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33
나는 배움 자체를 나 자신에 대한 예의, 소중한 내 인생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공부를 잘해서 소위 엘리트 코스를 밟아 사회가 이야기 하는 성공에 도달하는 것이, 나 자신에 대한 예의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배우고 접해야만 알 수 있는 '수많은 세상'을 내게 좀 더 많이 다양하게 보여주고, 그래서 숨어 있는 '수많은 기회들'을 놓치지 않게 하는 것, 그것에 나에 대한 예의라고 말하는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준비를 착실히 하는 것, 그래서 훗날 내가 도전하고픈 꿈이 생겼을때 부족한 준비로 인해 그 꿈을 포기하는 불상사를 만들지 않는 것, 즉 '꿈'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그것이 나에 대한 예의라는 이야기다
p34
내가 공부를 열심히 한 이유는 단지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을 좀 더 알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서 세상에 좋은 영향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내가 할 만큼 했다고 판단되면 설사 C학점이나 D학점이 나와도 실망하지 않았다. 성적이 좋지 않다고 해서 내가 배우고 익힌 것의 가치나 의미가 퇴색되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P35
나 역시 두렵고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두렵고 불안하니까 열심히 했던 것이고 말이다.
P36
공부든 운동이든 제대로 된 마인드가 된 바탕이 되어야만 제대로 된 하우투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왜'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확신과 믿음이 서지 않는다면, '어떻게'에 대한 답도 찾아내기 어렵다. 그렇게 되면 아무리 노력해도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기분이 들 수밖에 없다.
P57
우리만의 스토리타임은 도서관에서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시작되었다. 어머니는 빌려온 책들을 세 개의 바구니에 나누어 담은 뒤, 잠자코 나를 지켜보다가 내가 책 바구니에서 한 권을 꺼내들면 재빨리 달려와 책을 읽어주셨다. 그때는 그 책을 읽고 싶어서 꺼내들었다기보다는 (무슨 책인지도 몰랐을 때니까)그냥 물고 뜯으며 놀려고 잡은 것일 텐데, 어머니는 늘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득달같이 달려와서 책을 읽어주셨다. 그리고 책을 다 읽을때까지 조용히 잘 듣고 있으면 내가 좋아하는 쿠키와 초콜릿 우유를 주시고, 다 먹은 후에는 하늘로 번쩍 들어 올리는 장난도 치셨다. 그때부터 '책은 재미있고 즐거운 것'이라는 공식이 내 몸안에 새겨진 것 같다.
P59
사람은 자신이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사유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앎'을 풍성하고 다채롭게 채워주는 도구로 책만큼 유용하고 효과적인 것은 없다. 한 사람이 평생에 걸쳐 갈고 닦은 지식을 우리는 한 권의 책을 통해 전수받는다. 그것이 책이 지닌 힘이며, 우리가 독서해야 하는 이유이다.
p66
중고등학교내내 나는 아침에 예습 하기 위해 새벽 5시에 일어났다
p68
평소에 어머니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신 것은 '시간관리'였는데, 남과의 약속이든 자신과의 약속이든 칼같이 지키는게 당연한 일이라 강조하시면서, 1분 1초도 허투루 쓰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으셨다. 내가 아무리 큰 실수를 하고 온갖 바보짓을 하고 다녀도 다 용서해주셨지만, '시간'에 관해서만큼은 눈곱만큼도 봐주시는 게 없었다.
p69
시간관리를 한다고 해서, 1분 1초를 쪼개어 무슨 일에 몇 시간 몇 분, 무슨일에 몇 분 몇 초를 할애하는 것은 아니다. 나와 어머니에 있어 시간을 관리한다는 의미는, 무엇을 하는 시간 동안은 그 일에 최선을 다해 전력투구한다는 뜻에 가깝다.
가령 새벽 2시쯤 되면 사실 아직 그다지 피곤하지 않은데도 '시간이 이쯤 되었으니까 나는 이만큼 피곤하겠지? 그러니까 공부는 그만해도 좋아'라고 생각하게 된다. 시계 때문에 내가 나에게 의도하지 않은 한계를 지어버리는 것이다.
진정한 시간관리는 시간에 휘둘리는 게 아니라 내가 시간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p81
사실 시험을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하다못해 주기도문에도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라는 말이 나올 지경이니, 대학입학을 위한 시험이든 인생의 시험이든 테스트라는 것 자체는 그다지 반가운 것이 아니다.
