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인 수험공부"
박일규
서울대학교 경영대 3년 재학(2005년)
제46회 사법시험 최연소 합격 |
Ⅰ. 수험생활
2002 년 5월 말에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의미있게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기업전문변호사라는 꿈을 구체화하여 나가기로 결심했습니다. 병원에 두달 정도 입원을 하고나서도 몸이 불편했기 때문에 집에서 누워 있어야 했습니다. 집에 있는 동안 곽윤직 교수님의 저서를 임영호 선생님의 강의 테잎으로 들으며 수 회독 하였습니다.
본격적으로 시험 공부를 시작했던 것은 2002년 겨울이 되던 무렵이었습니다. 무리라고 생각했지만 일단 목표를 다음해 1차 합격에 두고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 목표에 맞춰서 공부 스케쥴을 짜고 실천을 해나갔습니다. 시간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기본강의를 제대로 듣는 것을 포기하고 기출문제를 풀면서 지문을 가지고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식으로 1차 시험에 대비했습니다. 그리고 객관식에서 판례문제는 깊이 있는 이해가 없어도 맞출 수 있다고 생각했고, 이것에 중점을 두어 공부했습니다.
시험을 보고나서 다시 1차 시험 공부를 하면 느슨해질 것 같아 2차 시험을 대비해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책을 이것저것 많이 사보고, 이론적으로 논란이 되는 문제를 가지고 집착을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법에 대한 기초 실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무턱대고 그러한 방식으로 공부했던 것은 잘못이었습니다. 체계가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여러 교수님들의 책을 한꺼번에 보아 혼란스러웠고, 한 문제에 골몰하다보니 전체를 유기적으로 보고 균형있게 이해하는 것이 안됐었다고 생각합니다. 자연히 진도도 잘 나가지 않고 그러면서 흥미를 잃었고 어느 정도 밖에 돌아다닐 수 있게 되면서 공부를 등한시했습니다. 2003년 5월 말에 급성장염에 걸려 다시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시 잡고 빠르게 한 과목씩 여러 번을 보기로 방향을 잡고 공부를 해나갔습니다.
6월부터 방학동안 후사법의 기본강의 테잎을 다 듣고, 기본3법의 사례강의 테잎을 병행해서 훑는 식으로 들었습니다. 그렇게 빠르게 여러 과목을 같이 듣다보니 학설이 대립하는 경우 비슷한 논리 구조가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각 과목마다 이해도가 높아지고 여러 과목을 종합적으로 공부하다보니 훨씬 효율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10 월 무렵에 당장 내년 1차 시험도 얼마남지 않은 것 같아서 민법의 기본강의부터 1차 시험 대비를 시작했습니다. 빠르게 테잎을 들으면서 11월말까지 기본강의를 소화해냈습니다. 목표를 내년 동차로 잡았기 때문에 후사법도 병행을 했습니다. 12월에 김영식 선생님의 민사소송법 강의를 들었고, 이 때 책정리하는 방식이나 보충 교재 등 다른 책의 활용하는 방법 등에 관해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2학기를 마치고 민사소송법 강의도 끝나고 나니 12월말이 되었습니다. 별로 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시험이 두 달도 남지 않은 상태여서 막막했습니다. 우선 결의를 다지기 위해서 삭발을 하였습니다.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기 때문에 하루를 오후와 저녁 시간으로 나누어 두 과목씩 보았습니다. 집 근처의 독서실을 다니면서 테잎을 들었고, 빠르게 여러 번 듣는 작전으로 했기 때문에 따로 복습은 하지 않았습니다. 기출문제집을 사서 진도 범위의 문제를 풀면서 공부했는데, 두 번째 보는 것이어서인지 기억에 잘 남았습니다. 1월 내내 아침 11시부터 밤 2시까지 13시간 정도를 공부만 했고, 그러는 동안 불가능하다싶을 정도의 속도로 시험 과목의 진도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2월로 들어서면서 판례를 꼼꼼하게 정리하였고, 경제법과 가족법을 중점적으로 보아서 틀리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2004 년 1차 시험을 보고나서 예상 커트라인보다 제 점수가 살짝 높은 것을 알고 신림동에 방을 잡고 2차 시험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신림동에서는 오후와 저녁 계속 학원을 다니면서 그 진도를 소화하는 식으로 공부를 해나갔습니다. 3월과 4월을 남들 따라가려고 정신없이 보냈습니다. 5월이 되어 2차 시험도 한달 앞으로 다가왔는데, 저는 너무나 아는게 부족했고 모의고사 점수도 생각만큼 나오질 않았습니다. 모범답안을 쓰겠다는 생각으로 공부를 하고 답안을 작성하려고 노력했지만 아직 공부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에 뜻대로 되질 않았습니다.
저는 이러한 방식으로 공부를 해서는 합격할 수 없겠다고 생각하고서 면과락으로 작전을 바꾸었습니다. 과목마다 지엽적인 부분은 과감히 포기하고 논점별로 핵심단어 몇 개씩만 정리된 기본서에 따로 연필로 표시해서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면과락을 목표로 공부를 하니 암기에 대한 부담이 상당히 줄었고 대신 맥락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5월과 6월에는 기본서를 수 회독하였고, 회독수가 거듭되면서 하루에 3~4과목씩 소화해내면서 짧은 시간에 여러 번 반복하여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남들보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이 정도면 해볼만하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던 것 같습니다.
Ⅱ. 1차 시험 공부
1 차 시험을 준비할 때 기본서로 헌법은 권영성 교수님저, 민법은 지원림 교수님저, 형법은 이재상 교수님저를 보았습니다. 문제집은 고시계의 기출문제집을 여러 번 풀면서 지문을 꼼꼼히 정리하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우선 1차는 100점을 맞아야 하는 시험이 아니라 85점 정도만 맞으면 되는 시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85점을 맞기 위한 공부는 100점을 맞기 위한 공부와는 방법이나 양이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출문제와 판례를 중점적으로 보고 출제빈도가 높은 부분과 낮은 부분을 구별하여 공부한다면 짧은 기간에도 합격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기본강의를 테잎을 구하여 빠르게 듣고 나서는 기출문제(사시 및 행시 변시 등)를 가지고 지문을 찾아서 기본서에 표시하는 식으로 공부하였습니다. 2003년 1차 시험에 대비해서 처음 공부를 할 때, 2달 정도 기간 동안 기본3법의 테잎을 듣고 바로 문제를 풀기 시작했습니다. 그 시점이 시험이 2달도 채 남지 않았을 때였기 때문에 잘 모르더라도 나름대로 생각해서 풀었습니다. 아직 기본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여서 문제를 푸는 데 정말 어려웠고 많이 틀렸지만 억지로라도 생각하면서 풀었던 것이 나중에 기억에 잘 남았던 것 같습니다. 시험 전날까지 고시계 기출문제집 3권에 나와 있는 모든 지문을 기본서에 표시해가면서 소화해냈습니다. 이때 기본서 각 부분마다의 완벽한 정리는 불가능하였지만, 문제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서 합격선 정도의 점수를 맞는데 있어서는 효과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기출문제를 반복하여 풀다보니 문제가 어떤 부분에서 집중하여 출제되고 있는지, 출제자가 물어보려는 것은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객관식에서 판례문제는 깊이 있는 이해가 없어도 맞출 수 있다고 생각했고, 이것에 중점을 두어 공부했습니다. 각 과목별로 판례집을 사서 테잎과 병행하여 빠르게 들은 뒤 기출문제집과 병행하여 공부해나갔습니다. 판례공부의 경우 자주 출제되는 중요한 판례와 출제자가 틀리라고 내는 판례를 구분하여 신경써서 보았던 것이 효과적이었습니다.
