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남자들은 왜 아무것도 모를까

 

 

1장 남자들의 본성

 

남자의 자존심과 질투의 본질

 

‘정신과 의사’라고 자기소개를 했을 때/상처 받기 쉬운 남자의 자존심/남자들이 질투하는 대상/질투심은 착각을 부른다

 

 

아내를 사랑하면서도 바람피우는 남자

 

남자들의 모순적인 태도/가정은 가정, 애인은 애인/이기적인 남자의 특징

 

 

남자들은 왜 ‘성 기능’에 집착할까

 

중년 남자와 젊은 여자/남자의 갱년기/갱년기 장애를 극복하는 방법/‘자연스러운 노화’일까, ‘치료해야 할 질병’일까

 

 

혼자 남은 남자는 왜 약해질까

 

담담한 여자, 허둥대는 남자/배우자를 잃는다는 것/자립하는 남자가 오래 산다

 

 

2장 남자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들

 

 

어떤 아내들은 남편이 죽기를 바란다

 

이혼을 꿈꾸는 아내들/‘별 문제 없는 남편’의 문제/결혼 생활에 대한 아내의 만족도와 남편의 만족도/아내 보살피기

 

 

‘성실한 남자’와 ‘나쁜 남자’

 

성실한 남자가 인정받던 시대는 갔다/왜 불량한 타입의 남자들이 활약하게 되었을까/‘신개념 성실남’에게 필요한 한 가지/‘남이 먼저’ 형과 ‘내가 먼저’ 형/자기애가 강한 남자

 

 

인기 있는 남자의 특징

 

여자가 바라는 것을 헤아릴 줄 아는 남자/내버려둠으로써 마음 얻기/‘어떻게 말할까’보다 중요한 것/미움 받는 남자들의 공통점

 

 

품격과 야심

 

품격은 타고난 우아함이다/품격은 현대인이 찾아낸 신성/야심은 어디로 사라졌나/어머니만 사랑하는 아들/잃어버린 ‘아버지의 시대’

 

 

황금만능주의와 이상주의

 

남자와 돈벌이/황금만능주의와 이상주의의 사이/착한 일을 했다는 자기만족/제대로 소통하기/천박하지 않게, 시대에 뒤처지지도 않게

 

 

남자의 권위

‘권위’라는 착각/남자에게 ‘어머니’란/여자들의 속마음

 

 

3장 상처 받는 남자, 상처 주는 남자

 

 

직장에서 상처 받는 남자들

상사의 괴롭힘/남자에게 상처가 되는 말들/세대 간에 가로놓인 괴리/상사의 괴롭힘을 피하기 위한 필수 조

건/이상적인 상사

 

 

남자는 노화 앞에서 작아진다

 

건강에 집착하는 남자들/조금은 살찐 사람이 장수한다/노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세월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는다

 

 

남녀 사이에서 일어나는 정신적 폭력

 

정신적 폭력이 미치는 심각한 영향/트라우마와 폭력성/비뚤어진 자기애가 낳은 정신적 폭력

 

 

‘치한’이나 ‘몰카’로 치닫는 심리

 

원래 생활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페티시즘에 빠지는 남자, 마초가 되는 남자/있는 그대로의 자신

시대와 사회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

 

지위와 권한은 사람을 바꾼다/사명감의 잘못된 인식/대중매체가 만들어낸 신형 우울증/사람은 시대와 문화의 영향을 받으며 성장한다

 

 

에필로그 | 남자들을 위한 작은 선물


 

 

 

 

 

 

 

 

 

“내가 왜 화났는지 몰라?”

무엇이 문제인지 결코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남자들,
아버지, 남편, 아들까지 평생 남자들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여자들을 위해
정신과 전문의 가야마 리카가 ‘남자들의 문제’에 답하다


남자를 단숨에 혼란에 빠뜨리는 여자의 질문이 있다. 꽤 많은 남자들이 이 질문의 해답을 찾기 위해, 혹은 이 질문을 교묘하게 빠져나가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는 사례들이 보고되었으나 성공했다는 이야기는 전해오지 않는다. 그 질문은 바로 이것이다. “내가 왜 화났는지 몰라?” 남자들은 아마도 여자친구 혹은 아내의 이 질문에 영영 답하지 못할 것이고, 그리하여 매번 그녀들의 화를 돋울 것이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자신의 행동을 여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깨닫지 못할 때가 많다. 마찬가지로 여자는 남자의 행동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한다. 천진난만한 남자의 표정을 보며 여자들은 대부분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어떻게 내가 화난 이유를 모를 수가 있지?’

