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자유직업인으로서의 관문
김 동 각
(제11회 시험합격, 男, 34세, 서울대 자원공학과 卒)
1. 시작하며
이 글을 읽는 분들은 나름대로 청운의 꿈을 가지고 이 시험에 임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여러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이유로 시험을 시작했고 어렵게나마 이렇게 합격하여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동기, 주변이야기 등 다소 감상적이 될 수 있는 합격수기내용을 지양하고 학습방법과 관련된 글들로 채워 나가고자 합니다.
2. 97년 1차시험
그 해 2월 28일자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3월부터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누구나 인정하시겠지만 다소 이 시험을 쉽게 보고 한 2년 정도의 계획을 가지고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막상 학원을 다녀보니 몇 달만에 1차에 합격하기가 쉽지 않구나는 생각이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만, 다행한 점은 4과목 모두 학원에 수강한 것이었습니다. 경제학은 대학생활에서 어느 정도 연마가 되어 있다는 자신감에 독학할까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학원등록 막판에 4과목을 모두 듣기로 결정했었던 것입니다.
역시 단기간에 시험에 통과하기 위해서는 학원의 도움이 필수적이라고 느꼈습니다. 1차과목이든 2차과목이든 학원수업형태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한 번쯤은 들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시험결과는 합격평균을 15점 가까이 상회하는 합격이었습니다.
3. 97년 2차시험
두 달 가까이 여행을 다니며 재충전을 하였습니다
4. 98년 2차시험
1차시험의 합격에 그만 자만감이 제 마음속에 자리잡았던 것 같습니다. 공부에 보낸 시간은 남들만큼 부여했다고 생각하지만 정보가 필수인 2차시험에서 너무 독불장군처럼 혼자 생각만을 강조한 것이 불합격의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보입니다.
97년 겨울동안은 행정법과 3과목 이론강의를 수강하였습니다. 98년 1월 스터디를 처음하면서 제 실력이 한참 모자란다는 것을 깨닫고는 이를 악물고 따라갔습니다. 그 결과 5월 학원에서 보는 모의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그만 자만에 빠져 끝까지 한쪽 귀를 열어두면서 넓게 공부하고 지속적으로 시간을 투입하여 시험당일 날 최상의 능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진리를 간과한 해버렸습니다.(제가 말한 정보란 시험전날 출제위원예상과 시험내용적중에 대한 그러한 정보가 아닙니다.)
시험에 떨어지고 난 후 2차 시험은 주관식이지만 그것이 자기 주관만을 고집하여 10장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항상 시험문제의 주문에 충실하고 아집에 빠지지 않게 공부하여 수험생으로서 폭 넓은 사고를 지녀야 한다는 점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5. 99년 1, 2차 동차 시험
하루의 공부 시간량을 지속적으로 몇 달간 12시간이상씩 했습니다. 한 가지 1차시험의 통과 없이는 2차시험도 없다는 점을 항상 명심한 탓에 그 해 실력있는 사람들이 1차에서 많이 탈락하는 와중에서도 무난히 1차에 합격하였습니다. 2차시험에서도 서두르지 않고 아는 내용의 80%만 쓴다는 생각을 가지고 임한 결과, 시험종료 후 저는 어느 정도 합격을 자신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실무과락으로 낙방. 솔직히 이후로는 아! 시험에는 어느 정도 운이 좌우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시험공부를 할 때는 항상 높은 점수로 합격을 자신하는 나였지만 두 번 떨어지고 나니 이렇게 나름대로의 변명거리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합격한 지금도 이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즉, 몇몇 뛰어난 수재들을 제외하고는 합격과 불합격은 백지 한장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어떻게 하면 합격할 확률을 높일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6. 2000년 2차시험
우선 시험기간이 길어지면서 생길 수 있는 나태함과 매너리즘을 극복하는 게 초점이었습니다. 수험서의 다독과 정독을 여러 번 하다가 종으로 횡으로 교과서를 보기도 하고 서브노트도 여러 번 만들었습니다. 이제는 학원강의나 스터디에서 하는 패턴을 알고 있어 혼자서 공부를 해도 이러한 맥을 짚으며 공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만, 가끔씩 학원에 나가거나 개별스터디, 월간 감정평가사(구 부동산고시) 등 수험잡지 등을 통해 항상 새로운 경향에 대해서는 귀를 열어놓고 있었습니다.
또한 어느 정도 수험기간이 되는 사람은 모두 합격권에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이러한 여러 사람 중에서 어떻게 하면 좀더 나아보이게 답안을 작성하여 내가 합격할 수 있겠는가를 고민했습니다. 이를 항상 서브노트 작성시 등에 반영한 결과 그 해 이론과 법규과목시험을 큰 어려움 없이 평소에 정리한 것을 적는 것으로 치를 수 있었습니다.