저는 1차 시험을 준비하는 데에 있어서는 출제 빈도에 따라 강약을 조절하여 공부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차 시험과 같이 광범위한 내용에서 출제되는 객관식의 경우에는 자주 출제되는 부분에서 특정한 내용을 묻기 위해서 문제가 출제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기출문제를 단원별로 어느 정도 출제되는지를 표를 만들어서 보았고, 그에 따라 공부 정도를 조절했습니다. 예를 들어, 헌법 조문과 부속법령의 경우에도, 틀리라고 출제되는 것도 있지만, 출제자들로서는 비중있게 다루는 부분에서 출제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공부를 하고 암기할 것을 선별하여 암기할 것은 확실하게 했던 것이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1차 준비 기간이 그리 길지 않았기 때문에 최대한 효율적으로 공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따라서 나올 부분과 안 나올 부분을 명확하게 구분하여서 출제빈도가 낮은 부분은 기출문제만 정리하는 식으로 넘어가고 출제빈도가 높은 부분에 집중했습니다. 또한 가족법과 선택과목의 경우에는 그 양에 비해서 할당되어있는 점수가 크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을 우선적으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가족법과 선택과목을 다 맞게 되면 합격선 정도의 점수를 받기 위해 다른 과목에서 약간 틀려도 되는 여유분이 생긴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여유분을 헌법 조문, 부속법령, 각 과목의 판례 등 점수로 직결될 수 있는 부분을 확실히 암기하는 데 노력했고 그것이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과목별로 우선 민법의 경우 곽윤직 교수님의 저서를 꾸준히 읽었고, 그것이 기초실력이 되어서 민법에서 고득점을 했던 것 같습니다. 각 제도마다 의의 등 서론에 해당하는 부분만이라도 꼭 읽으시길 추천합니다. 지원림 교수님의 책을 기본서로 삼아 기출문제를 풀고 모든 지문을 체크해가면서 1차 준비를 했습니다. 그리고 민법 판례강의를 테이프로 들었는데, 판례강의를 들으면서 기본서를 같이 병행해서 유기적으로 공부했던 것이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민법의 경우 판례가 다른 과목보다 어렵기 때문에 따로 외우려고 하게 되는데, 객관식에 있어서도 기본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판례를 이해하여야 응용된 판례 문제가 나와도 풀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헌법의 경우 권영성 교수님의 책을 기본서로 삼고 부속법령집과 판례집을 따로 사서 보았습니다. 헌법 조문이나 부속법령은 사시나 행시 기출 부분이 반복해서 나오는 것이 많은데 그것을 꼼꼼히 파악하여 공부했던 것이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헌법의 경우 단순 암기식 문제가 많은데, 틀리라고 내는 문제는 과감히 포기하고 자주 출제되는 부분을 더 암기해서 공부량을 조절하는 것이 합격점 정도를 맞는데 있어서는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형법의 경우 이재상 교수님의 책을 보면서 마찬가지로 기출문제를 정리하는 식으로 공부했습니다. 특히 형법은 판례 출제 비중이 높기 때문에, 다른 과목보다 판례를 열심히 보았습니다. 신호진 강사편저 판례집을 강의 테잎과 병행하여 여러 번 봤던 것이 효과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최신 판례 출제 비중도 높기 때문에 신경써서 보았습니다.
Ⅲ. 2차 시험 공부
2 차의 경우 기본서와 사례집을 병행해서 논점을 사례집으로 보충해서 단권화하는 식으로 공부했습니다.
기본서로 헌법은 성낙인 교수님저,
행정법은 장태주 교수님저,
상법은 정찬형 교수님저,
민법은 지원림 교수님저,
민사소송법은 이시윤 교수님저와 호문혁 교수님저,
형법은 정웅석 교수님저,
형사소송법은 정웅석 교수님저를 보았습니다.
사례집으로 헌법은 김선택 교수님저, 행정법은 김연태 교수님저, 상법은 김혁붕 강사편저, 민법은 송덕수 교수님저, 민사소송법은 전병서 교수님저, 형법은 이재상 교수님저, 형사소송법은 이재상 교수님저를 보았습니다.
2 차 공부는 단권화에 초점을 두어서 공부하였습니다. 다만 따로 자료를 보충할 때에는 기본서의 어느 행간에 들어가야 하는지, 왜 논의가 되는 것인지를 생각하면서 신중하게 했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공부를 했던 것은 흐름을 파악하고 이해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료를 보충하는 것을 최소화하고 대신 기본서의 단어나 행간에서 내용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생각하면서 공부했습니다.
저는 1차 공부와 병행하여 기본강의 테잎을 구하여 들었고, 1차 시험 후 신림동에 나와서는 오후와 저녁 모두 학원을 등록하여 공부했습니다.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에 하루에 여러 과목을 보아야했습니다. 학원진도에 따라서 공부해나갔고 그렇게 3월과 4월을 보냈습니다. 다만 아직 실력이 부족했지만 학원에서 보는 모의고사는 꾸준히 응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모르는 논점이 나오면 책을 찾아보면서라도 써보았던 것이 많은 공부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5 월이 되면서 2차 시험도 얼마남지 않았는데, 재시로 시험보는 사람들에 비해서 저는 너무나 아는게 부족했고 모의고사 점수도 생각만큼 나오질 않았습니다. 그 사람들과 같은 방법으로는 합격할 수 없겠다고 생각하고서는 면과락으로 작전을 바꾸었습니다. 저는 2차 시험은 맞는 말을 쓰는 시험이 아니라 틀리지 않은 말을 쓰면 되는 시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논점의 맥락을 정확히 이해하고 학설의 요점만 알면 답안지에 내가 어지간히 지어서 써도 틀리지 않은 말이 되는 것을 알았습니다. 과목마다 핵심적인 부분을 정독하고 핵심단어 몇 개씩만 정리된 기본서에 따로 표시해서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공부를 해서 답안지를 작성해보면서 어느 정도 과락은 면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자신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저는 중요 판례를 무조건 5줄 이상씩 쓰기로 마음먹고 판례가 제시하는 논거만큼은 두문자를 따서라도 암기해서 답안지에 표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시험 전날까지도 판례를 답안지에 적어보며 논점을 복습하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과목별로 헌법의 경우 헌법재판소 판례를 가지고 책정리를 해나가면서 공부했습니다. 특히 헌법은 자칫 양이 너무 많아 질 수 있는 것 같아서 교과서에 나온 것만이라도 확실히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행정법의 경우 체계를 잡는데 고생을 했었는데, 행위의 의의와 성질-행위의 위법 여부-권리구제로 나누어 이해하고 사례를 접근했더니 효과적이었습니다. 상법의 경우 관심 분야여서 그런지 공부하는데 다른 과목보다 수월했던 것 같습니다. 보험과 해상편을 미리 공부해놨던 것이 시험 전날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민법의 경우 1차를 공부하면서 사례집도 병행을 했고 기본서 책정리를 해놓았습니다. 민법은 그 양이 많아서 2차를 준비하면서 따로 시간을 내서 보기 곤란한 점이 많은데 미리 대비를 해놓았던 것이 효과적이었습니다. 민사소송법의 경우 김영식 선생님의 강의로 체계를 잡고, 기본서와 조문을 한 단어 한 단어 꼼꼼하게 읽은 것이 효과적이었습니다. 형법의 경우 새롭게 논의되는 문제보다는 기본적인 문제에 충실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형사소송법의 경우 다른 과목보다 늦게 공부했기 때문에 중요한 문제를 위주로 수사와 증거법을 유기적으로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Ⅳ. 감사의 글
우선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동생에게 감사드립니다. 가족이 아니었다면 사고 후 제대로 걷지도 못했던 그 날들을 이겨낼 수 없었을 것입니다. 지금은 함께 하지 못하지만 수현이형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합니다. 항상 저와 함께 하리라고 생각하고, 이번 합격도 형이 도와준 것이라고 믿습니다. 아버님, 어머님, 동현이와 그 동생에게도 늘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늘 나와 함께 해주는 고마운 친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그리고 공부하는 친구들에게 꼭 합격의 영광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돌이켜보면 단기에 합격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근거없는 자신감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목표를 저는 된다고 굳게 믿고 꾸준히 노력하였습니다. 자신감을 가지시고 노력하시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고시생활의기록 2007/08/25 14:14
제44회 사법시험 최연소합격 (2002년)
안미령, 서울대 법대, 사법연수원 35기, 현재 로펌 김&장 변호사
공부를 시작하며
1학년 때는 대학에 입학한 기쁨에 거의 공부를 하지 않았고 친구들과 몰려다니며 놀았습니다. 그러면서 사법시험은 2학년 말에나 시작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빨리 합격하길 바라시는 부모님의 기대가 있었고 자꾸 머리가 나빠지고 게을러지는 것 같은 생각에 공부를 계획보다 1년 일찍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시작이라고는 하였으나 학원에서 헌·민·형법 기본강의를 수강하는 것 뿐 이었습니다. 그렇게 설렁설렁 기본서 들고 학원에 다니면서 2학년 1학기까지 학교 도서관에서 기본서를 읽는 데만 집중하였습니다. 2학년 여름방학쯤 되니 약 3회독을 하게 되었고 헌·민·형법의 기본적 구조를 약간 파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공부를 열심히 하지는 못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아쉽습니다.
