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차의 합격을 꿈꾸시는 분들을 위하여...
Ⅰ. 들어가며
“언니 합격 축하해!” 합격자 발표 당일, 같이 공부했던 동생으로부터 문자를 받으면서 잠에서 깼습니다. 짧았던 수험기간 때문에 합격은 생각지도 못했던 터라, 기쁘기도 하면서도 당황스러웠습니다. 저보다 더 오랜 기간, 더 열심히 공부하신 분들에게 이런 합격수기를 쓰는 것이 죄송할 따름이지만, 앞으로 저의 후배가 될 멋진 감정평가사 분들을 그리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이 글을 적어 보고자 합니다. 막 감정평가사시험에 입문하신, 2년차의 합격을 꿈꾸시는 분들이 참고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Ⅱ. 1차 시험 준비
1. 개요
직장을 다니면서 2,3달 공부한 결과 영어와 경제를 제외한 과목에서 과락 근처의 점수받고 1차를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그 후 2007년 9월 결혼 후에 직장을 그만 두고, 본격적으로 시험을 준비하였고 2008년 1차 시험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1차 시험은 객관식이라 정확한 암기와 반복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2. 영어, 경제
취업을 준비하면서 영어와 경제 공부를 꾸준히 해온 터라 저에게 그다지 어려운 과목은 아니었습니다.
2009년도부터 영어가 토익으로 대체되어 많은 분들이 힘들어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취업을 위해 토익공부를 하루 여덟 시간 이상 몇 달 동안 공부해 본 경험이 있어서 점수를 1점을 올리기가 정말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토익 700은 누구나 노력하시면 넘을 수 있는 조그만 언덕입니다. 우선 학원 강의를 신청하셔서 강사의 말대로만 공부하세요. (실강이 더 좋겠지만, 여건이 안되시는 분들은 온라인 강의를 참고하세요) 온라인 강의를 들으실 경우 시중에 떠도는 무료강의 말고 직접 돈을 지불하고 들으시기 바랍니다. 정말로 명강사의 강의는 그 값어치를 합니다. 강의만 잘 따라가고 중요한 단어∙숙어만 외워줘도 700점은 빠르면 1,2 달 안에 꼭 도달하실 수 있습니다.
경제는 권호근 강의를 들었고, 전에 공부를 해온 터라 특별히 따로 준비한 것은 없었습니다. 경제는 이해와 문제 풀이를 통한 응용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3. 회계
저에게 1차 과목 중에서 가장 어려웠던 과목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다른 분 강의를 듣다가 김영호 회계사강의로 바꾸었고, 이것이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회계는 꼭 정해진 시간 안에 문제 풀이를 해보시기 바랍니다. 천천히 범위대로 문제를 풀 때는 잘 풀리다가, 문제를 섞어놓고 정해진 시간 안에 풀면 마구 마구 헷갈리는 과목이 바로 회계이기 때문입니다.
4. 부관법, 민법
민법은 이명우박사의 강의를 반복해서 들으면서 법조문과 판례를 위주로 공부했습니다. 부관법은 허광철평가사의 강의를 들었고, 범위가 방대한 지라 강사가 강조하는 부분을 반복해서 정확하게 외웠습니다. 이 두 과목은 계속 반복해서 외워주는 게 효율적인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5. 학원 모의고사
개인적으로 학원모의고사를 쳐보지는 않았지만 모의고사를 통해서 시간 안에 푸는 연습을 해보는 곳도 괜찮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Ⅲ. 2차 시험 준비
1. 개 요
2008년 1차 시험이 끝나고 곧바로 2차 시험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0기 스터디는 듣지 않았고 그 대신 실무 강의를 실강의로 들었습니다. 2년차 분들이 합격하기 위해서는 특유의 열정과 유연한 사고력이 주 무기라고 생각합니다. 이 두 가지를 충분히 활용 하시기 바랍니다.
2. 실무
2년 차가 합격하려면 실무를 잘해야 한다는 말을 워낙 많이 들어서 1차 시험 끝나고 12월까지 계속 실무 공부만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처음 부터 이홍규평가사의 강의를 들으면서 공부했습니다. 그 교재가 한 주제를 반복적으로 학습하게끔 되어 있어서 문제를 풀면서 유형을 익혀나갔습니다. 그리고 이론적인 부분은 감정평가실무강의책을 반복적으로 보았습니다. 그리고 1월부터 학원스터디를 하면서 스터디 문제와 시중의 기타 문제집, 팀장들 문제를 되도록 많이 접하려고 하였습니다. 스터디 1기 까지는 실무를 하루 4시간 정도 공부했었습니다.
