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토부 "변호사 '99만원' 부동산 중개서비스는 불법"

"공인중개사 자격증 가진 사람만이 중개업" vs "변호사도 부동산매매와 관련된 법률사무 가능" 논란

머니투데이 송학주 기자 |입력 : 2016.03.22 05:01|조회 : 10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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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들로 구성된 부동산 중개서비스업체 '트러스트부동산' 홈페이지에 올라온 광고문구. / 자료=홈페이지 캡처




변호사들로 구성된 부동산 중개서비스업체 '트러스트부동산' 홈페이지에 올라온 광고문구. / 자료=홈페이지 캡처




MT단독정부가 변호사 부동산중개 서비스 '트러스트'에 대해 불법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변호사들은 법적인 문제가 전혀 없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제출한 건의에 대한 회신을 통해 "변호사들이 중개사무소 개설등록을 하지 않고 트러스트를 설립해 중개행위를 할 경우 공인중개사법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회사명에 '부동산' 명칭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중개사무소 개설 등록을 하지 않고 부동산 명칭을 사용할 경우 공인중개사법 규정에 위반될 소지가 크다"고 회신했다.

공인중개사법 제18조 2항의 규정에 따르면 개업공인중개사가 아닌 자는 '공인중개사무소', '부동산 중개' 또는 이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해 7월 있었던 대법원 판례(2014도 13437)를 들어 일반인으로 하여금 개업공인중개사로 오인될 위험성이 있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트러스트부동산'는 변호사들로 구성된 부동산 중개서비스업체로, 올해 1월부터 영업을 개시했다.


중개수수료를 최대 99만원으로 책정해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법정 중개료는 6억~9억원 주택 매매의 경우 0.5%가 적용돼 300만~450만원 가량이다. 이를 감안하면 수백만 원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반발한 공인중개사협회는 지난달 초 트러스트에 영업 중단을 요구하며 응하지 않을 경우 법정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9일 공인중개사들로 구성된 '민주공인중개사모임'은 '트러스트부동산'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다.


공인중개사들은 "변호사가 공인중개업을 하는 것은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만이 중개업을 하도록 제한한 현행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변호사의 법률서비스가 일반적 공인중개사들의 서비스보다 탁월한 것처럼 홍보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단독] 국토부 "변호사 '99만원' 부동산 중개서비스는 불법"

이에 대해 변호사들은 적절한 가격에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활동일 뿐 법적으로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매수·매도자 간 직거래를 유도하기 때문에 중개업무가 아니라 법률자문이라는 것이다.

공승배 트러스트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는 "중개수수료를 받고 중개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직거래를 하고, 계약의 법률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므로 합법"이라고 강조했다.


대한변협 법제연구원도 최근 연구자료를 통해 "변호사의 주요 업무 중 하나가 부동산매매와 관련된 법률사무를 업으로 처리하는 것"이라면서 "부동산매매계약 자문과정의 일환으로 중개행위 내지 알선은 당연히 할 수 있고 이러한 행위는 일반 법률사무의 부수적이고 부대되는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호사의 중개업무는 부동산거래에 대한 변호사의 법률사무와의 밀접성 내지 일체성을 가지므로 변호사는 공인중개사 자격이 없어도 중개업무를 할 수 있다는 게 연구원의 입장이다.


하지만 공인중개사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민주공인중개사모임 관계자는 "변호사가 할 수 있는 법률중개인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공인중개법인을 차리고 대리로 공인중개사를 고용한 다음 실제로 공인중개업을 하고 있다"며 "실물을 거래하는데 계약만 중개하니 문제가 없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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