공부를 시작하면서 친구들과 만나는 시간이 줄어들었고 생활패턴이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약간의 마찰과 고통이 있었지만 합격을 위해서 포기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 능력이 제게는 없었기 때문에 사법시험에만 생활의 모든 에너지를 쏟기로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많은 친구들과 멀어지고 외톨이처럼 생활해야 했지만 제가 선택한 것인 만큼 책임을 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지금 이 지면을 통해서 나마 친구들에게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건투를 빌어주고 싶습니다. 특히 나를 많이 생각해준 예쁜 정은이와 착한 승재, 은식이 그리고 친언니 같이 따뜻하게 대해준 혜영언니한테는 큰 빚을 진듯한 심정입니다.
1차 준비기간
저는 2차에 비하여 1차에 들인 공부기간이 훨씬 길었습니다. 특히 기본서를 읽으면서 보낸 시간이 길었습니다. 1학년 겨울 방학부터 2학년 1학기까지는 거의 기본서만 읽고 지냈습니다. 기본서를 제대로 읽기 위해서 작은 연습장에 중요한 내용을 정리해 가며 읽은 것이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계속해서 머리를 괴롭게 하는 잡념을 막기 위해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손으로 써가며 읽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약 3회독 정도를 하였습니다.
기본서를 읽으면서 교수님께서 쓰신 객관식 문제집을 풀어보았지만 실제 문제에 대한 적응력은 만족할 만한 것 같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시간은 6월정도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조급했지만 일단 1차에 합격한다는 전제하에 2차 시험을 응시할 경우 4개월의 시간동안 후사법을 공부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고 좀 무리를 해서라도 남은 기간 동안 2차공부까지 해야 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싶지만 동차합격을 이룰 수 있었던 좋은 계기였다고 생각됩니다.
1차 공부는 학원에서 강의를 들으면서 준비하였지만 2차는 그렇게 하기가 부담스러웠고 학원강의 테이프를 이용하자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9월이후에 약 3개월동안 후사법을 공부를 하여 기본서를 2회독 가량 해 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 나니 1차를 준비할 시간은 약 3개월이 남게 되었습니다. 남은 3개월의 기간 동안 1차 선택과목을 포함 한 모든 과목을 한꺼번에 다하려고 하니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나름대로 전략을 세워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객관식 문제집을 계속 풀어서 실전 감각을 익히는 것이 가장 효율적일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시중의 문제집 약 20권 이상을 한꺼번에 구입하여 2달 계획을 세우고 미친 듯이 풀어나갔습니다. 밤을 새운 적도 많이 있었지만 계획을 밀리지 않고 끝까지 완수하였을 때 남다른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정도 문제의 유형에 익숙해질 수 있었고 약간의 자신감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1차 시험 공부는 고등학교 수능과 매우 흡사합니다. 공부를 오래한 분들이라고 반드시 합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험에 나올 내용만 효과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문제집을 많이 푸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솔직히 고백하면 기본서를 읽는 동안 내가 지금 읽는 내용이 무슨 의미인지 정확히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다가 객관식 문제집을 풀면서는 실체적인 의미를 알수 있게 되었고 법학이 실생활에서 가지는 구체적인 의미도 어렴풋이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문제집을 통하여 또 하나 얻을 수 있는 것은 판례를 추상적으로만 아는 것이 아니라 시험에 나올 수 있는 유형으로 편집된 버전으로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20권이상 문제집을 풀다보면 나오는 판례는 계속 반복하여 나옴을 알 수 있게 되고 저절로 암기가 됩니다. 또한 중요한 조문도 알 수 있고 학설의 중요한 논거 정도는 반복학습으로 암기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저의 방법을 소개하면서도 몹시 부끄럽고 또 기본서를 꼼꼼히 이해하시고 또 논문이나 판례평석도 공부하시는 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입니다. 이러한 공부방법은 수험을 위한 것이지 법학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합격을 간절히 원하는 수험생 여러분에게는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여 이렇게 적어보는 것입니다. 또한 출제경향이 저처럼 공부한 사람이 고득점하는 추세로 가고 있는 듯하여 더욱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1차 시험일
1차를 치르러 시험장에 가기 전에 모아 놓은 오답노트를 꼼꼼히 체크하였습니다. 헷갈리는 판례의 중요한 내용이나 자꾸 잊어버리는 내용도 모아 두었다가 확인하였습니다. 문제집을 풀기만 해서는 틀리는 문제는 계속 틀리게 됩니다. 따라서 자꾸 틀리는 문제는 따로 정리해 두는 것이 나중에 중요한 재산이 됩니다.
시험장에 가는 길에 함께 시험을 치르러 온 많은 수험생들을 보면서 참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시험을 치르는데 나 같은 사람이 합격할 수 있을 까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무거웠지만 이미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였고 또 매일 기도하면서 모든 것을 하나님의 뜻에 맡겼으므로 마음을 진정시키려 노력했습니다. 1차 수험장은 왕십리에 있는 고등학교였는데 전에 고3때 수능을 보았던 학교와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1교시에 시험지를 받아보고 정말 달라진 출제유형을 실감하였습니다. 그 엄청난 판례와 부속법령이 큰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동안 풀어왔던 문제집에서 보았던 문제유형들이었고 저에게 그렇게 낯설지는 않았습니다. 다행이라 여기고 문제를 열심히 풀어 나갔습니다. 1교시는 약간 시간이 부족했지만 그럭저럭 다 풀 수 있었고 2교시에는 긴장이 어느 정도 풀렸는지 시간이 조금 남았습니다.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고 점수가 어떨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합격의 희망을 가지고 집에 와서 채점을 해보니 점수가 그럭 저럭 합격을 확신할 수 있는 수준이었고 2차준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차 수험기간
2차 준비를 1차를 하면서 미리 해놓았기 때문에 부담이 없을 줄 알았지만 2차 시험준비는 말처럼 쉬운게 아니었습니다. 문제만 냅다 푼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내용을 숙지하고 있어야 뭔가 끄적거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남은 기간은 4개월인데 너무 막막하고 조급했습니다. 그래서 고민에 고민을 거친 결과 또 전략을 짜기 시작했습니다. 말이 전략이지 요령에 가깝습니다.
그러다 모 학원강사의 테이프에서 2차는 논점만 제대로 알아도 과락은 면한다고 하는 소리를 들었고 바로 이거다 생각을 했습니다. 기본서를 다시 완독하는 것을 포기하고 시중에 나온 단문집과 케이스집을 구입했습니다. 각 과목별로 3권씩 구입해서 이 단문집을 위주로 단권화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단권화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시험전날에 볼 만한 작은 암기카드를 만들어서 중요 논점을 학설, 판례, 검토의 목차로 정리하였습니다. 이 작업을 통해 각 과목의 큰 줄기를 파악할 수 있었고 시험 당일 부족한 시간 동안 효율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자료가 되었습니다.
