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기억

 

몸의 기억은 생각을 앞선다

 

나는 생각보다 먼저 자판 두드려

 

말을 만들고 말을 구부려 생각을

 

들여다본다 말이 탱탱해지고 말이

 

벌어지고 말이 말속을 파고들어

 

비명을 지른다  말의 변형으로 시작되는

 

몸의 기억은 욕망으로 얼룩진다

 

말들이 서로를 강간하며

 

길들여지는 몸의 기억으로

 

나의 욕망은 평생 피 흘린다

 

쉽게 길들여지는 슬픈 내 몸

 

광활한 어둠이어서 새들 깃들이고

 

진흙 소 뚜벅뚜벅 걸어 들어온다

 

나를 길들인 것들, 쉽게 나를 걸어나갈 때

 

생각은 언제나 자판 너머 저만치 오고

 

몸이 먼저 부르는 몸은

 

절망의 노래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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