 

 

 

 

정신과 전문의이자 다양한 사회문화 현상을 다루는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가야마 리카는 『남자는 언제나 이유를 모른다』에서 남자들의 생태와 심리를 탐구한다. 남자의 자존심과 질투심, 남자의 모순적인 태도들, 얼핏 보기에 ‘별 문제 없는 남편’의 문제점, 상처 받는 남자들의 모습까지,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때로는 따끔하게 때로는 다정하게 남자들의 심리를 짚어준다. 이 책은 남자들에게 스스로를 진단해볼 기회가 되어주고, 여자들에게는 남자를 볼 때 어떤 면을 보아야 하는지를 말해준다.

 

당신의 아내는 지금 이혼을 꿈꾸고 있다

 

진찰실에서 아내들은 내뱉듯 이렇게 말한다.
“이젠 더 이상 말도 섞고 싶지 않아요.”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화가 울컥울컥 치밀어요.”
“같은 방에 있으면 오싹해요.”
“남편이 들어갔다 나온 욕실엔 들어가고 싶지도 않아요.”
“남편의 빨래는 저나 아이들 속옷과 절대로 같이 안 빨아요.”
“매일 밤 생각해요. 이대로 잠들어서 깨어나지 않으면 좋을 텐데, 라고요.”

 

 

말하자면 생리적인 혐오감이다. 아마 남편은 아내가 자신을 이렇게까지 까닭 없이 싫어하고, 심지어 진심으로 죽기를 바란다는 것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 물론 이런 말들은 진찰실에 오기까지 하염없이 고민하고 깊이 생각한 사람들의 말이고, 남편에게 불신감, 혐오감을 이제 막 품기 시작한 사람들은 그렇게까지는 생각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입문자’들도 남편이 ‘말을 걸면 짜증이 난다’느니 ‘외식하자는 소리 좀 안 했으면 좋겠다’느니 하는 가차 없는 말을 입에 담는다. 아내는 언제부터, 왜, 사랑해서 결혼했을 남편에게 이처럼 생리적인 혐오감을 품게 되었을까.
―본문 중에서

 

A씨는 나이 많은 대학교수와 오랫동안 불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그와 연구 주제도 겹쳐서 동반자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애인이 자신에게 대학을 갓 졸업한 딸의 취직자리를 부탁해왔다. A씨는 그의 행동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50대 주부 B씨는 시간제 근무로 일을 하고 있긴 하지만 전업주부와 다름없다. 남편은 한 회사에 꾸준히 다니고 있는 성실한 사람이다. 술이나 폭력, 여자 문제도 전혀 없다. 하지만 이제 B씨는 남은 인생마저 남편과 살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애인에게 딸의 취직자리를 부탁하는 남자의 심리는 무엇일까? 성실한 남편을 두었음에도 이혼을 꿈꾸는 아내의 심리는 무엇일까? 그리고 남자들은 왜 그토록 어린 여자를 좋아할까? 여자들은 집착하는 남자 때문에 괴로워하면서도 왜 헤어지지 못할까? 저자는 남자와 여자 사이에서 오해와 착각이 발생하는 이유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짚어준다. 남녀가 너무도 다르다는 사실은 이미 누구나 인정하고 있고 잘 알고 있지만, ‘다름’을 안다는 것이 서로에 대한 ‘이해’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큰 병에 대한 선고를 받거나 배우자를 잃었을 때 남녀의 상반된 대응 방식, ‘남이 먼저’ 형 남자와 ‘내가 먼저’ 형 남자의 차이점, 자기애가 강한 남자의 특징, 남자들이 겪는 갱년기 장애 등 실제로 마주하는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남자들의 심리와 생태를 유쾌하게 풀어냈다.

 

남자들 스스로도 미처 깨닫지 못한

 

남자들의 심리, 남자들의 생태!

