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수기

 

남과 같아서는 남을 이길 수 없다!

 

박  종  호

(제10회시험합격)

 

Ⅰ. 시작하며

1999년 12월 18일 이전에 나의 가치는 원가방식으로 밖에 평가할 수 없었다. 비록 나 자신은 내구재임에도 불구하고 장래 기대되는 수익이 너무나도 불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2월 18일 이후에는 수익방식으로 평가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때 보다는 분명해진 것이 있기 때문이다.  

 

 

나의 생활신조는 거창하게도 “남과 같아서는 남을 이길 수 없다” 이다. 먼저 이러한 말을 하는 것은 길지 않은 나의 수험생활에 있어 작은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이 말을 되새기면서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 한마디의 말이 나에게 힘이 되었듯이 이 글이 여러분에게도 힘이 되었으면 한다.

. 수험기간

1. 시작

나는 광주에서 살고 있다. 군에서 제대를 하고 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무엇인가 이루고 싶어서 학교를 휴학하고 1997년 11월에 학교 근처의 고시학원에 들렀다가 학원 아저씨의 권유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때 감정평가사라는 것이 우리 나라에 있는지 알게 되었다.

 

2. 1차 시험의 준비

그 때 광주에는 전문학원이 없었고 강좌도 개설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래서 회계학과 경제학은 공인회계사 수업을 들었고 민법은 법원서기보 수업을 들었다. 관계법규는 책만 볼 수 밖에 없었다.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경영학과에 다니다보니 회계학과 경제학에는 부담이 없었으나 민법과 관계법규는 항상 나에게 태클을 걸었다. 1998년 7월에 부동산고시라는 잡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광주 시내의 도서관을 뒤져서 6개월 분을 복사하여 마지막 모의고사만 풀어보고 시험을 보았다.

 

 

3. 2차 시험의 준비

1차 시험을 보고 2학기 때 학교에 복학하여 금요일까지 수업을 듣고 토요일과 일요일에 서울로 올라와 기본강의를 들었다. 이러다가는 양쪽모두 죽도 밥도 안될 것 같아서 다시 학교를 1년 휴학하고 11월에 서울로 올라왔다. 그때 많은 사람들을 알게되었고 많은 도움을 받았다. 1월부터 학원 스터디에 참여하였고 소그룹 스터디도 시작하였다.

 

Ⅲ. 2차 수험준비

1차의 경우 지방에서만 공부하고 10회시험을 기해 유형이나 수준 등이 향상되어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해서는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래서 2차에 대해서만 이야기함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

 

나의 경우 야행성이어서 밤에 공부를 하였으며 공부를 하는데 있어서 시간보다는 매일 매일 진도를 정해서 공부했다. 그리고 생각을 많이 했다. 잠자기 전에 하루 공부한 것을 순서대로 떠올리면서 나름대로 정리를 하였다. 의문이 나는 것은 반드시 해결을 하도록 노력했다. 그리고 건대특강 등 교수님들의 강의테이프를 반복해서 들었다. 실무는 정영철평가사님, 이론은 안정근교수님, 법규는 류지태교수님의 테이프를 대여섯번 정도 들었다.

 

 

 

1. 실무

‘실무를 하루 풀지 않으면 자신이 알고 이틀 풀지 않으면 스터디 팀장이 알고 삼일 풀지 않으면 채점관이 안다’

물론 내가 한 말은 아니다. 그러나 이 말 속에 실무의 중요성이 나타나 있다고 생각된다.

 

처음(11월-1월)에는 3인 공저 문제를 4회 정도 풀었다. 어느 정도 3방식에 대해 숙지가 되자 일본기출문제를 풀었다. 1월부터 2월까지 하루에 한 문제씩 2회 정도 반복했다. 3월부터 시중에 있는 문제와 학원에서 나오는 각 스터디 반의 문제, 부동산 고시문제를 매일 100분씩 풀었다.

 

 

일본기출문제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우리 나라 상황과 다르기 때문에 접근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일단 이 문제를 풀고 나면 시중의 어떠한 문제도 해결할 수 있으며 시간도 몰라보게 단축된다. 보상의 경우 관련 법조문을 암기하고 문제와 연관시키는 연습을 많이 하여야 한다. 실무 경험이 있으신 분들에게 문의하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된다. 그리고 안정근 교수님의 실무도 한 두번 정도 풀어보아야 한다.

 

 

2. 이론

이론은 일본식과 미국식으로 구별된다. 처음에는 일본식으로 공부하였다. 접근하기는 수월하였으나 책을 볼수록 의문이 많이 생겼다. 그래서 혼자서 생각을 많이 하였고 5월부터는 안정근 교수님의 ‘현대부동산학’과 ‘부동산평가이론’으로 서브노트를 만들어 정리하였다. 위험부담은 있었지만 교수님이 건대특강에서 자기만 믿고 따르라고 했기에 그렇게 했다.  

 

 

이론은 경제학의 한 분야라고 생각하여 경제학과 연관시켜 그래프로 이해하려고 노력하였다. 추세에 비추어 재무관리에 대한 기본적인 사항은 숙지하였다. 또한 감정평가론집 등에 수록된 논문들도 참고하여야 한다.

 

 

3. 법규

나는 법이 싫다. 법은 읽어도 도대체가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3월에 토지수용법을 전체적으로 암기하였다. 그 후 4월에 류지태 교수님의 ‘감평행정법’을 처음부터 한번 읽고 그대로 베꼈다. 이를 바탕으로 5월에 김동희 교수님의 책을 참고하여 행정법 서브노트를 만들었다. 교수님들의 책에는 3법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으므로 시중에 나와있는 교재들과 부동산고시에 게제 된 내용을 바탕으로 6월에 3법에 대한 서브노트를 만들었다.

 

 

행정법의 경우 필요한 부분만 보면 된다고 하는 이도 있지만 나의 생각으로는 가능한한 많은 부분을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행정법 이론은 하나의 물줄기와 같아서 시작을 모르면 어디로 흐르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케이스 문제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Ⅳ. 마치며

시간은 충분하다. 8월까지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있다. 7월이 되면 실무의 경우 더 이상 접해보지 않은 문제가 없게 되며 이론과 법규는 지겹게 느껴진다. 그러므로 지금 조급하게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하고 싶다.

 

선택은 51:49의 상황에서 발생하는 것이지 80:20의 상황에서는 발생하지 않는다. 51:49의 상황에서 결정한 선택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비난할 수 없다. 시험준비를 하겠다는 선택을 했다면 이제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봉황은 천길을 날지만 오동나무가 아니면 깃들지 않는다고 한다. 합격이라는 오동나무에 깃들 때까지 멋있는 관태형, 유혁이형, 태성이형, 장우형, 찬익이형, 태현이, 희찬이가 한결같이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그리고 나로 인해 마음고생이 심했을 소은이 누나, 이쁘고 지적인 경미, 오렌지족 잔디, 점쟁이 윤희누나, 음탕한 지윤이형과 기원이형, 광주에서 공부하는 나의 충실한 신도들(경범이형, 현주형, 동네처자, 영국이 그리고 남철이)의 합격을 기원한다. 언제나 나에게 힘이 되어준 정기형, 철익이형, 상운이형, 준우에게 이 기회를 빌어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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