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의 틈새 투자법 '나무 재테크'
저금리 시대의 틈새 투자법 '나무 재테크'
누구나 부자가 되길 원하고 빠른 시간 안에 돈을 벌고 싶어 한다. 현실적으로 그럴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 하지만 시간과 공을 들이면 그만큼 보답해주는 재테크 방법이 바로 나무 재테크다. “나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나무를 키우는 이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다. 단기 수종은 1~2년 정도면 수익이 생기고 소나무, 느티나무와 같은 장기 수종은 묘목 크기에 따라 5~10년 후면 수익이 발생한다. 나무 재테크는 단기간에 큰 수익을 가져다주지는 않지만 느긋한 마음으로 꾸준히 기다리다보면 안정적인 수익으로 보답해준다. 부동산과 주식 시장이 불투명한 지금, 나무를 키워 돈을 버는 방법이 한 가지 대안이 될 수 있다.
나무를 키우려고 할 때 꼭 알아둬야 될 점들이 있다. 첫째, 전망 있는 조경수를 택하는 법, 둘째, 나무를 건강하고 아름답게 키우는 재배능력, 그리고 나무를 잘 파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그동안 수많은 농장주들을 만나면서 여러 성공과 실패 사례를 접해왔던 박세범 한국조경사회 이사는 “조경수 유통 일을 하면서 느낀 점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망 있는 조경수 선택과 나무 잘 키우는 방법에만 온 신경을 쓰는 탓에 정작 공들여 키운 나무를 팔려고 하면 판매시기를 놓치거나 판로가 없어 남에게 헐값에 넘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 나무도 유행을 타기 때문에 현재 인기 있는 나무라고 많이 심었다가는 낭패를 보게 된다.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나무의 종류를 선택해야 한다. 사진은 경기도 화성의 향촌 조경공사 내 나무들.
그럼 어떤 나무를 선택해야 할까. 나무도 유행을 타기 때문에 현재 인기 있는 나무라고 많이 심었다가는 낭패를 보게 된다. 몇 년 전까지 왕벚나무가 인기가 많아 너도 나도 심었다가 가격이 하락해 애써 심은 나무를 팔지 못하고 농장을 갈아엎는 이들도 있었다. 대구 지역에서 조경 컨설팅을 하고 있는 이광만 ‘나무와 문화연구소’ 소장은 “요즘은 이팝나무가 인기가 많지만 지금 기르기 시작하면 4~5년 후에 팔아야 하기 때문에 현재의 유행을 따라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초보자들은 수요가 꾸준하게 많은 가로수로 쓰이는 나무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메타스퀘어, 느티나무, 은행나무 등이다. 이 소장은 “가로수는 꾸준히 수요가 있기 때문에 가격의 등락폭이 적어 처음 나무 농사를 시작하는 이들에게 적당하다”고 덧붙였다.
나무를 팔기 위해서는 잘 기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표적인 방법은 유목(幼木·어린 나무)을 구해 직경 3~4㎝의 중간묘로 만들어 파는 방법이다. 초보자들에게 적당한 방법이다. 어린 묘목을 심을 때엔 적당한 간격으로 심는 게 중요하다. 너무 넓은 간격으로 심어도 바람이나 햇빛, 병충해 등 외부환경에 직접 노출되기 때문에 성장이 더디고 모양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 박세범 이사는 “1~2년생 묘목을 약 50㎝ 간격으로 재배하면 2~3년 후에는 대략 높이 1.5~2.5m, 직경 3~4㎝ 정도로 자라나 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느티나무를 기준으로 본다면 1년생 묘목을 500원 정도에 사서 건강한 중간묘로 키워 판매하면 5000~1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다.
나무 재테크를 생각하고 있거나 투잡(two job)으로 노후를 준비하는 이들은 ‘중간묘에서 성목(成木)을 만들어 파는 방법’이 적당하다. 식재(植材)할 때의 인건비, 자재비 등 초기 비용은 다소 들지만, 어린 묘목을 키우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손이 많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나무를 길러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특수목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특수목은 가격이 천차만별로 팔리기 때문에 큰 수익을 가져다주는 경우가 많다. 특수목이라고 하면, 수령(樹齡·나무의 나이)이 보통 30년 이상으로 오래되고 조달청의 가격기준이 없는 지름 40㎝ 이상의 큰 나무, 즉 노거수(老巨樹)를 말한다. 조달청은 나무 거래가에 대한 기준을 매기고 있는데 그 기준이 되는 것이 나무의 지름이다. 여기에 높은 가격이 매겨지려면 수형(樹形·나무의 형태)이 아름다워야 한다는 조건이 더해진다. 수형을 잘 만들기 위해서는 적게는 수 년, 많게는 10년 이상의 노력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받침목이나 철사 등을 이용해 나무의 형태를 잡아가는 과정이다
이 조건을 충족시키면 특수목으로 불리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소나무다. 박세범 이사는 “특수목은 나무의 관상 가치를 높이기 위해 공을 많이 들였기 때문에 조달청의 기준가격과는 별도로 가격이 매겨진다.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이라고 설명했다. 대검찰청의 소나무나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에 있는 느티나무가 바로 특수목에 해당한다. 이런 특수목은 일반 나무에 비해 가격이 월등히 높아서 건설회사나 대기업 등에서는 특수목만 구입해 놓는 구매팀이 별도로 있다.
