行政法 工夫方法論


Ⅰ. 들어가며

 

모든 학문이 학문이라는 점에서 방법론에 공통점도 있지만, 사회과학이냐 자연과학이냐 또는 같은 사회과학이라도 정치학이냐 행정학, 법학이냐에 따른 차이가 있다. 정치학 첫머리에 보면 모든 생활관계는 정치적 생활관계이다. 정치적 무관심도 결국 소극적인 형태의 정치적 의사표시로 정치학자에게는 이해되는 것이다.

 

반면에, 법학의 기초인 민법총칙에 보면 법률관계란 법에 의해 규율되는 생활관계이고, 우리가 의식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실상 많은 생활관계가 법에 의해 규율되는 관계로서의 법률관계이다. 즉, 정치학자에게는 생활관계가 정치적 생활관계로서의 정치관계로, 법학자에게는 법에 의해 규율되는 생활관계인 법률관계로 이해되는 것이다.

 

이처럼 법학자나 법학도들이 생활관계를 바라보는 법적인 시각을 법학적 사고, 세칭 리걸 마인드(legal mind)라고 한다. 헌법이나 행정법도 법과목이라는 점에서 다른 법과목과 동일하게 법학적 사고방식을 갖추어야 제대로 이해가 가능하고, 수험이라는 목적을 놓고 보더라도 고득점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법학을 전공하고 행정고시를 준비한 경험을 통해서 법학적 사고방식, 법학적 관점을 구성하는 요소는 개념, 논리, 체계라고 생각한다. 모든 학문이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법학의 경우 이 세 요소는 법학적 관점이나 사고방식(legal mind)을 구성하는 3요소라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필자는 현재의 신림동 유행은 논외로 하고, 실제 국가고시 출제위원이신 교수님들의 출제의도와 답안작성시 요구하는 사항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하에서는 행정법 학습방법론을 사법시험 출제위원들의 기대나 요구에 맞춰 정리하였다. 수험생 여러분들의 깊은 성찰과 활용을 기대한다.

 

 

 


Ⅱ. 2003년 出題傾向의 變化


23일 첫날 고려대 등에서 실시된 제45회 사법시험 2차시험 중 헌법, 행정법 2과목에서 논점제시형 등의 문제가 출제되어 앞으로 남은 과목에서도 문제유형의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첫날 실시된 헌법, 행정법의 경우 수험생들이 답안에서 작성해야 할 논점을 제시, 기존의 논점찾기 위주의 출제경향에서 탈피하였다. 이에 따라 수험가는 벌써부터 남은 과목에서도 논점제시형의 문제가 출제될 것으로 전망하며, 수험생간 점수의 편차가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행정법의 경우 예상외의 문제가 출제돼 많은 수험생들이 애를 먹었다는 후문이다.

 

 

논점제시형의 경우 문제에서 이미 수험생들이 작성해야 할 논점을 제시하고 있어, 결국 답안작성에서 실력의 당락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오랜 시간 깊이 있는 공부를 한 수험생들이 유리하다는 견해가 있는 반면 논점이 제시된 경우 상대적으로 기억력이 좋은 젊은 수험생이 유리하다는 상반된 의견도 있다.1)


 

 

Ⅲ. 法學的 思考方式, 觀點(Legal Mind)의 3要素

 

 

1. 槪念


법학은 개념으로부터 시작해서 개념으로 끝난다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로 일반적인 용어와 구별되는 수많은 법률개념(용어)으로 이루어져 있고, 엄밀한 개념정의를 특징으로 한다. 필자가 대학 입학 후 민법총칙 수업에서 김형배 선생님으로부터 처음 들었던 말이, 그리고 그 이후 수없이 자주 들었던 말이 “개념이 흔들리면 율사가 아니에요”라는 말이었다.

 

개념이 법학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말씀이라 생각한다. 법학을 하면서 가장 심한 표현이 있다면 “개념 없는 놈”이라는 표현이라고 할 정도로 개념은 법학의 기본이다. 개념에 대한 관념이 없다면 법학을 공부하기 위한 기본이 되지 못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법학을 공부하면서 유념해야 할 도구로서의 개념은 다음의 다섯 가지 측면이 있다.


 

 

가. 槪念의 驅使


개념은 특정한 상황에 대한 정확한 개념의 구사로부터 시작된다. 개념의 구사는 어떤 상황이 주어질 때 그에 해당하는 개념을 정확하게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행정법에서는 행정주체, 행정기관, 행정청이나 권리와 권한 등 유사한 용어가 사용되고 있는데 서울시는 행정주체는 될 수 있지만 행정기관이나 행정청으로 표현할 수 없다.

 

민법총칙에서도 기본적으로 접하게 되는 개념 가운데 유사개념으로서 권리, 권능, 권한을 들 수 있다. 행정주체라고 표현해야 함에도 행정청이라고 표현하거나, 권한이라고 표현해야 할 상황에서 천연덕스럽게 권리라고 사용하고도 전혀 부끄러움이나 문제의식조차 느끼지 못한다면, 더 이상 법학을 해나갈 수가 없게 된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개념구사의 오류는 매우 초보적이면서도 기본적인 오류로서 고시채점위원인 법학교수님들께는 수험생의 기본적 자질에 대한 매우 본질적인 의문을 던지게 된다. 모 대학 법대 교수님께서 감정평가사 출제위원으로 들어갔을 때, 기본적인 개념구사도 정확하게 되지 않는 답안이 대부분임을 발견하고, 학자적 양심상 기본적인 자질이 안된 수험생을 합격시킬 수 없다고 하여 예정된 선발인원보다 훨씬 적은 합격자를 뽑은 것은 유명한 일화이다. 그만큼 개념의 정확한 구사는 법학공부를 위한 출발이자 기본이다.


 

○ 非法律的 表現이 많다. 예컨대, “제목에서 법원의 “判決”이라고 해야 할 것을 법원의 “措置”라고 표현한 예 등이 눈에 띄었다.2)

 

 

 


나. 槪念의 定義


법학에서는 특히 개념정의가 마치 수필처럼 늘어진 문장으로 표현되는 것에 거부감이 강하다. 법률술어는 정확하게 구사해야 하고, 깔끔하게 다듬어져야 한다. 그렇다고 1회독부터 개념에 대한 강박관념을 가질 필요는 없고, 개념정의의 중요성을 염두에 두고 교재를 읽는 습관을 강조하고자 하는 것이다.

 

특히 비법대생들이 대부분인 행정고시 2차시험에 있어서 개념의 정확한 구사 외에 깔끔한 정의까지 내려진 답안을 작성한다면 고득점을 하기에 충분할 정도의 좋은 인상을 법학교수님에게 줄 수 있을 것이다. 1차시험 공부과정에서는 완성된 문장형태로서의 개념정의에 지나치게 집착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개념적 징표가 무엇인지는 명확하게 정리하는 습관을 길러야 할 것이다. 그리고 2차시험을 공부하면서 완성된 형태의 문장으로 정확하고 깔끔하게 개념을 정의하는 수준으로 발전하면 될 것이라 생각한다.

