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주식ㆍ부동산ㆍ명화까지...투자도 ‘공동구매’가 대세


김환기의 ‘산월’(1963)


-소수점 주식구매ㆍ김환기 화백작품 공동구매ㆍ리츠투자 등
-“저성장시대 반영…소액인만큼 수익금도 따져봐야”


저성장 시대, 목돈은 부족하지만 재테크에 관심이 높은 세태를 반영하는 ‘공동구매’ 방식의 투자가 새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주식에서 부동산, 예술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최근 신한금융투자는 업계 최초로 해외주식을 1주 단위가 아닌 0.1주, 0.01주 등 소수점 단위로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넷플릭스, 스타벅스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미국 37개 종목이 대상이다. 신한금융투자 고객들은 이에 따라 200만원 정도인 아마존 주식을 2만원 단위(0.01주)로 매수할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현재 특허등록을 준비중이기 때문에 정확한 로직을 밝히기는 어렵다”면서 “회사 공동풀(Pool)을 고객들이 이용하는 개념이며 회사에서 확보한 주식을 고객들이 나눠서 구매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부유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명화 재테크’에도 공동구매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달에는 김환기 화백 작품인 ‘산월’의 온라인 공동구매가 7분 만에 마감됐다. 4500만원짜리 그림 공동구매에 총 23명이 나서, 100만~500만원을 투자해 소유권을 나눠 가졌다. 각자에게 작품 확인서가 발급돼 개별관람이 가능하며, 작품 추정 가격이 오르면 합의해 되파는 등의 방식으로 이익을 얻는다. ‘산월’의 투자자 중엔 30~40대가 전체의 63%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목돈은 없어도 재테크에 관심이 높고, 매년 증가 추세인 온라인 미술시장에 발빠르게 대처하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부동산에 관심있는 투자자들은 리츠(REITs)를 통해 커피 한잔 값으로 건물주가 될 수도 있다. 리츠란 여러 사람의 돈을 모아 주식회사를 만들고 그 돈으로 부동산을 구입한 뒤 임대수익 등을 주주에게 배당하는 투자회사를 말한다. 리츠는 증시에 상장돼 일반 주식을 사고팔듯 거래할 수 있어, 개인이 단돈 5000원으로도 우량건물에 투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글로벌 연기금이 대체투자자산 비중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는 만큼 향후 전망도 밝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최근 공동구매 형태를 띈 투자가 늘고 있는 것은, 저성장 시대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지면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면서 “소액으로 소위 ‘물건’을 잡았다는 만족감에만 사로잡힐 게 아니라, 소액인 만큼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 수익을 내는 지 냉정히 따져볼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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