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Estate]저평가냐 재평가냐…다시 보는 인천 3기 신도시 기대 속 공급과잉 우려도

  • 정다운 기자
  • 입력 : 2019.01.07 09:22:38


                      

서울·수도권 집값 오름세가 꺾이고 매매 거래가 끊겼다지만 수도권 비규제 지역인 인천은 뒤늦게 관심을 받고 있다. 송도, 영종, 청라 등 경제자유구역 주택시장이 안정세에 접어들었고 인천 구도심 노후 주거단지도 속속 재개발되고 있어서다. 최근에는 정부가 인천 계양을 3기 신도시 예정지 중 한 곳으로 발표하면서 주목받지 못하던 계양구 부동산도 들썩이는 모습이다. 여기에 서울과 수도권 인기 지역이 규제 지역으로 묶이면서 ‘풍선효과’까지 더해지는 모습이다.

▶3기 신도시 발표에 들뜬 계양구

지난해 12월 정부는 인천 계양구 귤현·동양·박촌·상야동 일대 계양지구(약 335만㎡)에 주택 1만7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과천시 과천지구, 남양주시 왕숙지구, 하남시 교산지구와 함께 3기 신도시 예정지로 낙점된 것. 정부는 계양지구를 판교 같은 테크노밸리 형태로 개발해 자족도시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ICT·콘텐츠 기업 유치와 창업을 지원할 방침이다.

교통 대책으로는 인천1호선 박촌역~김포공항역 8㎞ 구간에 신교통형 S-BRT와 국도 39호선을 확장·신설해 서울 접근 시간을 평균 15분으로 단축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인천공항고속도로 전용 IC를 신설해 인근 검단지구 주민들의 서울 접근 시간도 약 10분 정도 줄인다는 게 국토교통부가 그린 그림이다.

개발 기대를 반영하듯 서울·수도권 집값이 주춤한 와중에도 인천 계양구 아파트만 상승하며 2018년을 마무리했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셋째 주, 넷째 주 인천 계양구 아파트값은 각각 0.12%, 0.14%씩 올랐다. 12월 넷째 주 경기 과천시(-0.16%), 하남시(-0.32%), 남양주시(-0.04%) 아파트값이 모두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특히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8% 떨어지며 7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3기 신도시 예정지 발표 이후 계양구에서는 토지 거래 문의가 활발하다. 박촌동, 동양동 일대 공인중개사사무소에 따르면 박촌동 토지 시세는 맹지 기준 3.3㎡당 50만~60만원, 도로변은 80만~90만원꼴이다. 3년 전 인근에서 토지 보상이 진행된 서운일반산업단지의 보상금이 3.3㎡당 70만~130만원대였다. 신도시 예정지가 아닌데도 인근 아파트에 투자하겠다는 문의도 크게 늘었다. 박촌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신도시를 발표한 지 1시간 만에 서울에서 찾아온 손님도 있었다”며 “아파트 연식과 상관없이 계약금부터 넣겠다는 매수자가 있었는데 실거래는 없고 호가만 1000만~2000만원씩 올랐다”고 귀띔했다.

▶재개발 속속 진행하는 구도심

노후주택이 쌓여가던 구도심에서는 구도심대로 재개발 사업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부평구 내 입주한 지 10년 이상 되는 아파트 비율(노후도 비율)은 92%로 계양구(93%)에 이어 2위다. 생활편의시설 등 인프라가 풍부하지만 주택이 노후한 탓에 부평에서는 그간 헌 주택을 헐고 새 아파트를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많았다.

업계에 따르면 도시재생 뉴딜사업 시범사업지로 선정된 부평구에는 총 47개의 정비구역이 있다. 이 중 도시환경정비사업·주거환경관리사업구역과, 사업이 완료되거나 구역 해제된 곳을 제외하면 총 23개 구역에서 재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부개인우구역을 헐고 다시 짓는 ‘부평코오롱하늘채’(총 922가구)는 지난해 4분기 청약을 접수한 결과 최고 5.13 대 1 경쟁률로 1순위 마감했다. 앞서 9월에는 십정동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인 ‘서희스타힐스부평센트럴’(총 571가구)이 평균 3.54 대 1 경쟁률로 1순위 마감했다. 십정동 일대는 약 6000여가구 규모 미니신도시급으로 개발되고 있어 노후했던 주거환경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이외에 백운2, 산곡2-1, 산곡4, 삼산1 등 4개 구역도 사업시행인가를 획득하는 등 사업이 활발하다. 이주 절차를 마무리한 산곡2-2구역에서는 쌍용건설이 ‘인천부평쌍용예가’(총 811가구, 일반 420가구)를 올해 공급할 예정이다. 김광석 리얼투데이 이사는 “부평구의 경우 재개발 사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지역 내 수요는 물론 인근의 노후화된 중동신도시를 대체하는 신주거지로 부상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빛 보나 했는데…검단 뿔났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여느 수도권 2기 신도시와 마찬가지로 인천 검단신도시에서는 공급과잉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검단신도시는 인천 서구 당하·마전·불로·원당동 일대 1118만㎡ 규모로 정부의 마지막 2기 신도시다. 인천지하철·공항철도 계양역을 기점으로 검단신도시는 북서쪽에, 계양지구는 남동쪽에 위치해 있다. 서울 접근성만 놓고 보면 계양지구가 검단신도시보다 한 수 위다.

문제는 판교·동탄·위례신도시 등 다른 2기 신도시는 개발이 상당히 진행됐으나 검단신도시의 경우 지난해 10월에야 첫 분양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 중소 건설사 관계자는 관계자는 “검단신도시가 자리를 채 잡기도 전에 인접한 계양지구 개발이 시작되면 새해 본격적으로 분양에 나서는 단지에서 미분양이 발생할까 우려스럽다”고 걱정했다.


한참 탄력 받던 구도심 정비사업이 거꾸로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인천시 일대에는 노후 주거지가 많지만 서울과 달리 사업성이 높지 않아 정비사업 속도가 느리고 주변 주택 공급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일례로 미추홀구(옛 남구) 미추홀뉴타운은 2008년 재정비촉진지구로 선정됐지만 경기 침체 등으로 사업 진행에 차질을 보이다가 10년 만인 지난해부터 주택 공급이 시작됐다.

김광석 이사는 “노후주택을 두고 신도시를 새로 개발하면 구도심이 슬럼화될 수 있다”며 “주변 지역에서 대규모 신규 아파트 공급이 이뤄지면 구도심 정비사업이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다운 기자 jeongdw@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90호 (2019.01.02~2019.01.01.0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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