단권화작업은 고되고 재미없었지만 논점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논점이 어느 정도 암기가 되었고 케이스집을 병행하여 풀어보면서 내가 과연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인가 확인하는 작업을 거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왠만한 케이스를 보면 대강의 논점을 추출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고 시간은 화살처럼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단권화를 반도 마치기 전에 6월이 되었고 2차 시험일이 와버렸습니다. 사놓은 케이스집도 반도 끝내지 못했고 논점도 긍정, 부정설이 있다는 사실만 아는 정도 였는데 정말 답답하고 암담하였습니다.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않았고 마음을 편하게 먹자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시험은 治心 즉 마음을 잘 다스리는 자가 이긴다는 생각을 평소부터 가지고 있었던 터라 마음이라도 단단히 먹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2차공부를 하면서 저는 생각해보면 소송법을 제외하고는 기본서를 거의 읽지 않다 시피 하였습니다. 솔직히 시간이 너무 부족하였고 그 지루한 책들을 다 읽고 소화해낼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후회가 되기도 합니다. 물론 합격을 해서 다행이지만 그런 요령 피는 습관이 몸에 밴다면 나중에 크게 후회했을 것입니다. 이제는 좀 차분한 마음으로 다시 기본서의 내용을 차근차근 확인해 볼 계획입니다.
스터디를 하거나 학원을 다니는 일도 해낼 자신이 없었습니다. 보기보다 몸이 허약하여 혼자 공부하기만도 벅찬데 모여서 토론하고 늦게까지 학원강의를 듣는 다는 것이 부담이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다 핑계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부장소는 학교 도서관이나 집이었습니다. 아는 사람이 많은 데에서는 공부가 잘 안되는 성격이라 학교도서관은 학교 수업이 있을 때만 이용하였고 주로 집에서 공부하길 좋아했습니다. 한 번 공부를 시작하면 집중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따로 공부시간을 정하지는 않았고 하루 하루 계획을 채우기 위해서라면 밤을 새우기도 하고 계획을 다 했다면 미련없이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수능시험을 공부하면서도 계획을 세워서 이를 다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였고 일단 치밀하게 그날 그날의 스케줄에 따라서 계획을 세우고 이를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런 공부 방법이 1차 시험공부를 하는 동안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수험기간에 쌓이는 스트레스는 그때그때 푸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피로가 누적되어 슬럼프 기간으로 나타납니다. 늘 새로운 마음으로 공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러한 마음을 가지게 되면 스트레스를 많이 줄일 수 있게 됩니다. 또한 무엇인가 심적으로 의지할 대상을 만드는 것도 좋습니다. 교회에 다닌다든지 운동을 한다든지 좋아하는 책을 읽는다든지 모두 훌륭한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만 친구들과 날잡고 술을 마신다든지 멀리 놀러 간다든지 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바이오 리듬만 깨뜨리는 좋지 않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2차 시험일
2차 시험전날에는 미리 만들어 놓은 논점 카드를 위주로 공부하였습니다. 또 마음에 드는 케이스 집을 한권 골라서 보았습니다.
케이스집을 저는 한 1∼2일사이에 한 권을 보는 방법을 사용하였습니다. 첫째 시간이 너무 없었고, 둘째 케이스집의 목차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는 융통성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2시간이라는 제한된 시간 안에 답안지를 써 내려면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빨리 보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지만 시도해보면 그렇게 어렵지도 않습니다.
또 한가지 케이스집을 볼 때에는 논점만 체크하고 머릿속으로 직접 개요를 작성해 보는 연습을 하였습니다. 개요는 무척 중요합니다. 교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바로 논점이기 때문에 문장력이 좀 떨어져도 내용을 안다는 사실만 확인된다면 후한 점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시된 모든 논점을 논리적으로 조합하여 개요를 짤 수 있다면 문장을 구성하는 것은 쉽습니다.
학설을 암기함에 있어서는 논거를 먼저 보지 않고 자기 스스로 생각해보는 연습을 하였습니다. 그런 연습을 통해 학설의 종류만 기억이 날 때를 대비하였습니다. 논거를 모두 암기하려는 욕심을 버리고 어느 케이스에서 이 논점이 등장하는가, 그리고 그러한 학설대립의 실익은 어디에 있는가 하는 것이 실전에 임했을 때 더 훌륭한 무기가 되어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완성도 있는 답안을 구성하려면 논거를 잘쓰는 것도 중요할 것입니다. 다만 저는 능력이 부족하고 시간이 촉박하여 학설 종류 외우는 데에만도 빠듯했습니다.
시험 당일에도 논점 카드를 휴대하면서 열심히 외웠습니다. 시험지를 받아 들고는 우선 보이는 논점을 문제지에 적었고 그 후 빠뜨린 것이 있나 꼼꼼히 확인하였습니다. 약 10분 정도를 개요를 짜는데 보내고 나서 바로 답안지에 옮겨 적었습니다. 문제당 5장을 쓰는 것이었는데 저는 한 4장 쓰고 나니 쓸말이 없었습니다. 답안지를 다 채워야하나 하는 걱정이 있었지만 기억나는 논점은 다 적었으니 과락은 면할 것이라는 기대로 그대로 제출하였습니다.
2차 시험 최대의 위기는 3일째 되는 형법 시험시간에 발생했습니다. 미리 화장실을 미리 다녀오지 않아 시험에 제대로 집중하지를 못했던 것입니다. 그냥 나가서 화장실에나 갈까 하는 원초적 욕구가 머리를 어지럽혀 시험 시간 내내 안절부절 못했습니다. 그래도 어떻게 보게된 시험인데 그냥 포기할 수 없다는 각오로 설사 망신을 당하더라도 남아서 써야지 하는 결심을 하고 꾹 참고 시험을 보았습니다. 그날 따라 문제는 엄청 복잡하고 논점도 많아서 더 힘들었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여서 쓸 수 있는 내용을 다 적었습니다.
결국 시험시간 종료를 알리는 종이 울리고 답안지를 제출할 수 있었습니다. 참 야속하게도 시험이 끝나니 화장실에 가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사람의 생리 현상도 마음으로 어느정도 조절 가능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혹시 시험시간에 저와 같은 경우를 당하시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적어봅니다.
위 사건을 제외하고는 큰 문제없이 시험을 치르게 되었고 특별한 불의타 없이 모든 과목을 무사히 치를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그렇게 마지막 날 형소법 시험을 치르고 나니 후련 섭섭했습니다. 이제 한번의 기회는 지나갔고 막차를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과 함께 이번에 합격자 발표를 기다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교차 하였습니다.
2차 시험을 마치고 나서
막차를 준비하는 기간이라고 명목상 말은 하고 다녔지만 마음은 근거없는 기대로 부풀었고 공부는 쉽게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해놓은 공부가 별로 없는 만큼 기대감은 커져 머리는 잡념으로 가득찼고 몸도 덩달아 나태해졌습니다.
하지만 2차 시험을 보는 내내 하나님의 함께 하심을 느꼈고 또 영적인 확신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이를 믿는마음으로 열심히 기도하였고 천천히 마음을 다스리고 못다한 단권화작업을 마무리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8월이 가고 9월이 되고 학기가 시작하였습니다. 저는 수험기간 내내 휴학을 하지 않았고 게다가 과외 아르바이트까지 하였기 때문에 학기가 시작 되면 정말 바빠집니다. 그래서 그나마 속도가 붙어가던 단권화도 지지부진 해졌고 3학년 학과공부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친구들 대부분이 공부를 시작하고 1차시험 준비로 학교도 한산하였습니다. 학교 도서관을 이용하려고 마음먹었지만 서울대학교 도서관은 환기가 되지않아 겨울에는 3시간만 공부해도 머리가 지끈거리고 눈이 어두워집니다. 그래서 발걸음은 늘 집으로 향하게 되었고 학교수업을 빼먹는 일도 잦아졌습니다. 이렇게 어수선한 생활을 하게 되면서 마음이 점차 무거워졌고 내 방법이 잘못된 것은 아닌가하는 회의감이 생기기도 하였습니다.
