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절벽 타개… 정부 ‘한국형 벡텔’ 육성 나선다

 

- 국토부 ‘해외인프라…’ 설립

해외건설수주 전년比 70% 급감
국가 차원서 수주 총력전 벌여
사업발굴서 사후관리까지 지원


‘한국형 벡텔’(사업기획·설계·시공·관리를 아우르는 미국 최대 종합건설사) 육성을 위한 ‘해외인프라·도시개발 지원기구’(가칭) 설립 논의가 다음 주 본격화한다. 외국 기업이 따낸 프로젝트 일부를 맡는 단순도급 형태로는 지금과 같은 해외건설 ‘수주절벽’을 타개하기 어렵다는 절박한 상황인식에 따른 것이다. 우리 기업들이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먼저 일감을 찾아내는 등 벡텔 수준의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사업발굴부터 사후관리까지 전방위로 지원하게 된다.

국토교통부와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 들어 13일까지 해외건설 수주액은 6억 달러 규모로 전년 동기(19억 달러) 대비 70%가량 급감했다. 2010년 700억 달러를 돌파했던 해외건설 수주액은 지난해 200억 달러대로 쪼그라든 상태다. 올해 유가반등으로 중동 산유국들이 미뤄둔 공사를 발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실적 개선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상주 국토부 해외건설정책 과장은 “지난해 입찰 참여 건수 자체가 별로 없어 올해 해외건설 수주 규모가 확 늘어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사활을 걸고 해외건설 수주 ‘총력전’을 펼치기로 했다. 정부가 사업 발굴부터 개발, 협상, 시공, 관리까지 ‘패키지’로 지원하기 위한 해외인프라·도시개발 지원기구 설립 논의도 오는 17일 개시한다. 지원기구는 해외건설 지원특화펀드인 글로벌인프라펀드(GIF)의 400억 원대 수익증권 및 공공과 민간 출자분 등을 토대로 설립될 예정이다.


주요 지원 대상은 부가가치가 높은 투자개발형(PPP·Public Private Partner

ship) 사업이다. 민간이 인프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사업시행자인 민

간이 직접 사업 기획·개발·건설을 한 뒤 운영수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필리핀 등이 주택, 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PPP 사업

을 계획 중이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역시 PPP를 통해 낡은 인프라를 개선하

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흥국 PPP 시장 규모는 2005년 403억 달러에서 2015년 1199억 달러

로 3배 불어났지만 우리 해외건설 수주액에서 PPP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3%대에 머

물고 있다.  


김형렬 국토부 건설정책국장은 “지원기구를 통해 벡텔 같은 건설사 육성을 뒷받침할 계

획”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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