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신설 나무의사 자격증 따자" 밤샘 줄서기

이정구 기자 입력 2018.10.20. 03:06 수정 2018.10.20. 10:37

수목치료기술자 양성기관 10곳
일부 정원 10배 넘게 지원자 몰려 경찰 입회하 추첨으로 선발도



내년 상반기 실시될 첫 '나무 의사 자격시험'을 앞두고 관련 수업이 개설된 곳마다 지원자들이 몰리고 있다. 지난 6월 시행된 개정 산림보호법에 따라 앞으로는 '나무 의사(또는 수목 치료 기술자)' 자격증을 가진 사람만 아파트 단지나 공원의 나무를 관리·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서울대 식물병원‘나무의사 양성과정’수강생들이 나뭇잎에 퍼진 병균을 현미경으로 관찰하고 있다. /고운호 기자

이 시험에 응시하려면 산림청이 지정한 10개 양성 기관 중 한 곳에서 150시간 이상 교육을 받아야 한다.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식물병원은 나무 의사 양성 과정 모집 공고를 낸 뒤 문의가 쇄도해 지난달 7일 전화 응대를 전담하는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했다. 당초 40~60명 정원으로 1개 반을 편성하려 했으나 10배 넘는 지원자(692명)가 몰려 정원을 두 배로 늘렸다. 선발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경찰 입회하에 추첨해 뽑았다.



또 다른 양성 기관인 한국수목보호협회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8월 선착순 수강생 모집 당시 현장 접수 시작일 전날 밤부터 줄이 길게 늘어섰다. 협회 관계자는 "닷새 동안 신청을 받으려 했는데 정원 180명이 첫날 몇 시간 만에 채워졌다"고 말했다. 산림청에 따르면 15일까지 총 8개 기관이 나무 의사 수강생 모집을 마쳤는데 평균 경쟁률이 6대1에 달했다.


산림청에 따르면 앞으로 나무 의사 자격증이 필수인 병해충 방제·외과 수술 등에 쓰는 '가로수 관리 예산'은 2008년 263억원에서 지난해 749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전국 가로수도 약 481만 그루에서 774만 그루로 늘었다. 한 수강생은 "자격증이 활용될 곳이 많아 보여 서둘러 따놓으려 한다"고 했다. 원예조경학과 대학생 양희주(23)씨는 "식물 병원 개업에도 필수적인 자격증인 데다 앞으로 관련 공공 기관 취업에도 유리하지 않을까 싶어 미리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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