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원두커피 3잔 이내면 안심

 

커피가 좋아 하루에 여러 잔씩 보리차처럼 마시는 사람이 많다. 아침에 출근해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마셔야만 마음 편히 하루 일이 시작된다고 한다. 많은 사람은 이러다 카페인에 중독되는 게 아닌가 걱정하며 하루에 커피를 몇 잔 마시면 괜찮은지 묻곤 한다.  

커피를 마시면 피로가 덜해지고 정신이 맑아지며, 이뇨작용을 통한 체내 노폐물 제거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그 외 장관에서 위산 분비를 촉진하고 연동운동을 도와주며 호흡기관의 근육피로를 완화시켜 호흡을 편하게 해 준다고 한다. 예전 서양에서는 진한 커피를 천식치료제로 사용한 적도 있다.

일반적으로 커피의 위험성은 카페인의 독성을 말한다. 카페인(caffeine)은 코카인, 암페타민 등과 같이 흥분제 성분으로 분류된다. 콜라, 초콜릿 등에도 함유돼 있을 뿐만 아니라 감기약, 진통제, 식욕억제제 등 의약품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실제 카페인의 75% 이상은 커피를 통해 섭취된다고 한다. 그러나 카페인은 섭취량이 적은 편이고, 따로 첨가하는 물질이 아니어서 미 식품의약국(FDA)에서는 안전한 식품첨가물 목록인 ‘GRAS(Generally Recognized As Safe)’로 분류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법적으로 허용된 식품첨가물인데, 모든 음식이 그렇듯 선(善)과 악(惡), 두 얼굴을 갖고 있다.  

한 언론 보도에서 넉 잔까지는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커피가 다 같은 것이 아니다. 커피 콩의 종류와 커피의 양, 온도 등 내리는 방법에 따라 카페인의 함량이 다르고, 그 위해성 또한 달라진다. 단순히 커피 몇 잔까지 괜찮다가 아니라 어떤 커피를 어떻게 마셨느냐에 따라 두 잔이 될 수도 있고 다섯 잔이 될 수도 있다. 전 세계인이 매일 섭취하는 카페인 양은 평균적으로 70㎎, 세계에서 가장 많이 마시는 미국인은 211∼238㎎이라고 한다.

카페인을 과잉 섭취하면 불안, 메스꺼움, 구토 등이, 중독 시에는 신경과민, 근육경련, 불면증 및 가슴 두근거림, 칼슘 불균형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카페인은 100∼200㎎ 섭취 시 각성 효과, 피로 감소, 수면 지연, 두뇌 회전 촉진 등 긍정적 효과가 있다. 그러나 1g을 섭취하면 약간의 불안에 감정 변화와 불면 효과가 나타나며 1.5g에서는 위장 장애와 부정맥, 2∼5g에서는 불안과 전율 그리고 마음의 동요, 10g에서는 척수 자극을 보이는 등 부작용이 극심해진다. 쥐를 대상으로 한 반수치사량(LD50)은 192㎎/㎏으로 농약인 DDT(150㎎/㎏)와 비슷한 수준이다. 물론 반 잔만 마셔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사람도 있고 다섯 잔 이상을 마셔도 잠을 잘 자는 사람도 있다.  

카페인의 인체 위해성이 없는 ‘일일섭취허용량(ADI)’은 ‘성인 1인당 400㎎ 이하, 임산부는 300㎎ 이하, 어린이는 2.5㎎ 이하’로 정해져 있다. 원두커피 한 잔에는 약 115∼175㎎의 카페인이 함유돼 있고, 자판기 인스턴트커피 한 잔에는 60㎎, 코카콜라 한 캔(355㎖)에는 46㎎, 카페인이 제거된 ‘디카페인커피’ 한 잔에는 2∼5㎎이 함유돼 있다.

즉 카페인 ADI를 초과하지 않는, 하루에 마셔도 되는 안전한 커피 섭취량은 대략 ‘원두커피로 세 잔, 인스턴트커피로 다섯 잔 이내’라 보면 된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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