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몇 안 남은 ‘금싸라기 땅’으로 꼽히는 서초구 서초동 정보사령부 부지 매각이 또다시 불발됐다.
20일 국방시설본부에 따르면 4일부터 전날 4시까지 정보사 부지인 서초동 1005-6 등 7필지, 9만1597㎡에 대한 공개 경쟁입찰이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www.onbid.co.kr)을 통해 진행했지만 입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감정가는 9026억원이다.
국방부는 2013년 5월부터 7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이 부지를 공개 매각하려고 했지만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아 매번 무산됐다. 당시 부동산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데다, 개발 방향도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 2월 서초구가 도시관리계획(서리풀 지구단위계획)을 고시하면서 개발 불확실성이 사라지는 듯 했지만 이번에도 결국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업계는 예견된 결과로 보고 있다.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이 부지에는 아파트와 같은 주택을 지을 수 없는 데다, 전체 부지의 3분의 1가량인 3만2200㎡ 이상을 공연장이나 문화시설·전시장 등으로 지어야 해 개발 사업성이 낮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개발업체 관계자는 “강남권에 대규모로 개발할 수 있는 땅이 거의 없어 상당수 시행사나 건설사가 관심을 가졌을 것”이라면서도 “땅값이 9000억원이 넘지만 수익을 낼 수 있는 주택을 짓지 못하기 때문에 민간 기업이 인수하기엔 부담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시설본부 관계자는 “동일한 조건으로 오는 27일 재공고와 함께 입찰을 다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salm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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