시험에 대한 마음가짐을 좀더 가볍게 하고 난 후에는, 스스로 준비가 되었다는 '자기확신'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일단 자신을 굳게 믿고 '잘 할수 있다'는 확신을 품어야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고, 시험 직전에 하는 총정리 복습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p82
나는 테니스 시합을 하면서 '지금 이 순간의 포인트'에만 집중하는 법을 연습했다. 그 게임을 이기는 것이나, 그 세트를 이기는 것처럼 너무 큰 것만 생각하다 보면 정작 이번 포인트를 따는 데 집중하기 어렵다. 공을 받아넘기는 그 순간에는 그 포인트만을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점수가 40대 15로 지고 있을 때, '이번 세트를 어떻게든 이겨야 하는데....'라고 초조하게 생각하면, 경기에 집중하기 어렵다. 하지만 전체 게임이나 이번 세트에 대한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지금 이 순간, 이번 포인트 딱 하나를 잡는 데만 집중하면 게임을 더욱 순조롭게 풀어나갈 수 있다.
마찬가지로 시험문제를 풀 때도 지금 이 문제에만 100%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방금 푼 문제를 몰라서 대충 찍었거나 이전 시간의 시험을 망쳤더라도, 그런 것은 얼른 마음속에서 털어버려야 이후 문제들을 집중해서 풀 수 있다. 그래야 실수하지 않고 차분하게 내가 가진 실력을 모두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p85
공부에 있어 가장 좋은 것은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언제 어디서든 활용해보면서 '자신만의 지식'으로 재생산하는 습관을 조금이라도 어릴 때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습관이야말로 지식을 더 풍성하게 만들고 오래 지속되게 한다.
p100
예습을 통해 우리는 공부의 주체이자 주인이 될 수 있다. 단순히 누군가에게 지식을 전수받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전수받을 지식을 스스로 찾아내는 것이다.
p107~109
하나의 소재 혹은 주제를 두고, 그것과 연관된 다양한 정보들을 함께 생각하면서 전체구조를 그려내는 것이 바로 연관사고인 것이다.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 'interrelated art'라는 수업이 있었는데, 먼저 미술선생님이 피카소의 그림을 보여주면 영어선생님이 피카소가 그림을 그렸던 시대에 어떤 문학이 나왔고, 또 무엇이 유행했는지를 설명한다.
학교의 수업시간은 과목별로 구분되어 있지만 수학공부가 끝나면 사회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수학공부를 하면서 계속 사회과목과 어떤 연결성을 찾을 수 있을까 고민하며 생각의 꼬리를 이어갔다. 나의 연관사고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이루어졌다.
p114
눈길이 닿는 모든 곳에 메모를 붙여놓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눈에 띄면 생각하게 되고, 생각하면 써보게 된다. 일상의 공간에서 마주친 지식들은 책이나 노트를 볼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 들고 기억에 오래 남는다. 포스트잇에 적혀있는 아이디어를 일상생활과 연결시키기 위해 바꾸고 뒤집고 다시 생각하다 보면 더더욱 강렬하게 기억되는 효과가 있다. 나는 식탁앞에 붙여둔 스페인어 단어를 보고, 그 단어가 들어간 문장을 만들어 말해보곤 했다.
p122
토론을 할 때는 일단 빈 종이 왼쪽에 우리 쪽 논거를 적는다. 늘 칸이 모자라기 때문에 주로 속기를 하고 대부분 약어를 사용한다. 그리고 오른쪽에서는 상대방이 제시하는 논거를 적는다. 상대방이 말하는 동안 적어야 하기 때문에 집중력과 스피드가 모두 중요하다. 이때 내가 반박하거나 답변할 것은 다른 색깔 펜으로 써둔다. 상대방이 이야기하는 것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면 긴장한 채로 펜을 재빨리 바꿔가며 써야 한다.
학교 수업때도 토론하듯이 선생님을 반대 토론자로 보고
p127
방학때에도 새벽 5시 기상을 엄수했다. 암기든 집중이라는 것도 결국 습관이라서 오전에 더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반복적으로 훈련한 것이다. 이는 내가 치러야 하는 큰 시험이 대부분 오전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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