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연소 공인회계사 '18세 독학사' 조만석군

'홀로 공부하는 힘' 비결…중학 과정 이후 모두 집에서 독학

(서울=뉴스1) 류보람 기자 | 2016-08-25 18:10:04 송고 | 2016-08-25 18:48:42 최종수정

올해 공인회계사시험에 최연소로 합격한 조만석군(18)은 '돌부처' 같았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합격 전화를 받았을 때 "날아갈 듯 기뻤다"면서도 "도덕성과 윤리성을 갖춰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공인회계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는 모습이 그랬다. 어린 나이에 홀로 공부하는 방법을 터득한 뒤 수년 동안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목표를 위해 책상 앞을 지켜온 모습도 영락없는 돌부처였다.

조만석군.(본인 제공) © News1
1998년생인 조군은 고향인 충남 천안에서 부모님과 셋이 지낸다. 조군의 집은 집인 동시에 10대 이후 모든 교과과정을 홀로 해낸 '독서실'이었다. 늦게 얻은 조군이 유일한 아들인 부모님은 홀로 공부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두 번의 월반을 거쳐 2011년 초등학교를 마친 조군은 중·고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마치고 2014년 독학으로 경영학 학사학위를 취득했다. "다음 과정에 배우고 싶은 게 많은데, 기존 학교과정을 따라가기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독학을 택했다"고 말했다.

또래에게는 생소할 수 있는 직업을 갖기로 한 이유에 대해서는 "학사 과정에서 공부했던 회계사법이 재미있었고 가장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부모님을 비롯해 주변에 공인회계사는 없다고 답했다.

시험 준비는 학사과정을 마친 2014년 2월에 바로 시작했다. 인터넷 강의의 도움을 받은 것을 빼고는 책만이 길이었다. 대도시가 아닌 곳에서 어린 나이로 공부하면서 성인 준비생들이 흔히 하는 그룹 스터디를 할 만한 상황도 아니었다.

조군은 "하루 10시간 정도, 주말에도 공부했다"고 말했다. "아침 8시에 일어나 아침을 먹은 뒤 공부는 오전 10시쯤부터 시작했고, 공부가 잘 안 될 때는 수영이나 스트레칭을 했다"며 "다른 준비생보다 절대적인 시간을 유달리 투자한 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리하지 않게 하루에 공부할 목표치를 정해놓고 꼬박꼬박 달성한 것이 합격에 이른 '비법 아닌 비법'이었다. 조군은 "너무 많이 욕심을 부려서 목표를 잡지 않고 매일 꾸준히 공부했다"며  "다른 사람들도 어려워한다는 세법 파트는 자꾸 잊어버리는 부분이 많고 암기할 것도 많아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마냥 담담하기만 한 조군에게도 난관은 있었다. 조군은 지난해 2차 시험에서 한번 낙방한 뒤 올해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그는 "'올해도 떨어지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과, 주변에 정보를 공유하거나 어려운 내용이 있으면 상의를 할 사람도 없다는 외로움이 컸다"고 토로했다.

조군은 "가능하면 빨리 회사에 들어가 실무를 배우고, 배운 지식을 활용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어 "감사 분야에서 먼저 숙련된 경험을 쌓은 뒤 다양한 분야를 섭렵한 회계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최연소 합격자' 타이틀을 달자마자 새로운 목표도 점찍었다. "공부하면서 회계사 일을 하려면 민법 분야의 지식도 필요할 것 같았다"며 "방송통신대 법학과에 편입해 일과 공부를 병행하고 싶다"고 귀띔했다.

(=> 사법시험 준비하겠다는 뜻)

"도덕성과 윤리성을 갖춘 회계사가 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시험을 준비하며 회계사들이 불공정거래 등에 연루돼 처벌받는 사례 등을 봐왔다는 조군은 "사람이라 유혹에 노출되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만, 그럴수록 스스로를 다잡고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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