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1. 10. 25. 선고 2009헌바140 전원재판부 [건축법제80조제1항등위헌소원]


판시사항


가. 건축법을 위반한 건축주 등이 건축 허가권자로부터 위반건축물의 철거 등 시정명령을 받고도 그 이행을 하지 않는 경우 건축법 위반자에 대하여 시정명령 이행시까지 반복적으로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한 건축법(2008. 3. 21. 법률 제8974호로 개정된 것) 제80조 제1항 및 제4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 건축법 위반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나. 이 사건 법률조항이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 이 사건 법률조항은 ‘건축물의 안전과 기능, 미관을 향상시켜 공공복리의 증진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이러한 목적 달성을 위하여 시정명령에 불응하고 있는 건축법 위반자에 대하여 이행강제금을 부과함으로써 시정명령에 응할 것을 강제하고 있으므로 적절한 수단이 된다.



또한 개별사건에 있어서 위반내용, 위반자의 시정의지 등을 감안하여 허가권자는 행정대집행과 이행강제금을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행정대집행과 이행강제금 부과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허가권자의 합리적인 재량에 의해 선택하여 활용하는 이상 이를 중첩적인 제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며,



이행강제금은 위법건축물의 원상회복을 궁극적인 목적으로 하고, 그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위법건축물이 존재하는 한 계속하여 부과할 수밖에 없으며, 만약 통산 부과횟수나 통산 부과상한액의 제한을 두면 위반자에게 위법건축물의 현상을 고착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게 됨으로써 이행강제금의 본래의 취지를 달성할 수 없게 되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이행강제금의 통산 부과횟수나 통산 부과상한액을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고 하여 침해 최소성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는 없다.



그리고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위반자는 위법건축물의 사용·수익·처분 등에 관한 권리가 제한되지만, 건축물의 안전과 기능, 미관을 향상시켜 공공복리의 증진을 도모하고자 하는 공익이 훨씬 크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익 균형성의 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하므로 위반자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이행강제금은 일정한 기한까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에는 일정한 금전적 부담을 과할 뜻을 미리 계고함으로써 의무자에게 심리적 압박을 주어 장래에 그 의무를 이행하게 하려는 행정상 간접적인 강제집행 수단의 하나로서 과거의 일정한 법률위반 행위에 대한 제재로서의 형벌이 아니라 장래의 의무이행의 확보를 위한 강제수단일 뿐이어서 범죄에 대하여 국가가 형벌권을 실행한다고 하는 과벌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헌법 제13조 제1항이 금지하는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이 적용될 여지가 없을 뿐 아니라, 건축법 제108조, 제110조에 의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행위와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라 이행강제금이 부과되는 행위는 기초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행위가 아니라 할 것이므로 이런 점에서도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 제13조 제1항의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심판대상조문


건축법(2008. 3. 21. 법률 제8974호로 개정된 것) 제80조 제1항 및 제4항


참조조문


헌법 제13조 제1항, 제23조 제1항, 건축법(2008. 3. 21. 법률 제8974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제1항 제8호, 제11조 제1항, 제22조 제1항, 제2항, 제3항, 제79조 제1항, 제108조 제1항, 제2항, 제110조 제2호 


     

참조판례


나. 헌재 1994. 6. 30. 92헌바38, 판례집 6-1, 619, 627-629, 헌재 2011. 6. 30. 2009헌바55, 공보 177, 915      

청 구 인

유○수 (대리인 변호사 임종윤 외 1인) 

당해사건

서울행정법원 2008구단17939 건축이행강제금부과처분취소

주 문

건축법(2008. 3. 21. 법률 제8974호로 개정된 것) 제80조 제1항 및 제4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개요

(1) 청구인은 1995. 2. 27. 서울특별시 금천구청장(이하, ‘금천구청장’이라 한다)으로부터 서울 금천구 가산동 지상 4층 근린생활시설 및 주택 299.16㎡에 관한 건축허가를 받고 1999. 7.경까지 건축을 하였는데, 건축과정에서 설계변경허가를 받지 아니한 채 옥탑을 포함한 각 층에 합계 141.85㎡를 증축하고, 사용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1995. 8. 말경부터 같은 해 12. 말경까지 사이에 5세대를 사전 입주시켰다.


