요

한국일보 | 2016.03.11 10:27

 

 

수학자가 ‘사랑의 방정식’의 해(解)를 구하겠다고 나섰다. 왠 사춘기 장난질이냐, 왠 지나간 유행가 가사냐, 손발 오글대지 않아도 된다. 피터 배커스라는 수학자는 2010년 ‘왜 나는 여자친구가 없는가’라는 논문을, 진짜 썼다. “나와 데이트할 잠재적 여자친구의 수보다 은하계에 존재할 지적 외계문명의 수가 더 많다”는 암울한 결론이었지만.

 

 

전제는 이렇다. 당신은 남자다. 그러니까 당신이 여자를 만나는 목적은 같이 자는 거다. 당신은 여자다. 그러니까 당신이 남자를 만나는 목적은 결혼이란 명목으로 평생 남자 하나 낚아채는 거다. 만남의 운명에 대한 온갖 잡소리들은 치워라. 그 만남은 ‘동침’과 ‘납치’의 결합이다. 그래야 ‘사랑의 방정식’이 성립한다. 맞다. 학창 시절 누구에게나 이 갈리는 추억을 선사했던 그 ‘수학’이란 놈이라면 능히 이런 끔찍한 짓을 하고도 남음이 있으렷다. ‘수학적 모델링’이란 그런 거니까.

 

 

미팅, 파티 같은 곳에서 가장 매력적인 이성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나머지 이성들을 집중공략하는 것이 가장 좋은 작전이다. 이게 바로  '내시균형'이자 '파레토 최적'이다. 문학동네 제공

 

 

 

미팅, 파티 같은 곳에서 가장 매력적인 이성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나머지 이성들을 집중공략하는 것이 가장 좋은 작전이다. 이게 바로 '내시균형'이자 '파레토 최적'이다. 문학동네 제공

 

 

 

‘우리가 사랑에 대해 착각하는 것들’은 수학적 접근을 통해 사랑에 대해 알려주겠다던 한 수학자의 TED강연(www.ted.com/talks/hannah_fry_the_mathematics_of_love(http://www.ted.com/talks/hannah_fry_the_mathematics_of_love) )을 더 보강해 책으로 풀어낸 책이다. 당연히 연애의 말랑함으로 수학의 어려움을 불식시키겠다는 시도다. 수학자들이 월스트리트는 망쳐놨어도 당신의 연애는 구원할 수 있다고 말하고픈 욕망도 있다.

 

 

 

책장을 넘길 때 ‘Wt+1=w+rwWt+IHM(Ht)’ 따위의 수식이나 ‘게일-섀플리 알고리즘’ 같은 어려운 말이 나오긴 한다. 대개는 저자가 만담가로 오해 받지 않기 위한 경우가 많으니 건너 뛰어도 읽는 데 지장은 없다. 그런 점에서 지난해 화제작이었던 김범준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의 ‘세상물정의 물리학’(동아시아)을 떠올리게 할 만큼 재치 넘치는 책이다.

 

 

 

수학이 풀어놓은 사랑의 방정식 첫 번째. 무조건 대시하라. 적극적으로 대시하는 쪽은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쪽과 연결된다. 수동적으로 응하는 쪽이라면? 자신에게 접근하는 이성 가운데 가장 덜 싫어하는 이와 연결된다. 대개 앞의 경우 남성, 뒤의 경우 여성이다. 남자들이여, 당신은 아내에게 최고의 남자가 아니다.

 

 

 

두 번째 웬만큼 괜찮다 싶음 그냥 결혼하라. “매력적인 여성의 무관심한 태도를 확인한 남성은 자신에게 가장 관심을 보이는 여성을 선택해 정착하고, 싱글들의 그룹에서 빠지게 된다.” 해가 갈수록 아주 뛰어난 여성과 아주 이상한 남성만 남는 이유다. “괜찮은 남자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라는 푸념이 절로 나온다면, 당신은 이미 게임이론을 통한 ‘좋은 신랑감 패러독스’를 수행한 셈이다.

 

 

 

그러면 대체 언제쯤 상대를 붙잡아야할까. ‘최적정지이론’에 따르면 “당신이 10명의 상대와 사귈 운명이라면 처음 4명의 연인을 거절했을 때 바로 그 단 한 사람을 찾을 확률이 가장 높아진다.” 평생 20명을 사귈 자신이 있다면 8명은 무조건 거부해야 한다. 자 이제 나는 앞으로 몇 명이나 더 사귈 수 있을까. 냉정하게 계산해보자, 그리고 결단을 내리자.

 

 

 

5번째 상대를 운명으로 받아들이기가 그래도 찜찜하다면? 연인끼리 싸움이 난다면? 수학적 설명은 계속 이어진다. 너무 절망할 필요는 없다. 앞서 말한 수학자 배커스는 지적 외계문명을 단 하나도 찾지 못했음에도 3년 뒤에 결혼했다.

 

 

조태성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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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글
프롤로그

1부 수학에 대하여
수학은 □이다
수학을 배우면 무엇을 얻을 수 있나요?
수학은 왜 배우는가?

 

수학식ㅣ 수학의 추상성

 


수학은 왜 어려운가?

2부 수학 교육에 대하여
우리나라의 수학 수업 풍경
평가 위주의 공부를 만들어낸 원인들
아무도 보지 않는 수학교과서
참고서라는 이름의 시험문제집

<수학의 정석>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바둑처럼 수학에도 정석이 있어야 할까?

수학다운 수학

사실 <수학의 정석>은 서울대 합격을 목표로 하는 수험생들을 위한 책이었다

참고서의 진화

 

 

 

공부의 완성은 암기

 

덧셈도 암기, 뺄셈도 암기

개념없는 수학

수학적 사고를 감당하지 못하는 수학교과서

 

 

 

 

 

 

 
맥락 없는 한국 교육
‘점수 맛’에 중독된 사람들

3부 해법은 있는가
교육을 둘러싼 여러 세력들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교육 정책들
권력에 포섭된 학계
사교육과 새로운 시민단체의 목소리
저 깊은 심연에 가라앉아 있는 교사들
어떻게 할 것인가

에필로그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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