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선호 현상은 중장년보다 젊은층에서 더 두드러진다. 이들의 발길을 잡기 위해 일부 가게는 프랜차이즈가 아니면서도 ‘직영점’ ‘본점’ 등의 간판으로 프랜차이즈인 척 흉내 낸다. 사진은 프랜차이즈 간판이 즐비한 서울 홍익대 주변 거리. 동아일보DB
올해 초 서울 구로구에서 베이커리형 카페를 창업했다 접은 30대 송모 씨는 가게 이름 밑에 ‘구로본점’이라고 돼 있는 간판 사진을 내보이며 한숨을 쉬었다.
송 씨 가게는 프랜차이즈가 아니었다. 송 씨는 “의외로 많은 손님들이 주문하기 전에 ‘여기 프랜차이즈예요’라고 물어본다. 그렇다고 해야 고개를 끄덕이고 주문한다”고 했다. 그는 빵집 매출로는 임대료와 아르바이트 직원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어 6개월 만에 업종을 바꿨다. 지금은 같은 상가에서 소규모 분식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직장인이 많은 서울 강남구 선릉역 근처 식당 상당수도 ‘본점’ ‘직영점’ ‘선릉점’이란 간판을 걸고 있다. 6일 ‘선릉직영점’이라고 돼 있는 한 곱창전문점에 들어가 물어보니 “프랜차이즈는 아니다”고 했다.
프랜차이즈 산업이 급속도로 팽창하면서 자영업자 사이에서는 ‘프랜차이즈 공화국’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소비자들도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아닌 일반 가게에 들어가는 게 ‘어색한’ 시대가 되고 있다. 경기 안양시 만안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A 씨는 “간판이나 메뉴판에서 프랜차이즈 느낌을 줘야 한다는 건 식당 주인들에게 ‘노하우’라기보다는 ‘상식’에 가깝다. 안 그러면 손님들이 불신의 눈초리를 보낸다”고 토로했다.
프랜차이즈인 척 흉내 내는 것이 생존을 위한 일반 식당들의 ‘고육책’이 되고 있는 셈이다. 소비자들은 프랜차이즈 식당이어야 식재료 품질이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조리법과 메뉴 관리도 대체로 잘돼 있을 것으로 본다. 박성희 씨(서울 서초구·34)는 “프랜차이즈를 가면 일단 실패할 확률이 적어진다. 특히 본점이면 맛이나 음식 재료도 더 낫지 않겠나”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지난해 기준 10만6890개다. 외식업중앙회가 추산하는 전체 외식업 점포 수가 약 60만 개인 것을 감안하면 식당이나 카페 6곳 중 1곳은 프랜차이즈 매장인 것이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은 선진국에 비해 자영업자 비율이 과도하게 높아 브랜드 이미지가 낮으면 생존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위 교수는 “특히 브랜드에 민감한 10, 20대일수록 프랜차이즈를 선호하는 현상이 갈수록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연다고 ‘장밋빛’ 미래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매출은 많지만 영업이익률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오세조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프랜차이즈가 망할 위험이 낮다는 것 하나만 믿고 준비 기간 없이 뛰어들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자체를 나쁘다고 할 수는 없고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 불공정한 계약 관행을 바꾸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
원문보기:
http://news.donga.com/3/all/20170706/85239683/1#csidx8ab6f588a93eb9d839c4789f98277c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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