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호

◈ 토지가치론과 가격론의 주요쟁점

 

- 고전적 지대이론의 현대적 함의를 중심으로 -

 

 

김 홍 상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경제학 박사

 

 

1. 문제제기

 

 

토지가치론과 가격론은 경제학의 출범, 고전이론에서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논란이 되어온 과제이다. 도시화․산업화에 따른 지가의 급상승이라는 여건변화속에서 토지라는 상품은 생산요 소로서만이 아니라 자산으로서 중요성을 지니게 되었다. 개별경제주체들은 토지를 생산요소로서가 아니라 자산증식수단으로 인식하고, 금융자산 등과 비교하여 보다 많은 자본이득(capital gains)을 가져다주는 것에 대한 투자대상의 하나로 인식되게 되었다. 그 결과 토지의 내재적 가치인 지대와 토지가격간의 불일치문제가 생겼으며, "토지가격은 토지로부터 나오는 지대를 현재가 치화한 것"이라는 고전경제학부터 내려온 토지경제학의 명제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었다. 토지가격은 토지의 내재가치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양자간의 격차가 매우 큰 것으로 인식되 어 왔다. 다른 한편 이론적으로 체계화되지 못하고 있는 이른바 '거품가격이론'이 마치 토지시장의 현실을 잘 반영하는 이론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좁은 국토면적하에서 고도성장이라는 경험은 부동산, 특히 토지시장에서의 지대와 지가간의 괴리를 부추겼으며, 이러한 현상은 거품가격이론의 설명력을 높였다. 그러나 1990 년대에 들어와서 한국경제가 이른바 '저성장'의 궤도에 진입하면서 부동산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나타냈다. 1992년 이후 부동산, 특히 토지가격은 매우 안정적이었으며, 이러한 변화는 고 전적 지대이론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했다. 이러한 현상을 부동산가격산정방법론과 관련시켜 설명하면, 과거에는 부동산가격을 산정하는 방법론으로 거래사례비교법, 원가법, 수익환원법 중 거래사례비교법이 주로 이용되었는데, 최근 수익환원법이 각광을 받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사회과학으로서 경제학, 특히 토지경제학이 현실사회의 변화를 반영하면서 변화되어 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토지가치론과 가격론과 관련하여 고전적 지대이론부터 현대이론까지 일관되게 제기되는 주요 논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우선 고전적 지대이론의 내용을 살펴보고, 고전적 지대이론에서 제기되는 토지가치론과 가격론의 주요 쟁점과 과제를 정리한다. 또한 고전적 지대이론이 현대토지의 지대․지가문제의 분석틀로 확장될 수 있음을 밝히고, 나아 가 고전적 지대․지가이론이 거래사례비교법, 원가법, 수익환원법 등 현단계 부동산가격산정방법론에 대한 함의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이러한 작업은 토지가치론과 가격론의 성과와 과제를 살펴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2. 고전적 지대이론의 종합으로서 마르크스 지대이론의 성립

 

고전학파경제학에서는 토지가격론보다 지대이론에 대한 논의가 더 풍부하다. 노동가치론의 관점에서 토지는 노동의 생산물이 아니라 주어진 자연물에 불과하기 때문에 토지가격은 성립되지 않는다. 오직 지대만이 잉여가치의 한 부분으로서 가치를 지니며, 시장에서 거래되는 대상은 토지 그 자체가 아니라 토지를 소유함으로써 가능한 지대수입권이다. 즉 "토지가격은 토지로부터 나오 는 지대를 현재가치화한 것"이라는 고전경제학의 명제가 성립한다. 한편 고전경제학내에서도 리카도식의 이해방법과 마르크스식의 이해방법간의 차이로 구분하여 이해할 수 있다.