(2) 금천구청장은 2008. 10. 21.경 청구인에게 ‘불법 증축 부분을 원상 복구할 것과 사용승인을 받을 것’을 내용으로 하는 시정명령을 하면서 이를 위반할 경우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예정임을 통지하였으나, 청구인이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자 2008. 11. 10. 청구인에게 이행강제금 23,267,100원을 부과하는 처분을 하였다.

(3) 이에 청구인은 2008. 12. 23. 금천구청장을 상대로 위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고( 서울행정법원 2008구단17939), 그 소송이 계속중인 상태에서 건축법 제80조 제1항, 제4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 서울행정법원 2009아1569)을 하였다가 2009. 6. 9. 기각되자, 2009. 7. 3.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건축법(2008. 3. 21. 법률 제8974호로 개정된 것) 제80조 제1항 및 제4항(이하, 양 조항을 합쳐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의 위헌 여부이고, 심판대상 조항 및 관련 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건축법(2008. 3. 21. 법률 제8974호로 개정된 것)

제80조(이행강제금) ① 허가권자는 제79조 제1항에 따라 시정명령을 받은 후 시정기간 내에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건축주 등에 대하여는 그 시정명령의 이행에 필요한 상당한 이행기한을 정하여 그 기한까지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하면 다음 각 호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 다만, 연면적이 85제곱미터 이하인 주거용 건축물과 제2호 중 주거용 건축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금액의 2분의 1의 범위에서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는 금액을 부과한다.

1. 건축물이 제55조와 제56조에 따른 건폐율이나 용적률을 초과하여 건축된 경우 또는 허가를 받지 아니하거나 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건축된 경우에는「지방세법」에 따라 해당 건축물에 적용되는 1제곱미터의 시가표준액의 100분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에 위반면적을 곱한 금액 이하

2. 건축물이 제1호 외의 위반 건축물에 해당하는 경우에는「지방세법」에 따라 그 건축물에 적용되는 시가표준액에 해당하는 금액의 100분의 10의 범위에서 위반내용에 따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

④ 허가권자는 최초의 시정명령이 있었던 날을 기준으로 하여 1년에 2회 이내의 범위에서 그 시정명령이 이행될 때까지 반복하여 제1항에 따른 이행강제금을 부과·징수할 수 있다. 다만, 제1항 각 호 외의 부분 단서에 해당하면 총 부과 횟수가 5회를 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부과 횟수를 따로 정할 수 있다.

[관련조항]

[별지] 기재와 같다.

2. 청구인의 주장

건축법 제79조에서 부과하고 있는 의무는 대체적 작위의무로서, 그 위반시 행정대집행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라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것은 행정목적 달성을 위한 적절한 수단이 아니고, 이행강제금 부과 후에 행정대집행을 하는 경우에는 불필요한 금전적인 부담을 주게 되어 중첩적인 제재에 해당하며, 이행강제금 부과에 있어서 연 횟수의 제한을 두고 있을 뿐 통산 부과횟수나 통산 부과상한액을 제한하고 있지 않아 이행강제금 부과액이 무한대로 증가함으로써 헌법상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또한 동일한 위반사실에 대하여 건축법 제110조에서 벌금형 또는 징역형을 규정하고 있음에도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것은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도 위배된다.

3. 판 단

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

(1) 이행강제금은 일정한 기한까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에는 일정한 금전적 부담을 과할 뜻을 미리 계고함으로써 의무자에게 심리적 압박을 주어 장래에 그 의무를 이행하게 하려는 행정상 간접적인 강제집행 수단의 하나이다. 이러한 이행강제금은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로서의 형벌이 아니라 장래의 의무이행의 확보를 위한 강제수단일 뿐이고, 이행강제금 부과 처분은 행정행위의 성질을 갖는다.

(2) 건축법은 제79조 제1항에서 허가권자가 건축법을 위반한 건축주·공사시공자·현장관리인·소유자·관리자 또는 점유자(이하, 건축법을 위반한 건축주 등을 ‘위반자’라 한다)에 대하여 위반 건축물의 철거 등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이러한 시정명령을 받고도 불응한 위반자에 대하여, 그 시정명령의 이행에 필요한 상당한 기한을 정하여 그 기한까지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1년에 2회 이내의 범위에서 이행강제금을 반복적으로 부과할 수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