ㆍ 남자들이 질투하는 대상이 늘 남자는 아니다
ㆍ 남자의 질투심은 착각을 부른다
ㆍ 아내를 사랑하면서도 바람피우는 남자들의 심리는?
ㆍ 남자들은 왜 ‘성 기능’에 집착할까?
ㆍ 남자들의 갱년기는 ‘자연스러운 노화’일까?
ㆍ 아내 없이 혼자 남은 남자는 왜 약해질까?
ㆍ ‘별 문제 없는 남편’의 문제는 무엇일까?
ㆍ 여자들은 왜 나쁜 남자에게 매력을 느낄까?
ㆍ 여자에게 ‘어떻게 말할까’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ㆍ 미움 받는 남자들의 공통점은?

 

- 책속으로 이어서 -

 

친구들 사이의 관계나 유대는 사귄 기간이 길수록 깊어지겠지만 부부 사이에서 커뮤니케이션의 양과 질은 결혼 생활이 길수록 떨어진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자신의 생각이나 기분을 스스럼없이 배우자와 이야기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보아도 결혼 생활이 길수록 긍정적인 답변의 비율이 낮아진다. 특히 남편은 스스로 ‘아내와 대화가 적다’는 자각이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 여기에서도 흥미로운 남녀의 차이가 보인다. 남편 쪽은 40대부터 50대에 걸쳐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고 대답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데 반해 ‘부부 사이에 대화는 없다’고 대답하는 아내의 비율은 결혼 생활이 길어짐에 따라 높아지기만 한다.

 

 

이 결과를 두고 다음과 같이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실제 대화 시간은 늘었지만 ‘좀더 이야기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아내가 부족함을 느끼고 있거나, 대화는 늘지 않았지만 남편이 제멋대로 대화가 늘었다고 착각하고 있을 뿐이다. ―79쪽

 

굳이 냅킨을 펼쳐 무릎에 깔아주는 등 ‘공주님’처럼 대해주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그저 ‘아, 이 사람은 내 입장에서 지금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이 싫은지 생각해주는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행동한다면 어떤 말보다 효과적으로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

 

그렇지만 술자리에서 한마디도 하지 않는 것도 어불성설일 테니 말을 매개로 한 의사 전달에서 주의해야 할 점을 하나 일러둔다.

 

그것은 여자는 대부분 사생활에 얽힌 소문이나 음담패설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도 모르고 많은 남자들이 터무니없는 착각을 하는 것 같다.

 

종종 회사에서 상사나 동료를 소재로 아슬아슬한 음담패설을 자랑스럽게 늘어놓는 남자가 있다. 주위 여자들이 “어머! 부장님이 정말 그래요? 설마 아니겠죠?”라며 반응하는 것을 보고 ‘좋았어. 제대로 먹혔어.’라고 생각하겠지만 이것은 여자들이 그런 이야기밖에 할 줄 모르는 남자를 동정하면서 즐거운 척 대꾸하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106쪽

 

 

책속으로

 

“남자들은 왜 아무것도 모를까?”

 

지금까지 이 말을 몇십 번, 몇백 번을 하고, 또 들었던가.

 

기본적으로 나는 ‘남자와 여자는 신체의 차이밖에 없다’라는, 이른바 남녀평등주의를 옹호한다. 물론 내 주변에도 여자지만 전혀 맞지 않는 동료가 있는가 하면 남자지만 가족처럼 마음이 통하는 친구도 있다.
그런데도 “하여튼 남자들이란……”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상황과 종종 맞닥뜨린다.

 

남자는 이렇게 반론할지 모른다.

 

“정말 그래? 난 집사람이나 회사 여직원들한테서 그런 말 들어본 적이 없는데. 그러기는커녕 내가 하는 말에 다들 웃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고. 나 말고 다른 남자들 이야기 아냐?”

 

이렇게 말하는 것이야말로 바로 아무것도 모른다는 증거다. ―5쪽

 

흔히 남자들 사이에서는 한 여성을 서로 빼앗으려 할 때 질투심이 더욱 격렬해진다고 하는데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남자는 ‘그 여자가 나보다 그놈을 더 좋아하는 게 아닐까’ 하고 여자의 사랑을 둘러싸고 연적을 질투하는 것이 아니다. ‘그 여잔 결국 남자만 있으면 그만이니 나 따윈 아무래도 상관없겠지’ 하고 남자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여자에게 질투의 칼날을 겨눈다.

