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인 밥 - 함민복
시(詩) 한 편에 삼만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데워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목숨을 건 독서 8'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송사냥꾼 THE LITIGATORS>, 존 그리샴 JOHN GRISHAM, 안종설 옮김, 문학수첩 2012 (0) | 2012.05.30 |
---|---|
<黑山>, 김훈, 학고재, 2011 (0) | 2012.01.06 |
(인간이란 무엇인가), 마크 트웨인, 이가서, 2001 (0) | 2011.11.21 |
<이창호의 不得貪勝>, 이창호, 라이프맵, 2011 (0) | 2011.11.20 |
<첫 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 김민영, 청림출판, 2011 (0) | 2011.08.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