 

 


42회 사법시험 송영천 부장판사의 채점평 중 개념정의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논제에 관한 법률적 이론의 전개는 그 정의에서부터 출발한다. 정의에 대한 올바른 기술은 그 자체로서도 점수가 부여될 뿐 아니라, 그 올바른 정의를 세분하면서 각 독립된 항목으로 파생 법률문제가 전개되는 원천이 되기 때문에 올바른 정의를 숙지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리고 정의는 학설․판례상의 그것과 실정법상의 그것을 대비하여 이해하고 서술하는 것이 그 정의 자체로서는 물론이고 향후 전개될 법률문제의 서술에서 중요한 항목을 빠뜨리지 아니하는 첩경이다. 실정법에 정의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설상의 그것만을 기술하고 실정법의 그것 및 조문을 누락하는 것은 정의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부족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다른 법률과목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행정법에서는 통일된 실체법이 없이 각 개별법이 규정하고 있고 그 개념도 각 개별법에서 다르게 정의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개별법조문을 떠난 정의는 반쪽만의 정의가 될 수밖에 없다. 예컨대, 행정지도에 관한 학설상의 정의와 행정절차법상의 정의를 모두 기술하고 서로 대비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그리고 정의를 함에 있어서 동어반복식으로 정의를 하는 것은 점수를 얻지 못한다. 예컨대 행정권한의 위임에 관한 정의를 하면서 “행정권한을 타 행정기관 등에게 위임하는 것”이라고 기재하여서는 정의를 제대로 기술하지 못한 것이 된다“.3)

 

 


또한 42회 사법시험 출제위원인 류지태 교수님께서는 채점평 중 “논점위주로 정리하기보다는 개념을 국어적 의미로 풀어 정리한 황당한 답안도 눈에 뜨였다”고 지적하고 계신다. 일반적인 국어식의 수필식 문장이 아니라 법률용어와 문장으로 정제된 법학적 문장을 요구하는 것이다. 교과서의 개념정의는 이런 관점에 입각해서 정제된 문장으로 기술되어 있는 만큼 수험생 여러분은 각자 선택한 교수님들의 교과서를 통해 개념정의를 엄밀하게 다듬어야 할 것이다.

 

 


許可는 먹고․마시고․노는데 관한 영업”이라고 정의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았다.4)

 

 


○ 수개월에 걸친 채점결과를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① 개념설명등 표현의 모호함, ② 일부 쟁점에 그친 목차, ③ 결론부에서의 정리미흡 등을 드러낸 답안이 적지 않았다.

 

 

개념기술에 관하여도 이익형량의 개념을 제시하거나 헌법재판소 판례내용을 약술한 답안을 자주 접하였는데, 명확한 개념이 아닌 일부 교과서에서 표현한 비유를 그대로 전제한 것이라면 이 영역에서의 득점은 높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학설명을 정확히 제시하고 있음에도 그 개념이 완전히 혼동된 답안이라든가, 국유재산법 등의 내용을 그대로 나열하면서 답안지를 채우기 위한 소위 엉터리답안이 심심지 않게 나타나곤 하였다.5)

 

 

 


다. 槪念의 類推驅使


개념의 유추구사는 필자가 나름대로 만들어본 용어이다. 위에서 언급한 개념의 구사와 정의가 제대로 소화된 것이라면, 유사한 상황에서(사적인 농담 등) 그에 관련된 학문용어를 자유자재로 적시에 응용해서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법대생들이 소개팅을 하고 온 후에 하는 농담을 일례로 들어본다.

 

 

만일에 소개팅에서 만난 상대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하자담보책임(민법 중 채권각론에서 배우는 법정담보책임임)을 소개자에게 묻게 된다. 즉, 완전물급부청구권(새로운 상대의 소개의무)이나 대금감액청구권(소개팅비용의 일부 감액청구)을 행사해서 그 책임을 소개자에게 묻게 되는 것이다.

 

 

법대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다양하고 폭넓은 학문분야를 공부해야 하는 행정고시 수험생들에게는 유용한 분석틀로서의 개념이 더욱 다양하다. 예컨대, 신문에 ‘폭력은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는 싸구려 논리가 한때 유행한 적이 있다. 이런 신문을 보면서 수험생들은 정치학이나 행정학의 기본개념 가운데 하나인 영향력과 권력, 권위에 대한 개념을 사용함으로써 간단하게 그 명제의 논리적 허구성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학을 공부하면 ‘기회비용’이라는 말을 접하게 된다. 이 개념도 일상생활에서 농담할 때 자연스럽게 유추해서 구사가 가능해야 한다. 예컨대, ‘기회비용의 법적 성질에 대해 논하라’라는 농담을 한다고 가정하자. 이런 말을 생각해내는 사람도 적겠지만, 이런 농담의 의미를 깨닫고 즉각 답할 수 있는 수험생도 드물 것이다. 이는 기회비용이 하나의 대안을 선택했을 때 포기해야 하는 다른 선택가능성이라는 개념의 응용이다. 즉, 기회비용은 복수행위간의 선택의 자유가 전제될 때 비로소 성립할 수 있는 개념으로서, 이를 행정법적으로 설명하면 바로 재량행위에 해당하는 것이다.

 

 

즉, 경제학과 행정법을 같이 공부해야 하는 행정고시생에게서나 가능한 농담인 것이다. 이처럼 어떤 과목을 공부할 때나 아니면 식사 후의 휴식 시간에 농담을 할 때도 다른 과목의 개념을 유사한 상황에 유추해서 구사함으로써 개념의 이해도를 높이고 휴식도 취할 수 있는 태도를 생활화해야 한다. 굳이 토론을 하거나 모의고사를 치르는 순간에만 비로소 관련개념이 떠오른다면, 아직 그 개념이 소화되지 못한 것이라고 판단해도 좋을 것이다. 참고로 ‘합격이 가능한 수험생과 불가능한 수험생, 중간적 수험생을 탄력성의 개념으로 논하라’라는 문제가 출제된다면 수험생들은 과연 어떻게 대답할 것인지 생각해보기 바란다.

 

 

 


라. 槪念의 再定義


개념의 재정의는 학문적 영역에 속한다. 그러므로 수험생 여러분은 개념을 스스로 재정의하려고 하기보다는 교수님들이 기존의 개념을 부정하고 왜 새로이 정의를 하는가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독서를 해야 한다. 예컨대, 행정법에서 부관의 개념에 대해 기존에는 ‘행정행위의 효과를 제한하기 위하여 주된 의사표시에 부가된 종된 의사표시’라고 정의하였는데, 김남진 선생님께서 부관의 다양한 기능을 설명하는데 기존의 견해는 문제가 있다고 보고, ‘행정행위의 효과를 제한 또는 보충하기 위하여 주된 행정행위에 부가된 종된 규율’이라고 재정의한 바 있고, 지금은 오히려 다수의 지배적인 견해가 되었다.