결국 10월 중반에 단권화가 끝나게 되었고 각 과목별로 중요한 논점을 모두 수록한 노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제 이것을 암기해야하는 단계였지만 약 5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기본서를 보지 않아 지나치게 요약되어 버린 단권화 노트만 보아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한 두개가 아니었습니다. 정말 절망적이었습니다. 그렇게 오랜 기간 동안 공들인 노트를 읽기 위해 다시 기본서를 보아야 한다면 그동안 헛수고를 한 셈이 되는 것이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방법을 여러분들에게는 절대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저처럼 무식하게 노트를 만들지 마시고 독서카드 크기의 작은 수첩등에 중요한 논점을 적는 방법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아니면 차라리 기본서를 여러번 읽으면서 단문집과 케이스집을 틈틈이 체크하는 방법이 더 효율적인 수험 방법이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합격소식을 접하고
이렇게 어리석고 아둔한 저의 수험방법을 뒤늦게 깨닫고 한참 속이 상해있을 무렵 전화로 합격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참, 믿어지지 않았고 놀라웠습니다. 정말 신기했습니다. 저의 수험생활은 실패투성이였고 저는 정말 부족한 사람인데 합격이라니요. 2차 시험기간 내내 느꼈던 하나님의 도우심이 내 착각이 아니었음을 깨닫고 눈물이 흘렀습니다. 지금도 저는 이 모든 것이 저의 힘으로 이룬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신림동 수험가만 해도 저보다 깊이 공부하시고 영리하신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글을 쓰면서 새삼 깨닫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이렇게 놀라운 축복을 얻었으니 더 많이 베풀며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건방지게 들리시겠지만 개인적으로 사법시험 합격자를 인터뷰하거나 수기를 쓸 때 주로 묻거나 궁금해하는 내용인 판검사가 될것인지 변호사가 될 것인지 하는 질문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목표가 판검사, 혹은 변호사라고 하였을 때 일단 그 직을 얻게 된다면 꿈을 이룬 것이 되지만 우리들의 꿈은 여기서 멈추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자신의 직업은 더 큰 꿈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 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직 어리고 경험도 짧고 여러모로 부족하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나누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수험기간 내내 참 이기적으로 살았으니 이제부터라도 베풀면서 살고 싶은 바람입니다.
마치면서 하고 싶은 말
이렇게 지면을 마련해 주신 고시계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저의 이 글을 통하여 고된 수험 생활에 지치신 분들에게 잠깐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모두 열심히 공부하셔서 조만간에 좋은 소식이 있으시길 빕니다.
출처: 고시계
행시 최연소 합격기-“매일 한 걸음씩 나가다 보면 어느새 도착점에 닿아” |
김민지 제54회 행정고시 최연소 합격.서울대 정치학과 3년
아직 부족한 실력으로 합격하게 되어 부끄럽기도 하지만 이 글을 통해 많은 분들이 수험 생활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얻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글을 시작합니다.
1. 2009년 9월~2009년 12월
저는 2009년 9월에 본격적으로 행정고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2009년 여름에는 행정고시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면서 합격생 분들의 수기도 읽어 보고, 선배들의 조언도 구했습니다. 공부 계획을 미리 짜고 시작하고 싶었기 때문에 여름방학 동안 여유를 두고 이것저것 알아본 것이 9월부터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면서는 학교 도서관을 이용했습니다. 당시에는 휴학을 하지 않은 상태였고, 학교 수업과 공부를 병행하면서 시간을 아끼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침 7시까지 학교에 가서 11시에 집에 돌아오는 것을 목표로 했고, 아무래도 처음 시작할 때는 의욕에 넘쳐 목표한 시간만큼 공부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당시에는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통학 시간이 꽤나 걸렸고, 공부를 계속 하다 보니 이것이 부담이 되어 12월부터 자취를 시작했습니다.
9월에 가장 먼저 시작한 과목은 경제학이었습니다. 학원에 가는 것보다 인터넷 강의를 활용하는 것이 시간 관리에 더 적합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김진욱 선생님의 기본강의를 들으면서 그 이외의 시간은 복습을 하는 데 썼습니다. 전공이 정치학이고 경제는 고등학교 때도 선택과목이 아니었기 때문에 강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교과서를 통해 이해할 때까지 다시 보았고, 따라서 복습을 하는 데 4-5시간 정도를 할애했습니다. 교과서에 실린 연습문제를 푸는 데는 물론 무리가 있었지만 최대한 혼자 힘으로 풀어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2009년 2월에 경제원론 과목을 학교에서 수강했는데 경제학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물론 인터넷 강의가 2차 공부에 적합한 내용을 정확히 전달해준다는 큰 장점이 있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경제의 기초가 제대로 잡혀 있지 않았기 때문에 학교 수업과 병행하는 방법도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경제학 인터넷 강의 수강을 마친 것은 10월 초순이었습니다.
경제학-행정법-행정학-정치학 순서대로 공부를 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경제학 기본강의를 다 들은 후에는 김기홍 선생님의 행정법 예비순환을 인터넷 강의로 들었습니다. 행정법 공부도 처음 해 보는 것이었기 때문에 예비순환 때는 수업 시간에 말씀해주신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만 목표로 하고 홍정선 교수님의 행정법 특강을 교과서로 삼았습니다. 교과서와 수업 필기를 중심으로 공부했고, 따로 정리를 시도하지는 않았습니다. 행정법 예비순환을 들으면서 밤 시간(9시-11시 정도)에 두 시간 정도를 따로 빼서 경제학을 간단히 복습하는 데 사용했습니다. 경제학이 자신이 없어서이기도 했지만 기본강의만 듣고 다음 1순환 때까지 한 번도 보지 않는다는 것이 부담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시간 관리에 어려움이 있기는 했지만 그 때 경제학을 한 번 더 복습한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때 복습을 하면서 교과서 연습 문제를 두 번째로 다시 풀었습니다.
행정법 수강 기간은 경제학에 비하여 짧았고, 이후 바로 행정학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정확한 날짜는 기억나지 않지만 11월 첫째 주까지는 행정법을 끝내고 행정학으로 넘어갔던 것 같습니다. 행정학 예비순환은 이명훈 선생님의 인터넷 강의를 들었고, 교재는 행정학의 맵과 틀, 그리고 새행정학을 중심으로 공부했습니다. 행정학을 처음 배울 때는 경제학이나 행정법 보다는 이해가 쉬웠기 때문에 강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고, 그 날 들은 강의 내용의 복습까지 마친 후에는 경제학과 마찬가지 방식으로 행정법을 간단하게나마 복습했습니다. 행정학을 복습할 때는 필기를 바탕으로 교과서 내용을 이해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고, 암기까지 욕심을 내지는 않았습니다. 새행정학 교과서는 한 번밖에 읽지 못했지만 처음 행정학을 접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행정학 예비순환까지 마치고 나서 12월이 되었는데, 이 때 1차 과목 모의고사를 풀어보았습니다. 언어논리는 예상했던 것보다는 만족할 만한 점수가 나왔지만, 처음 시간을 맞추어 풀어 본 모의고사에서 상황판단과 자료해석이 모두 40점대 점수가 나와 PSAT공부에 시간을 좀 더 많이 할애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PSAT 교재 중에 유형 별로 나와 있는 것을 풀면서 시간 여유를 두고 문제를 푸는 것을 먼저 시작했고, 이때는 진도를 천천히(하루에 각 과목 여섯 문제정도) 나가면서 유형을 익히는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자료해석도 시중의 책을 사서 공부했습니다. 문제 푸는 패턴이 자세히 나와 있어 그 책을 공부한 이후에는 자료해석 점수가 많이 올랐습니다. 이렇게 유형별 문제집을 풀면서 12월을 보냈습니다. 원래는 정치학 예비순환을 들으면서 PSAT 공부를 병행할 계획이었으나 시간 여유가 없었고 기말고사도 겹쳐서 정치학 예비순환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일단은 PSAT에 집중했습니다. 1월에는 거의 매일 기출문제를 풀었고, 시험이 2월 6일이었기 때문에 1월 둘째 주부터는 시간을 맞추어 푸는 연습을 했습니다.
