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수기
내일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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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순 자 (제10회 시험합격) |
Ⅰ. 글을 시작하며
처음 합격수기를 써 달라는 부탁을 받고 짧은 몇 초였지만 만감이 교차해 갔다. 잊혀진 줄로만 알았던 힘겨웠던 수험생활과 합격의 순간들이 떠올랐다. 어쩐지 쑥스럽기도 하고 내 자신이 부족해 보여 망설였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었다는 생각에 이렇게 글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 기회를 통해서 지금의 저를 있게 한 모든 이들과 하늘에 계신 어머니께 감사의 말씀을 올리며, 지금 이 순간에도 합격의 압박감에 시달리시는 수험생 여러분들께 잠시나마 머리를 식혀 드리고자 두서없는 글이지만 조금 용기를 내기로 했다.
Ⅱ. 새로운 길
얼마 안 되는 기간이지만 직접 평가일을 하면서 나름대로 보람을 느끼고 있다. 수험기간에는 몇몇 강사분들과 수험생들간의 풍문으로만 들어 어떤 일을 하는 지가 무척 궁금하기도 했지만, 내가 감정평가사의 길에 입문하게 된 것은 우연한 기회에서 비롯되었다.
졸업후 그 동안 지쳐있던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어 잠시 쉬고 있었다. 그러던 중 부동산학에 흥미를 느껴 ‘97년 겨울 건국대학교 대학원 부동산학과에 지원하게 되었다. 바로 그때 감정평가사라는 직업을 알게 되었고 도전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무모한 의도였지만 1,2차 동차를 6~8개월만에 해보려고 대학원까지 휴학했다. 하지만 S학원에서 강의를 듣고 나서부터 그 생각은 바뀌게 되었고 길고 험난한 수험생활은 시작되었다.
Ⅲ. 시작과 끝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자기 자신이 잘 알 듯이 난 나에게 맞는 수험방법을 택했다. 무엇보다 시간적 여유가 없었고 1차과목에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기에 학원강의를 중심으로 준비를 해 나갔다. 더군다나 집이 성남인데다가 유치원에 다니는 딸아이를 챙겨야 했기에 공부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그래서 남편과 상의하여 최대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도록 학원근처로 집을 옮겨왔고 공부에만 전념할 수가 있었다. 그 결과 1차시험은 무난히 통과할 수 있었다. 1차시험일과 합격자발표일간에는 공백이 있었지만 1차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2차공부에 전념할 수 있었다.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행정법과 실무 및 이론의 기본개념을 잡을 수 있었다. 그해 2차시험에는 응시하지는 못했지만 그 기간의 집중된 공부가 합격의 밑거름이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학원강의를 들으면서 얻은 것은 더 있다. 바로 오늘의 저를 있게 해준 사람들과의 만남이다. 1차준비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소그룹이 형성되었고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2차준비를 하게 되었다. 감정평가사시험은 1차와 2차간에 차이가 크게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2차에 대한 공포를 한 번씩은 겪게 된다. 물론 나도 주관식이라는 막연한 두려움속에서 방향을 설정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많은 도움을 받아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2차에 대한 두려움을 없앨 수 있었다. 무엇보다 외롭고 힘든 수험생활속에서 서로에게 상담자가 되어 주고 의지가 되어 준 그런 좋은 분들을 만나게 된 것이다.
많은 선배님들과 주위의 조언으로 2차는 기본강의를 들은 후 N학원 스터디과정에 들어갔다. 그 때까지만 해도 목차를 잡는 것조차 힘들었지만 서브노트작성과 스터디그룹수강을 통해 점점 2차 답안지에 익숙해져 갔다. 1기부터 3기까지는 길고도 짧은 시간이었다. 되돌아보면, 나의 수험생활은 짜여진 틀에 맞춰 열심히 최선을 다 했던 것 같다.
2차시험을 한 달 남짓 남겨 둔 6월 중순경 모의고사를 치르려고 문을 나서려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언니로부터의 전화였다. 몇 달 전에 감기로 누워 계신다던 친정어머니께서 암선고를 받으셨다는 것이다. 믿어지지 않았지만 정신을 추스려 어머니께 달려갔다. 항암치료를 받으시려고 상향하신 어머님을 뵙고 모든 것이 원점으로 되돌아오는 것을 느꼈다.