 

 

이처럼 개념은 단순히 고립된 개념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후의 논의와 관계되어 있다는 것을 수험생 여러분은 유의해야 한다. 결국 다음에 설명할 체계와 개념은 분리하여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념정의를 토대로 필요한 체계가 구축되는 것이고, 새로운 체계에 의해 개념이 재정의 될 수 있는 것이다. 개념 따로 체계 따로의 이해는 매우 위험한 사고라는 것을 강조하고자 한다.

 

 


마. 槪念의 創造


개념의 창조는 그야말로 학문의 영역에 속한다. 기존의 개념을 가지고는 적절하게 설명할 수 있는 개념이 없다고 판단할 때 새로운 개념의 창조가 요구되게 된다. 헌법과 행정법에서 개념의 창조에 관한 예를 든다면, 특별권력관계라는 전통적인 이론 자체가 더 이상 존속할 수 없다는 강한 문제의식에서 기존의 특별권력관계라는 개념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재정의하는 것으로 불충분하다고 보고, 아예 ‘특별행정법관계’니 ‘특수신분관계’니 하는 개념들을 창조해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수험생 여러분은 새로운 개념의 창조에 대해 고민할 필요는 없다. 다만, 교수님들께서 기존의 개념사용을 거부하고 새로운 개념을 창조해 사용하는 그 이유와 기존개념의 문제점을 정확히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2. 體系


체계는 개념과 개념의 유기적인 결합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따라서 개념정의를 엄밀하게 내릴 줄 알아야 되고, 그러한 개념정의가 다른 개념과 어떤 배경 하에서 체계적으로 어떤 연관성을 갖는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개념은 논리학에서 말하자면 하나의 명제이다. 그러나 학문은, 특히 법학은 수많은 명제와 명제의 유기적인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고, 따라서 법체계라고 부르는 것이다.

 

 

특정의 명제만 단편적으로 암기하는 것은 법학이나 경제학과 같이 정교한 체계를 갖고 있는 과목에서는 매우 치명적인 공부방법론이다. 흔히 말하듯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오류’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체계를 쉽게 설명하자면 연계된 사고이다. 교과서의 어느 특정 부분을 읽고 있다 하더라도, 그 부분이 체계상 어느 위치에 있는지, 다른 부분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연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행정법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행정법의 체계는 이론적 부분인 총론(또는 행정법 Ⅰ)과 개별법에 관한 부분인 각론(또는 행정법 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이는 학문적이고 이론적인 체계의 분류이고, 기능적으로 재구성한다면 행정의 조직․작용 및 구제라는 세 가지 요소로 이루어진 체계이고, 그 중심은 행정구제라고 할 수 있다.

 

 

나중에 공부하다 보면 알게 되겠지만, 행정법의 성립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법치국가를 들고 있다. 수험생 여러분은 이 내용을 공부하면서도 행정관념의 성립 전제조건이 무엇이라고 단순하게 암기할 게 아니라, 이 내용과 행정의 개념이 ‘행정의 조직․작용 및 구제에 관한 국내공법’이라는 내용과 연계하여 사고할 수 있어야 한다. 즉, 행정법의 성립조건이 법치국가일 정도로 행정법에 있어서 으뜸되는 지도이념은 법치국가이고, 이는 행정의 조직․작용 및 구제 모두에 관해 타당하지만, 궁극적으로 법치국가의 실현은 권리구제에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행정구제의 대표적인 예인 헌법재판이나 행정소송을 보면 크게 소송요건과 본안판단으로 나눌 수 있다. 이의 구분은 나중에 2차공부를 하게 될 때 사례문제의 해결을 위해 기본적으로 특정되어야 할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다. 물론 그 외에도 행정소송 제기기간이나 절차, 심리, 판결의 효력 등의 문제가 있지만 그에 대해서는 나중에 강의를 통해 구체적으로 다루기로 한다. 아래에서는 행정구제의 핵심인 소송요건, 본안판단사항과 행정의 조직 및 작용이 어떻게 연계되는지에 관해 설명하기로 한다.

 

 

 


가. 訴訟要件

⑴ 原告適格


원고적격은 처분등의 취소를 소구할 수 있는 자격을 말하는데, 행정소송법 제12조 제1문은 법률상 이익이 있는 자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경우 법률의 의미는 당해처분의 직접적인 근거규정만이 아니라 관계법규까지 포함하는 것이 통설과 판례의 입장이다. 그런데 처분의 근거규정과 관계법규는 결국 특별행정작용에 관해 규정하고 있는 각론상의 개별법을 말한다.

 

 

특히 2차시험에서 사례문제의 경우는 추상적으로 원고적격에 관한 학설과 판례만 소개해서는 고득점이 불가능하고, 구체적인 개별법의 법조문과 관련해서 법의 취지가 개인의 사익도 보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 이처럼 특별행정작용에 관한 각론의 내용은 원고적격과 관련됨으로써 행정구제와 연계되고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⑵ 被告適格


항고소송은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처분등을 행한 행정청을 피고로 한다(행정소송법 제13조). 조직법과 관련해서는 권한의 위임이나 내부위임, 권한의 대리 등의 경우에 누구에게 권한이 있고 누가 피고로 되는가의 문제로 논의된다. 또한 조례의 경우도 의결기관인 지방의회와 공포기관인 지방자치단체장 중에 누가 피고로 되는지가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이다. 이처럼 행정조직법과 특별행정작용에 관한 개별법은 피고적격과 관련됨으로써 행정구제와 연계되고 있다.

 

 

 


⑶ 對象適格(處分性)


행정소송법 제19조에서는 취소소송의 대상을 처분과 행정심판의 재결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처분개념은 실체법상의 행정행위와의 관계에서 많은 논란이 되고 있지만, 결국 취소소송을 포함한 항고소송을 제기하려면 처분성이 인정되어야 하고, 처분성 여부는 행정법 총론에서 다루는 다양한 행정작용의 법적 성질의 문제로 귀결된다.

 

 

전통적인 행정작용인 행정입법․행정행위․행정강제 외에 행정기능의 적극화로 인하여 행정계획, 사실행위, 행정지도, 행정계약, 확약 등의 새로운 행정작용이 대두되고 있는바, 이들 행정작용이 처분에 해당하느냐가 항고소송을 통한 구제가능성과 직결되는 것이다. 2차시험의 사례문제에서도 행정작용의 법적 성질이 처분이냐 아니냐의 문제는, 설문이 소송요건에 관한 문제냐 본안판단에 관한 문제냐의 확정 다음으로 중요한 문제이다. 이처럼 행정작용을 다양하게 분류하는 이유는 이론상의 문제만이 아니라, 그에 따라 권리구제의 방법(항고소송이냐 당사자소송이냐, 취소소송이냐 무효확인소송이냐 등)상의 차이로 연결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일반행정작용법이나 특별행정작용법도 처분성을 매개로 행정구제와 연계된다고 할 수 있다.

