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다시 공부하기
김 병 권|미래감정평가법인 소속, 현재 Cornell 대학 Real Estate 석사과정 1년차
협회장님을 비롯한 선배, 동료 평가사의 성원과 기대 속에 시작된 이곳 Cornell 대학에서의 유학 생활이 총 4학기 중 이제 2학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이르렀습니다. 그 동안 바쁘다는 구실로 소식 전하지 못한 점 깊이 반성하면서 이렇게 지면으로 "감사합니다" 라는 말을 전합니다.
부동산투자회사(Reits)의 설립에 따라 한국의 부동산, 금융업계가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는 것을 이곳에서도 실감합니다. 제가 여기에서 공부하는 동안 우리 평가업계 뿐만 아니라 정책입안자, 금융계, 건설업계, 금융상품 투자업계에 계신 분들이 미국에서의 부동산 공부와 미국 부동산업계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가지고, 많은 질문과 자료요구를 하셨는데 이를 대응하면서 우리 부동산업계의 변화의 폭과 강도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말 벙어리, 귀머거리로 시작된 이곳 생활은, 감정평가사 2차 시험을 1개월 앞둔 것과 같은 긴장과 스트레스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질문과 요구에 성실하게 답하지 못해 항상 죄송한 마음이었습니다. 우리 평가업계도 IMF 이후에 우리 나라 부동산 시장에 진출한 외국계 투자은행, 자산관리회사들과 같이 일한 경험도 많이 쌓였습니다. 또한 현재 우리 나라 부동산업계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 즉 자산으로서 부동산의 유동성 부재, 경기침체로 인한 부동산의 수익성 정체, 지가앙등을 고려한 부동산 제도의 탄력성 부족 등 이러한 문제의 대안으로 구상되고 있는 미국이나 일본의 제도 에 대하여 새롭게 소개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곳에서 자기만족적인 공부에 취해 있지는 않았었나 먼저 저를 반성하고 좀 더 성실하게 저에게 던져지는 요구에 대응 할 것을 약속합니다.
반성하는 의미에서 그 동안 저에게 던져진 질문 중에서 자주 반복되었거나, 제가 생각하기에 질문 중에서 여러 사람이 공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되는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이 글을 전개할까 합니다.
미국의 부동산 석사과정에서는 무슨 공부를 하는가?
우선 부동산에 대한 시각과 강조하는 특성에 따라서 몇 가지 전공분야로 나누어집니다.
이렇게 나누어지는 전공분야는 서로 부동산을 다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어 접근 방식과 주제가 다르고 진출 분야도 다른 것 같습니다.
먼저 Real Estate Finance 분야에서는 부동산을 주식(Stock)이나 채권(Fixed Income)과 똑 같이 금융상품 중에 하나로 간주합니다. 증권에서의 배당금, 채권에서 기간이자와 똑같이 부동산의 기간 임대수입이 발생하므로 Cash Flow 관점에서 부동산을 파악하고, MBS 발행,Portfolio 구성 및 운영등을 공부하고 이후에 Investment Bank 나 Asset Manangement 분야로 진출합니다. 이러한 사람들이 낯익은 것은 우리가 IMF때 부실채권을 인수한 외국계 투자은행 Banker들을 많이 접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두 번째는 부동산을 Cash Flow를 창출하는 하나의 Space로 간주하는 Real Estate Development 분야입니다. 우리나라 건축업과는 성격이 조금 다르게, 공간에 대한 수요파악,타겟마켓의 설정등을 기본으로 자본조달, 건축에 이르는 광범위한 분야입니다.
셋째로는 부동산을 하나의 경영 관리의 대상인 기업으로 보는 시각입니다. 부동산을 임대료를 기업의 매출로 보고 총임료를 증가시키고 공실률을 떨어뜨리면서 운영경비와 자본조달 비용을 절약하면서 부동산의 가치를 증가시키는 분야입니다.
이러한 부동산업에 진출하기 위하여 통계학, 도시경제학, 재무관리 등을 교양과목으로 이수하고 전공을 선택하여 공부하는 것이 미국에서의 대체적인 석사 코스 인 것 같습니다.
부동산을 미국에서 공부할 만 한가?
평가사들이 미국에서 공부하겠다는 동기는, 관심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되는 것 같습니다.
첫째는 평가업 자체의 전문성을 강화시켜 Real Estate Finance Analyst 또는 컨설팅 분야로 진출하고자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Valuation 경험을 바탕으로 좀더 특정 전공분야를 공부한 후에 여타분야 Asset Manager, Developer, 기업용 부동산 경영관리자로 진출을 고려하는 분들로 대별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미국에서 부동산 전공분야가 다양하기 때문에 좀더 구체적인 전공계획을 수립한 후 대학교선정을 잘하면 공부할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평가사들은 부동산 지식 수준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영어 Communication 능력만 있으면 어떤 전공을 선택하더라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각자의 전공, 평가업계오기 전의 경험, 평가활동을 하면서 느꼈던 문제의식들을 고민하면서 전공을 좀더 구체화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막연한 생각과 추상적 의욕은 공부뿐만 아니라 금전적으로나 생활에 있어서 손해를 많이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학의 선택과 구체적인 준비는?