2. 2010년 1월~2010년 3월
PSAT 문제는 생각보다 어려웠지만 운이 좋게도 커트라인에서 두 문제 더 맞춘 점수로 1차 시험을 통과하게 되었습니다. 겨울 내내 모의고사를 풀면서 특히 마지막에는 시간을 실제 시험 시간보다 짧게 잡아 연습한 것이 긴장된 상황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1차 시험을 보고 느낀 것은 원래 공부하던 장소에서 편한 마음으로 문제를 풀 때에 비하여 훨씬 긴장이 되어 문제가 어렵게 느껴진다는 것과, 상황판단 과목이 생각했던 것보다 어렵게 나왔다는 것이었습니다. 상황판단 과목이 기출문제에 비하여 어렵게 나올 경우에 대비하여 다른 모의고사 문제도 많이 접해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1차 시험을 보고 나서는 공부가 잘 되지 않았지만 일단은 2009년 12월에 마무리하지 못한 정치학 예비순환을 마무리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1순환으로 넘어가기 전에 경제학을 한 번 더 보고 넘어가고 싶었기 때문에 정치학 강의를 최대한 빨리 듣고 경제학을 교과서 위주로 복습했습니다. 정치학 예비순환은 강제명 선생님의 인터넷 강의를 들었는데 처음에는 교과서와 강의 모두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1순환부터는 선생님 강의에 적응도 되고 재미도 느끼면서 이해가 쉬워졌습니다.
정치학 예비순환을 마치고 경제학을 한 번 복습한 후 1순환 강의를 들으려 했기 때문에 다른 수험생들에 비하여 진도가 약간 뒤처지기 시작했습니다. 경제학을 복습할 때는 이준구 교수님의 미시경제학 교과서를 보면서 연습문제를 다시 풀고, 김진욱 선생님의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거시경제학은 김경수?박대근 교수님 공저를 교과서로 삼아 연습문제 위주로 복습했습니다.(경제학은 다음 순환으로 넘어가기 전에 연습문제를 총 세 번 풀었습니다. 세 번째 풀 때는 스스로 풀 수 있는 문제/ 이해는 되는 문제/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문제 별로 따로 표시해 두었습니다.)
경제학 복습을 마칠 즈음 1차 시험 커트라인에 대한 정보를 들으면서 이번에 1차를 합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조급해졌습니다. 원래 진도대로라면 경제학 1순환 강의를 들어야 했지만, 6월 시험을 바라보고 공부하기로 결정하고 경제학 2순환 강의를 바로 들었습니다. 1순환을 듣고 넘어가는 것과 2순환을 바로 듣는 것 각각의 장단점이 있겠지만 김진욱 선생님의 2순환 강의는 문제풀이에 보다 집중되어 있어서 2차를 짧은 시간 안에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2순환 강의를 3월 안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시간이 예상 외로 오래 걸렸습니다. 이때는 예습도 함께 했는데, 모든 문제를 먼저 풀어보고 강의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상당히 많이 걸렸고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지만 남는 것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일단 그 방식대로 진행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경제학 2순환 강의를 듣는 데 한 달 반 정도가 걸렸고, 4월 셋째 주쯤에야 행정법으로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3. 2010년 4월~2010년 6월
행정법 예비순환은 김기홍 선생님의 강의를 들었지만 류준세 선생님의 워크북이 내용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여 류준세 선생님의 2순환을 들었습니다. 2순환 강의는 워크북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었기 때문에 교과서는 혼자서 예습할 때 읽고 워크북에 초점을 맞추어 공부했습니다. 시간이 촉박했기 때문에 답안 작성 연습은 하지 못했고, 강의를 들으면서 워크북에 실린 체계를 이해하고 암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행정법 2순환을 듣는 도중에 슬럼프가 와서 계획한 진도대로 빨리 끝내지 못하고 5월 초순이 되어서야 마무리했기 때문에 행정학과 정치학은 강의를 한 번 더 듣지 못하고 교과서를 나름대로 복습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행정학은 예비순환 때 썼던 <행정학의 맵과 틀>만이라도 완벽하게 이해하고 2차 시험을 보는 것을 목표로 했고, 1주 반 안에 끝내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정치학 또한 강제명 선생님의 책을 다시 한 번 읽는 것을 목표로 1주반을 잡았습니다. 이렇게 5월 셋째 주까지를 정신없이 보내고 2차 시험이 다가오자 정책학을 포기하고 그냥 들어갈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내용도 모르고 들어가는 것은 불안감이 컸기 때문에 어차피 못 볼 것이라면 강의라도 한 번 듣고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정책학은 정경호 선생님의 1순환 강의를 인터넷으로 들으면서 선생님이 주신 자료를 위주로 공부했고, 행정학 내용과 연계된 부분을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2차 시험 전에는 행정법을 마지막으로 다시 보는 데 일주일 정도를 투자했는데, 워크북 중심으로 다시 보았습니다. 2차 시험을 보면서는 그 다음 날 볼 과목을 전부 본다는 생각보다는 지금 공부하는 데서 나올지도 모른다는 심정으로 공부했습니다. 2차 시험에서 가장 자신이 없었던 경제학이 생각보다 쉽게 나왔다고 느꼈기 때문에 비교적 다음 시험에 대한 부담이 덜했고, 행정학과 정책학의 내용을 서로 연계해서 활용한 것이 공부한 양은 많지 않지만 답안을 구성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4. 면접 준비
생각지도 않았던 2차 합격 소식을 듣고 바로 면접 스터디를 구성했습니다. 인터넷 카페를 통해 모집했는데 7명의 스터디원들 모두가 저에게는 정말 큰 도움이 되어주셨습니다. 스터디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실제 면접시험 날과 동일한 순서로 토론을 먼저 진행하고 두 조로 나뉘어서 개별면접을 진행했습니다. 중간에 합격생 한 분을 섭외해서 피드백을 받았던 것도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면접 전까지 4주 정도 시간이 있었는데 3주차부터는 조인트 스터디를 매일 잡아서 면접장에서 같은 조가 될 지도 모르는 많은 분들의 얼굴을 익혔습니다. 조인트 스터디는 장단점이 있지만 아무래도 시험장에 가서 같은 조에 얼굴이라도 아는 분이 섞여 있으면 부담이 덜하기 때문에 50명 정도는 만날 수 있도록 7-8회 정도 잡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내공이 많이 부족한 채로 합격한 터라 다른 분들의 수기만큼 도움이 되지는 않을지도 모르지만, 정보를 얻으시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강의 진도와 순환을 따라가는 것 모두가 좋은 방법이겠지만, 제 경우에는 진도가 늦어지더라도 이해가 될 때까지 공부하고 넘어가는 것 또한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과 진도를 비교하게 되는 것이 힘들었는데, 그럴 때마다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시험을 준비하시는 분들 모두가 건강하게 수험생활 하시기를 바랍니다. 매일 한 걸음씩 나가는 데 집중하다 보면 어느 새 도착점에 와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가장 낮은 자를 들어 써 주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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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행시 최연소 합격기
유예림 제50회 행정고시 행정공안직 최연소 합격
“열정적으로 최대한의 집중력을 발휘하여”
Ⅰ 들어가며
솔직히 기대하지 못한 합격이었다. 1차, 2차, 마지막 3차까지, 한 단계 한 단계 합격 소식이 스스로도 믿기지 않는 일이었다. 내 실력이 아직은 부족하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합격 수기를 부탁받고도 많이 망설였다. 내가 합격수기를 쓸 자격이 되는지, 괜한 글을 써서 수험생들에게 혼란을 주지 않을지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나 역시도 시험 준비를 하면서 난관에 부딪혔을 때, 공부의 길이 막막할 때마다 합격생들의 수기를 들쳐보며 정보도 얻어가고, 힘을 내었던 것을 생각해보며 조금이나마 그때의 고마운 마음을 보답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
Ⅱ 고시 준비까지
대학에 입학해서 1년은 정말 빠르게 지나갔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대학 행사에 참여하고. ‘놀고, 먹고 대학생’이라는 말이 딱 정확했을 것이다. 전공도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이런저런 교양과목을 들으며 뚜렷한 목적의식 없이 일 년을 보냈다. 2학년에 진학하면서는 전공을 선택해야했다. 각각의 전공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도 없었고, 스스로의 적성도 파악하지 못한 상태였던 터라 많이 고민을 했었다. 결국은 분과 전공이 다양하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다는 경영학을 선택했다. 분과 전공이 다양하기 때문에 전공 공부를 한 후에 나에게 맞는 길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경제학 공부도 하고 싶은 마음에 2학년 1학기 수강신청을 하면서 ‘미시경제학’을 함께 신청하였다. 경영학 전공에 경제학적 지식이 뒷받침 된다면 더 좋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시경제학’은 내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이 흥미로웠고, 재미있는 공부였다. 그래서 계절 학기에 ‘경제수학1’을 듣고, 2학기에는 경영전공 3과목, 경제전공 3과목을 신청했다.
