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자동차 운전만 해도 그렇다

 

똑같은 동작을 최소한 수백, 수천 번은 반복해야

 

실제 도로에 나갔을 때 두려움을 느끼지 않게 된다

 

하물며 몇배나 복잡한 공부는 더 말해 무엇하랴

 

 

 

해마다 명문 대학을 수석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인터뷰 기사를 보면 공통적으로 하는 말들이 있다. "교과서 중심으로 기

 

초를 닦는데 충실했을 뿐입니다." - 어떤 학생들은 이런 말에 콧방귀를 뀐다. 쟤들 순 뻥이야, 과외도 하고 학원도 다녔을거야, 기

 

자와의 인터뷰용 '버전'일 뿐이야, 하고. 공부를 올바르게 해보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절대로 이해되지 않겠지만, 백 번 맞는

 

소리다.

 

 

 

골프의 황제 타이거 우즈가 PGA대회에 나가지 않을 때 어떻게 연습(공부)하는지를 보자. 티샷을 할 때 지금까지와는 전

 

혀 다른 독특한 스윙으로 드라이버를 휘두르던가. 아이언 샷을 날릴 때도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채를 휘두르던가. 아니

 

다. 늘 하는 기본적인 스윙을 수천 번, 수만 번 반복할 따름이다. 야구선수 이승엽도 마찬가지다. 그가 연습할 때는 매일

 

이상한 타법으로 방망이를 휘두르는게 아니다. 달리기, 볼 받기, 야구 방망이 휘드르기 등 매일 매일 아주 기본적인 운동

 

을 할 뿐이다. 그것도 시간이 나는대로 기회 있을 때마다 입에서 단 내가 날 정도로 지긋지긋하게 반복하는 것이다.

 

 

 

나는 경험상 상담을 통해 " 저는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하는데 성적이 잘 오르지 않아요, 어떻게 해야 성적이 오를까요? 하고 묻는 학생을 많이 만난다. 상담 온 학생에게 수학이나 과학을 몇 번씩 공부했냐고 물으면 어떤 학생은 세 번,혹은 다섯 번 했다고 대답한다. 나는 그렇게 밖에 하지 않았으니까 성적이 안 오른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한다. 왜냐하면 그 정도 공부해서 성적이 잘 오를 것 같으면 지구상에 공부 못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을 테니까.

 

 

예를 들어 운전을 보자. 이 단순한 작업 - 시동을 켜고 핸들을 잡고 백미러와 사이드 미러를 보고, 기어를 드라이브 위치

 

에 놓고 엑셀을 밟으면 되는 이런 단순한 운전도 일주일 정도의 연습만으로 잘 하게 될까? 어림도 없다. 하루에 한 시간

 

씩 연습한다면 최소한 6개월은 지나야 익숙해진다. 실제로 1년은 해야 어느 정도 운전에 겁을 먹지 않게 되지만, 그래도

 

6개월은 연습해야 도로에 나가 다른 운전자에 큰 피해를 주지 않고 주행할 수 있는 정도가 된다. 이 강의를 들으시는 어머

 

님이 있다면 자신이 운전을 배울 무렵,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 때 도로주행에 어려움이 없었는지를 떠올려 보시기 바란다. 내말

 

에 전적으로 동의하실 것이다.

 

 

이처럼 사소한 운전도 똑같은 동작을 수천 번은 반복해야 익숙해진다. 스타크래프트나 테트리스 같은 오락게임을 보자. 열 번 스무

 

번 정도 해서 잘하게 되던가? 택도 없다. 몇 백 번은 해야 잘하게 된다. 젓가락질도 그렇다. 하루 몇 번씩 몇 달간은 젓가락을 손에

 

끼운 채 자꾸 연습해 보아야 한다. 단순한 일도 수백 번을 반복해야 겨우 익숙해 지는데, 하물며 그보다 훨씬 더 복잡한 공부는 어떻

 

겠는가? 결론은 수 백,수천 번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면 분명 이렇게 묻는 학생이 있을 것이다. "선생님, 시간이 없어 죽겠는데 어느 천년에 수백 번, 수천 번을 복습하나요?" - 안다.

 

학생들에겐 황당할 것이다. 그러나 ,누적적 복습의 방법을 알면 이게 가능하다. 왜? 나도 여러분 나이에 해봤으니까. 그렇게 해서 성

 

공했으니까.

 

 

가령, 일주일 동안 수학 공부를 한다고 하자. 월요일에 학교나 학원에서 3시간에 걸쳐 집합을 공부했다면 집에서는 반드시 배운 내

 

용을 복습해 준다. 그날 배운 내용이기에 아직 머리에 생생하니 복습은 2시간 정도면 가능할 것이다. 다음날 화요일엔 2시간 보다

 

좀 더 짧은 시간 내에 복습할 수 있게 되고 수요일엔 더 짧게, 목요일엔 수요일 보다 더 짧은 시간에 복습이 가능해진다. 그러면 학교

 

나 학원에서 새로운 진도를 나가게 되더라도 처음 공부한 집합은 일주일에 다섯 번은 하게 되며, 그런 식으로 계속 하면 워낙 많이

 

훑어본 내용이기에 나중엔 속독이 가능해진다. 수학 공부라고 해서 문제를 풀 것처럼 꼭 연필을 들어야 하는 건 아니다. 이런 훈련이

 

잘 된 학생이라면, 머리 속에 내용이 살아있기에 숙달이 되면 수학공부도 '읽어 나가는' 방법이 가능하다. 이러한 반복 복습이 누

 

