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로 관세 없어지는데…관세사 인기 왜?

 

 

입력: 2012-03-09 17:05 / 수정: 2012-03-09 17:05

 

인사이드 Story 관세법인 때아닌 구인난

 

 

원산지 규정·관세율 복잡…은행·로펌까지 러브콜
수습 안끝난 관세사까지…일찌감치 입도선매

 

 

 

 

 

 

관세사 전문 학원인 동남행정고시학원은 11일 개원 20년 만에 처음으로 대전에서 모의고사를 치른다. 지난해부터 지방 수강생이 급증하는 데 따른 조치다. 학원 측은 향후 추세를 보며 부산과 대전에서 모의고사를 정례화하기로 했다.

 

 


또 다른 관세사 학원인 웅진패스원은 서울 노량진에서 진행하던 강의를 상반기 내 강남지점으로 옮길 방침이다. 급증하는 대학생 수강생을 유치하기에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임용완 웅진패스원 과장은 “관세사 시험은 이제까지 세무사나 회계사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며 “자유무역협정(FTA)을 계기로 관심이 높아지면서 문의 건수와 수강생 숫자가 30%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로펌·은행에서도 러브콜

 

 


유럽연합(EU), 미국 등 거대 시장과의 FTA 시대를 맞아 관세사가 주목받고 있다. 관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정확한 품목분류와 원산지 인증 등 전문 관세사 역할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무역업체와 각종 기관, 관세법인들이 앞다퉈 관세사 구하기에 나서며 몸값도 뛰고 있다.

 

 


오는 15일 한·미 FTA 발효를 앞두고 중소기업청과 무역협회 등 중소기업 관련 기관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FTA 비즈니스지원단을 운영 중인 중소기업청은 관세사 수요 증가에 대비해 지난달 28일 구인공문을 관세사회에 보냈다. 중소기업진흥공단도 지난해 800개 업체에서 진행한 FTA 컨설팅을 1000개 이상으로 확대하기 위해 추가로 관세사를 뽑고 있다. 무역협회 역시 지난달 21일 FTA무역종합지원센터를 출범하고 두 차례 관세사 채용공고를 냈다.

 

 


무역과 직접 관련이 없는 로펌, 회계법인, 은행에서도 관세사를 찾고 있다. 관세사 인력을 보유하면 고객 유치에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관세법인 청솔 측은 “기업 고객이 많은 기업은행, 외환은행과 잇따라 업무협약(MOU)을 맺고 FTA상담 서비스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며 “전담 관세사를 둔 대기업에서도 추가로 MOU를 맺기 위한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관세사를 구하는 일도 녹록지 않다. 강영덕 한국관세사회 부장은 “관세사 시험 합격자들은 1년의 수습기간을 마치기도 전에 대형 관세법인에 모두 채용된다”며 “그래도 관세사가 부족한 법인이 많아 관세사회 홈페이지를 통한 구인공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관세사 역할 커진다”

 

 


잇단 FTA 체결로 관세사 업무는 통관에서 종합컨설팅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협정마다 복잡·다양한 원산지 규정과 관세율 구조를 갖고 있어 일반 기업으로선 이를 파악해 활용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여주호 관세사는 “FTA 체결국 가운데 어디에 공장을 이전하고 수출하는 게 가장 유리한지 최적의 원가절감 모델을 찾아주기도 한다”며 “원산지 증명에 대한 검증과 불복 등 분쟁상황에서도 관세사 역할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대기업 컨설팅은 건당 1억~2억원이 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수 한국관세사회 회장은 “FTA 특혜관세를 적용받으려면 품목분류, 관세평가, 관세율 및 원산지 결정기준 등의 전문지식이 필요하다”며 “한·미 FTA 이후 전체교역의 35%가 FTA를 통해 이뤄지는 만큼 어느 때보다도 관세사의 역할과 전문성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관세사
통관절차를 이행하거나 화주를 대리해 관세법상의 행정업무를 하는 전문직업인. 수출입물품에 대한 세율분류와 과세가격 확인, 세액 계산, 관세법에 관한 이의신청·심판청구 대리, 관세상담 등이 주 업무다. 1975년 관세사제도가 도입된 이후 매년 시험을 쳐 75명의 관세사를 선발한다. 지난해 말 기준 1029개의 관세법인과 1419명의 개인 관세사가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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