그가 지금껏 가장 큰 수익을 올렸던 경험은 3년 전 소나무를 1억2000만원에 판 것이었다. “강원도 양양의 한 산에 도로가 생기면서 100여 그루의 나무를 한꺼번에 사서 길렀습니다. 한 그루에 10만원대의 가격에 사왔는데 그 중 한 그루를 8년 후에 비싸게 팔 수 있었죠. 8년 동안 자식처럼 길러온 소나무인데 저는 제 가격을 받고 팔았다고 생각합니다. 기르던 나무가 팔려서 떠날 때는 눈물이 납니다. 옮겨 심어진 곳을 지나갈 때면 잘 크고 있는지 궁금해서 기웃거리게 되죠.(웃음)”
경기 화성에서 나무를 기르고 있는 이상웅(70) 향촌 조경공사 대표는 전직 교사 출신으로 은퇴 후 나무 농사로 돈을 벌고 있다. 나무를 키우기 시작한 것은 농업고등학교에서 조경학과 교사로 일하던 1976년 경부터였으니, 벌써 40년 가까이 지났다. 이 대표는 “처음에는 밭을 임대해서 회양목을 키우기 시작했다. 하다 보니 10년만 하면 내 땅을 살 수 있겠더라. 수익이 나기 시작하면서 재미도 붙어 결국 학교를 그만두고 이 일에 전념하게 됐다”며 웃었다. 그는 나무 재테크를 배우려는 사람들에게 강의도 하고 있다. 강의에서 그는 늘 ‘나무를 심는 마음’에 대해 강조한다.
- /엘티조경학교
나무 가격은 건설경기 및 대규모 조경관련 국가프로젝트와도 관련이 깊다. 박세범 이사는“세종도시, 혁신도시와 기업도시 등과 같이 대형 개발계획과 함께 조경도 붐을 맞는 경우가 많다. 2015년 광주 유니버시아드, 2016년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사업,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등 앞으로 진행될 프로젝트들이 많이 때문에 장기적으로 나무 재테크의 전망은 밝다”고 말했다.
박 이사는 나무를 키우는 사람들이 많이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판매 시기’라고 강조했다.
“수종과 관계없이 막연히 지금 팔지 않아도 오래 클수록 큰돈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나무에 따라 판매시기를 놓치게 되면 필요 이상으로 자라 나무의 간격이 좁아지는 밀식(密植)이 되고 수형이 나빠져 상품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나무 재테크를 준비하거나 생각하는 분이라면 판매 방법에 대해서도 사전에 공부를 많이 하고 도전해야 합니다.”
[산에 있는 나무를 파는 방법]
산에 있는 나무를 팔기 위해서는 굴취(掘取)허가와 반출(搬出)허가가 있어야 한다. 나무를 굴취해도 경관에 큰 지장이 없고 수종을 갱신할 대상지거나 산림형질변경 허가가 난 곳 등에서 굴취허용이 된다. 반출허가는 소나무의 재선충과 같이 나무의 병충해 검사를 한 후 허가해준다. 또 보통 10m가 넘는 소나무를 이전하려면 최소 5톤짜리 차량 진입이 가능해야 한다. 경사가 심하거나 암석으로 돼 있다면 굴취가 어렵다. 산에서 바로 굴취해 판매하는 소나무를 산채송(현장용어·아라끼)이라고 하는데 보통 지름 1㎝당 2만~3만원 정도에 거래된다. 즉, 지름 40㎝ 소나무는 80만~120만원 정도다. 또 사유지에 있는 나무라면 땅 소유주에게 나무 가격을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 땅 소유주들은 나무의 가격이나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전문 중간 유통업자들이 간혹 큰 이익을 거두기도 한다.
전강옥 엘티조경학교 교장은 이날 농장을 찾은 사람들을 한 데 모아 설명을 시작했다.