 

 

 


나. 本案判斷


본안판단은 처분의 적법성․위법성에 관한 실체판단의 문제이다. 이는 주체․절차․형식․내용에 있어서 적법한가로 세분할 수 있다. 먼저 주체의 위법성과 관련해서는 권한이 없는 기관에 의한 처분은 위법무효가 되므로 행정조직법상의 사항적 한계를 벗어났는가를 판단해야 한다. 내용상의 위법으로는 법률우위의 원칙과 법률유보의 원칙이 위법성 판단기준이 되는데, 기속행위의 경우는 법률에 어긋나지 않으면 바로 적법하다고 판단됨에 비하여, 재량행위의 경우는 법률에 어긋나지 않더라도 내용 면에서 불문법 위반, 즉 재량의 남용여부를 추가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

 

 

즉, 일반행정작용의 법적 성질이 재량행위이냐 기속행위이냐에 따라 본안판단에서 위법성의 구조와 심사기준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처럼 행정조직과 행정작용의 법적 성질은 본안판단상의 위법성을 매개로 하여 권리구제와 연계되는 것이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행정의 조직과 작용 및 구제는 각각 별개의 독립된 것이 아니라, 행정의 구제라는 법치국가의 궁극적 이념에 의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행정법이 행정의 조직과 작용 및 구제간의 유기적인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고, 체계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유기적 결합이 가능함으로써 행정법의 개념을 행정의 조직․작용 및 구제에 관한 국내공법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 것이다. 즉, 행정조직과 작용 및 구제가 분리될 수 없는 내적 연관성이 있다는 의식이 있기 때문에 이런 개념정의가 가능한 것이다. 이처럼 개념은 체계와 연관해서 이해해야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논의의 편의상 행정조직과 특별행정작용에 관한 것은 각론에서 다루고, 일반행정작용과 행정구제에 관한 것은 총론에서 다루지만, 총론과 각론은 절대 분리된 채 이해해서는 안 된다.

 

 


論述順序에 있어서도 本案판단, 즉 위법성문제를 먼저 논한 후에 원고적격을 논한 답안이 적어도 20%내지 30%나 되었다. 논술의 순서는 어디까지나 本案前(원고적격 문제)이 먼저이고 다음이 本案(위법성문제)임이 상식이며, 이는 교과서의 편제를 봐도, 또한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의 심리과정을 생각해 보아도 알 수 있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거꾸로 써나간 이유는 아마도 위법성문제가 더 쉽다고 판단해서가 아닌가 생각된다.6)

 

 


본 답안 구성 시에는 권한과 대리를 별도로 설명하기보다는 두 개념의 차이와 공통점에 착안하여 언급하여 주는 것이 좋은 답안으로 평가받는다고 볼 수 있다.7)

 

 

 


3. 論理

가. 論據提示

논리는 체계를 구성하는 각 구성요소들이 어떠한 내적 연관성이 있어서 하나의 체계로 포함될 수 있느냐를 설명하는 실질적인 요소에 해당한다. 둘 이상의 개념(명제)이 아무런 내적 연관도 없다면 단순한 개념의 나열이고 집적일 뿐 결코 독립된 체계를 이루지는 못한다. 그래서 수험생 여러분들은 체계적인 사고를 가지고 전체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함과 동시에, 왜 그런 체계와 흐름으로 교과목이 구성될 수밖에 없는가라는 내적 연관성에 의문을 갖고 공부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앞서 든 예로 설명하자면, 일견 서로 독립되고 무관한 것처럼 보이는 행정의 조직과 작용 및 구제가 결국 헌법상의 국가구성원리인 실질적 법치주의의 이념에 의해 매개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논리적 사고이다. 행정조직과 작용에 법정주의가 요구되고 법적 근거를 요구하는 논거도 바로 실질적 법치주의이다. 이런 논리적 근거가 유사한 사안에서도 일관되게 견지될 때 비로소 체계적인 일관성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즉, 개념과 체계, 논리는 분리된 상태로 각각 독립된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결합된 것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대부분의 수험생은 집행정지의 要件에 관하여 법전에 나타난 조문만을 쓰거나, 이에 더하여 결론부분에 “甲은 위 요건을 모두 갖추었으므로 집행정지를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고 1줄만 간단히 언급한 답안이 무척 많았다.

 

 

역시 판단에 이르는 근거를 설시하는 노력이 부족한 감이 들었다. 즉 집행정지의 요건을 쓰고 나서, “사안으로 봐서 위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보이므로 인용하여야 할 것이다” 또는 “甲이 위 요건이 충족되었음을 입증한다면 인용될 것이다” 또는 “위 요건을 갖추었다면 집행정지신청을 할 수 있다”는 등의 답안이 제법 많았으며, 甲의 이익은 허가로 얻는 단순한 반사적 이익에 불과하므로 소를 却下하여야 한다고 한 후, 집행정지부분에서는 위 요건들이 충족되었으므로 인용하여야 한다고 한 답안도 제법 있었는 바, 本案이 소송요건불비로 각하되어 버리는데, 즉 본안소송이 계속되지 못하는데 어떻게 집행정지가 인정된다는 것인지 의문스럽다.8)

 

 

 


○ 학설의 개념과 문제점을 약술하는 내용인데, 부정설 및 긍정설로서 완전시효취득설과 제한적시효취득설이 있다는 점에 대하여는 대부분 답안지에 학설명은 바로 기술하고 있었으나 긍정설의 두 학설은 제대로 설명한 답안이 예상보다 미흡하였다. 또한 학설을 설명함에 있어서도 그 논거와 문제점이 언급되어야 하는 것이 이상적이나 이를 충족하는 답안은 소수였다. 나아가 학설을 비교하여 평가해야 함에도 이를 소화하지 못하고 있고, 판례의 입장을 기술한 답안은 상대적으로 적었다.9)

 

 

 


나. 論理的 一貫性


○ 論理矛盾인 답안이 많았다. 논리의 모순은 이번 케이스문제의 여러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된 문제인 바, 여기서는 예컨대, 면허행위를 허가․기속행위라고 한 후, 근거법규가 기존영업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없어 원고적격이 없다고 해 놓고, 다음 항목인 처분의 위법성문제에 가서는 기속행위이므로 수요․공급에 적합치 않은 처분이기 때문에 違法하다고 한 답안이 제법 많았다. 원고적격이 없으면 本案에 들어갈 수 없고 바로 訴를 却下하여야 함에 유의하여야 할 것이다.

