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 변리사 ‘영역싸움’ 갈등 재점화
 
변리사회 前특허변호사회장 제명
변협, 제명 무효확인 소송 움직임


특허침해 소송대리권 문제와 변리사 자격 자동취득 제도로 불거졌던 변호사와 변리사 간의 갈등이 김승열(56·사법연수원 14기) 전 대한특허변호사회장의 대한변리사회 제명을 계기로 다시 촉발됐다.

 


31일 대한변리사회에 따르면 협회는 지난해 12월 징계위원회를 열고 김 전 회장을 협회에서 제명하는 결정을 내렸다. 제명 이유는 김 전 회장이 특허변호사회 창립을 주도하며 특허침해 소송에서 변호사의 역할을 강조하고 변리사의 소송대리권을 부정하는 행동을 했다는 것이다.

 


변리사회의 결정에 대해 김 전 회장은 “특허변호사회장을 하며 소송에 강점을 가진 변호사와 지적재산권 업무에 강점을 가진 변리사 간의 상생을 도모할 수 있는 활동을 해왔다”며 “변리사회가 특허변호사회의 활동을 ‘변호사들만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잘못 해석하고 제명 결정을 내렸다”고 반발했다. 변리사법상 변리사 업무를 하려면 협회에 가입하게 돼 있는데, 제명 처리되면 업무를 할 수가 없다.

 


특허침해 소송 및 지적재산권 분야는 변리사들이 주로 활동했지만, 최근 공학 등을 전공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변호사 수가 급증하고 변리사 업계에 진출하면서 두 직역 간 갈등이 불거졌다. 변리사들의 특허침해 소송대리에 대해 변호사 업계는 “전문분야라고 해서 소송대리권을 인정해달라고 하는 것은 소송 절차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란 입장이다.  

 


반면에 변호사의 변리사 자격 자동취득에 대해 변리사들은 “전문가제도의 전문성이 훼손된다”고 맞서 있다. 포화 상태를 맞은 변호사업계 상황 등으로 양 직역 간 갈등은 더 고조될 전망이다.

 


지난 16일 대한변호사협회장에 당선된 김현(61·사법연수원 17기) 변호사는 선거운동 때부터 “변리사 등 유사 직역들이 소송대리권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변리사회의 제명 결정은 업계 간 소송전으로도 번질 양상이다. 대한변협 내에서는 김 변호사의 제명 처분에 관한 무효확인소송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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