2학년 2학기에는 앞으로의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해봐야하는 때였기 때문에 경영학과 경제학 모두를 열심히 공부하며 앞으로 어떠한 일을 하면 좋을지 고민을 많이 했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외국어 공부에 대한 욕심으로 학교 외국어학당에서 영어도 배우고, 중국어학원도 다니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한 학기를 보냈다. 그러면서 고민한 결과 경제학적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중에서도 특히 국가적 차원에서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행정 공무원이라는 자리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고시’라는 것에 대해 막연히 부정적으로 생각해왔던 터라 선뜻 뛰어들기에는 망설여졌으나, 행정고시를 패스하고 맡게 될 업무의 매력을 생각하면 도전해볼 만한 것이었다. 2학년 2학기 기말고사를 마치고 친한 친구들과 연말 모임을 가진 후 행정고시 공부를 시작하였다.
Ⅲ 나의 수험기
1. 방향 잡기
2006년 다이어리를 사고 공부 계획을 세우면서 2007년도 시험을 목표로 잡았다. 2006년도 1차 시험까지는 두 달 정도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고, 2007년부터 없어지는 ‘헌법’ 공부를 하기에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 공부를 시작하고 일주일 정도는 고시생들이 가장 많이 본다는 행정법 책으로 테이프를 들으며 공부했다. 차근차근 2차 과목을 훑어본 뒤 확실히 실력을 쌓아 2007년도 시험을 응시할 생각이었다. 그러던 중 주변 분들이 이번 1차 시험 준비를 해서 응시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조언을 해주셨다. 암기 과목이 헌법 밖에 없기 때문에 준비를 해볼 만하고, 만약 1차를 붙게 된다면 2차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2007년을 대비하더라도 좋을 것이라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니 만약 1차를 떨어지더라도 헌법을 공부한 것이 나중에 행정법을 공부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고시 공부를 시작한지 일주일여 만에 방향을 틀어 2006년 1차 시험을 대비하는 공부를 시작했다.
2. 1차 시험 준비 (2006년 1월 8일 ~ 2월 22일)
1차는 PSAT 3과목과 헌법 한 과목으로 구성되어있다. 학교에서 1차 대비 모의고사를 응시했는데 결과가 참담했다. 헌법은 전혀 지식이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그렇다 쳐도 PSAT 점수가 50점이 안 나왔다. 시간 내에 문제의 반도 채 못 푼 과목도 있었다. PSAT는 공부 기간과 점수가 비례하지 않다고 들었기 때문에 조금은 기대했었는데 고시가 정말 만만치 않다는 것을 느꼈다. 그 길로 당장 서점에 가서 지금까지 기출 문제를 모두 모아놓은 문제지를 구입했다. 단기간 내에 시험을 준비하는 가장 좋은 길은 바로 기출 문제를 바탕으로 공부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시간을 재서 지금까지의 기출문제를 모두 풀어보고, 기출문제의 유형별로 구성된 문제지를 구입하여 풀어보았다. 대략적인 PSAT 문제 유형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시간 조절 감각도 생겼다.
PSAT는 시간 관리가 굉장히 중요한 시험이다. 40문제를 80분간 풀어야하므로 한 문제당 2분 내로 문제를 풀어내야한다. 나는 헌법 공부에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했기 때문에 한 과목당 40분씩 각각 20문제를 매일 풀면서 시간 조절하는 것을 익혔다. 헌법은 동영상 강의를 신청해서 기본 이론을 익히고, 이것 역시 기출 문제집을 구입하여 반복하여 보았다. 헌법은 특히 기출 문제를 반복해서 본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모든 시험이 다 그렇지만 1차는 특히나 시험 당일의 컨디션이 굉장히 중요하다. 특히 PSAT 시험 특성상 컨디션에 따라 점수가 많이 차이 날 수 있다. 1차 시험 전날에는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맑은 정신으로 시험장에 들어갔다. 헌법을 제외한 과목들은 모두 시간 조절이 관건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에, 쉽사리 풀기 힘든 문제가 보이면 그것은 크게 표시해 두고 패스를 했다. 괜히 잘 안 풀리는 문제를 두고 씨름했다가는 전체적인 시간 조절이 어렵기 때문이었다. 시험을 다 치루고 다음날 가채점을 해보니 점수가 예상외로 좋았다. 평균 85점대로 신문이나 학원가에서 예상하는 컷보다 위였다. 큰 실수만 없다면 2차 시험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었다. 시험이 끝나고 친구들과 1박 2일 여행을 떠났다. 친구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생각을 정리했다. 그리고 다음 학기 휴학을 결심했다.
3. 2차 시험 준비 (2월 27일 ~ 6월 30일)
고시 공부에만 집중하기 위해서 휴학을 하고 신림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작은 원룸에 짐을 옮기고, 바로 옆 독서실을 등록했다. 그 날이 2월 26일이었다. 큰 틀은 3,4월 두 달간 기본 이론 공부를 하고, 5월부터 모의고사를 치루는 것으로 계획을 잡았다. 몇몇 합격수기를 읽어보니 이런 식으로 공부한 예가 있어서 좋은 방법이라 생각되었다. 기본 이론을 공부하는 두 달 간은 주된 과목과 부수 과목을 정해서, 처음 접하는 것은 주된 과목으로,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과목은 부수과목으로 병행해서 공부했다.
막상 2차 공부를 시작하려니 막막했다. 경제학과 재정학은 학교 수업을 통해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었지만, 행정학, 행정법은 그야말로 처음 접해보는 것들이었다. 전혀 생소한 과목부터 해결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3월 2일에 시작하는 행정학 기본강의가 있었다. 그것을 등록해서 저녁시간에는 행정학 강의를 듣고, 다음날 오전에는 그 전날 강의를 복습 하는 식으로 공부를 했다. 오후에는 시간을 쪼개서 경제학 교과서를 읽었다.
행정학과 경제학 공부가 끝나고 난 후에는 행정법 기본 이론 테이프를 3주간 들었다. 이 시기에는 행정학 2순환 강의 테이프를 들으며 행정학 공부를 병행하였다. 오전에 행정법 테이프를 듣고, 오후에는 복습하고, 저녁에는 행정학 공부를 했다. 행정학은 기본 이론 강의만으로는 전혀 체계도 안 잡히고 이해가 되지 않은 상태였는데, 이 시기에 2순환 강의 테이프를 들으면서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
이렇게 공부를 하고나니 4월 셋째 주였고, 경제학, 행정학, 행정법 기본 이론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 남은 과목은 국제경제학과 재정학이었다. 5월부터 시작되는 4순환 모의고사를 응시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2주 정도 (4월 17일 ~ 30일) 시간이 남았는데, 이 2주 동안 두 과목을 모두 공부하는 것을 불가능해 보였다. 게다가 행정법도 다시 한 번 정리를 해야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재정학은 다음으로 미루고 국제경제학 기본 이론 동영상 강의와 행정법 3순환 동영상 강의를 신청해서 그 전과 같은 패턴으로 2주간 공부를 했다.