 

 

재량권의 일탈․남용에의 해당여부(요건사실의 오인, 재량권의 불행사, 비례원칙 위반여부 등)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관한 위의 여러 사유 중 어느 것이 본 설문에서 주어진 사례에 가장 적합하거나 적어도 가까울 것인가에 관하여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모습과 능력을 보여주면 되며, 수험생 개개인의 판단여하에 따라 재량의 일탈․남용이 없다고 하여 기각결론에 이르든 또는 일탈․남용이 있어 인용결론에 이르든 관계없이 논리전개에 모순이 없고 자기주장이 확실한 답안이면 모두 우수한 점수를 부여하였다.10)

 

 

 


적정통보와 거부처분의 관계를 언급함으로써 거부처분의 위법성여부를 판단하는데 있어서 논리적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은 답안작성에 있어서 하나의 기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적정통보의 법적 성질은 부적정 통보의 경우에 논의되었던 예비결정(사전결정) 혹은 행정처분성 이외에 確約에 해당하는지가 추가적으로 논의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런데 적정통보의 법적 성질을 확약으로 이끌어 가는 경우에 학설과 달리 대법원 판례(대판 1994. 1. 20. 94누6529)<어업면허우선순위결정>가 인정하는 바와 같이, 어업권면허에 선행하는 우선순위결정을 확약이라고 하면서도 행정처분의 효력으로서 공정력과 불가쟁력을 부인하고 있는 대법원의 입장을 어떻게 답안에 잘 조화하는지가 답안작성의 기술이 될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 수험생들의 경우에 적정통보의 법적 성질을 확약으로 보면서도 판례의 태도에 관한 언급도 없이 확약의 구속력을 인정하거나 행정쟁송의 대상성을 인정하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다. 또한 확약의 경우는 이의 구속력은 다만 甲의 허가신청을 접수하여 검토한다는 의미에 불과하다는 견해에 의하면, 허가요건충족여부를 다시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적정통보의 법적 성질은 부적정 통보의 경우와 ‘적정여부통보의 법적 성질’에서 결론을 내리고, 거부처분의 위법성여부판단에 있어서는 신뢰보호원칙의 적용여부와 비례원칙의 적용여부를 다루는 것이 논리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법시험을 채점하면서 특징적으로 느낀 점은 대체로 답안의 깊이가 없다는 것이다. 이는 아마 수험생들이 행정법공부를 얄팍하게 하고 있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모든 교수님들이 이야기하는 바이지만 평소 학교수업을 통하여 기본이론의 흐름을 파악하고 난 후에 특강 등을 통하여 밀도 있게 행정법을 정리하여야 할텐데, 학교강의를 소홀히 하고 특강 등에 의존하려는 자세는 국가시험에서 뿐만 아니라 앞으로 실무에 나가서도 문제가 있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답안지에 전체적으로 모순된 내용이 기술되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이러한 실수는 바로 어떤 법리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력이 부족하기 때문으로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즉 답안은 논리적이고 체계적이어야 한다.11)


 

 

다. 論點


행정법문제에서는 현행법인 행정소송법이 명문으로 인정하고 있는 집행정지제도에 많은 비중을 둠이 상식적이라 생각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민소법상의 가처분에 더 많은 지면을 할애한 답안이 많았는 바, 역시 균형감각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긴급한” 구제수단을 논하라고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민사소송과 선결문제, 관련청구의 병합, 행정심판, 무하자재량행사청구권, 손해배상을 위한 공법상 계약체결, 행정상 손해배상, 손실보상, 수용유사침해이론, 행정개입청구권, 결과제거청구권 등 행정구제편의 거의 모든 수단들을 총망라하여 서술한 답안들도 제법 있었는데, 불과 1시간동안에 그렇게 많은 지식을 피상적으로 나열하기를 기대하는 출제자는 없지 않나 생각되며, 주어진 문제를 더욱 차분하게 읽고 분석해서 요점을 정확히 찾아내는 능력을 평소 케이스문제를 풀면서 배양해 주기를 기대한다.12)

 

 

 


○ 이번 사법시험에서는 계획보장이 신뢰보호의 원칙과 관련이 크기 때문인지 적지 않은 답안에서 신뢰보호원칙에 대한 언급만으로 한정하거나 아니면, 계획보장청구권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 따라서 계획보장청구권이라는 용어만 써져 있어도 기본점수는 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법 많은 응시생이 이 논점으로 불리해 지는 것이 안타까웠다.13)

 

 

 


○ 총체적으로 평가하건대 이번 사법시험의 경우 제시된 사례문제가 지극히 단순한 문제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한 답안이 예상보다 훨씬 많았다. 정확하게 채점하였다면 절반 가까운 답안이 논점을 전혀 제시하지 못하여 각 논점에 주어진 배점에서 0점을 받는 경우에 해당되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어떠한 특정 논점을 완전히 빼먹은 경우가 생각보다 훨씬 많아서 과락을 받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 물론 이러한 경우는 상대 평가를 하여 어느 정도는 구제되었고, 제1문의 점수로 보충이 되었을 것이다. 또 특정 논점의 제시가 빠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기존 교과서나 참고서를 그대로 옮겨 적은 수준이어서 독창성이 부족하였다. 이 경우 과락이야 면하겠지만 좋은 점수를 받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논점을 파악하지 못한 답안은 아마도 법학에 대한 기본지식이 부족한 수험생의 답안이거나 비법학도의 답안일 것이라 추측된다. 또 특정 논점은 그런 대로 잘 썼지만 나머지 논점은 형편없이 쓴 답안도 눈에 띄었다. 아마도 경험을 쌓기 위한 참가에 의미를 둔 답안 같았다. 그 숫자가 상당히 많아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모든 과목이 그렇겠지만, 행정법에 있어서도 총론과 각론, 이론과 사례문제를 대비하여 충실한 기본과 정확하고 폭넓은 이해에 기초한 전반적이고 폭넓은 응용능력배양 등 철저한 수험대책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즉, 기초가 부족하여 관련되는 논점을 빠짐없이 제기하지 못함으로써 기본적으로 부족한 답안을 구성하는 경우나 구성은 충실하나 논리나 전개가 불충분한 경우는 채점자를 매우 안타깝게 한다.14)

 

 

답안의 작성에 있어서 기본적으로는 통설․판례가 정리된 상태에서 소수설 등이 소개되어야 할 텐데, 소수설을 바탕으로 문제를 풀어간 것은 그렇게 반가운 답안이 될 수 없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기본이 정리된 상태에서 앞으로 나가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균형 있는 답안을 작성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자신이 아는 내용이라고 해서 다른 논점을 빼먹고 적게 되면 시험채점에는 각 논점마다 배점이 있기 때문에 아무리 잘 써도 받을 수 있는 점수의 한계가 있으므로 좋은 점수를 받기가 어렵다. 혹 시험에 불합격한 사람들 중에는 자신은 대단히 답안을 잘 썼는데 점수가 좋지 않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과연 자신의 답안이 균형 있는 답안이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 이번 사례문제의 경우 행정법교과서상의 ‘영조물의 설치 또는 관리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한 이론을 제대로 숙지한 수험생이라면 어려움 없이 답안작성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였는데, 논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답안이 너무 많아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으며, 매우 안타까웠다. 이번 채점기준에서 배점의 비중은 배상책임요건을 구체적으로 검토함에 있었고, 결론 부분에서 짚고 넘어가도록 예상했던 배상책임자에 관한 학설의 입장은 논점이 아니었으나 그에 관하여 답안지 분량의 절반을 할애하는 경우의 답안이 의외로 많았다.