미국의 부동산석사과정은 크게 MBA 과정의 부동산 Concentration 과 Master of Science in Real Estate로 구별되고 구체적인 학교 List는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님들의 방명록 Site가 참고가 많이 될 것 입니다. 대부분의 경우에 토플과 GMAT Score를 요구하고 있어 MBA를 준비하는 학원을 선택하여 준비해야 됩니다. 특히 요즘은 우리 평가업계 뿐만 아니라, 건설업계, 금융계, 공무원 등이 관심이 많아 점차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Score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학교의 범위가 결정되므로 높은 성적은 중요한 요인입니다.
요즘 쟁점인 Reits에 대해서도 공부하나? Reits에 대해 한마디
오래 전부터 부동산의 소유권이 증권화되고 자본시장(공개시장 또는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는 미국에서는, 이제 막 제도도입을 앞둔 한국 부동산 업계에서 필요한 정보를 어떤 특정과목에서 배울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Real Estate Law 시간에는 Reits를 부동산 소유권의 한 형태로서 그특성과 문제점을 다루고, Finance 시간에는 편입 부동산을 Underwriting하여 IPO하는 절차와 Financial Analysis 기법에 대해서 다룹니다.. Development 시간에는 Reits를 통해서 건축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에 대하여 언급하고, Management에서는 편입부동산의 구성, 운용전략, 처분의 기술등 각 분야에서 Reits에 대하여 공부하게 됩니다.
이곳에서 Reits 주식의 특징은 Stock과 Bond와 비교하여 수익성과 변동성이 작고, 이들 금융상품과 수익률 Correlation이 Negative 한 관계를 갖고있는 것으로 파악되며 이러한 Reits 주식의 특징은 부동산의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많은 투자가들은 Risk 헷지 차원에서 Portfolio의 중요한 구성요소로서 편입시키는 금융상품입니다.
이러한 미국 Reits의 성격과는 다르게 우리나라는 수익률이 중요한 요인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고수익률을 목표로 Reits Fund를 구성하고, 현재 일반경기의 침체에 따른 부동산 귀속 이익이 저조한 가운데 Reits Fund의 요구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서는 편입 부동산 운용전략 매우 중요한 변수라는 생각이 듭니다.
Reits등 부동산업계의 변화에 따른 기회는?
이미 많은 법인과 역량 있는 평가사들이 체계적으로 준비하여 전문성을 인정받아 나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부동산업계가 재편된다는 것은 평가사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측면도 있지만 자칫 소외 될 수도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전문화된 영역을 몇몇 개인이나 회사가 아니라 평가업계 전체가 사회적으로 승인 받는 것이 보다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현재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따라 부동산업계로 진출하는 평가사나 법인에 대하여, 그들의 선도성을 인정하여 그간의 평가역량이 중요한 기반 또는 자양분이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즉 Reits의 설립, Reits회사 자체의 경영,Portfolio 구성 및 운영 등에 많은 역량 있는 평가사나 개인이 진출하여 전문성을 인정받게 되면 결국 그러한 평가업계의 역량으로 발전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미국에서의 생활과 경제적 부담은?
일본 엔화의 약세가 장기화됨에 따라 환율이 계속 오를 것 같아 저도 사실 불안합니다. 이곳에서의 공부는 사실 경제적으로 기회비용까지 고려하면 큰 부담입니다.
학비의 경우에는 주립대인가 사립대인가에 따라 40% 이상 차이 나고, 생활비의 경우에는 대도시인가 시골인가에 따라 30% 이상 차이가 납니다. 따라서 네가지 조합이 있을 수 있는데, 대도시 사립대, 대도시 주립대, 시골 사립대, 시골 주립대입니다. 3인 가족 기준 2년 동안 학비 생활비를 합쳐서 대도시 사립대는 1.3억부터 시골 주립대 8천만원 정도까지 중간은 종합참작하여 예상하시면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요즘은 책이나 Website 가 매우 좋고 어디를 가나 학구적인 한민족을 만날 수 있어 생활하는 데는 큰 불편이 없을 것 같습니다.
이제 마무리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오래 떨어져 있어 혹시 잘못된 이야기가 글 속에 있거나 주관적 경험을 근거 없이 주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시면 널리 양해바라고 혹시 용납이 안 되는 이야기가 내용 속에 있다면 kbg83@hotmail.com 연락주시면 언제든 답하여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