 

 

 

고전학파경제학에서 지대이론의 대가인 리카도는?지대는 가격형성의 결과이지 그 구성요소는 아니다?,?지대에 대한 과세는 생산물의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오직 토지소유자에게 귀 속될 뿐이다?는 주장을 하면서 지대 및 지가문제를 분배관계의 측면에서 고찰하고 있으며 분배문제의 해결을 위해 조세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고전학파 경제학, 특히 리카도의 지대이론에서는 토지생산물의 가격이 시장에서 결정되고 나서 노동, 자본 등 토지 이외의 생산요소에 대한 대가(임금, 이윤)를 지불하고 남은 잉여의 한 부분이 지대로 되고, 이 지대를 자본화한 것이 토지가격 이라고 보았다. 즉 지대와 토지가격은 생산물의 가격형성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지대에 대한 과세는 토지공급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보아 토지에 대한 과세를 강조하였다. 리카도의 주된 저서가 『經濟學의 原理』가 아니라 『經濟學과 課稅의 原理』로 명칭된 것도 이러한 점을 잘 나타낸다. 리카도의 지대이론을 오늘날 토지문제와 관련시켜 이해한다면, 토지가격의 변동이 토 지생산물(예컨대 농산물 등)의 가격형성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생산물(농산물)가격의 변동이 지대수준의 변동을 초래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토지가격의 상승이 생산물가격의 상승 을 부추기고 있는 점을 부정하기 힘들다. 토지가격이 생산물의 가격형성에 영향을 주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고전적 지대이론 이후 최근까지 경제학의 주요 쟁점의 하나인 점을 고려한다면, 리카 도의 지대이론은 현실설명력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리카도 지대이론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 마르크스의 지대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리카도의 이론과 마르크스의 이론 사이에는 가치론에 대한 인식론상의 큰 차이를 보이지만, 지대이론에 관한 한, 양자 사이에는 이론의 발전, 논의범위의 확장관계로 이해할 수 있다.

 

 

 

마르크스는 지대 및 지가문제를 분배관계 측면만이 아니라 생산관계측면에서도 파악하였다. 마르크스는 지대이론을 전개함에 있어서 토지소유(지대)가 토지에서 생산된 생산물(예 : 농산물) 의 가격형성에 영향을 미치는가 아닌가에 따라 지대형태를 구분하고 있다. 마르크스는 지대이론을 전개시킴에 있어서 ?지대는 가격형성의 결과이지 그 구성요소는 아니다?는 리카도의 지대이 론(차액지대론)만이 아니라 스미스의 지대이론을 수용하면서 토지소유(지대)가 토지생산물의 가격형성요인이 되는 절대지대, 독점지대를 발견하게 된다. 즉 마르크스의 지대이론은 리카도의 지 대이론(차액지대론)과 상반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적극 수용하고, 그 논의의 범위를 확장시켰다고 할 수 있다.

 

 

 

요컨대 가치론적 관점 등에서 크게 다른 것으로 인식되는 리카도의 지대이론과 마르크스의 지대이론은 서로 대조되는 것이 아니고 리카도의 지대이론(차액지대론)이 마르크스의 지대이론의 한 분야를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되며, 차액지대론과 절대지대론의 개념을 정립한 마르크스의 지대이론은 지대가 토지생산물의 가격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다고 보는 현대 주류경 제학의 지대이론(지대와 지가이론)과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이정전 : 1999, 126).

 

 

 

3. 고전적 지대이론의 현대적 확장에서의 주요 논점

 

 

토지가치론과 가격론과 관련하여 고전적 이론이 현대 토지시장의 문제를 잘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다양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다음의 두가지 비판은 고전적 지대이론의 한계를 가 장 잘 나나내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첫째, 지대에 관한 고전적 지대이론에서는 ?본래적 농업지대(agricultural rent proper)?가 주요 분석대상이 되고 있는 반면 현단계 토지시장에서는 도시용토지가 논의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도시용토지에서의 지대형성의 논리는 농업용토지에서의 그것과 전혀 다르다. 특히 정치경제학 방법론을 따르는 하비(D. Harvey, 1982)와 볼(M. Ball, 1985)은 ?도시공간에서 건물공급구조는 구체적 역사적 수준에 따라 그리고 나라마다 다르기 때문에 지대론에는 일반론이 없 다?고 주장하면서 고전적 지대이론인 본래적 농업지대론과 ?도시지대론?간의 차별성을 강조함으로써 본래적 농업지대를 주요 분석대상으로 삼았던 고전적 지대이론은 현실설명력이 약하다고 비판하였다.

