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열린 서울옥션의 3월메이저경매에이중섭, 박수근의 작품이 출품되어 주목을받았다. 두작가모두위작시비를 겪으며 뉴스의 한가운데 있었던 인물들인지라, 더더욱언론의주목을받았다. 과연얼마에낙찰될것인지, 이 작품들은 진위논란에서자유로울수있는지등이많은이들의관심이었다.

 

 

박수근의작품은총3점이, 이중섭의작품은총2점이출품된이날경매에서박수근의1950년대작품으로5호정도크기인<노상의 사람들>(20x39.5cm)이 낙찰가 10억원을 기록했다.같은날출품된3호크기의<귀로>(1962) (27.3x14.5cm)는5억4000만원, 14.5x26.5cm로역시3호정도되는<목련>(1963)은낙찰가3억원이었다.

 

한편, 오랜만에경매에등장한이중섭 의유화가운데25.2x35.7cm로5호정도되는, 종이에유화로그린그림<어린이와새와물고기>는10억원의낙찰가를기록하고, 10호 크기의 <새와 애들>(1953) (49.2x33.5cm)은 15억원에 낙찰되었다. 두 작가 모두‘억대 작가’로서, 한국미술시장의든든한블루칩임을보여주고있었다.

 

 

이외에도 150여 점의 작품이 이날 경매대에 올라 96점이 낙찰되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경매에서는‘추정가’라는 것이
있다. 추정가는기존에거래되던작품가격과팔고자하는사람이원하는가격등을기준으로결정된다. 그리고 경매에

오른 작품은, 원하는 사람들의 응찰을 통해 그 가격이 결정된다. 작품은 단 하나이고, 원하는 사람이 많고 그들간의 경쟁
이치열할수록가격은올라간다. 경우에따라서어떤작품은화랑에서 거래되는 가격의 4~5배 혹은 10배 이상의 가격에
낙찰되기도한다. 즉작가의인기도와선호도, 원하는수요정도에 따라 경매에서의 작품가격은 변하고 이는 특히 작품의
완성도에따라크게달라지기도한다. 위에서예를든박수근의 3호 두 점이 크기는 비슷해도 가격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그런이유다.

 

사실 모든 재화의 가격 산출근거는 유사하다. 원자재비와인건비∙홍보비∙유통비등등이결합되어공산품의가격이결
정되는 것처럼, 작품도 그런 제반요소들이 가격결정에 영향을미친다. 그리고 이요소들가운데가장중요한것은다름아
닌‘인건비’다. 다시말해 누가 그린 그림인가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그이유는 작품의 거래가 단순히 그림이 그려
진 천 또는 돌조각 등을 사고파는 행위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작가의 가치관을 사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더  많은 사람이 원하는 작가의 작품, 인지도가높은작품이높은가격을 형성하기 마련이다. 여기에 가격결정의 기본적인 매커니즘이작용하는데, 그것은바로수요공급의법칙이다.아무리많은사람이원한다할지라도그수량이많아쉽게살 수 있다면 그 작품은 비싸지 않다. 그리고 컬렉터의 선호도가 높지만 작가가 작고했거나, 작업시간이오래걸려작품을많이제작할 수없는 작가들의 작품같은 경우는 자연스레 가격이올라간다. 그래서화랑을통해서구하기어려운작가의작
품이경매에출품되면, 그작품을원하는많은사람들이화랑거래가보다 높은 가격을 주고서라도 확보하려고 애를 쓴다.
그결과는, 작품가격의상승이다.

 

이러한 수요 공급의 법칙으로 인해, 판화나 사진, 조각처럼한 이미지일지라도 여러 작품 제작이 가능할 경우에는 이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 사진작가 배병우의 작품을 예로들면 한 이미지를 다섯 점까지 제작한다고 했을 때, 각 이미지 제작 순서에 따라 번호를붙이는데 이를 에디션이라고 한다. 그래서 1/5,2/5와 같은 식으로 표기를 하는데, 1/5번 작품이5/5보다 싼 것이 일반적이다. 첫번째 에디션의경우는 앞으로도 동일한 이미지를 살 수 있는 기회가네번남아있다는것이다. 하지만마지막에디션은, 그것이 그 작품을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 라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그 ‘희소성’ 을 평가하여 가격이 올라간다.

 

현재 회화의 경우 한국에서 통용되는 가격형성의 기준은 호당가격제다. 작품의크기에따라작품가격을정리하는시스
템인데, 18세기경 프랑스에서 캔버스를 규격화하면서 형성되었던 수치를 기본으로 한다. 

 

대개 20대 화가는 5~8만원, 30대는10만원, 40대는15~20만원, 50대는25~30만원, 60대 이상은 40~50만원 정도를 기준으로 형성되고, 이후‘인기작가’가 되면 그 가격은 호당 100만원, 더 나가서는 1000만원, 1억원에까지도 이른다. 그러나, 사실상 국내에서도 경매시장이 활성화되면서 호당가격은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다.

 

그러면서 중요해지는 것은 작가의 인지도 뿐 아니라, 작품의수준이다. 같은작가가제작한작품이라할지라도, 작품별 편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경매에서는 10호의 완성도 높은 작품이 100호의 태작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다면, 어떤 작품이 좋은 작품이고 어떤 작품이 덜 좋은 작품일까. 이에 대한 판단 기준은 하루 아침에 가질수 있는 것이아니다. 꾸준히 작품을 감상하고 작가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면서 안목을 높여갈 때, 좋은 작품을 선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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