적되면 처음 배운 건 빠르게 5분 정도에 걸쳐 복습할 수 있다. 다음 과정도 그런 식으로 복습하면 진도가 나갈 때마다 머

 

리 속에는 과거에 배운 내용이 생생하게 살아있게 된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대부분의 학생들은 집합을 배우다가 그 다음에 명제, 방정식, 부등식, 함수, 삼각함수, 로그...순서로

 

진도를 나가면 뒷부분에 이르렀을 땐 처음 배운 내용이 기억이 나지않아 찝찝한 기분이 된다. 그렇다고 앞부분을 공부해 보면 이번

 

엔 또 뒷부분이 헷갈린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앞에 공부한 건 다 잊어먹고 뒤죽박죽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공부한다면 백

 

날 해봤자 공부가 제대로 될 리 없다. 그러나 반복 복습을 하면, 먼저 배운 내용도 생생하게 머리에 남는 한편,이런 자신이 대견한 나

 

머지 뿌듯한 성취감까지 느끼게 된다.

 

 

  

복습은 항상 순서대로 하지 않아도 좋다. 시간이 부족하면 저마다 융통성 있게 자기 스타일대로 해도 된다. 지금 삼각함수를 배우고

 

있다면 복습은 방정식, 부등식, 집합,명제, 함수...이런 식으로 순서를 바꿔서 하든지, 아니면 이 중 2~3개만 복습하는 등 자기상황

 

에 맞게 하고 그 다음날은 전 날에 복습하지 않은 내용을 해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나중엔 요령이 생겨서 눈으로 척, 보기만해도

 

다 파악이 된다. 시간이 단축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앞부분은 최소한 50~100번 정도 반복하는 셈이 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한 진도가 나가면 다른 진도를 들어가기 전에 배운 것을 복습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이렇게 하면 나중에 가서는 그 학기가 끝난

 

다음에도 앞부분을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다.

 

 

내 대학 친구 중에는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친구가 많았다. 가만히 보면 성공한 친구 중에는 공통점이 있다. 왜 이런 얘기를 하

 

냐하면, 그들은 혼자 공부하지 않는다. 그룹을 만들어 스터디 하는데 이게 매우 효과적이었다.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친구들의 예를 보자.

 

스터디 그룹이 오전엔 복습을 위주로 하고 오후엔 예습을 한다면 법전 1,2,3권 가운데 처음 1권을 공부할 땐 이런 식으로 한다. 즉, 처음부터 100쪽까지 공부한 후 다음날 101쪽 들어가기에 앞서 전날 배운 100쪽까지를 한 번 훑어보고,그 다음날 201쪽 들어가기전에 101쪽부터 200쪽까지 빠르게 한번 본다. 또 다음 날엔 처음부터 바로 전날 까지 공부한 내용을 훑어보고 새롭게 진도를 나가는 식으로 자꾸 하다 보면, 법전 2권을 공부할 때는 1권을 아주 빠르게 읽을(복습하게)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이 공부는 완전히 통달하게 되는데 공부가 끝날 때쯤이면 법전 1,2,3권을 볼 때마다 내용이 머리 속에 빠르게 지나간다. 이렇게 반복을 하다 보면 다음에 올 내용이 무엇인지도 알 수 있게 되며 스피디(speedy)하게 공부할 수 있다.

 

 

이런 복습이 몸에 배이면 나중에는 책도 필요 없게 된다. 공부내용이 머리 속에 맴돌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학생이 3시간 만에 복습할 때 여러분은 5분만에 가능해진다.

 

 

믿지 못하겠다고? 그렇다면 당장 시도해 보라. 그랬는데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

 

 

 

타이거 우즈나 이승엽은 프로 골퍼, 프로 야구선수다. 취미가 골프나 야구가 아니라 직업이 야구요, 골프라는 뜻이다. 나 현용수의

 

직업은 학원 강사이고, 내 강의를 듣는 이들의 직업은 '학생'이다. 내가 과학을 가르치는 선생이라면, 여러분은 공부를 전문적으로

 

하고 있고, 해야만 하는 신분인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 학생들 역시 '프로' 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아마추어는 자기가 하고

 

하고 싶을 때만 즐겨 하는 사람이지만, 프로는 자신의 전문적인 일을 부단히 반복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안다' 는 건 아마추어 수준이지만 프로는 아는 수준을 넘어 그것이 몸에 배어있는, 즉 체득된 사람이다. 학생들이 시험을

 

칠 때 책상에 참고서나 교과서를 펴놓고 볼 수 있는가? 게다가 수능 한 과목당 30분 안에 시험문제를 다 풀어야 한다면, 한 문제당 1

 

분 30초이상 붙들고 늘어져서는 안 된다. 마음이 급해진다. 아무런 정보나 힌트도 없어 몸도 잔뜩 긴장되니 아는 문제도 틀리기 쉽

 

다. 반면에, 몸에 밴 지식이 있다면 아무리 긴박하고 긴장된 상황에서도, 문제에 나온 내용을 2~3초 안에 떠올릴 수 있으니 짧은 시

 

간에 여유 있게 술술 시험을 잘 치를 수 있다.

 

 

 

복습도 꼭 책상에 앉아서 해야 할 필요는 없다. 생활 속에서도 얼마든지 복습이 가능하다. 물을 마실 땐 물에 관한 모든 공부가 떠올려져야 한다. 이렇듯 프로는 자기가 해야 할 것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며 반복(복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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