 

 

 

 

 

둘째, 고전적 지대이론에서 제시된 지대와 지가간의 명제, 즉 "토지가격은 토지로부터 나오는 지대를 현재가치화한 것"이라는 명제에 대한 문제제기이다. 현실의 지가수준은 그 토지에서 발생하는 지대수입을 자본화한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어 있다. 즉 현실적 지가수준과 지 대를 자본화한 이론적 지가수준 사이에 엄청난 괴리가 발생한다. 이른바 ?거품가격(bubble effect)?이라고 불리는 고지가 현상, 지대와 지가간의 괴리현상을 고전적 지대이론으로 해명하지 못한다는 비판적 논의이다.

 

 

 

현대의 지대․지가이론에서도 도시토지, 농지 등 모두 토지에 적용할 수 있는 일반화된 지 대․지가이론이 성립가능한가 여부, 지대와 지가간의 괴리 현상에 대한 분석틀 등이 가장 핵심적인 이론적 논점으로 제기되고 있는데, 위의 두가지 논점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위에서 제기된 주요 논점을 중심으로 고전적 지대이론이 현대의 지대․지가이론과 일맥상통하고 있는 점을 밝히는 것이 토지가치론과 가격론의 주요 쟁점의 변화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4. 도시토지의 지대․지가분석의 논리틀 : 토지와 토지생산물의 개념 구분

 

 

지대․지가이론과 관련하여 분석되어야 할 市場에는 자본이 토지를 이용하여 생산한 생산물의 시장인 토지생산물시장과 토지 그 자체의 시장(토지시장) 두 가지가 있다. 그런데 고전적 지대이 론에서는 토지시장에 대한 분석은 거의 없으며 농산물(토지생산물)시장에 대한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우선 그 이유를 간략히 지적한다면, 지대는 가치이기 때문에 지대에 대한 분석에서는 가 치물인 농산물(토지생산물)의 시장이 주요 분석대상이 되며, 자연력으로서 아무런 가치를 지니지 않는 토지 그 자체의 시장에 대한 분석은 다음 단계로 미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건물과 토지는 모두 不動産(real estate)으로서 동일 범주로 인식되고 있으며, 둘 다 임대를 통하여 그 소유자들에게 임대료 수입을 제공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지대와 지가 에 대한 현대이론에서는 지대가 토지만이 아니라 공급이 제한된 모든 상품(재화)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한다. 건물이 자연물인 토지 그 자체와는 달리 자본에 의해 생산된 생산물이지만 농 업용토지에서의 자본의 생산물인 농산물과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는 것으로 인식된다. 즉 건물은 그 유사성의 측면에서 토지생산물인 농산물보다 토지 그 자체에 더 가까운 것으로 여겨진다.

 

 

 