 

 

누가 최종적 책임자’가 되는 지에 대하여 관리자설, 비용부담설로 나누어 상술한 답안이 그 예이다. 이런 유형의 답안들은 배상책임요건 검토를 소홀히 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논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례문제의 논점인 배상책임요건을 제대로 기술한 이후에 ‘누가 최종적 책임자’가 되는 지의 여부에 관하여 학설의 입장을 설명한 경우는 높은 점수를 받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사례문제의 논점을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의 책임(공무원의 위법한 직무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보고 답안을 작성한 경우도 의외로 많았다. 사실관계를 보면 해빙기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낙석위험이 많은 장소에 허술한 철조망을 방치하고 있었던 점에 비추어 過失을 인정할 수 없는 바는 아니나, 그것은 제1문의 논점은 아니라 할 것이다. 그러나 관련논점은 되기 때문에 국가배상법 제2조와 제5조의 요건을 함께 기술한 답안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15)

 

 

 


“절차하자와 관련해서도 절차하자의 특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절차적 하자의 특성이 왜 논의되는지에 대한 이해나 논리적 전후관계에 대한 이해 없이 기계적으로 독자적 위법성을 논하는 답안이 의외로 많았다. 그러나 논리적 체계상 일단 절차하자가 인정되어야 절차하자의 독자적 위법성을 논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 절차하자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데, 독자적 위법성을 논한다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고, 절차하자에 대한 이해부족을 서둘러 채점자에게 부각시킬 뿐인 것이다.

 

 

실체적 하자의 경우는 위법성이 인정되면 더 이상 위법성 문제에 대한 검토는 불필요하다. 그러나 절차하자의 경우는 일단 위법성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실체적인 하자가 없을 경우 절차를 거쳐 다시 동일한 처분을 할 수도 있으므로 행정경제와 소송경제에 반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독자적 위법성 여부가 추가적으로 검토되는 것이다. 즉, 실체적 하자의 경우 위법성 인정 → 하자의 정도의 순으로 종결되지만, 절차적 하자의 경우 위법성 인정 → 독자적 위법성 인정 → 하자의 정도의 순으로 논의가 전개되는 차이가 있고, 이것이 바로 절차적 하자의 특성이다.”16)

 


“행정계획과 권리구제에 관한 문제는 관련 논점이 많고 시사성도 있는 매우 중요한 논점이다. 사례문제로도 단문으로도 출제가능한 중요한 문제라고 판단한다. 여기서도 행정계획이라는 행위형식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느꼈다. 다른 행정작용과 비교할 때 행정계획이 권리구제에서 특별히 문제되는 것은 쟁송과 관련해서 처분성 인정 여부, 처분성이 인정된다고 했을 때 본안판단에서 광범위한 형성의 자유인 계획재량의 문제로 인한 심사의 기준과 제한, 위법성이 인정되었을 때도 기성사실의 문제로 인한 사정판결의 가능성을 들 수 있다. 손해배상과 관련해서는 고의․과실의 입증문제가, 손실보상과 관련해서는 특히 계획제한과 관련하여 보상규정의 흠결문제가 권리구제상의 난점이다. 따라서 행정계획은 사후구제보다 사전구제가 특히 중요한 행정작용인 것이다. 권리구제상의 특성은 반드시 정리해야 할 논점이라 생각한다.”17)

 

 


“제1문의 경우 비용부담자문제에 대한 기계적인 암기에 그친 답안이 많았다. 지난번 모의고사에서 절차하자와 관련하면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채 무조건 ‘절차적 하자의 독자적 위법성’을 거론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비용부담자에 대해서 학설과 판례가 중시하고 있는 경향을 반영하여, 국가배상과 관련해서는 무조건 비용부담자 문제로 접근하는 기계적인 답안이 많았다. 누가 설치관리자이고 누가 비용부담자인지가 확정돼야, 그 양자가 다른지 같은지, 다르다면 그 경우 누가 최종부담자인지가 비로소 논의되게 되는 것이다. 많은 수험생들이 설치관리자의 문제를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은 중요한 오류이다.18)

 

 

 


4. 3要素와 學習方法論

구체적인 학습과 관련하여 세 요소를 설명하자면, 먼저 1회독시에는 체계의 엄밀성이나 개념정의에 부담을 갖지 말고 편한 마음으로 대략적인 흐름만 파악하면 족하다고 생각한다. 2회독시에 비로소 체계의 흐름에 대한 것을 염두에 두고 목차와 대조하면서 체계상의 어느 부분을 공부하고 있는지 환기하면 되고, 3회독시에는 개념의 정의와 구사에 관한 문제의식을 갖고 독서에 임한다면 좋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학원강의를 수강하는 수험생의 경우는 강의 전 사전 예습을 통해 개략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강의를 들으면서 체계의 흐름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복습시에 개념정의와 세부논리에 역점을 둔다면, 한번의 강의를 통해서 개념과 체계, 논리를 정리하는데 매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Ⅳ. 個別法令(法條文의 引用)

 

 


전통적인 이론과 판례 외에 친절하게 주어진 실정법조문을 조금이라도 분석하여 판단하고 하는 노력을 보인 답안은 드물었고, 반면에 허가와 특허 구별기준, 기속행위와 재량행위의 구별기준인 요건재량설․효과재량성․판단여지설 등에 관하여 너무 상세히 서술한 답안도 많았고 경우에 따라서는 3~4페이지나 할애하여 정작 본론은 소홀히 다른 답안도 더러 있었다.

 

 

학설과 판례의 소개에 이어, 이를 활용하여 본 문제에 있어 甲의 사익보호성과 원고적격을 인정할 것인가에 관하여 나름대로의 판단을 요구하는 문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판단은 지극히 형식적으로 몇 줄만 쓴 답안이 많아 실제 케이스를 분석하여 결론을 도출해내는 자세가 부족하였다는 느낌이 든다. 여기서는 특히 참조법조문으로 제시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6조 제1항 제1호의 해석을 깊이 있게 한 답안이 바람직한 답안이 아니었나 생각되며, 이에 관하여는 기존 화물자동차운송사업자가 동일 사업구역내의 경업자에 대한 화물자동차의  처분에 대하여 취소를 구한 소송에서 원고적격을 인정한 判例를 예시함으로써 해설에 갈음하고자 한다. (자동차운수사업법 제6조 제1항(1)에서 동 사업면허의 기준으로 「당해 노선 또는 사업구역의 수송수요와 수송력공급에 적합할 것」을 정한 것은 동 사업에 한 질서를 도모하여 공공의 복리를 증진함과 동시에(즉, 公益의 보호를 목적으로 함과 동시에), 업자간의 경쟁으로 인한 경영의 불합리를 미리 방지하자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할 것이므로(즉, 私益의 보호도 목적으로 하고 있으므로), 개별화물자동차운수사업면허를 받아 이를 영위하고 있는 기존의 업자인 원고로서는 동일한 사업구역 내의 동종의 사업용화물자동차면허대수를 늘리는 이 사건 인가처분에 대하여 그 취소를 구할 이익이 있다(大判 92. 7. 10, 91누9107)

