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이득 있어도 미래세대에 부담 큰 정책 버려야”
글 박병률·사진 김영민 기자 mypark@kyunghyang.com
입력 : 2016-02-04 16:32:14ㅣ수정 : 2016-02-06 11:48:06
이광형 미래학회장(62·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장·사진)은 “개발계획을 세울 때 환경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느냐를 따지는 것처럼 새로 마련한 정책이 미래세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따져야 한다”며 “환경영향평가처럼 ‘미래세대영향평가’를 도입하고, 평가 결과 아이들에게 주는 부담이 너무 크면, 당장 이득이 되더라도 정책을 수립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미래세대가 자신감을 잃고 현실에 무감각해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예를 들어 국가빚을 내는 재정정책이나 그린벨트 완화 등은 미래세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미래세대에게 의견을 묻는 게 합리적이지 않으냐”고 말했다. 그는 “그런 의미에서 미래세대에게 판을 깔아주기 위해서 국내 학회 사상 처음으로 중·고등학생에게도 학회를 개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22일 미래학회 창립총회에서 임기 2년의 초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그는 2013년 국내에서 처음 만들어진 미래학 학위과정인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 설립을 주도하는 등 미래학 분야에서 학계를 대표하고 있다. 미래학회는 정치, 경제, 외교, 사회, 과학기술 분야 30여명의 학자와 연구원 등이 자발적으로 국가의 미래전략에 대해서 고민하고 모임을 가지며 지속적인 활동을 하기 위해서 만든 학회다.
이 회장은 “기존 단체와 달리 미래학회는 미래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하고, 이 결과를 논문으로 만들어 학술대회를 열어 공개 검증을 거칠 것”이라며 “미래학을 제도권 내로 끌어들이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업적 성격의 포럼은 유명인사들이 영감을 주기는 하지만, 이런 식으로는 영속성도 없고, 파급효과도 없다”며 “사례를 연구하고 분석해 이를 확산시켜야 미래학의 국가전략으로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 국가전략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정권마다 나름의 국가전략을 세우다 보니 새 정권이 들어서면 지난 정권의 전략은 다 없어진다”며 “학자들이 중심이 돼 정부나 대기업의 영향을 받지 않는 독자적이고 자율적인 연구를 해야 영속성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정부가 주도해 만든 국정과제는 굉장히 효율적이고 빠르지만 그런 국정과제는 국민의 의견을 묻지 않았기 때문에 만든 사람들만 공유한다는 것이 문제”라며 “전략을 세우면 소통을 해서 전 국민이 공유하도록 해야 비로소 국가의 비전이 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창조경제’라는 좋은 아이템이 범국민적 아젠다로 확산되지 못하는 것도 그런 이유”라며 “이런 식이라면 새 정부에서도 창조경제를 얼마나 이어갈지 자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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