지대․지가이론을 논할 경우 농용지와 건축대지(건축지)는 모두 토지 그 자체이고, 농산물과 건물은 모두 토지를 이용하여 생산한 토지생산물(노동생산물) 범주에 속하다. 건물대지는 사용가 치를 지니지만, 노동의 생산물이 아니기 때문에 가치를 지니지 않는 반면, 건물은 사용가치를 지니면서 농산물과 마찬가지로 노동의 생산물로서 가치를 지닌다. 농용지의 지대(가치)를 분석함 에 있어서 토지생산물인 농산물(가치물)시장에 대한 분석이 중요하듯이 건물대지의 지대를 논함에 있어서는 토지생산물인 건물(가치물)시장에 대한 분석이 중요하다. 즉 자본주의적 토지문제 를 해명해 줄 지대이론의 차원에서 건물, 건물대지, 농산물, 농용지 등을 범주화시켜 보면, 건물은 그 유사성의 측면에서는 같은 부동산인 토지(건물대지)보다 토지생산물인 농산물에 더 가까운 범 주이다. 따라서 지대분석에서 중요한 농산물의 가격형성구조에 대응되는 것은 건물의 가격형성구조이다. 이러한 인식의 확장은 마르크스의 지대이론으로 비농업용토지를 포함한 토지일반의 지대 이론을 구성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건축지지대론을 논함에 있어서는 본래적 농업지대론에서의 농산물에 해당되는 개념은 건축지 에 세워진 건물(예컨대 공장부지에 세워진 생산공간으로서 공장건물)이다. 즉 지대론을 논함에 있어서 농산물의 가격형성구조와 비교되는 것은 생산공간으로서 공장건물에서 생산되는 공산품의 가격형성구조가 아니라 공산품의 생산공간으로 이용되는 공장건물의 가격형성구조가 되어야 한다. 공산품은 자본이 건축지라는 토지를 이용하여 생산한 토지생산물이 아니라 자본이 생산공간 으로서 공장건물을 이용하여 생산한 것이다. 도시토지(건축지)의 지대분석에서 중요한 범주인 토지생산물은 공산품이 아니라 건물이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달리 표현하면 농업지대에 직접적으로 대응되는 것은 이른바 ?도시공업지대?가 아니라 건축지지대이다. 물론 건축지의 지대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토지생산물인 공장건물의 가격은 공장건물이라는 생산공간이 공산품의 생산에 얼마나 유리하게 기능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기 때문에 공산품의 가격형성구조가 간접적이지만 건축지의 지대분석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공산품이 토지생산물이 아닌 점은 변함이 없다.

 

 

 

마르크스의 구분에 의하면, 도시용토지의 지대분석이론이 이른바 ?도시지대론?으로 별도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건축지지대론으로 존재한다. 엄격히 말하자면 ?도시지대론?이라는 개념은 성립될 수 없다. 건축지지대론의 하위개념으로서 주택지지대론, 공업지지대론, 상업지지대론 등의 유형이 존재할 수 있을 뿐이다. 이른바 ?도시지대론?에서 강조되고 있는 ?공간(space)?에 대한 논의는 ?보다 유리한 위치에 건립되어 있는 건물의 공간?에 대한 논의이다. 도시라는 지역공간이 갖는 특수성을 강조하면서 고전적 지대이론(본래적 농업지대론)과의 차별성을 강조하는 논의는 논의차원을 구분하지 못한 잘못을 범하고 있다.

 

 

 

지대법칙에 관한 높은 추상수준의 논의에서는 농촌과 도시라는 지역개념이 적용될 수 없다. 지역개념은 자본이 활용하고 있는 ?특정 위치에 있는 건물공간?이 토지이용을 둘러싼 자본운동에 영향을 주는 수준에서 논의될 수 있다. 토지이용계획의 단위로서 지역개념과 지대이론의 대상으로서 토지이용유형(산업적 기능적 토지이용분류)은 구분되어야 한다. 도시주변의 농지가 농업수익성과 무관하게 고지가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그 토지가 농용지로서 가격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건축지로서 미래지대가 현실가치로 환원되어 고지가가 나타난 것이다. ?도시지대론?이라는 개념이 성립하려면 농촌 = 농업생산지 구, 도시 = 건물입주지라는 단순논리가 성립되어야 가능하다. 그러나 농촌은 단순한 농업생산지구가 아니며, 다양한 생산 및 생활공간인 도시처럼 다양한 인간들이 농업, 공업 등 다양한 생산활동 만이 아니라 생활을 영위하는 공간이다. 농촌에 있는 주거지의 지대분석은 농업지대 차원이 아니라 건축지지대의 차원에서 분석되는 것이다.