 

 

그렇다고 해서 그 남자에게 동성애적 성향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 성향이 아니더라도 남자는 자신에게 소중한 친구나 동료, 상사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눈길을 주고 관심을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을 경쟁자로 간주하고 질투한다. 설령 그 사람이 이성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23쪽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연예인 부부가 탄생할 때마다 스포츠신문에서는 대단한 사건인 양 다루면서 축하를 늘어놓는다. 물론 나이 많은 남자 연예인이 나이 어린 미녀를 아내로 맞을 때이다. 예전에 니혼게이자이신문 사이트에도 텔레비전 드라마 프로듀서의 다음과 같은 발언이 소개된 적이 있다.

 

“젊은 여성이 정말 40대 남자에게 관심이 있는지 설문조사를 실시했더니 놀랍게도 40대 남자와 결혼할 수도 있다는 대답이 예상보다 많았다고 한다.”(‘마흔 넘은 남자는 왜 인기 있는가?’ 2011년 2월 19일자)

 

아마 이 기사를 읽고 남자들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을 것이다.
20대 여성과 연애하고 싶은 40대. 30대 여성과 연애하고 싶은 50대. 나이 차는 무려 스무 살이다. 그렇다면 60대, 70대는 어떨까? 각각 스무 살 적은 40대, 50대 여성과 연애하고 싶을까? 사실은 그렇지 않다. ―40쪽

 

“남편은 줄곧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성실히 근무했어요. 월급도 전부 제게 주었죠. 작지만 단독주택에 살고 있고 대출도 다 갚았습니다. 술은 싫어하지는 않지만 과음하지도 않고, 도박도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조금 하는 정도예요. 폭력도 안 쓰고 바람도 안 피워요. 그 덕에 몸도 여전히 건강해요. 친구들은 저더러 정말 행복하게 산다고 하지요.”

 

처음 이런 말을 들었을 때에는 ‘도대체 이 사람은 무슨 상담을 하러 온 걸까’ 하고 희한하게 생각했다. 문진표의 ‘지금 신경 쓰이는 증상’ 항목에는 ‘빠른 심장 박동, 호흡 곤란’이라고 적혀 있었고, ‘예상 원인’에는 ‘남편과의 문제’라고 되어 있었다.

 

“생활에 딱히 문제는 없군요. 그럼 왜……”라고 말을 꺼내자마자 B는 내 말을 가로막고 이렇게 말했다.
“맞아요. 제 생각에도 이상해요. 하지만 저도 이제 예순이 눈앞인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대로 계속 살아도 괜찮을까? 확실히 지금 생활에 불만은 없어요. 남들이 보기엔 행복해 보일지도 몰라요. 그래도

이대로 남편과 일흔, 여든까지 함께 산다고 생각하니 도저히 참을 수 없어요.” ―71쪽

 

“저는 업무 스트레스 때문에 이렇게 우울증에 걸리고 말았지만, 아내는 전업주부라서 하루하루가 편합디다. 부럽기 짝이 없어요.”

 

 

그런 남성에게 “사모님은 낮 동안 무슨 일을 하십니까?”라고 질문하면 “낮에요? 글쎄요, 뭘 할까요? 뭐, 딱히 변변한 일은 안 하겠죠. 텔레비전을 보든가 낮잠을 자지 않겠습니까?”라는, 거의 ‘무관심’이라는 것을 대번에 알 수 있는 대답이 돌아올 때가 많다.

 

 

물론 전업주부인 아내가 늘 마음 편히 아무것도 하지 않을 리 없고, 일하는 여성 이상으로 남편의 정서적 지지를 기다리고 있지만 남편은 그것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다. 주말에 아내가 “가끔은 외식하면 어때요?”라고 해도 남편은 “난 매일 밖에서 먹고 있으니 주말만이라도 집에서 먹게 해줘.”라며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으려 한다는 이야기도 자주 듣는다. ―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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