이렇게 5월이 되었고 재정학을 제외한 모든 과목의 기본 이론 공부가 끝났다. 시험까지 두 달 남짓한 시간이 남은 것이었다. 조금 무모한 듯도 하였지만 답안지를 작성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5월부터는 4순환 모의고사를 응시했다. 4순환 모의고사는 미리 범위가 나오고 거의 그 범위 안에서 문제가 출제되기 때문에 매일 매일 그 다음날 범위를 따라가며 공부했다. 경제학 - 행정법 - 행정학 순으로 세 과목 모의고사를 응시했고, 재정학과 국제경제학은 응시하지 않았다. 재정학은 학교 수업만 들은 수준이었고, 국제경제학도 기본 이론 강의만 겨우 들은 수준이었기 때문에 모의고사를 치룰 실력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신 5월 마지막 주부터 열흘간 (5월 29일 ~ 6월 8일) 국제경제학 3순환 동영상 강의와 재정학 2순환 동영상 강의를 들었다. 각각 6회, 8회짜리 강의였기 때문에 시간이 얼추 맞았다.
6월 9일부터 시험까지 2~3주는 그야말로 하루하루 정신없이 정리해 나가며 공부했다. 그 때 사용했던 다이어리를 다시 살펴봐도 어떻게 어떤 공부를 했는지 알기 힘들 정도로 정신없이 공부했던 것 같다. 시험 열흘 전쯤에는 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 당시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인지 몸 상태도 좋지 않았고, 몇 달간 혼자 살다보니 외롭고 힘이 들어 공부에 지장이 될 정도였기 때문이다. 집으로 자리를 옮기고서는 한결 가볍고 편안한 마음으로 마무리 준비를 할 수 있었다. 시험 당일에는 마음을 비우고 지금까지 익혀 알고 있는 것을 모두 쏟아 붓고 나온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최선을 다해 공부했지만 처음부터 2007년을 목표로 한 것이기 때문에 큰 부담감 없이 시험을 치렀다.
3. 3차 면접 준비
2차 시험을 치룬 후에는 가족과 며칠 동안 여행도 다녀오고 푹 쉬었다. 그리고 복학해서 학교를 다니며 공부했다. 2차 시험까지 너무 힘을 쏟아 공부한 탓인지 마음처럼 공부가 잘 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2차 합격자 발표가 났고, 합격했다. 정말 믿기지가 않았다. 최선을 다했지만 공부한 시간이 부족했었기에 기대는 하지 못했었는데 합격이라니. 기쁜 마음도 잠시, 곧 피 말리는 3차 면접 준비에 들어갔다. 인터넷 카페를 통해 면접 스터디 원들을 만나서 준비를 했다. 집단 토론, 개인 프레젠테이션, 개별 면접까지 서로 잘못된 점을 지적해주며 준비한 것이 크게 도움이 되었다. 부모님 앞에서 면접 연습을 해본 것도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면접 당일에는 마음을 비우고 편안하고 차분하게 임했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알 수는 없었지만 되도록이면 솔직한 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후회 없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에 오히려 크게 긴장하지 않고 면접에 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Ⅳ 과목별 공부 방법
1. 경제학
경제학은 학교에서 수업을 들었기 때문에 처음 시작할 때에는 다른 과목에 비해서 수월했지만, 시험에 가까워질수록 방대한 양 때문에 애를 먹었던 과목이었다. 학교 수업을 통해 습득한 경제학적 마인드를 기반으로 교과서를 충분히 이해하고, 거기에 덧붙여 미시경제학의 경우 연습문제를 통해 응용력을 키우고, 거시경제학의 경우 현실 경제 문제를 고민해 본 것이 공부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 2차 시험 즈음해서는 국내외적으로 경제적 이슈가 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그것을 이론과 연결 지어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 미시경제학- 서승환 교수님 ‘미시경제학’, 성백남·정갑영 교수님 ‘미시경제학’, 이영환 교수님 ‘해설이 있는 미시경제학’
* 거시경제학- 정운찬·김영식 교수님 ‘거시경제론’, 안국신 교수님 ‘거시경제학’
2. 행정법
행정법은 홍정선 교수님의 ‘행정법 특강’을 보았고, 그 책으로 강의하는 강사의 단권화 자료를 함께 보았다. 행정법은 비록 처음 접하는 과목이었으나 전체적인 논리가 정연하고, 학설과 판례가 다양하여 비교적 흥미롭게 공부할 수 있었다. 1회독 할 때에는 전체적인 짜임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어떠한 논리로 학문이 구성되어있는지에 중점을 두고 공부했다. 그리고 2회독 이후부터 각각의 학설과 중요한 판례들을 충분히 이해하도록 하였고, 모의고사를 보면서는 그것들을 확실하게 암기 하도록 했다. 또한 행정법은 시험장에서 법전이 제공되기 때문에 법전을 잘 활용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1회독 할 때부터 법전을 중심으로 공부했다.
3. 행정학
행정학은 처음 접했을 때부터 시험을 보는 순간까지 가장 어려웠던 과목이었다. 다른 과목에 비해 정리하기 힘든 체계와 방대한 양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계속해서 새로운 내용이 나오는 행정학의 어마어마한 양에 압도당했었다. 하지만 많은 내용을 얕게 알기 보다는, 적지만 중요한 것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니 부담이 덜어졌다. 또한, 행정학의 기본적인 이론과 행정학이 추구하는 바를 생각하고 고민하며 공부를 하니 재미도 생겼다. 기본적인 이론과 논의들은 정확히 이해하고 암기하되, 왜 이러한 논의가 필요하고, 더 나은 행정을 위해서는 어떠한 방향으로 나가야 할지를 스스로 생각하면서 공부하면 흥미도 생기고, 논리적이고 완결성 있는 답안을 작성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유민봉 교수님 ‘한국 행정학’, 정정길 교수님 ‘행정학의 새로운 이해’, 이종수 교수님 외 ‘새 행정학’
4. 재정학
재정학은 고시 공부를 하는 동안 투자한 시간이 가장 적어 걱정이 많이 된 과목이었다. 학교에서 수업을 들었었지만 일부분 밖에 커버하지 못했었기 때문에 새로 공부하는 생소한 내용도 꽤 있다. 이준구 교수님의 교재로 전반적인 내용을 파악하고, 동영상 강의를 들으면서 제공된 자료로 그 밖의 부분을 보충할 수 있었다. 다행히도 내용이 까다로운 부분이 없고, 특별히 암기량도 많지 않아 시간은 부족하였지만 그럭저럭 잘 해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경제학과 마찬가지로 내용의 확실한 이해와 더불어 그것을 설명할 수 있는 그림, 수식을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5. 국제경제학
국제경제학은 경제학의 한 분야로 경제학에서도 출제가 가능한 영역이기 때문에 공부를 제대로 해 두어야했다. 기본적이고 중요한 내용을 중심으로 공부를 하고, 현실 경제에서 문제되고 있는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이론과 연계시켜 생각해보는 연습을 많이 했다. 방대한 양에 비해 공부에 투자한 시간이 적어서 자신감이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지엽적이고 복잡한 문제에 집착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봤을 때 가장 기본이 되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을 중점적으로 확실히 익혀둔 것이 실제 시험을 치룰 때 큰 도움이 되었다.
* 김인준·이영섭 교수님 ‘국제경제론’
Ⅴ 마치며
최종 합격자 발표가 난지 벌써 여러 일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내가 합격한 사실이 믿기지 않기도 하다. 그 만큼 놀라운 일이었고 나로서는 참 감사한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그 때만큼 무언가를 위해 열정적으로 최대한의 집중력을 발휘하여 공부한 적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이때의 마음으로 언제나 배우는 자세로 사회에 도움이 되는 바른 공직자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한다.
공부하는 동안 가장 걱정해주시고, 또 합격자 발표가 났을 때 나보다 더 기뻐해주신 부모님, 그리고 동생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부모님께서 해주신 격려의 말씀 한 마디, 한 마디가 정말 큰 힘이 되었다. 부모님의 보살핌 덕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이라 생각한다. 사랑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응원해준 친구들, 친지 분들, 함께 면접 스터디를 준비한 언니, 오빠들에게도 감사드린다. 앞으로 원하시는 일 모두 다 이루시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많은 가르침을 주신 연세대학교 교수님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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