 

 

실정법률인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의 조문까지 상세히 제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판단 없이, 동법을 行政規則으로 일방적으로 간주하고 法規性說과 非法規性說, 판례의 태도, 재량준칙과 행정의 자기구속의 법리 등을 2~3페이지에 걸쳐 상세히 논한 답안도 더러 있었는 바, 식품․보건사회․관광․운수 등 여러 분야에 있어서의 대통령령․부령들의 법규적 효력을 부인하고 행정규칙에 불과하다고 한 많은 우리 判例들의 단순․기계적인 암기에서 오는 착오가 아닌가 생각된다.19)

 

 

 


근거를 기술함에 있어서는 비교적 정의와 형평의 관념에서 도출되었다는 이론적 근거는 대부분의 답안에서 찾아 볼 수 있었지만 실정법적 근거는 언급이 없는 경우가 있었다.20)

 

 

 


2차시험에서 언급해야 할 주요 법조문은 조항과 내용 모두 가능하면 암기하는 게 좋을 것이다. 어차피 고시라는 것이 상대평가에 의해서 당락이 결정되는만큼 구체적인 법조항(몇조 몇항 등)과 내용의 정확한 인용은 고득점의 비결이다. 그러한 주요법령으로서 행정소송법(필수), 행정심판법, 행정법과 관련된 헌법조항(재산권, 국가배상청구권, 손실보상청구권, 비례원칙, 위임입법, 지방자치), 행정절차법 등을 들 수 있다. 행정법 각론과 관련된 주요 법으로서는 공익사업을위한토지등의취득및보상에관한법률,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 국토기본법, 환경정책기본법, 환경․교통․재해등의영향평가법 등을 들 수 있다.

 

 

2차시험에서 법전이 주어진다 하더라도 평소에 관련조문을 체크하지 않으면 일일이 법전을 찾아 확인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Ⅴ. 判例(判例引用)

1. 判例結論의 正確한 熟知

 

판례공부의 기본은 특정사안에서 판례의 결론이다. 2차시험에서 사례문제는 100% 판례의 변형이기 때문에 관련판례의 결론을 정확히 숙지한다면, 불필요한 쟁점에 대한 검토를 방지함으로써 답안배분의 효율화를 도모할 수 있고, 판례인용 자체에 대한 배점에도 득점할 수 있게 된다.


判例를 잘못 이해한 답안도 있었다. 즉 공중목욕장영업허가에 있어 거리제한 규정에 위반한 신규허가자에 대한 기존영업자의 법률상 이익을 인정하였다는 답안 등이 있었다.21)

 

 


특히 이번 사례형의 문제는 작년(1998년)에 선고되었던 대법원 판례(폐기물처리사업부적정통보에 관한 판례는〔대판 1998. 4. 28, 97누21086<폐기물처리사업부적정통보취소>〕사건이 있고, 폐기물처리업 허가신청에 대한 불허가에 관한 판례는〔대판 1998. 5. 8, 98두4061<폐기물처리업허가신청에대한불허가처분취소>〕사건이 있기 때문에 위의 사례를 풀어가는데 있어서 반드시 참고하여야 한다. 다만 수험생의 입장에서 보면 이 판례를 알지 못하는 경우에는 행정법의 이론을 망라적으로 정리하여야 하는 부담이 있었을 것이고 이러한 시각에서 이번 사법시험의 행정법문제가 어려웠다는 것이 중론이었던 것 같다)를 기본모델로 한 것으로서 교과서에서 예비결정(사전결정)의 법리를 출제한 것이어서 모든 수험생들의 균형있는 행정법 실력을 묻기에는 다소 문제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였다. 

 

 

그러나 막상 채점을 하면서는 3,511명의 답안지 중에서 폐기물처리사업부적정통보취소 사건(대판 1998. 4. 28, 97누21086)과 폐기물처리사업허가신청에대한불허가처분취소사건(대판 1998. 5. 8, 98두4061)을 언급한 답안지는 한 장도 없었다. 이러한 결과를 보고 한편으로는 출제의 공정성에 대한 시비가 불식되었다는 점에서 안도의 한 숨을 쉬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수험생들의 얄팍한 행정법의 지식에 대해서 걱정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몇몇 수험답지에 의하면, “부적정통보를 받은 甲으로서는 사실상 허가신청이 거부된 결과가 되기 때문에, 부적정통보에 대한 직접적 권익구제 및 부적정통보를 받은 후 허가신청을 하여 거부된 처분에 대하여 권익구제를 상정할 수 있다.”고 적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적정여부통보의 법적 성질에 관하여 처분성을 부정하는 경우와 처분성을 인정하는 경우로 나누어 기술한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답안에 의하면, “처분성을 부정하는 경우는 부적정통보에 대한 직접적 구제수단은 없고 신청을 하여 거부처분에 대한 권익구제로 나아가게 된다”고 적고 있으며, 나아가 '비권력적 사실행위에 대한 구제수단'을 언급한 경우도 있었다. 만약 수험생이 이번 사법시험의 문제와 관련된 작년의 대법원 판례를 알고 있었더라면 이러한 가설을 적지 않았으리라 생각된다.22)

 

 


○ 학설을 비교하여 평가해야 함에도 이를 소화하지 못하고 있고, 판례의 입장을 기술한 답안은 상대적으로 적었다.23)

 

 


2. 關聯判例의 多樣한 引用

판례공부의 두 번째 단계는 관련판례의 다양한 인용이다. 교수님들의 채점평에 나타난 바에 의하면 가능한 판례를 많이 인용할 것을 요구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관련판례에 인용할 사건명을 적어도 4개 이상은 준비해서 암기해야 한다.

 

 


가능한 한 많은 판례를 소개

법률상이익구제설의 입장에서 복효적행정행위의 법률상 이익이 있는 제3자에게 원고적격을 인정한 판례는 많이 있다. 우선 競業者訴訟의 경우 원고적격을 인정한 예로서는 (ⅰ) 선박운항사업면허취소소송(大判 69.12.30, 96누106), (ⅱ)자동차운송사업의 노선연장허가 취소소송(大判 75.2.22. 73누173), (ⅲ) 시외버스정류장설치허가취소송(大判 75.7.22. 75누12), ( ⅳ) 鑛區增區허가취소소송(大判 82.7.27, 81누271), (ⅴ) 藥鐘商영업소이전허가취소소송(大判 88.6.14, 87누873),(ⅵ) 화물자동차增車인가취소소송(大判 92.7.10.91누9107),(ⅶ) 하천부지점용허가취소소송(大判93.10.8. 93누5017)등이 있는바, 이들을 잘 살펴보면 모두 特許임을 알 수 있고, 반면 원고적격을 부정한 판례는 (ⅰ) 공중목욕장영업허가취소소송(大判 80.7.22, 80누33․34), (ⅲ) 양곡가공업허가취소소송(大判 81.1.27, 79누433)등이 있는 바, 이들은 모두 許可임을 알 수 있다.