 

 

 

 

 

5. 지대․지가간의 괴리 및 부문간 격차 현상에 대한 분석틀 : 토지이용을 둘러싼 자본의 경 쟁에 대한 체계적 인식

 

 

토지이용을 둘러싼 자본간의 경쟁도 일반적인 자본간의 경쟁에서처럼 부문내경쟁과 부문간경쟁 두가지 차원으로 구분할 수 있다. 특히 토지가 지니는 공급의 고정성과 용도의 다양성이라는 특징과 연계되어?토지이용을 둘러싸고 동일작목을 경작하는 자본들간의 경쟁(부문내경쟁)?과?서로 다른 작목을 경작하는 또는 서로 다른 산업에 속하는 자본들간의 경쟁(부문간경쟁)?으로 구분하여 살펴볼 수 있다. 고전적 지대이론에서 제시되는 '잉여가치의 지대로의 전화법칙'에 관한 논의는 토지가 지니는 공급의 고정성과 관련된 것으로 토지이용을 둘러싼 자본의 부문내경쟁의 차원에서의 논의이다. 부문간 불균등발전의 결과로서 나타나는 부문간 지대․지가격차 및 이에 따른 토지이용유형의 변화에 관한 논의는 토지가 지니는 용도의 다양성과 관련된 것으로 토지이 용을 둘러싼 자본의 부문간경쟁의 차원에서의 논의이다.

 

 

 

토지의 사적 소유는 재생산불가능한 자연력으로서 비옥한 토지가 양적으로 제한되어 있다는 토지의 속성과 더불어 한계지에서 생산되는 생산물의 생산가격이 시장지배가격이 되도록 하여, 즉 평균원리의 성립을 제약하고 한계원리가 적용되도록 하여 초과이윤을 지대로 전화시키는데, 이는 토지이용을 둘러싼 자본의 부문내경쟁의 차원에서 초과이윤(잉여가치의 일부)을 지대로 고정시켜 토지소유자에게 귀속시키는 구조를 의미한다. 공업부문에서는 우수한 생산방법을 개발한 개별자본이 일시적으로 초과이윤을 얻을 경우 초과이윤을 노리는 부문내 개별자본들간의 경쟁이 새로운 생산방법을 일반화시켜 기술개발에 의한 초과이윤의 발생을 고정화시키지 못하게 한다. 그러나 농지의 비옥도 등 자본이 창출하기 힘든 제한된 자연력에 의존하는 토지이용산업(농업생산 등)에서는 높은 비옥도의 농지에서 발생하는 초과이윤은 개별자본들의 노력에 의해 극복되지 않고 오히여 높은 비옥도의 농지를 이용하기 위해 개별자본가들간의 경쟁으로 초과이윤이 지주의 지대수입으로 귀속된다. 이러한 과정에 대한 설명이 마르크스의 논의에서 토지이용을 둘러싼 자 본의 부문내경쟁의 차원에서 초과이윤이 지대로 전화되는 구조에 대한 설명이다.

 

 

 

토지이용을 둘러싼 자본의 부문간경쟁은 수익성이 더 큰 부문으로 토지이용형태가 결정되도록 함으로써, 즉 토지이용을 둘러싼 자본의 부문간경쟁이 수익율(이윤율)이 낮은 부문에서 높은 부문으로 자본을 이동시킴으로써, 토지이용유형을 전환시키고 지대와 지가수준을 상향조정(또는 균 등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한 토지이용을 둘러싼 자본의 부문간경쟁에 의해 형성되는 이러한 부문간 지대․지가수준의 상향조정(또는 균등화)과정은 이미 그 이면에 부문간 지대부담능력의 차이에 근거한 지대․지가격차가 존재하고 있음을 말해줄 뿐만 아니라 다른 한편 토지이용규제조치 등에 의해 부문간 지대․지가격차가 야기되고 있는 현실을 잘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농지가격과 관련하여?농지가격이 농업수익 뿐만 아니라 비농지가격과 그 예상상승율 그리고 전용확률에 따라 결정된다?는 논의는 바로 토지이용을 둘러싼 자본의 부문내 경쟁과 부문간 경 쟁을 동시에 파악한 것이다. 토지이용을 둘러싼 자본의 부문간 경쟁이 존재하는 한, 지대부담능력이 약한 부문으로 이용되는 토지의 경우 지대부담능력이 더 큰 다른 용도로 전용될 가능성을 내 포하고 있다. 따라서 토지의 용도전환을 포함하지 않고 현재 이용되고 있는 용도로 계속 이용된다는 전제하에 수익지가를 분석하는 경우 이른바?수익지가와 실세지가간의 괴리 현상?은 불가 피한 것이다. 이러한 '수익지가와 실세지가간의 괴리'현상이 고전적 지대이론을 파기시키는 것이 아니며, 또한 고전적 지대이론의 유용성을 제한할 수도 없다. 다만 정확한 토지시장분석자료를 충 분히 입수하기 곤란한 문제가 발생할 뿐이다.