건축법에서 이와 같이 이행강제금을 규정하고 있는 이유는, 위법건축물의 방치를 막고자 행정청이 시정조치를 명하였음에도 위반자가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에 행정명령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시정명령 이행시까지 지속적으로 이행강제금을 부과함으로써 건축물의 안전과 기능, 미관을 향상시켜 공공복리의 증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나.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1) 제한되는 기본권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이행강제금이라는 강제수단을 통하여 위반자로 하여금 허가권자의 시정명령에 따른 위반 건축물의 철거·개축·증축·수선·용도변경·사용금지·사용제한, 그 밖에 필요한 조치를 행할 것을 강제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위반자의 건축물 사용·수익·처분에 관한 권리 즉 재산권을 일정 범위에서 제한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 위반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2) 목적 정당성 및 수단 적합성에 대한 판단

이 사건 법률조항은, ‘건축물의 안전과 기능, 미관을 향상시켜 공공복리의 증진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다. 또한 이러한 목적 달성을 위하여 시정명령에 불응하고 있는 건축법 위반자에 대하여 이행강제금을 부과함으로써 시정명령에 응할 것을 강제하고 있으므로 적절한 수단이 된다.

(3) 침해 최소성에 대한 판단

(가) 행정대집행과의 관계

청구인은, 건축법 제79조에서 부과하고 있는 의무는 대체적 작위의무로서 행정대집행이 가능하므로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대상이 아니고, 위반자에게 이행강제금을 계속 부과하여도 위반자가 응하지 아니하는 경우 결국 행정대집행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으며, 이 경우 위반자는 행정대집행 비용까지 부담하게 되므로 위반자에 대한 이행강제금의 부과는 중첩적인 제재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행강제금은 부작위의무나 비대체적 작위의무 위반의 경우뿐만 아니라 대체적 작위의무 위반에 대하여도 부과될 수 있는 것이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이행강제금을 규정하고 있다고 하여 이행강제금 제도의 본질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행정상 의무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어떠한 행정상 강제집행수단을 활용할 것인지는 국가마다 역사, 사회, 경제적 사정, 기본권 보장의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국가가 다양한 행정상 의무이행 확보수단을 마련해 두고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보다 합리적이고 유효한 강제집행수단을 활용하는 것은 입법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보아야 한다. 특히 오늘날 건축물의 대형화로 인하여 대집행에 과다한 비용이 들거나 고도의 전문기술이 요구됨으로 인하여 대집행에 의한 강제가 부적절한 경우도 발생할 수 있고, 대집행을 하는 경우 위반자의 격렬한 저항이 예상되는 경우 등에는 위반자에게 금전적인 제재를 부과하여 심리적인 압박을 가함으로써 자발적으로 의무를 이행하게 하는 이행강제금이 대집행보다 더 효과적인 강제수단이 될 수 있다.

그리고 행정대집행은 위반 행위자가 위법상태를 치유하지 않아 그 이행의 확보가 곤란하고 또한 이를 방치함이 심히 공익을 해할 것으로 인정될 때에 행정청 또는 제3자가 이를 치유하는 것인 반면, 이행강제금은 위반행위자 스스로가 이를 시정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여 불필요한 행정력의 낭비를 억제하고 위반행위로 인한 경제적 이익을 환수하기 위한 제도로서 양 제도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따라서 개별사건에 있어서 위반내용, 위반자의 시정의지 등을 감안하여 허가권자는 행정대집행과 이행강제금을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행정대집행과 이행강제금 부과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허가권자의 합리적인 재량에 의해 선택하여 활용하는 이상 이를 중첩적인 제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나) 이행강제금의 반복적 부과의 문제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이행강제금을 부과함에 있어 연 횟수의 제한을 두고 있을 뿐 통산 부과횟수나 부과상한액에 관한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아 이행강제금의 부과가 무제한적으로 반복될 수 있고, 그 결과 이행강제금액이 무한대로 증가함으로써 건축물 소유자의 재산권이 침해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행강제금이 실효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적정한 금액이어야 한다. 즉 이행강제금은 의무를 불이행한 자에게 심리적 압박에 의해 본인 스스로가 의무를 이행하도록 하는 제도인바, 이행강제금의 금액이 적정하다고 하기 위해서는 부과된 이행강제금을 비용에 산입하여 조업·영업 등을 계속하는 것을 단념하도록 심리적 압박을 가하여 의무를 이행하게 할 정도의 금액일 필요가 있다. 그리고 행정벌은 일사부재리의 원칙을 적용받게 되어 동일한 의무위반사항에 대해 반복 부과될 수 없지만 이행강제금은 이 원리가 적용되지 않아 동일한 의무위반사항에 대해 의무이행이 있을 때까지 반복·증액하여 부과할 수 있다. 그 결과 위반자가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동안 계속하여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게 되어 종국에는 이행강제금 총액이 위법건축물의 객관적 가치를 넘어설 수도 있어 이행강제금 부과가 과잉처벌이 아닌지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이행강제금은 위법건축물의 원상회복을 궁극적인 목적으로 하고, 그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위법건축물이 존재하는 한 계속하여 부과할 수밖에 없으며, 만약 통산 부과횟수나 통산 부과상한액의 제한을 두면 위반자에게 위법건축물의 현상을 고착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게 됨으로써 이행강제금의 본래의 취지를 달성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이행강제금의 통산 부과횟수나 통산 부과상한액을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고 하여 침해 최소성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는 없다.