간혹 실무란 과목을 계산해서 답을 도출하는 과목이라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저도 물론 그랬습니다). 하지만 실무 또한 다른 과목과 같이 논리 제시를 주로 하는 과목입니다. 논리의 흐름에 따라 목차를 구성하고, 내가 왜 이 자료를 선택하는 지 등에 대한 근거 등을 제시해야만 올바른 답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계산해서 답을 내는데 급급하기 보다 내가 왜 이 자료를 선택하는 지 등에 대한 논리에 중점을 두어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3. 이론
이론은 스터디 3기 초까지 저를 좌절하게 만든 과목입니다. 글짓기에 능하신 분들이거나 깊은 사고를 하시는 분들은 이 과목에서 탁월한 실력을 자랑하십니다(2년차 분들이 이 과목에서 두각을 많이 드러내십니다). 저는 단순한 사고와 평범한 문장력을 지녀 이론 과목에 익숙해지기 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처음에 너무 실무공부에 치우쳤고, 기본서를 제대로 읽지 않고 서브책만 외웠던 것이 주원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서브만 외워서 합격하셨다는 분도 계시지만 저처럼 평범한 두뇌를 지니신 분들이라면 서브를 외우기에 앞서 부동산학개론, 감정평가론과 같은 기본서를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저는 점수문제로 이론팀장님과 상담을 거친 후 기본서를 읽고 나서 이론 점수가 점점 나아졌습니다. 그리고 정명선 감정평가사의 강의를 계속 들으면서 기출문제를 하루에 한 시간이라도 꼭 써보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써보고 자신의 문장을 다듬으면 실력이 점점 향상 되는 것을 느끼실 겁니다. 그리고 시험장에서는 꼭 문제에서 요구하는 답을 쓰시기 바랍니다. 출제자는 수험생이 아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에 맞는 답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4. 법규
법규는 스터디 마지막 날까지 저를 눈물짓게 만든 과목입니다. 처음에 너무 만만하게 봐서 다른 과목보다 소홀했기 때문에 스터디 점수 또한 참 저렴(?)하게 나왔던 과목입니다. 행정법은 나채준 박사의 강의를 들었고, 개별법은 노병철 평가사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무조건 많은 분량을 소화하려 들었고, 그 결과 목차 구성도 엉성하였고 학설 및 판례 또한 제대로 암기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스터디 3기 무렵 출제가 유력한 문제들만 모아서 서브를 만들었고 그것만 반복적으로 암기 하였습니다. 시험당일 서브에 있었던 이주대책 문제가 나왔는데 문제가 추상적이여서, 아는 것만 착실히 적었는데 그것이 유효했던 것 같습니다.
2년차 분들은 모든 범위를 정확하게 암기할 시간적 여력이 없기 때문에 유력한 문제들에 대한 자신만의 서브를 만들어 반복해서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5. 기타
(1) 개별 스터디 여부
개별 스터디를 해야하나란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거라 생각됩니다. 저도 잠깐 개별 스터디를 구성해 공부했는데 성격상 혼자 공부하는 편이 더 효율적이어서 나중에는 혼자 독서실에 다니면서 공부했습니다. 모르는 것은 일주일에 한번씩 학원스터디에 가서 물어보는 방법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개별스터디는 자신의 성격을 먼저 판단하시고 구성여부를 선택하시고, 혹시 구성하신다면 구성원들의 선정에 신중을 기하시기 바랍니다.
(2) 공부장소
공부를 하기 위해서 신림동으로 가야 하나란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신림동에서 공부를 한다면 여러 가지 장점이 있겠지만 꼭 그곳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결혼 한 관계로 인천에서 고등학생들과 같은 독서실을 다니면서 공부를 하였습니다. 오히려 오전 중에는 독서실이 비어서 계산기 치기도 편하고 좋더군요. 합격하신 분들 중에서도 신림동이 아닌 곳에서 공부를 하신 분들이 많으니 장소에 연연해 하지 않으셔도 될 거 같습니다.
(3) 학원선택
스터디를 위해 어느 학원을 다녔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간혹 계십니다. 저는 4기 내내 서울 법학원을 다녔습니다. 다른 학원에 비해서 2년차 분들이 많으셔서 다년차 분들에게 기죽지(?)않고 다닐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공부 방법이나 진도 등에 대한 공감대도 형성되었구요.
Ⅳ. 마치며
합격수기를 적고 나니 오랜 기간 공부하신 분들에 비해서 너무 평범한 수기 같습니다. 짧은 기간내의 합격을 바라신다면 절대 좌절과 방황은 금물입니다. 그리고 편안한 마음 가짐을 잃지 마세요. 저는 시험당일에도 ‘난 떨어질 수도 있다’란 생각을 가지고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꼭 합격해야지란 생각을 가지면 더 떨리고 긴장이 됩니다. 오히려 편안한 마음으로 들어갔더니 문제들도 더 잘 보이고 시간 내에 풀 수 있었습니다.
시험합격을 위해선 운이 따라야 한다고들 하지만, 노력을 외면하는 운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에게 합격의 영광이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수험기간 내내 학원비 대주느라 고생한 우리 남편과 너무너무 사랑하는 부모님, 공부하느라고 며느리 노릇 제대로 못한 저에게 한결 같은 애정을 보내주신 시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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