일반적으로 土地價格과 地代間의 關係를 다음과 같이 나타낸다.

( P : 토지가격, Ri : i년도의 지대수입, r : 연이자율)

 

 

 

위의 식에 제시된 지대(R)에는 현재의 지대수입만이 아니라 미래의 지대수입을 포함한 것이며 미래의 지대수입에는 토지의 용도전환에 따른 미래의 轉用地代 까지 포함한 개념임을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 달리 표현하면 토지가격이란 현재 실현된 지대수준만이 아니라 미래에 발생할 예상지대를 현재가치로 할인(capitalization)한 것을 모두 합친 것이다.

 

 

 

현실적으로 지대수입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고지가 현상이 나타나 고전적 지대이론은 현실적 설명력이 약하다는 비판은 고전적 지대이론을 잘못 이해한 것이다. 현실의 고지가는 미래의 높 은 지대를 반영한 것이지 현재 실현된 지대수입을 반영한 것이 아니다. 원래 고전적 지대이론에서 토지가격은 현재 실현된 지대수입만이 아니라 예상되는 미래지대수입까지 포함시킨 개념이다. 따라서 고전적 지대이론에 의하면, 현실적으로 고지대현상이 존재해야 고지가 현상이 성립해야 한다는 식으로 이해하는 논자들은 고전적 지대이론을 잘못 이해한 것이다. 고전적 지대이론 에 의하더라도 현실적으로 고지가 현상이 존재하더라도 일정기간 낮은 지대수준이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요컨대 토지이용을 둘러싼 자본의 부문내경쟁과 부문간경쟁을 동시에 고려할 경우 고전적 지대이론에 의하면 高地價와 低地代 현상은 양립가능한 것이다.

 

 

 

 

 

6. 거품가격에 대한 인식의 틀 : 미경지 가격 논의에 대한 인식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거품가격이론은 마르크스의 미경지가격 관련 논의에 의해 설명가능하다. 앞에서 지적했듯이 토지가격이 성립할 때 地代는 현실적으로 實現된 地代만 아니라 豫想되는 未 來地代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未耕地도 자본화한 지대로서의 토지가격을 부여받게 되고 나아가 투기의 대상이 되고 있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경작되지 않는 토지, 즉 현실적으로 지대가 발 생하지 않는 토지가 가격을 갖는다는 것은 토지가격이 가치실체를 갖는 것이 아니라 투기적 假需要에 의해 성립하는 단순한 거품가격에 불과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토지가격= 자본화된 지대라는 고전적인 명제는 폐기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최근 통계에 의하면, 한국의 총토지가액이 GNP의 10배이며, 연이자율이 약 10%인데, 이 경우 총토지가액 = GNP*10 = 지대/0.1이 성립되어 지대=GNP라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일부 논자들은 이러한 통계적 사실을 근거로 토지가격=자본화된 지대라는 고전적인 명제를 폐기할 것을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은 토지가격=자본화된 지대라는 고전적인 명제를 잘못 이해한 결과이다. 未耕地에서 성립하는 높은 토지가격은 현재 실현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지대수입을 私占할 수 있 기 때문에 성립한다.