(4) 법익 균형성에 대한 판단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위반자는 위법건축물의 사용·수익·처분 등에 관한 권리가 제한되지만, 건축물의 안전과 기능, 미관을 향상시켜 공공복리의 증진을 도모하고자 하는 공익이 훨씬 크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익 균형성의 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5) 소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하므로 위반자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다.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1) 헌법 제13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 동일한 범죄에 대하여 거듭 처벌받지 아니한다.”고 하여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한 번 판결이 확정되면 동일한 사건에 대해서는 다시 심판할 수 없다는 ‘일사부재리의 원칙’이 국가형벌권의 기속원리로 헌법상 선언된 것으로서, 동일한 범죄행위에 대하여 국가가 형벌권을 거듭 행사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 특히 신체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헌법 제13조 제1항에서 말하는 ‘처벌’은 원칙으로 범죄에 대한 국가의 형벌권 실행으로서의 과벌을 의미하는 것이고, 국가가 행하는 일체의 제재나 불이익처분을 모두 그 ‘처벌’에 포함시킬 수는 없다( 헌재 2011. 6. 30. 2009헌바55, 공보 177, 915; 헌재 1994. 6. 30. 92헌바38, 판례집 6-1, 619, 627-629). 또한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은 처벌 또는 제재가 ‘동일한 행위’를 대상으로 행해질 때에 적용될 수 있는 것이고, 그 대상이 동일한 행위인지의 여부는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지 여부에 의하여 가려야 한다.

(2)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이행강제금은 일정한 기한까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에는 일정한 금전적 부담을 과할 뜻을 미리 계고함으로써 의무자에게 심리적 압박을 주어 장래에 그 의무를 이행하게 하려는 행정상 간접적인 강제집행 수단의 하나로서 과거의 일정한 법률위반 행위에 대한 제재로서의 형벌이 아니라 장래의 의무이행의 확보를 위한 강제수단일 뿐이어서 범죄에 대하여 국가가 형벌권을 실행한다고 하는 과벌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헌법 제13조 제1항이 금지하는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

아울러 건축법 제108조, 제110조에 의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범죄의 구성요건은 ‘당국의 허가 없이 건축물을 건축하거나, 건축물의 사용승인을 받지 아니하고 사용 또는 사용하게 한 것’인 반면,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른 이행강제금은 ‘건축법령에 위반되는 위법건축물에 대한 시정명령을 받고도 건축주 등이 이를 시정하지 아니할 때’ 부과하는 것이므로 양자는 처벌 내지 제재대상이 되는 기본적 사실관계로서의 행위를 달리하고, 전자가 무허가 건축행위를 한 위반자의 행위 자체를 위법한 것으로 보아 처벌하는 것인데 대하여, 후자는 위법건축물의 방치를 막고자 행정청이 시정조치를 명하였음에도 위반자가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에 행정명령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제재를 과하는 것이므로 양자는 그 보호법익과 목적에서도 차이가 있으며, 무허가 건축행위에 대한 형사처벌 시에 위법건축물에 대한 시정명령의 위반행위까지 함께 평가된다고 할 수 없어 시정명령 위반행위를 무허가 건축행위의 불가벌적 사후행위라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건축법 제108조, 제110조에 의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행위와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라 이행강제금이 부과되는 행위는 기초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행위가 아니라 할 것이므로 이런 점에서도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 제13조 제1항의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장 
재판관 
이강국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이동흡 
 
재판관 
목영준 
 
재판관 
송두환 
 
재판관 
박한철 
 
재판관 
이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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