“조형미가 있는 나무를 ‘조형수’라고 하고 그냥 키워진 나무를 조경수라고 합니다. 소나무 전지를 이런 식으로 해서 조형미를 살리면 소나무의 가치가 배로 올라가죠.”
평일 오전 ‘번개’로 모집된 현장학습인데도 4명의 수강생들이 각지에서 모여 수업을 들었다. 수강생들은 한 자도 놓치지 않으려고 귀를 기울였다.
- 지난 4월15일 전북 고창군 부안면 나무 농장에서 나무 재테크 현장학습이 이뤄졌다. 전강옥 교장이 수강생 4명을 대상으로 좋은 소나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 교장은 자리를 이동해 이팝나무가 심어진 밭에서 수업을 계속했다.
“나무 끝을 자를 때는 이렇게 사선(斜線)으로 자르는 게 아니라 평평하게 잘라줘야 합니다. 이것은 잘못된 예입니다. 지지대는 나무가 다 자랄 때까지 충분히 버팀목 역할을 해줄 수 있도록 충분히 길이가 긴 것을 고르는 것이 좋아요.”
이날 현장학습에 참여한 주부 김은희(49)씨는 “인터넷 강의로도 나무 심는 법, 전지법 등을 배울 수 있지만 현장에 나오면 모르는 것을 직접 물어볼 수 있어서 좋고, 회원들끼리 정보 교환을 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김씨는 ‘나무를 심으면 돈이 된다’는 얘기를 듣고 40대 중반부터 재미삼아 소나무 씨앗을 뿌려 나무 재테크에 입문했다. 5년 전 소나무 묘목을 길러 1000만원 정도를 벌었고, 지난 2013년부터는 아로니아 나무 묘목 1000그루를 키워 판매해 40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무작정 기를 게 아니라 가치 있는 특a급 나무 길러야”
자동차부품 판매업과 나무 재테크를 병행하고 있는 강금주(59)씨는 2007년 아무런 교육을 받지 않고 나무 재테크에 뛰어들었다가 3년 동안 고생한 경험이 있다. 전 교장은 “씨앗 뿌리기부터 중묘(2년생 나무)까지 기르는 것은 노동집약적인 일로 일반 농사보다 힘이 든다”고 설명했다. 전지가위를 들고 강씨의 이팝나무를 손질하는 전 교장을 보며 강씨는 “‘선생님을 좀 더 빨리 만났으면 좋았을 텐데’하는 생각이 든다”며 “내가 바쁘니까 수업 들으러 못 가고 선생님이 직접 밭에 와서 나무를 봐주시는데 참 고맙다”고 말했다.
강씨는 이팝나무 1000그루, 느티나무 1000그루, 벚나무 500~600그루, 소나무 300그루가량을 3만9700㎡(약 1만2000평) 대지에서 키우고 있다.
“2007년부터 지금까지 1억원가량 투자한 것 같아요. 처음 심을 때 예상 수익을 10억원 정도 잡고 시작했어요. 작년부터 조금씩 팔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2700만~2800만원 정도 벌었어요.”
최승철(39)씨는 경영대를 졸업한 후 pc방을 운영하다가 녹지과 공무원으로 있는 매형의 권유로 나무 재테크에 눈을 뜨게 됐다. 나무를 제대로 배워보고 싶어 33세에 조경학과로 대학에 편입도 했다. 최씨는 “혼자 나무를 키울 땐 잘 몰랐는데, 현장에서 배워보니 책으로만 배운 것과 차이가 크다. 현장실습에 나와 교육을 받고 수강생들과 얘기하면서 좋은 나무를 보는 안목을 기르고 있다”고 했다. 최씨는 “관심을 가지고 부지런하게 관리하면 나무를 특a급으로 키우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저는 운 좋게도 판로가 확보가 돼 c급 나무를 길렀는데도 팔고 있어요. 나무 재테크의 성공을 말할 때 나무 키우는 것이 60%라면 판매가 40%입니다. 나무를 잘 키워놓기만 하면 조경업자들이 와서 ‘밭떼기’로 사갑니다. 이왕 나무를 기르는 거 더 급이 좋은 나무로 키우면 좋겠죠.(웃음)”
수강생들과 함께 차를 타고 이동해 도착한 밭에는 느티나무 400그루가 일정한 식재 간격에 맞춰 자리 잡고 있었다. 전 교장은 “밭주인이 느티나무 400주(그루)를 2000원 주고 구입해 5년간 길러 얼마 전 20만원에 판매했다”고 말했다. 들어간 비용을 제하고 약 6000만원의 수익을 얻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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