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비용 많이 든다고 나뭇값만 보상?”
2011년 12월 27일(화) 00:00


공익사업 빌미 불합리 규정 ‘재산권 침해’심각

<속보> 한국철도도시공단 호남고속철도 호남본부(이하 호남본부)가 국책사업 과정에서 토지손실보상문제로 토지수용자와 갈등(본보 지난 12일자 9면)을 빚고 있는 가운데 공익사업 보상 법률이 현실과 동떨어져 재산권침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호남본부는 지난 20일 토지수용자 이 모씨(71)가 최근 토지 및 지장물 손실보상이 부당하다며 낸 진정서에 대해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의거, 지장물 이식비가 그 물건의 가격을 초과할 경우 당해 물건의 가격으로 평가한다”고 답변했다.


이에따라 호남본부는 수목평가상 취득가격, 관리상태, 밀식상황 등을 고려해 주당 4만원 합계 544만원으로 손실금액을 산정, 지불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씨가 요구해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호남본부는 당초 감정평가협회 수목평가자료집 소나무 이식비(2005년 9월 발행) 자료를 토대로 ▲이식부적기에 따른 고손액 ▲가격시점까지 생산자물가상승률 ▲대량식재에 따른 보정률을 감안해 수목이식비를 산정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료에 따르면 한 주당 이식비 23만9,438원에 고손율 20%인 8,000원(소나무감정가 4만원 기준), 생산자 물가지수, 보정률 등을 감안 17만168원으로 결정됐으며, 소나무 136주를 감안해 약 2,314만원의 보상금액이 책정 됐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 호남본부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을 들어 소나무 이식비용이 감정가격보다 높아 당해 물건 가격인 544만원만 손실금액으로 보상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씨는 공익사업을 위한 보상법률에서 지장물 이식비가 해당물건 가격을 초과할 경우 물건가격으로만 손실보상하도록 한 규정은 심각한 사유재산권 침해라는 주장이다.

이씨는 “수백그루가 식재된 소나무를 공익사업이라는 이유로 턱없이 낮은 감정가격으로 개인재산권을 심각히 침해하고 있다”며 “이전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식재된 소나무 가격만 책정해 손실보상을 하는 나라는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보상토지에 식재된 소나무 대부분이 둘레길이가 30~45cm라며 올해 대한건설협회에서 발간된 월간거래가격에선 해당소나무가 500~60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호남본부측은 “토지손실 보상을 위해 감정평가 절차를 거쳐 보상가격을 책정한 것이다”며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재결을 거쳐 공탁 등 행정행위가 완성된 만큼 이후 문제는 송사 등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