 

 

즉 未耕地의 가격은 예상되는 지대수입 때문에 성립하는 것이지, 단순히 가치가 없는 거품에 의존한 가격은 아니다. 달리 표현하면, 토지에 대한 假需要는 토지 그 자체에 대한 假需要가 아니라 그 토지에서 취득할 수 있다고 예상되는 지대수취에 대한 실질적 수요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만약 그 假需要를 없애기 위해 과세를 한다고 해도 미래의 전용지대 가 보장되는 한 미경지의 높은 가격수준은 유지된다. 토지개발에 따른 지대를 私的으로 取得하는 구조가 제거되어야 미경지의 높은 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 통계상 지대=GNP라는 아이러니가 발생하는 것은 실제 개발되는 토지는 일부이지만, 개발되지 않은 많은 토지가 비계획적 토지개발과정 속에서 개발가능성이 있으며, 개발과정에서 발생하는 지대를 私的으로 取得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수도권 주변의 모든 토지가 분당, 일산처럼 개발되는 것은 아니지만, 비계획적 토지개발방식과 지대의 私的取得構造下에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수도권 주변의 모든 토지가 분 당, 일산처럼 개발될 가능성이 있으며, 그 개발과정에서 지대를 私的으로 取得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수도권 주변의 농지가 수익지가보다 훨씬 높은 농지가격을 부여받고 있다. 이는 고전경제학의 한계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전망을 위한 구체적인 자료, 분석방법론의 한계로 보아야 할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토지개발계획이 제한되고 토지가격이 안정화되면서 부동산가격 산정방법 중 수익환원법이 각광을 받는 것도 이러한 것과 관계가 깊다.

 

 

 

 

7. 맺음말

 

가. 부동산가격 산정방법론에 대한 함의

 

 

앞에서 고전적 지대․지가이론의 주요 쟁점사항은 현대이론에도 그대로 연결되어 제기되고 있으며, 고전적 지대이론의 현실문제의 핵심사항을 잘 반영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감정이론으로서 부동산가격산정방법론으로 사용되고 있는 거래사례비교법, 원가법, 수익환원법도 결국 고전적 지대이론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세가지의 부동산가격산정방 법론은 서로 다른 것이 아니라 토지시장의 여건변화에 따라 현실을 가장 반영하는 것이 무엇이냐의 차원에서 적용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거래사례비교법은 토지이용을 둘러싼 자본의 부분간경쟁 차원에서 부분간의 이윤․지대의 균등화 논리에 의해 지대․지가분석이 곤란한 경우를 유사거래형태에서 지대․지가를 평가할 수 있 음을 달리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원가법은 토지시장과 가치물로서 토지생산물 시장의 구분에 따라 토지생산물 개념에 속하는 건물에 대한 인식의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는 것으로, 건물의 가치(가격)을 신축건물공사비와 감가상각액을 고려한 원가산정방식에 의해 산정할 수 있음을 표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수익환원법은 "토지가격은 지대(가치)를 자본화한 것"이라는 고전적 명제 또는 현재가치모형(present value model)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지대를 해당 토지가 타 용도로 전용될 경우까지 포함하여 예상되는 모든 지대를 현재가치로 환원한 것으로 이해함으로써 고전적 지대․지가이론과 연계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나. 고전적 지대이론의 현실설명력 제고를 위한 과제

 

 

토지가치론과 가격론과 관련된 핵심적 과제는 결국 토지가격이 토지의 내재적 가치를 잘 반영하는 것이 되도록 하기 위해 많은 자료와 분석방법을 보완하는 일이라는 점을 앞에서 확인하였 다. 특히 지대와 토지가격간의 관계를 매개하는 변수로는 수익률, 할인률 등인데, 수익률과 할인률에 대한 정확한 전망과 객관성 확보가 최대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토지시장에 대한 정보의 정확성 제고, 토지생산물시장과 토지시장간의 관계 정립 및 토지생산물로서 건물의 특성별 시장 분석, 토지시장의 증권화에 대한 정보 등에 대한 체계적인 자료 분석이 요구된다. 이러한 체계적인 자료분석을 통해 "토지가격은 지대(가치)를 자본화한 것"이라는 고전적 지대이론의 명제에서 제시되는 '지대'라는 개념은 현실분석수준에서도 그 토 지가 다른 용도로 전용되는 경우까지 포함한 것이 될 수 있도록 하여 고전적 지대이론의 현대적 확장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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