결과는 합격. 긴 여정이었지만 젊은 시절 나 자신을 한 번쯤 다시 시험해보고, 지나간 세월을 중간 점검하는 귀중한 시간이 아니었나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7 부동산관계법규의 공부 방법
부동산관계법규는 1차공부에 경험이 있는 분이건 아니건 최소한 5, 6월경에는 반드시 정평있는 강사의 학원강의를 들을 것을 권합니다. 단기간에 완성 가능한 만큼 가능한 개정된 부분까지 확실히 공부하여 고득점을 올려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8. 경제학
경제학원론만으로 곤란한 문제들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객관식문제로는 감정평가사 1차시험에 가장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회계학과 달리 공부를 해도 크게 점수가 향상되지 않는다고들 합니다. 제 생각은 우선 내용을 충실히 깨닫고 교과서에 나온 그림이나 수식 연습문제 등을 꾸준히 따라 그려보고 풀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즉, 돌아가는 길이 지름길이 될 수 있습니다. 경제학은 범위가 넓은 만큼 단기간에 완성하려는 욕심을 버려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즉, 암기로는 점수획득에 한계가 있습니다.
9. 회계학
저는 분개도 확실히 모르고 시작했습니다. 다만, 그러한 약점을 가진 탓에 항상 1차시험공부시 이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이것만 극복하면 나머지는 쉽게 해결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임했습니다. 또한, 일부 학원가에서 이야기되는 과락만 넘기기 학습방법 등은 아예 귀담아 듣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항상 70점대의 성적을 유지하였습니다. 다만, 1차시험은 항상 시간이 부족하므로 몇 가지 어려운 부분은 Skip할 수 있는 요령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10. 민법
항상 법조문을 가지고 공부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어느 정도 공부가 되신 분은 당연하게 여기겠지만 공대출신인 저로서는 이렇게 공부하는 것도 처음에는 몰랐습니다.
11. 감정평가실무
2차과목 중에 거의 반정도의 시간과 노력을 허비하는 과목으로 알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좋은 책들이 많이 나와 제가 보던 책들을 권하기가 좀 망설여집니다. 공대출신으로 가장 자신있는 과목으로 생각하고 공부를 시작했지만 실제 성적은 그리 좋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이것이 감정평가 계산과목이 아닌 실무라는 점을 간과한데 있지 않나 봅니다. 즉, 유일하게 출제위원이 대부분 평가사로 구성되는 관계로 항상 현업에서의 실무를 염두에 두고 시험문제를 내고 있습니다. 특히, 보상문제 등에서는 그 특징이 두드러집니다.
단순히, 공식을 적용해서 답을 도출하는데 그치지 말고 가능한 실무적으로 내가 평가서를 쓴다고 가정하고 의견도 충분히 적는 연습도 필요합니다. 이러한 답안작성태도가 가점이 된다는 점은 제가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습니다.(시험합격이후 출제위원 몇 분한테서 공통적으로 들은 이야기입니다)
12. 감정평가이론
감정평가이론의 출발점은 기본적으로 경제학으로 봅니다. 항상 사고의 근간을 부동산경제라는 점에 두고 출발한 결과 남들보다 이해도 빠르고, 문제의식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태도는 좋은 성적과도 연결되었습니다. 최근 시험경향이 급격히 변한 과목으로 총 7, 8문제가 꾸준히 출제되고 있습니다. 즉, 폭 넓은 공부가 필수적이 되었습니다. 최근 안정근 교수의 책이 기본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만, 다른 분들의 책이나 논문 등을 참고하시어 시험장에서 당황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13. 보상법규
행정법이 기본이 된다는 점을 항상 강조하고 싶습니다. 한편, 너도나도 이 과목에 고득점을 노려서 깊게 공부한 결과, 오히려 엉뚱한 결과를 초래하는 답안을 작성하는 수험생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항상 자신이 수험생임을 깨닫고 학습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14. 기타
필기구문제 : 만약 이 문제 때문에 고민하고 계시다면 이론과 법규과목에서는 만년필을 쓸 것을 권합니다.
서브노트문제 : 만약 쓸 것인가 말 것인가를 양자택일하라면 전자를 택할 것입니다. 다만, 자기가 작성한 서브노트에 안주하거나 구애를 받는다면 실력향상은 멈추게 된다고 봅니다. 항상, 수정보완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주제넘게 생각나는 몇 가지를 적어보았습니다. 수험기간동안 느끼고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펜을 드니 잘 떠오르지가 않네요. 요즘은 법인에서 실무연수를 받느라 많이 바쁩니다. 자유직업인, 전문직업인으로 생활하기 위해서는 수험때 만큼 노력해야 하는구나 하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지금 밤새워 연구하고 일하는 것은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라 크게 힘들지 않네요. 여러분 모두 합격하여 제가 느끼는 만족감을 같이 공유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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