 

 

본 케이스문제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隣人訴訟에 있어서도 위주거지역내의 지역주민이 건축법․도시계획법 등에 의하여 받은 이익에 관한 판례와 함께, 인근 주민에게 자동차 LPG충전소 설치허가취소소송에 있어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하여 원고적격을 인정한 판례가 있다.(大判 83.7.12, 83누59).

 

 

이러한 판례들은 모두 답안지에 소개할 수는 없겠지만 그 중 본 문제와 가장 관련이 깊거나 유사한 판례를 3~4개 정도는 소개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관련 판례의 검토(가능한 한 많은 판례를 이용)

위 설문의 경우 구체적이고 상세하지 못하기 때문에 단정적 결론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러할 경우에는 이론이나 학설을 제시하면서 결론을 내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 경우에도 특정 학자나 특정교재에 편중되거나 특정이론에 치우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또 관련되는 대표적인 중요한 판례, 특히 우리 나라의 최근 판례를 언급하는 것은 득점에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의 경향중의 하나로서 지적하고 싶은 것은 관련되는 국내외의 중요한 판례를 언급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이다. 판례에 대한 이해가 없이 법학, 특히 사례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24)

 


 

3. 判例文章의 引用

학설과 대비한 판례의 입장에 관한 가장 기초적인 인용방법이 “판례의 입장도 통설과 같다“라는 인용이다. 그러나 이에 관해서도 판례가 설시한 판시내용 가운데 중요한 문장을 인용하는 것이 고득점에 매우 유리한 차별화된 답안이 될 것이다. 강의를 통해 암기하여 인용해야 할 주옥같은 판례지문을 자세히 소개하겠지만, 예컨대 재량행위와 기속행위의 구별기준에 관한 판례는 다음 정도의 핵심문장을 인용하면 수석답안이 가능할 것이다.

 

 

“행정행위가 그 재량성의 유무 및 범위와 관련하여 이른바 기속행위 내지 기속재량행위와 재량행위 내지 자유재량행위로 구분된다고 할 때, 그 구분은 당해 행위의 근거가 된 법규의 체재․형식과 그 문언, 당해 행위가 속하는 행정 분야의 주된 목적과 특성, 당해 행위 자체의 개별적 성질과 유형 등을 모두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고”(대판 2001. 2. 9, 98두17593)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다.


 

 

Ⅵ. 글씨체 및 漢字

1. 글씨체

 

의외로 정상적으로 읽어 갈 수 있는 답안이 전체의 50%미만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지나친 흘림체, 거의 설형문자에 가까운 글씨가 많았다. 글씨의 굵기도 지나치게 굵거나 지나치게 가늘어서 보기 힘든 경우도 많았으나, 인내심을 가지고 해독해내느라 많은 노력을 했음에 부언하고자 한다.25)


 

통상적으로 글씨를 잘 쓰는 것이 점수를 받는데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절대적인 것은 못된다. 글씨를 잘 쓴 답안은 채점하는데 편리하고 이렇게 채점교수를 도와주었다는 점을 가상히 여겨 가산점을 부여할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글씨를 잘 쓴 경우에는 필요한 항목이 서술되었는지 여부가 눈에 잘 들어오기 때문에 글씨를 못 쓴 답안이 누릴 수 있는 혜택(?)(즉, 채점교수가 못쓴 글씨를 읽다가 혹 실수로 필요 항목의 누락 여부<감점항목>를 발견하지 못할 가능성)을 누릴 수 없는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글씨를 알아보기 힘들게 쓰는 소위 惡筆의 경우는 불이익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채점교수가 필요항목<가점항목>에 대한 언급을 하였는지 여부를 알아보기 어려워서 그에 해당하는 점수를 줄 수 없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요컨대 글씨는 잘 쓸 필요는 없으나 알아보기에 어렵지 않도록 쓰기는 하여야 한다. 채점교수가 알아보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도록 하는 답안은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26)

 

 

 


○ 사소한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글씨와 한자의 사용에 관해서이다. 글씨가 너무 난필이어서 도저히 알아볼 수 없는 경우가 한 두장이 아니었다. 너무나 당연한 지적이지만, 글씨를 읽기 쉽게 또박또박 써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즉 미래의 법조인으로서 정신자세가 성실하다는 평가를 받도록 답안을 쓸 필요가 있다. 물론 심신이 불편하여 글씨를 잘 쓸 수 없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면 모르지만, 그렇다고 인정되지 아니할 때에는 쉽게 이해가 가지 아니 하였다. 미합중국에서처럼 원하는 응시생에게는 타이프나 컴퓨터로 시험을 보는 것등 대책을 강구하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되었다.27)

 

 

 


○ 끝으로 지엽적인 문제일 수도 있지만 채점자의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기분을 좌우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주의를 환기시키고자 하는 문제로서 오자․탈자에 신경을 써야 하고, 글씨를 잘 쓸 필요는 없지만 반듯이 또박또박 써서 읽은 이로 하여금 피곤함을 주지 않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채점하는 사람이 수험생의 글자를 해독해 가면서 채점할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28)

 

 

 


2. 漢字

○ 한문은 우리 文化의 중요한 요소가 아닌가 생각된다. 한자를 한 글자(심지어 甲․乙조차)도 안 쓴 답안이 80%정도, 몇 자 썼는데 그나마 틀린 글자가 있는 답안이 20%정도였으며, 중요 개념을 한자로 쓰고 글자도 모두 맞는 답안은 불과 몇 장 정도에 불과했다. 틀린 글자의 예로서는 說問, 載量行爲, 復效的행정행위, 少決, 決論, 的用, 下明, 公正力 등을 들 수 있다.29)

 

 

 


법률용어의 경우는 한자로 써 주는 편이 바람직하다. 물론 틀린 한자로 쓰는 것보다는 차라리 한글로 쓰는 것이 낫다.

따라서 시간이 부족한 수험생이나 글씨를 빨리 쓰지 못하는 수험생은 작은 제목이나 처음 나오는 용어는 한자로 쓰되, 나머지나 그 다음부터는 한글로 쓰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한자를 전혀 쓰지 않는 답안이 태반인 것이 오늘의 엄연한 현실이다. 요컨대 내용에 있어서는 흠잡을 데가 별로 없으나, 오자나 탈자, 용어의 한자 오기 등이 여러 번 발견되면 안타까운 심정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30)

 

 

 


Ⅶ. 맺는말


지금까지 법학과목의 하나로서의 헌법과 행정법의 공부방법론에 대해 설명하였다. 그러나 방법론보다 더욱 중요한 본질적인 것은 실천과 행동이다. 아무리 좋은 방법론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필요한 공부량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절대로 합격할 수 없을 것이다.

 

 


“실천하고 행동하라! 인생은 한 만큼만 정직하게 남는다.”

 

 


모쪼록 국가고시를 삶의 한 목표로 선택한 수험생 여러분들에게 합격의 결실이 함께 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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