합격보다는 얼마 남지 않은 어머님과의 시간이 아쉬웠기에 하늘이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그 순간에도 시험을 포기할 수 없다는 내 마음속 깊은 곳의 이기심이 나를 부끄럽게 했다.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어머니와 가족들의 권유로 다시 책을 잡았다. 하지만 그 후로의 수험기간은 길기만 했던 것 같다. 여기서 내가 주저앉으면 어머니께 더욱 죄를 짓는 다는 생각과 함께 나의 합격통보가 조금이나마 어머니께 기쁨을 드릴 수 있을 것이라는 각오로 스스로를 달래며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열심히 했다.
드디어 2차시험날이 왔고 새벽부터 서둘러 서울대로 향했다. 한 번에 끝내자, 이 번이 마지막 기회다라는 각오로 고사장에 들어섰다. 1교시 시험을 치르고 나자 기분이 좋았다. 시험을 잘 본 건 아니었는데......
시험을 치른 후 고향인 전남 강진에 내려갔다. 합격여부가 나를 불안하고 초조하게 했지만 어머니곁에 있으니 모든 게 편안하기만 했다. 어쩌면 합격 통보가 내가 어머님을 기쁘게 해 드릴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 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어느 누구보다 간절히 기다렸는지도 모른다.
발표일 하루전 날 함께 공부했던 분으로부터 합격 소식을 전해 들었다. 하지만 합격의 기쁨과 함께 혹시나 하룻 밤사이 변경되지는 않을까하는 걱정도 되었다. 그 다음 날 ARS를 통해 합격 소식을 수 차례 확인을 하고 나서야 실감이 되었다. 온 가족이 그 기쁨을 함께 했고, 힘겨웠던 수험생활이 소중하게만 느껴졌다.
Ⅳ. 공부방법
많은 학원이나 수험정보지 및 합격생들의 수기등를 통해 다양한 수험정보를 얻으셨을 걸로 압니다. 여러분 각자가 나름대로의 비법을 갖고 계시리라 생각되며, 저는 단지 저의 경험을 간단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1차과목의 경우에는 다양한 강의나 교재보다는 자기에게 맞는 기본서를 한 가지만 정해서 여러번 반복학습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의 경우는 학원강의를 중심으로 예습은 못하더라도 반드시 복습을 했으며, 그 날의 진도는 암기와 이해를 병행했습니다. 특히 2차낙방의 경우를 대비해 점수에 구애받지 않고 깊이 있게 다루었습니다. 또한 1차시험은 160분에 각각 성격이 다른 160문제를 한꺼번에 풀어야 하므로 반드시 모의고사를 통해 시간조절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2차과목의 경우는 정도가 없기에 전략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첫 번째 고민은 학원스터디그룹 수강문제였는데 많은 합격생들의 전처가 그렇듯 저의 경우도 효과를 봤고, 특히 새로운 정보교환과 답안작성훈련에 강점이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서브노트 작성 여부였는데 기본내용을 스스로 요약정리한 후 시중의 자료나 동료수험생들의 정리자료를 참조하여 수정과 추가를 반복해 나갔습니다. 다만, 과다한 정보를 소화시키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므로 자기능력과 시간의 한계를 깨닫고 항상 기본에 충실해야 함을 명심하십시오.
Ⅴ. 글을 마치며
지금에 와서 생각하니, 조금은 아쉬운 수험생활이었고 보다 즐거운 마음으로 공부했더라면 그렇게 힘들지만은 않았을 거라는 후회도 듭니다. 인생은 끝없는 도전의 연속이니 만큼 수험생 여러분들도 남아 있는 수험기간동안 체력관리에 힘쓰시고 스스로를 믿고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매진해 나가신다면 좋은 결과가 있으시리라 생각됩니다. 그 동안 저를 묵묵히 응원해 주신 양가부모님들께 감사드리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적극적으로 외조를 아끼지 않은 남편과 항상 엄마에게 힘이 되어 준 우리 딸 재진이에게 고마움과 사랑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와 함께 공부했던 팀원 여러분들의 앞날의 발전을 빌며, 올해에도 행운이 함께 하시길 빕니다. 마지막으로 채오빠의 합격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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